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9 장 정무맹의 노도 (2)
“으악!”
사람들의 비명이 터져 나오니 장천은 고개를 돌렸는데, 그곳에서 정무맹과 멸천문의 무사들이 한 사람에 의해 제대로 대항도 하지 못하고 쓰러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건?!”
사람들을 베고 있는 자의 모습을 확인한 장천은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으니 그의 손에 자신의 검인 냉혈검이 들려 있었기 때문이다.
“냉혈검?”
냉혈검을 들고 있는 자는 과거에 눈에 익은 자였으니 자세히 생각해보니 자신의 참회동에 갇히기 전 대적했던 적의 간부 중 한 사람이였다.
“이런...냉혈검을 잡았단 말인가.. 어리석은 녀석!”
냉혈검을 그것을 견디어 낼 수 있는 자가 아니라면 냉기가 골수에 밀려와 광기에 접어 들게 되니 장천의 사형인 이준 역시 냉혈검을 잡고 냉혈살마가 되어 버렸다.
저 자 역시 자신의 검에 눈에 어두워 냉혈살마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장천은 혀를 차고는 몸을 날리니, 이대로 사람들을 그에게 희생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어깨를 밟으며 경공술을 사용하여 녀석에게 몸을 날린 장천은 그대로 일장을 내뻗으니 강렬한 열기가 냉혈살마를 향해 밀려들어갔다.
[쿠구궁!!]
하지만 자신을 향해 장력이 밀려 들어오자 냉혈살마는 검을 들어서는 장력을 후려쳤다.
자신의 장력을 처내자 장천으로선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냉혈살마가 되면 자신의 선천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내력이 한 순간 크게 상승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부드럽게 움직이며 녀석의 몸으로까지 밀고 들어갔다.
“합!”
가슴까지 미그러져 들어간 장천은 녀석의 명치를 향해 일장을 내지르니 장천의 십성에 의한 공력의 일장은 냉혈살마의 가슴에 적중하며 그를 십여장 이상 튕겨 나갔다.
하지만 가슴이 부서져가는 것과 같은 모습에도 냉혈살마는 입에서 피를 흘릴 뿐, 전혀 그 기세가 줄어들지 않았다.
‘역시 냉혈검의 극성인 화룡신도가 없으니 제압하기가 어렵군.’
화룡신도만 가지고 있다면 그것의 열기로 쉽게 처리할 수 있겠지만, 맨손으로는 조금 어려울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일단 사람들의 사이에서 그를 떼어놓는 것에는 성공했다고 생각한 장천은 또 다시 몸을 날려서는 그를 향해 각공을 시전했다.
“백영각!”
장천이 내지른 일각은 백여개의 각영을 형성하며 냉혈살마의 사혈을 적중하자 또 다시 뒤로 튕겨져 날아갔으니 지칠지를 모르고 일어서니 한 숨이 나오는 장천이였다.
“크와아!!”
냉혈살마는 장천을 당해내지 못하겠다 본능적으로 생각했는지 뒤로 돌아서는 도주를 하기 시작하니 냉혈검을 포기 할 수 없는 장천은 몸을 날려 그의 앞을 막으며 말했다.
“검을 내려놓지 않고는 보내 줄 수없지!”
도망가려던 그의 앞을 막은 장천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고는 녀석의 명치를 향해 일권을 내지르니 강한 타격에 또 다시 밀려가는 냉혈살마였다.
보통 사람이라면 명이 끊겨도 몇 번은 끊겼을 상황이였지만, 강시라도 되는 것과 같은 모습으로 몸을 일으키니 장천으로선 질려가기 시작했다.
“역시 온전한 시체를 남겨주는 것은 불가능하겠군.”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린 장천은 일어서는 냉혈살마의 뒤로 가서는 그의 양쪽 관자노리를 향해 두 손바닥에 내력을 더해서는 휘둘렀다.
“음양폭살장(陰陽爆殺掌)!”
음양폭살장, 장천은 화의 무공과 소수마공이라는 양과 음의 상승무공을 익힌 후 우연히 알게된 장으로 음과 양의 장력으로 적의 체내를 파괴하는 수법이였다.
