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52화 (253/355)

제 47 장 청의단의 젊은 무인들 (1)

장천의 물음에 청운선인은 잠시 헛기침을 한 후 말했다.

“청의단의 출정일자가 보름 후로 잡혔기에 그것을 알려 드리려 왔습니다.”

“보름 후요?”

“예. 개방의 조사에 의하면 호북평원으로 멸천문의 문도들이 모인다고 합니다. 그 숫자는 오천에 이르고 있지만, 각개격파를 한다면 이들을 섬멸하는 것도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호북평원이라...음..”

청운선인의 말에 장천으로선 잠시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으니 그의 말대로라면 이번 싸움은 빠른 움직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들이 서로 단합이 되지 않는 상황이였기에 한 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무슨 고민이라도?”

청운선인으로선 그의 표정에서 근심이 흐르고 있었기에 무엇일까 하는 생각에 물어 보았으니 연륜이 있는 그라면 무슨 생각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현재 청의단에 상황을 말해 주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휴...저희로서는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장천의 한 숨 어린 말에 청운선인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 생각을 말해 주었다.

“천하에 같은 사람은 없으나 뜻이 같으면 같은 길을 가기도 한답니다.”

“예?”

그의 뜬금없는 말에 장천으로선 되물어 볼 수밖에 없었으나 청운선인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그를 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전 이만..”

“청운선인님!”

장천으로선 그가 말한 것이 청의단의 일을 해결 할 수 있는 말임을 알고는 자세한 것을 물어 보려 했으나 청운선인은 그대로 사라지고 마니 한 숨 밖에 나오지 않았다.

“같은 사람은 없으나 뜻이 같으면 같은 길을 갈 수 있다는 말은 혹시 공통된 무엇인가를 찾으라는 말이 아닐까요?”

소림의 정운의 말에 모든 이들은 손바닥을 내려치니 그의 말에 틀림이 없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군요. 일단 하나의 목적으로 사람들의 뜻을 하나로 모은다면 분란을 조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청의단에 모인 후지기수들 모두가 멸천을 치기 위해 모였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구심점을 만들기는 조금 부족하였다.

또 다른 무엇인가로 이들의 분란을 잠재워야 했으니 사람들은 그것을 생각해내기 위해 고심 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인가의 댓가를 제시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댓가요?”

“명검이나 비급을 이번 싸움의 포상으로 제시하는 것입니다.”

데비드의 말에 장천은 이내 고개를 젓고 말았으니 그것이 좋은 방법이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조금 어렵습니다. 만약 그러한 것을 포상으로 내건다면 포상을 눈이 어두워 돌출적인 행동을 하는 자도 생길 수 있으며, 멸천을 치는 정무맹의 의상도 더럽혀질 우려가 있습니다.”

장천의 말에 소림의 두 승려는 고개를 끄덕이니 속세와 떨어져 있는 삶을 살고 있는 두 승려에게 이러한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좀처럼 방법이 떠오르지 않으니 장천으로선 이대로 계속 고민만 할 수 없는지라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쉽게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 문제 같으니 일단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예.”

장천의 말에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니 장천 역시 그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천막을 벗어나자 젊은 후지기수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서로간의 담화를 나누거나 무공에 대해서 토론을 할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으나 명문정파와 종소문파의 후지기수간의 사이는 멀리 떨어져 있었으니 한 숨 밖에 나오지 않았다.

“정운스님, 사람들을 모아 주십시요. 보름 후의 일을 일단 이들에게 말해 두어야 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장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정운은 단전에 내력을 모아서는 크게 소리지르니 그의 목소리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도 또렷하게 들리우고 있었다.

소림이 정순한 내력을 익히고 있는지라 그의 내공은 장천에 이어 청의단에서 두번 째라 할 수 있었다.

정운의 알리는 소리에 사람들은 장천이 있는 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하니 이들이 모두 모이자 장천은 청운선인에게 들었던 말을 이들에게 해주었다.

“맹에서 명령이 떨어졌소이다. 우리 청의단은 보름 후에 호북평원으로 향해 멸천의 무리들을 치게 될 것이요.”

