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67화 (268/355)

제 49 장 정무맹의 노도 (4)

신검진인이니 천무성자로서는 장천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기에 할 수 없이 이 싸움에 그를 제외시킬 수 없었으나 남들의 시선을 어느정도 제한하기 위해 그에게서 청의단의 단주에서 내려올 것을 권했고, 장천 역시 그것을 받아 들였다.

이런 이유로 청의단의 단주는 부단주였던 소림의 정명이 맡게 되었지만, 장천은 청의단의 일개 단원으로 남을 수 있었으니 멸천문과의 마지막 결전에 참여 할 수 있게 되었다.

장천이 청의단의 단주의 직에서 파임되자 사람들 사이로는 여러가지 소문이 돌고 있었으니 나이는 어리지만 멸천문과의 싸움에서 상당한 공을 세운 그가 파임된 이유가 석연치 않았기때문이다.

개 중에는 명문 문파의 사람들의 모함이라든가, 스스로 부족함을 깨달아 물러났다든지 하는 소문들이였지만, 당사자인 장천은 침묵을 지키니 그저 소문으로만 끝날 뿐이였다.

“천아. 어떻게 된 일이지?”

무진으로선 장천이 청의단의 단주의 직에서 물러나자 의문을 느끼고 물어 보게 되었는데, 그로선 그저 한 숨 밖에 나오지 않았다.

신검진인과 천무성자가 자신을 걱정하는 것은 알고는 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조금 너무하다는 생각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이상하군. 왜 귀주의 멸천문으로 가는데 정무맹의 무사들을 흩어져서 보내는 것이지?”

곽무진의 물음에 동방명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현재 멸천문은 연이은 패전으로 그 응집력이 상당히 줄어든 상태입니다. 처음 같았다면 각히 흩어진 정무맹의 각 단들을 각개격파하려는 움직임도 있겠지만, 지금의 상태에서 흩어진 세력을 응집할 수 있는 힘이 없다고 볼 수 있지요. 또 이렇게 귀주로 가는 대로에 정무맹 무사들의 모습이 보인다면 귀주의 멸천문의 본단으로 모이려는 적들의 규합을 어느정도 방해 할 수 있습니다. 멸천문은 처음부터 수십개의 작은 문파들이 모여 만들어진 곳이기 때문에 이런 식의 방법을 선택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음...그렇군. 하지만 멸천문의 본단에서 사람들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은가?”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정무맹은 총 열다섯 개의 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것들 중 대여섯개는 막을 수 있을 수 있지만 모두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녀석들이 쉽사리 본단을 비우리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일이지요.”

확실히 동방명언의 말은 일리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 일이라는 것이 그리 쉽게 되는 것은 아니였다.

장천이 걱정하는 것은 소수정예로 이루어진 인물들이 빠르게 흩어진 정무맹의 무사단을 기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각 단의 숫자는 가장 적은 청의단만 해도 오백명에 가까운 숫자이기 때문에 열다섯개의 단이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만약 혈비도 무랑이라는 인물이 직접 이 일에 나서게 된다면 최소 예닐곱개의 단은 전멸을 각오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누가 뭐라 한 들 혈비도 무랑은 무림 제일의 고수인 것은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혈비도 무랑이 직접 나선다면?”

“혈비도 무랑이?”

장천의 말에 사람들은 잠시 생각에 잠기니 확실히 동방명언이 말했던 것도 혈비도 무랑이 직접 나선다면 그렇게 확실하다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혈비도 무랑은 혼자의 힘으로 수천의 추적대를 처리한 전적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 자에게실력있는 수하들까지 존재한다면 흩어져 있는 정무맹의 일개 단이야 쉽게 전멸시킬 수 있는 사람이지.”

“음...”

그렇게 생각한다면 천무성자와 신검진인의 이번의 계획은 조금 모험이라고 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관점은 혈비도 무랑이 아닌 각지에 흩어져 있는 멸천문의 잔당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였다.

“어쩌면 두 분께서는 하오문과 개방의 넓은 정보망을 통해 혈비도 무랑을 직접 상대하려 하시는 것일 수도 있겠군요.”

한참을 생각하던 동방명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니 다른 이들 역시 어느정도 가능성이 있는 일인지라 고개를 끄덕였다.

천무성자와 같은 사람이 혈비도 무랑의 위험성을 간과할리는 없었으니 신검진인과 천무성자라면 약간의 시간차가 있다 하더라도 정무맹의 두세개 단이 전멸한다해도 그 정도의 선으로 혈비도 무랑을 막을 수 있다 생각이 됬기 때문이다.