그 수법이 워낙 잔혹하여 알고는 있었지만, 단 한번도 사람을 향해 이것을 사용한 적이 없는 장천이였으나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냉혈살마를 향해 처음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장천의 음양폭살장에 양쪽의 관자노리를 적중당한 냉혈살마는 일어서려던 그 움직임이 완전히 멈추어지고 말았으니 잠시 후 온 몸의 혈맥이 크게 부풀어 오르는가 싶더니 펑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가 폭발하듯이 터져나가면 사방에 살점과 피를 뿌렸다.
“헉!”
“끄악!”
이런 처참한 모습에 이것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내지를 정도로 참혹했으니 한 사람의 머리가 산산히 부서지는 것을 보며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비명과 함께 멸천문과 정무맹의 싸움이 이루어지고 있던 벌판은 잠시 정적으로 감싸여지고 말았다.
“끝이군..”
머리가 완전히 부서진 냉혈살마는 잠시 꿈틀거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으니 장천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서는 그의 손에 잡혀 있는 냉혈검을 집어 들었다.
그가 냉혈검을 집어듬과 동시에 완전히 전의를 상실한 멸천문의 무사들은 자신들의 검을 버리니, 냉혈살마의 처참한 죽음에 더 이상 싸울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완전한 승리에 기쁨의 함성을 내지를만도 하지만 정무맹의 무사 역시 장천의 잔인한 손속에 할 말을 잃고 말았으니 그들을 보며 미간을 찌프릴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음양폭살공을 사용하지 말 것을 그랬나?’
하지만 냉혈살마라는 귀신과도 같은 존재를 상대하기 위해선 잔인한 손속은 어쩔 수 없는 것이였다. 그것을 알지 못하는 정파의 무사들의 눈을 보며 장천으로선 당장이라도 말하고 싶었지만, 자존심 상 그러한 변명과도 같은 말을 하기는 싫었다.
다행히 데비드와 동방명언, 그리고 곽무진은 장천의 이러한 잔인한 손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가와서는 말했다.
“수고했다.”
“고마워, 싸움도 이제 끝났으니 멸천문의 포로를 데리고 돌아가는 일만 남았군.”
“그래...하지만 저들의 반응을 보니 한 숨을 나올 수 밖에 없군.”
데비드는 장천을 보고 있는 군웅들의 시선을 보며 기분이 상한 듯 중얼거리니 그 역시 저들의 저러한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죽이든 사람을 죽이는 것을 마찬가지이거늘 무엇에 저런 눈을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물론 손속이 잔인한 것은 인정하는 일이였지만, 가슴이 부서지고도 살아나 움직이는 자를 무슨 수로 상대한단 말인가?
“너무 신경쓰지 말아라. 어차피 시간이 되면 잊혀질테니까 말이다.”
“예 무진 형.”
곽무진의 말에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장천이였다.
“명언 이제 정무맹으로 돌아가자고 전해줘.”
“알았어.”
장천의 말에 동방명언은 군웅들을 보며 소리치니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 사람들은 자신들의 조로 돌아가서는 정무맹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진형이 짜여진 것을 보며 장천 역시 걸음을 옮기려 했는데, 그 때 세명의 무인들이 빠른 경공으로 사람들을 향해 달려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들은?”
장천은 그들을 알고 있었으니 바로 낭아문의 문규들이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커다란 보자기와 함께 도로 생각되는 물건을 비단에 싸서는 들고 있었으니 빠른 경공술을 시전하며 장천의 곁으로 다가왔다.
“단주님! 무사하셨군요.”
“문대협 역시 무사하시니 다행입니다.”
문규의 말에 장천은 정중히 포권을 하니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보따리를 장천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적과의 대적에서 간신히 빠져나갈 수 있었던 저희들은 그들의 수장이 혼자 움직이는 것을 보고 급히 따라갔습니다.”
“혼자서요?”
“예. 마치 무엇인가에 쫓기는 것과 같이 달아나는 것을 보고는 급히 녀석을 제압할 수 있었지만, 워낙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인지라 그의 목만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말과 함께 문규는 보따리를 푸니 그곳에는 만경의 목이 들어 있었다.
사람들 중에서는 만경의 얼굴을 본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그들이 자신들을 잡아 넣은 멸천문의 우두머리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 보았다.
“그리고 이 자가 이 물건을 소중히 가지고 가는 것을 보며 풀어 보았더니 바로 단주님의 물건이더군요.”
그 말과 함께 비단으로 싸여진 물건을 풀어헤치니 그곳에는 화룡신도가 들어 있는지라 장천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문대협이 본인의 귀중한 물건을 찾아 주셨군요. 이거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릴지 모르겠습니다.”