“와아!!”

장천의 말에 군웅들은 크게 환성을 내지르니 지금까지 진법 수련만 해왔기에 젊은 그들로서는 답답한 마음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개방에서 들어온 소식에 따르면 호북평원에 모일 악도들의 수는 5천을 넘는 수라하나 각개격파를 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오. 아직 보름의 시간이 남았으니 지금까지 익혔던 진법과 마음의 정리를 해두기를 바라겠소.”

장천의 말이 끝나자 사람들은 웅성거리며 자신들의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니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그는 고개를 저을 뿐이였다.

싸움에 있어 젊은 혈기만을 앞세운다는 것은 집단과 집단의 싸움에서는 상당히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홍련교에서 암영신군의 좌에 있었을 때는 암영자 자체가 연륜이 있는 무인들만 모여 있었기에 사람들의 인솔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젊은 후지기수를 이끄는 것은 그것과 비교 할 수가 없었다.

이들의 혈기를 누르지 않는다면 자칫 큰일을 당할 수 있는지라 하루 빨리 이들을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장천이였다.

“단주님! 맹에서 청의단에 들어갈 사람들이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을 보며 고심하고 있을 때 그에게 한 문도가 와 보고를 하니 장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번에 청의단에 입단하는 사람들에게로 걸음을 옮겼다.

맹에서 청의단으로 온 사람들은 모두 이십여명, 그 대부분이 이십대 초반이였는데 장천이 유난이 시선이 가는 곳은 한 여인이였다.

물론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특출난 것은 아니였으나 그 미모는 상당했기 때문이다.

‘천하절색이로군..’

유능예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미모를 지닌 여인의 모습에 장천은 좀처럼 시선을 뗄 수가 없었는데, 뒤에 있던 동방명언이 가볍게 발을 구르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사람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 정도의 미모를 지닌 여인이였다.

“본인은 청의단의 단주 장천이라하오. 여러분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는 무림에 혼란을 야기시는 멸천의 무리들을 몰아내어 평온을 찾기 위해서이니 여러분들은 청의단의 단원으로서 정무맹의 숭고한 이상을 따라 힘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눈 장천은 이들에게 포권을 하며 인사를 건네고는 물러서니 여인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흥!”

“..사매..너무 눈에 띄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알겠어요.”

그녀가 콧방귀를 뀌자 옆에 있던 이십대 후반의 무인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충고를 해주었고 그녀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표정은 무엇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역력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민아야. 아무래도 사람들의 시선이 너에게 몰리는 듯하니, 움직이기에 불편할 듯 하구나 면사로 얼굴을 가리는 것이 어떻겠느냐?”

“무슨 소리에요. 본문에서도 답답하게 살았는데, 이곳까지 얼굴을 가리라고요!”

“그..그것이..”

“절대로 그렇게는 못하니까 알아두세요.”

그녀의 좌측에 있던 젊은 무사는 민아라 불리는 여인의 미모가 워낙 출중해서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는지라 말했던 것인데, 그녀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다그치자 더 이상 말을 못하고 고개를 숙일 뿐이였다.

칠척에 가까운 키와 거구의 무인임에도 그녀에게는 상당히 약한 면을 보이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무인은 두 사람을 흘깃 처다 보고는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민아는 면사를 하도록 해라.”

“규오빠!”

면사를 하라는 말에 그녀는 무슨 소리라는 듯이 소리를 쳤으나 덩치 큰 무인과는 달리 그는 표정하나 변함없이 그녀의 말문을 막았다.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은 본문의 일을 행하기 위함이다. 쓸데없이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면 그 일을 하는데 어려움이 닥칠 것은 눈에 보이는 일이다.”

“하지만..”

“나의 말을 거역할 생각이냐!”

그녀는 그의 말을 이해하기는 했지만, 답답한 면사를 쓰는 것이 싫었기에 그에게 말을 하려 했지만, 규라 불리는 이는 노한 목소리로 다그치니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면사를 꺼내어서는 얼굴을 가렸다.

이 들이 여인의 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한 남자가 그들의 앞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으니 규라 불리는 남자는 고개를 돌려 그를 처다보았다.