현재 멸천문은 혈비도 무랑이라는 개세의 고수를 제외한다면 전체적인 고수의 숫자에서는 정무맹에 비해 크게 뒤진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신검진인님과 천무성자님 두분이라면 혈비도 무랑이라 할지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겠지.”

“두 분은 정파에서 첫째, 둘째를 나눌 수 없는 고수이시니까.”

“천아.”

“응.”

“일단 두 분에게 냉혈검과 화룡신도를 빌려 드리는 것이 어떨까?”

“음..확실히 두개의 무기는 원래 그분들의 것이였으니까.”

무진의 말에 장천 역시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니, 자신이 가지고 있는 두개의 신병은 원래는 두 사람의 소유였기 때문이다.

또 두 사람의 친분이 있는 장천으로선 만약의 경우라도 혈비도 무랑에게 그들이 당하는 것은 바라는 것이 아니였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았어. 두 분에게 냉혈검을 화룡신도를 건네드리고 올께.”

“잘 생각했다.”

무림에서 자신의 애병을 빌려준다는 것은 목숨을 빌려주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지만, 두 사람이라면 그런 것에 아까워할 장천이 아니였다.

마음을 결정한 그는 두개의 신병을 들고 천무성자와 신검진인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것을 우리에게?”

“예. 혈비도 무랑을 상대로 조금 도움이 됬으면 해서 가져왔습니다.”

“음...눈치 채고 있었구나.”

장천의 말에 신검진인은 자신들의 생각을 장천이 눈치채고 있다는 것에 잠시 침음성을 흘렸다. 천무성자는 장천이 건네주는 신병을 봐라보다 잠시 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것은 다시 가져가도록 하게.”

“하지만..”

그의 말에 장천은 화룡신도로 이름을 떨친 천무성자가 왜 이것을 거부하는지 알 수가 없었기에 망설였는데, 천무성자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확실히 소시적에 오립산 형제가 주었던 이 도로 어느정도 강호에 이름을 날렸다고는 하지만 이것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벌써 수십년이네, 지금은 제자녀석이 환갑 선물로 주었던 검에 더 익숙해졌으니 어쩌겠는가?”

“음..”

천무성자는 장천으로서 더 권하지 못하게 말을 하니 그로서는 천무성자에게 화룡신도를 빌려주는 것을 포기 할 수밖에 없었고, 신검진인 역시 냉혈검을 장천에게 돌려주었다.

“본인 역시 냉혈검이 좀처럼 손에 익지 않는군. 또 골수로 스며드는 냉기를 막으려니 신경이 쓰여서 초식조차 제대로 생각해낼 수 없을것 같구나.”

“휴..알겠습니다.”

“하지만 천의 너의 성의는 고맙게 받겠다. 늘그막에 이렇게 신경써주는 후배가 있으니 한층 더 힘이 나는구나.”

자신들이 신병을 받아들이지 않자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장천을 보며 두 사람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보며 말했다.

장천으로선 강제로 권할 수는 없었기에 다시 두개의 신병을 가지고 돌아 올 수 밖에 없었는데, 웬지 안 좋은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

‘뭐지...두 분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생각이...’

좋지 않은 생각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고개를 저으며 부정하는 장천이였지만, 웬지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한편 정무맹 십오개 단이 각기 흩어져 멸천문으로 향하고 있다는 보고는 사람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태상문주! 이렇게 가만히 앉아 있다가는 집결한 녀석들에게 당할 우려가 있습니다.”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간부 한 사람이 상좌에 있는 혈비도 무랑을 보며 말하니 다른 이들 역시 우왕좌왕 거리며 태상문주인 혈비도 무랑을 독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이들의 말에도 한 마디의 말 조차 하지 않는 그였으니 일각여를 이들의 이야기를 듣던 혈비도 무랑은 오른 손으로 의자를 치며 말했다.

“거기까지.”

“예?”

살기가 서려 있는 그의 말에 모든 사람들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으니 그가 손을 들자 주위로 복면을 쓰고 있는 무인 네명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들의 복면에는 일부터 사까지의 숫자가 새겨져 있었으니 바로 멸천십군 중 네명이였다.

“각기 흩어져서 온다면 우리에겐 더욱 유리한 일이 아닌가? 이번 일은 본좌가 직접 나서겠다. 너희들은 이곳을 지키며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도록 하라.”

“예.”

어느 누구도 혈비도무랑의 말을 거부할 수 없었으니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였다.

“이만 물러가라!”

“예.”