“청의단의 무사로서는 당연한 일이지요.”
장천의 칭찬에 미소를 지으며 문규는 화룡신도를 건네주니 장천은 화룡신도를 뽑아 들고는 감격에 젖으니 냉혈검이나 화룡신도를 찾는 것은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을 쉽게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림십대신병은 무림인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욕심을 내고 있는지라 한 번 손에서 벗어나면 그것을 찾는 다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외로 두개의 신병을 쉽게 찾은 장천이였으니 그 기쁨은 두배가 되는 것은 당연한 지사였는데, 단 한 사람 그들의 행동에 의심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바로 제갈문수였다.
‘어디서 보았던 자들 같은데...누구였더라..’
한 참을 고심해 보았지만 역시나 생각이 나지 않으니 이내 고개를 젖는 제갈문수였는데, 놀란 것은 그 만이 아니였다.
자신들을 보며 고개를 내젓는 사람을 보며 시선을 돌리니 익히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오빠! 저 자는!]
[그래..제갈문수로구나..]
장민의 말에 문규는 미간을 찌프릴 수 밖에 없었으니 제갈문수에게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 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때는 멸천십군이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때였기에 별로 염두해두지 않았는데, 죽었다고 생각했던 그가 아직까지 살아 자신의 앞에 서자 당황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저 자를 죽여야 할까요?]
[일단은 지켜보도록 하자, 아직 우리의 얼굴을 생각해내지 못한 듯 하다.]
[예.]
장민의 물에 문규는 고개를 저으며 잠시 지켜볼 것을 말하니, 지금 그를 죽인다면 장천이 주위에 첩자가 있다는 것을 의식할 것은 당연한 일이였기 때문이다.
어쨋든 화룡신도와 만경의 목을 가져온 문규는 장천을 비롯하여 뭇 군웅들에게도 상당히 큰 환영을 받으니 냉혈살마를 죽인 장천에게 대한 것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였다.
‘이거 섭섭한 걸...’
이 싸움의 사실 장천 자신이 극성으로 무공을 시전하여 적진을 휩쓸고 다녀 적의 사기를 꺽었기에 큰 피해 없이 확실한 승리를 얻었다고 할 수 있었음에도 싸움의 후에 나타나 적의 수장의 머리를 가져온 자에게 모든 영광이 돌아가고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규가 자신의 도를 가져온데다가 적장의 목을 베었다는 것은 상당한 공적이였기 때문에 뭐라 말을 할 수도 없는 입장이였으니 일단은 정무맹으로 향하는 것에 신경을 쓰기로 한 장천이였다.
“허허허 이거 재밌군. 싸움에 공로자에게는 차가운 눈을 보내고 치열한 싸움을 피하고 기회를 놀려 나타난 자에게는 존경을 눈을 보내다니 강호는 예나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 같구나.”
제갈문수는 이런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재밌다는 듯이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하니 공공문의 문주 정명 역시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단순히 지금 한번 만의 일은 아닐터...그렇다면 예전부터 이들은 청의단 단주에게 조금은 좋지 않은 인식을 가져왔다 할 수 있다. 과연 장대협이 이 일을 어떻게 빠져나갈지 궁금하군..모든 싸움이 정무맹의 승리로 끝난다면 장천은 정파라는 거짓된 존재에 잡혀 먹힐 수도 있겠군..’
정명은 장천의 최후를 짐작할 수 있었으니 이 싸움이 정파의 승리로 끝난다 할지라도 장천에게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림에서 내노라하는 무공을 소유자, 하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잔인한 자로 눈 도장을 찍히고 있었으니 그것은 신검진인이나 천무성자와 같은 사람들에 인의로 그 이름이 드 높은 고수들과는 다른 입장이였다.
이런 자는 언제 정파의 무림에 해를 끼칠지 모른다는 어설픈 생각으로 숙청하기를 꺼리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었으니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장천의 훗날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뿐이였다.
‘자칫 실수하면 혈비도 무랑보다 더 귀찮은 존재를 적으로 삼을 수 있다. 정파의 무인들이 자중하기만을 바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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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천이 무사히 탈출...화룡신도와 냉혈검을 찾았군요.
근데..제갈문수는 문규를 어디선가 보았다는 것을 알게 되니...일은 어떻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