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45화 (246/355)
  • 제 45 장 광무자의 마지막 가르침 (1)

    ‘혈마는 분명 무적강시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고 했단 말이야...음.’

    일단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등백부가 진실로 무적강시인지 알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한 장천은 용천혈에 진기를 보내 빠른 속도로 움직이니 등평이 무적강시가 되며 그 무공이 몇배로 늘었다고는 하지만, 장천의 재빠름을 따를 수가 없었다.

    등평의 등 뒤로 돌아선 장천은 급히 검지 손가락을 들어 옥침, 천주, 심유혈에 진기를 집어넣으니 그 순간 그에게 보내었던 진기로 인해 그의 움직임은 잠시 멎는 듯 하다가 장천을 향해 쌍도를 휘둘렀다.

    “핫!”

    가볍게 쌍도를 피한 장천은 미간을 찌프릴 수밖에 없었으니 혈마가 말했던 무적강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세가지 혈은 무적강시를 만들어 질 때 유난히 많은 내력이 필요한 곳으로 장천의 진기가 섞이자 잠시간 그 움직임이 멎어진 것이다.

    “천아 무엇을 한 것이냐?”

    “휴...혹시 등백부님이 혈교의 무적강시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살펴보았던 것인데, 아무래도 누군가가 백부님의 시신으로 강시를 만든 것 같습니다.”

    “그런 으드득...”

    그의 말에 요운은 이를 갈 수 밖에 없었으니 자신의 부덕함으로 아내는 물론 장인어른까지 잃었다고 생각한 그에게 장인이 악도의 손에 강시가 되었다는 말에 노기가 치솟아 오른 것이다.

    그런 그의 노기는 승려에게 향할 수 밖에 없었으니 그가 이 두분을 강시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간적놈! 죽여 버리겠다!”

    쾌쌍도라는 이름이 있을 정도로 그의 쌍도는 쾌속하기 그지없었으니 청량한 바람이 불어 오는가 싶더니 수십 개의 칼날이 자신을 향해 밀려오자 노진은 제대로 공격도 하지 못하고 뒤로 물러 설 수밖에 없었다.

    “음...”

    하지만 노진과 요운의 무공의 차이는 상당했으니 요운은 전 공력을 다해 노진을 쓰러뜨리려 했지만, 그는 공격은 하지 못하지만 손쉽게 피하고 있었다.

    요운과 노진이 싸우고 있을 때 장천은 무적강시가 된 등평과 광무자를 상대하고 있었으니 마음만 먹으면 공격을 할 수 있었지만, 차마 손이 앞으로 나가지 않고 있었다.

    이미 명을 다해 강시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한때 문파의 어른들을 공격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미치겠군!’

    자신이 검을 휘두른다면 두 사람의 시신에 상처를 입히는 것이니 장천으로선 자칫 위기에 몰려 손을 휘두르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처음 등평을 만나 다가갔을 때 입은 가슴의 상처로는 쉴새없이 피가 흘러나오고 있는 탓에 머리까지 어지러울 정도였다.

    만약 아버지인 장춘삼이라도 있다면 분명 무적강시를 공격하라는 말을 했겠지만, 장천으로선 자신의 생각대로 공격 할 수는 없는 일이였다.

    어느 곳 보다 예의를 중시하는 무가에서는 이러한 것은 당연한 일이였는데, 현기증에 잠시 발을 잘못 디디다가 이번에는 광무자의 도에 어깨에 상처를 입은 장천은 신음소리를 내질렀다.

    “장사제!”

    그것을 본 요운은 크게 놀라 소리치니 장천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전 괜찮습니다. 명령을 내리는 사람을 쓰러뜨린다면 무적강시는 움직임을 멈출 것입니다. 제가 그 쪽으로 향할 것이니 그 땡중을 잠시만 잡고 계십시요.”

    “알았다!”

    장천 역시 무적강시를 조종하는 이가 노진이라 알고 있었으니 요운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욱 더 빠르게 공격을 했다.

    “흥!”

    하지만 장천의 말에 노진은 콧방귀를 뀌며 기공을 사용하여 몸을 날리니 요운이 그의 허리를 향해 도를 휘둘렀는데, 그 순간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도가 튕겨져 나가 버렸다.