그의 말에 멸천문의 간부들은 모두 물러나니 방 안에는 혈비도 무랑과 네명의 멸천십군만이 남았다.

“직접 나서시겠습니까?”

“물론이다. 하지만 멸천문의 패배는 막을 수 없겠지.”

“그렇다면?”

“정무맹에는 승리의 기쁨을 안겨 줄 것이다. 물론 그것이 더욱 큰 좌절로 이어질 테지만 밀이야.”

혈비도 무랑의 입에는 회심의 미소가 서려 있었으니 그는 이번을 끝으로 현재의 무림에 대한 완전한 승리를 단정 짓고 있었던 것이다.

“구궁에 대한 소식은 들어 왔느냐?”

“개방과 하오문에 본문의 첩자들에게 연락하여 알아 보았지만, 그 쪽에서도 찾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쌍도문의 장춘삼과 양우생에 부탁으로 개방과 하오문이 구궁과 함께 그가 납치했던 사람들을 찾고 있다는 것은 예전에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는 말에 혈비도 무랑으로선 미간을 찌프릴 수 밖에 없었다.

구궁이 마지막에 가서 자신의 계획을 망쳐 버릴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였다.

[쿵!!]

“멍청한 녀석!”

혈비도 무랑은 참지 못하고 손을 내려치니 구궁의 이번 일에 대해서 상당히 화가 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시점에서 구궁에게 온 신경을 쓸 수가 없었으니 이내 고개를 내저은 혈비도 무랑은 멸천일군을 보며 말했다.

“멸천십군 중에 나와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자들은 너희 네명 뿐인가?”

“예. 세 사람은 정무맹에 네 사람은 각기 홍련교와 대사련의 잔당들에게로 가 있습니다.”

“확실히 그 쪽의 움직임 역시 멸천대계의 방해 요소는 될테니까..”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하여 사람들을 보내었습니다.”

“잘했다. 특히 홍련교를 유의 감시하도록 하거라. 만근퇴 우경이란 자는 그리 만만한 자가 아니니 말이다.”

“예.”

정무맹과 멸천문이 이렇듯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때 혈비도 무랑의 예상대로 이들의 싸움을 지켜보며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홍련교의 교도들이였다.

불괴대제의 배신으로 태반 이상의 문도들이 멸천문에 붙었다고는 하지만, 그들 대부분이 이미 계속되는 싸움으로 죽음을 당했고, 많은 이들이 사건을 실상을 알고는 멸천문으로 돌아왔기에 삼분의 이 이상의 무인들이 홍련교로 돌아와 있는 상태였다.

특히 천마, 불괴대제, 우경이라는 삼대 거두 중에서 유일하게 교로 돌아온 우경에 의해 빠른 속도로 교가 안정을 찾았기에 현 교주인 염아귀 문성을 중심으로 확실한 규합이 이루어져 있었고, 불괴대제의 아들인 홍염공자 마운성이 부교주의 역활을 하며 그를 보좌하고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교를 배신한 불괴대제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교의 간부들에게 상당한 눈치를 받았지만, 염아귀 문성의 전폭적인 신임으로 지금은 확실하게 부교주의 자리를 굳히고 있었다.

정무맹과 멸천문이 싸움으로 정신이 없는 틈을 타 홍련교의 교도들을 각기 흩어져 귀주로 집결하고 있었으니 교주인 염아귀 문성 역시 마운성과 만근퇴 우경과 함께 귀주로 향하고 있었다.

마차 안에서 귀주로 향하고 있는 염아귀 문성은 과연 생각대로 정무맹과 멸천문이 움직여줄지 걱정이였다.

“태상장로 어르신. 과연 녀석들이 생각대로 움직일까요?”

“글쎄요. 하지만 이번 싸움으로 정무맹 역시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은 분명합니다. 저희들은 그 틈새를 노리는 것이 가장 합당한 방법이겠지요.”

“알겠습니다.”

하지만 문성에게도 걱정이 있었으니 이런 일이 혹시 장천에게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서였다.

홍련교의 교주로서의 책임이 있어 지금 이 시기를 놓칠 수가 없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무맹에 있는 장천을 돕고 싶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

[천이 형을 돕고 싶은 것이구나.]

그 때 그의 귀로 전음성이 들려오니 그것이 마운성이 보낸 것임을 알고는 문성은 그에게 전음으로 대답했다.

[응. 하지만 교내의 사람들도 있으니만큼 마음대로 되지 않아.]

[그럴테지. 가장 문제는 내 옆에 있는 만근퇴 우경일테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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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우경과 문성, 마운성의 홍련교가 등장했슴더.

어찌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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