“청의단의 서기를 맡고 있는 동방명언이라 합니다. 실례지 않다면 성함을 알 수 있겠습니까?”

“하북 낭아문에서 온 문규(文奎)라 합니다.”

“낭아문에서 오셨군요.”

낭아문은 그리 이름있는 문파는 아니였지만, 한 자루의 낭아도로 펼치는 무공이 상당히 쾌속하고 날카롭기에 낭아도법은 꽤 알려져 있는 도법이였다.

“옆에 계신 분들은?”

“사제인 문강(文剛)이라 합니다.”

“사매인 장민(張玟)이라 합니다.”

동방명언은 두 사람에게 포권을 하며 인사를 건넨 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북 낭아문은 멸천의 무리들 때문에 조금 사정이 어렵다고 들었는데 어떻습니까?”

“다행히 정무맹의 도움으로 급박한 위기는 벗어나기는 했지만, 문파의 사정이 그리 좋지 않아 지금은 근처의 문파들과 함께 하북 정무맹의 지부로 거처를 옮긴 상태입니다.”

“그렇군요.”

멸천의 무리들을 상대하기 위해선 개개의 문파의 힘으로는 어려운지라 거의 대부분의 중소문파들은 정무맹의 지부로 모여 있었다.

“처음인지라 낯설 것이라 생각되는데, 혹시 청의단에 안면에 있는 분이 있으신지요?”

“정무맹에 조금 힘이라도 되고자 이곳으로 오긴 했으나 본문이 외부와의 교류가 없었던지라 안면이 있는 사람이 없군요.”

“그렇군요. 하나같은 뜻으로 모인 사람인데다 나이 또한 비슷하니 청의단에서 친우를 사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저만해도 규대협의 친우가 되기 위해 이렇게 온 것이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동방대협의 말씀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아! 이곳에 서 있을 것이 아니라 간단히 차라도 마시는 것이 좋을 듯 하군요.”

“예.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동방명언의 말에 문규는 고개를 끄덕이니 동방명언은 청의단에 있는 다관으로 그들을 안내했다.

임시로 만들어져 있는 다관에는 벌써 이십여명의 청년들이 모여 차를 나누고 있었으니 동방명언은 근처에 있는 빈자리로 사람들을 안내했다.

한데 창가의 자리에 있던 다섯명 정도의 무리들이 동방명언을 보며 기분 나쁜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 그 중 화려한 비단장삼을 입고 있는 자가 바로 명문정파의 무리들을 이끌고 있는 화산의 악의명이였다.

악의명은 청의단에 오면서 구파일방의 후지기수가 아닌 쌍도문의 소주 장천이 단주를 맡는 것을 탐탐치 않게 생각하고 있었으니 장천과 같은 문파이기도 한 동방명언에게도 그리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런 피 냄새가 진동하여 차 맛이 버리고 말았군.”

“그러게 말입니다.”

곽의명은 동방명언이 들으라는 듯이 들고 있던 찻잔을 흔들며 미간을 찌프리니 정무맹에서장천이 혈성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니 그와 같은 문파에서 온 동방명언이 들어서자 비아냥거리고 있는 것이다.

동방명언으로선 그가 자신을 빗대어 이야기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그의 말에 토를 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는 듣지 못한 표정으로 낭아문에서 온 사람들을 자리로 안내했다.

동방명언이 자신의 말을 무시하는 듯한 표정을 보이자 그가 자리에 앉는 것을 확인한 그는 앞에 놓인 찻잔을 가볍게 손으로 내쳤다.

그 순간 찻잔은 강한 내력이 실리며 그대로 동방명언의 미간을 향해 뻗어오니 악의명의 자신에게 수작을 걸고 있다는 것을 안 그는 내력을 끌어 올려서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찻잔을 부드럽게 잡고는 가볍게 탁자로 내려놓았다.

찻잔이 탁자로 부드럽게 떨어지자 동방명언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악의명을 향해 포권을 하며 미소 짓고는 말했다.

“화산의 악대협께서 저에게 차를 대접해주시니 송그스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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