    “헉! 설마 금강불괴?!”

    “나한십팔권!”

    도를 튕겨내는 것은 물론 손이 저릴 정도의 기공에 요운이 놀라 물러서니 노진은 나한십팔권을 사용하여 그에게 권장을 내질렀다.

    강맹한 권이 자신에게 밀려오자 요운은 급히 발을 박차고 뒤로 몸을 날렸나 마치 팔이 길어진 듯한 일격은 그대로 명치에 적중되고 마니 비명을 내지르며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큭!!”

    “요사형!”

    요운이 쓰러지자 장천은 그를 도와주려 했지만, 애석하게도 무적강시에게 잡혀 있는지라 그를 도와줄 수가 없었다.

    “크헉...”

    단 일권에 큰 내상을 입은 요운은 각혈을 하며 피를 쏟으니 장천은 크게 걱정이 되는지라 앞, 뒤로 볼 것 없이 오른 손에 내력을 끌어 올려서는 무적강시들을 향해 방출했다.

    “홍염만화!”

    화의 무공의 홍염만화가 시전되자 뜨거운 양강의 기운이 일대를 감싸니 무적강시들은 위기를 깨닫고는 급히 뒤로 물러섰고, 그 틈을 탄 장천은 그대로 몸을 날려 노진을 향해 백영각을 시전했다.

    “백영각!”

    장천이 백영각을 시전하자 수백개의 각영이 하늘을 뒤덮듯이 노진을 향해 밀려들어가니 그는 두 팔로 방어하며 뒤로 물러섰다.

    “요사형!”

    급히 내상약을 꺼내어 그에게 먹인 장천이였는데, 노진을 공격하려 해도 다시 무적강시가 밀려오자 파천용각공을 시전하여 그들을 물러서게 한 후 요운을 업고 경공을 시전해 그곳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요운을 업은 상태에서 무적강시 두구와 승려를 따돌릴 수 없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에게 잡힐 위기에 몰렸는데, 그 때 한 발의 화살이 날카로운 파공음을 내며 그들을 향해 뻗어 나갔다.

    “아!”

    빠르게 뻗어나간 화살은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서는 승려를 향해 밀려들어가니 장천을 쫓던 승려는 방향이 변화한 화살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겨드랑이 쪽에 맞고 말았다.

    “크윽!”

    신음과 함께 자리에서 멈춘 승려는 크게 당황하는 빛을 보이다가는 급히 무적강시와 함께 도주를 하니 장천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들에게 붙잡힌다면 장천 혼자만은 목숨은 건질 수 있었겠지만, 요운을 살리는 것은 불가능 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안도의 한 숨을 쉬는 장천이였는데, 공중에서 방향을 바꾸는 화살은 무림에서 단 한 사람 밖에 할 수 없는 특기라는 것을 아는 장천은 반가운 표정을 하며 소리쳤다.

    “구사형!”

    “하하하하 역시 나를 알아보는구나!”

    장천이 외치자 수풀 사이에서 건장한 남자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으니 바로 구궁이였다. 그의 뒤에는 찾던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니 바로 임아란과 유능예였다.

    “어머니!”

    “천아!”

    천이를 본 임아란은 반가운 표정으로 장천을 향해 다가갔다.

    어머니가 오자 장천은 무릎을 꿇고 큰 절을 올리니 그녀는 급히 아들을 잡은 후 옆에 신음하고 있는 요운을 보며 말했다.

    “일단은 너의 사형을 치유하는 것이 먼저다.”

    “아! 그렇네요.”

    그녀의 말에 장천은 급히 요운에게 가부좌를 틀게 하고는 등 뒤로 진기를 불어 넣어주니 승려의 일권에 맞아 내상을 입은 요운의 상태가 조금씩 호전되기 시작했다.

    음양의 무공을 모두 익히고 있었기에 그의 진기는 어떠한 이에게도 적절히 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오주천 정도를 지나자 요운은 어느정도 몸이 나아졌는지 숨이 고르게 변했기에 장천은 뒤로 물러서서는 어머니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정도면 충분할 것입니다.”

    “그래..어쩐 일로 네가 여까지 왔느냐?”

    “예. 천이의 일로 어머니가 길을 나셨다 하여 아버지께서 요사형과 함께 마중 나가라 하셨습니다.”

    “그랬구나.”

    천이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으니 장천의 시선은 잠시 능예가 안고 있는 아이에게 가고 있었다.

    “능예. 그 아이가 소천이인가?”

    “아! 예.”

    장천의 말에 능예는 그에게 다가와서는 가슴에 안고 있는 아이를 보여주니 감격스러운 표정을 하며 아이를 받은 그는 뭐라 말을 할 수 없는 마음이 밀려오고 있었다.

    그에게는 자신의 아이를 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였기 때문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그에게는 멀리 있던 아이였기에 자신의 아이를 만나는 것에 감동할 수 밖에 없었으니 곤히 잠을 자고 있는 소천의 모습이 그리 귀여울 수가 없었다.

    “하하하! 나를 닮아 미동계에도 특출나겠구나! 이거 어머니와 아버지 속을 단단히 썩이겠는데?”

    “호호호 이 녀석아 손주가 철딱서니 없는 너를 닮았다간 이 어미 허리 부러지겠다.”

    “하하하 그런가요.”

    임아란의 말에 뒷통수를 긁적이는 장천이였으니 주위에 있던 사람도 즐거울 수 밖에 없었으나 유능예는 이내 웃음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렇게 좋아하는 남편에게 해를 끼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이 너무 가혹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구궁은 능예의 표정이 변하자 급히 그녀의 앞을 가리고는 말했다.

    “그런데 방금 전의 승려는 무엇이냐? 그리고 그를 따르는 사람은 등사백님과 광무자대사형 같았는데?”

    “아! 그것이...”

    장천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고개를 젓고는 다른 사람에게 두 사람이 무적강시가 되었다는 말을 하니 모두들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그런 일이...문파로 돌아가는 중 아주버님을 뵈어서 혹시 살아 계신 것 아닐까 생각해서 찾았건만. 어떻게 그런 일이...”

    “무적강시의 제조비전은 혈교에서 조차 실전되었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어떤 이가 그것을 행했는지...”

    장천은 어머니를 보며 두 사람을 무적강시로 만든 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어 말했는데, 그 때 어느정도 몸을 추스린 요운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늦었지만 사숙모님께 인사드립니다.”

    “그래 몸은 괜찮으냐?”

    “예. 그리고 천아 본문의 혈사 때 문파에는 독문의 독이 퍼져 있었다 들었다.”

    “그렇군요.”

    “그렇다며 등백부님의 시신을 가져간 이는 독문일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다.”

    “아!”

    그 말에 장천은 고개를 끄덕이니 요운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에 개파대전을 연 멸천문은 무림의 문파에 문도들을 잠입시켜 비전서를 손에 넣었으니 혈교 역시 그 손이 뻗쳤을 가능성이 있다. 아니 그것이 아니더라도 다른 문파가 습득한 비전서를 가지고 있을 확율이 크지.”

    “그렇다면...”

    “어쩌면 이번 무적강시는 멸천문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 그들이라면 혈교 조차 불가능한 무적강시의 제조도 가능하겠지.”

    요운의 추리에 듣고 있던 자들 역시 고개를 끄덕이니 그의 말을 듣고 있던 구궁은 그의 뛰어난 혜지에 탐복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요운이군...’

    강호오룡은 단순히 무공이 뛰어난 후지기수가 받는 칭호가 아니였으니 무공과 함께 문장은 물론 여러가지 면에서 뛰어난 무인들만이 받을 수 있는 칭호였다.

    그런 강호오룡에서도 첫째 둘째를 다투던 요운이였는지라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었으니 장천은 독문과 멸천문에 대해 이를 갈 수 밖에 없었다.

    “본문의 혈사를 멸천문이 조작했을 줄이야...그것도 모르고...”

    혈비도 무랑에게 무공을 전수 받았다는 것 조차 수치스럽게 여겨지는 장천이였으니 구궁은 이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하나 이것은 단순한 추리뿐이다. 아직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니 섣부른 속단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그렇군요.”

    구궁의 말도 틀리지 않는지라 고개를 끄덕이는 장천이였으니 어찌 보면 조금 우유부단하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장천의 이런 성격을 잘 알고 있는지라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 구궁은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256] 혈비도 무랑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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