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39화 (240/355)

제 43 장 무너진 무림 (6)

“강호에 악명을 떨치던 혈비도 무랑이 멸천문을 개파하고 무림을 제패하려하자 구파일방과 오대세가가 중심으로 모인 혈맹입니다.”

“음...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러나 의외로군요. 구파일방이 서로 손을 잡았다니 말입니다.”

“아무래도 소림이 무너진 것이 이들을 모이게 한 결정적인 이유일테지요.”

그 말에 요운과 장천은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천하무림의 양대산맥의 하나인 소림이 무너졌다는데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소림이 무너지다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모르셨군요. 멸천문이 무림제패의 야욕을 드러내면서 가장 먼저 공격한 곳이 바로 소림입니다. 일만에 이르는 무사들을 이끌고 갔기에 소림으로도 막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음...”

일이 생각보다 더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음에 요운으로선 침음성을 흘릴 수밖에 없었는데, 그 때 그들의 곁으로 한 여인이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 정화소저가 아닙니까? 오랜만에 뵙는군요.”

“예. 요대협님.”

정화는 어린 시절의 앳띤 모습은 이제 거의 사라지고 이제는 한명의 숙녀가 되어 있었으니 그 자태가 아름답기 그지없는지라 요운은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에 반해 과거 그녀에게 반해 있었던 장천은 그리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으니 어머니와 아내가 걱정되는 그로서는 정화가 아름다워졌다해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하대협께서는 정무맹으로 향하시고 계신 것입니까?”

“예. 일단은 경운문도 정파의 일맥이니 멸천보다는 정무맹에 힘이 되어 볼까 합니다.”

“세파가 멸천으로 향하고 있는데, 경운문은 아직 의기를 버리지 않고 뜻이 있는 곳을 따르니 그 동안 한 지역에만 정신을 쏟았던 저희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별말씀을 다하시는군요. 하하하.”

요운의 경운문을 세워주며 자신은 겸손함을 보이자 하백으로선 포권을 하며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하지만 요운의 이러한 생각도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였는데, 현재 멸천의 흐름은 무림을 뒤덮을 정도로 강성한데, 그리 힘이 없는 경운문의 세파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뜻을 간다는 것은 큰 결심이 아니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대협께서는 어디를 그렇게 바쁘게 가시는지요?”

“본문에 약간의 일이 있는지라 급히 항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항주라..이런 먼 길을 가시는 분을 붙들고 있었군요.”

“아닙니다. 이런 곳에서 하대협을 만나니 오히려 급한 마음이 평정을 찾았으니 고말울 따름이지요.”

하백의 말에 요운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는데, 그는 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자꾸 그의 여사제인 정화에게 가는 것을 느꼈다.

‘이러면 안되는데..’

등소소가 죽은 이후 홀아비가 된 요운은 조금 외로울 수밖에 없었기에 오랜만에 정화와 같은 아름다운 여인을 보자 마음이 흔들렸던 것이다.

이러한 것은 정화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한 때 그를 좋아했던 마음이 있었는데, 문파가 큰일을 당해 아내마저 잃었음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이는 그를 보며 또 다시 연모의 정이 싹트고 있었던 것이다.

“하대협과 함께 정무맹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지 않으니 본문의 일 때문에 그리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하나 본문 역시 강호의 일문으로 구파일방과 연이 있으니 정무맹으로 가게 될 듯하니, 그 때 오늘의 회포를 풀었으면 합니다.”

“하하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럼 이만.”

요운의 말에 하백은 대소를 터뜨리며 기뻐하니 그는 가볍게 포권을 한 후 말에 오르려 했는데, 그 때 정화가 그에게 다가와서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살짝 무엇인가를 그에게 내밀었다.

“이것은?”

“먼 길 가시는데 허기지실 때가 있으리라 생각하여 전에 들렸던 곳에서 만든 만두를 조금 가져왔습니다.”

“아..이런 것을 다..”

“하하하 가져 가십시요. 이 아이가 요리솜씨 하는 좋아 만두 맛이 일품이지요. 누가 데리고 갈지 모르지만 아마 복 받은 것일 겁니다.”

하백은 이미 정화의 마음을 읽고 있었으니 요운으로선 얼굴이 빨개질 수밖에 없었다. 어쨋든 주는거니까 받아든 그는 그녀에게 포권을 하며 말했다.

“감사하오. 그럼 이만.”

요운은 가볍게 감사의 말을 전한 후 장천과 함께 말을 몰고 사라졌으나 하백은 그의 인사가 단순히 감사의 인사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요대협이 아내를 잃었다 들었으니 정화와 맺어지면 좋겠구나.’

홀아비라 했으나 요운은 당대에 이름있는 무인 중의 한 사람 그런 자가 자신의 사매와 연을 맺는다면 경운문은 한층 더 강호에 명성을 날릴 수 있다 생각하는 하백이였다.

물론 장천과의 연도 있었지만, 하백으로선 솔직히 요운이 더 마음에 들 수 밖에 없었다. 장천에게는 무엇인가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항주에서 백리 떨어진 우촌이란 작은 마을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생전 구경도 못한 미인 두 사람이 머물고 있었으니 바로 장춘삼의 아내인 임아란과 며느리 유능예였다.

장춘삼의 예상대로 몸이 별로 좋지 않았던 임아란은 긴 여행 끝에 병을 앓고 말았으니 항주를 백리 앞두고 몸저 눕게 된 것이다.

“어머니 몸은 어떠세요?”

“난 괜찮단다. 능예야. 너라도 항주로 갔다오도록 하거라.”

임아란으로선 소천의 일도 있었기에 능예 혼자 항주로 가라말하고 있었지만, 그녀로선 이곳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소천의 일도 중요하지만 자식이야 낳으면 되지만, 시어머니는 달랐기 때문이다. 아들에 대한 정이 가슴을 자극하고 있었지만 그녀를 두고 떠날 수는 없는 일이였다.

그녀의 말에 다소곳하게 앉아 물수건을 갈던 능예였는데, 그때 문 쪽에서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손님. 쌍도문이란 곳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쌍도문에서?!”

능예는 본문에서 사람이 왔다는 말에 놀랄 수 밖에 없었으니 자신들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안으로 들어오시라고 하세요.”

“예.”

능예의 말에 여관의 주인은 공손히 대답을 하고 문을 여니 잠시 후 그녀의 눈으로 활을 들고 있는 거구의 남자와 그보다 약간 작은 키의 승려가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활을 들고 있는 사람을 확인하고는 반가운 표정으로 일어서니 그는 바로 장천의 사형인 신궁 구궁이였다.

“아주버님 어서 오십시요.”

“제수씨. 사숙모께서는?”

구궁은 방으로 들어오자 포권을 하며 임아란에 대해서 물으니 자리에 누워 있던 그녀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는 구궁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궁아. 어서오너라.”

“사숙모님께 몸을 어떠신지요.”

구궁은 임아란의 얼굴이 좋지 않으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는데,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너를 보니 많이 좋아진 듯 하구나.”

구궁은 쌍도문 내에서도 성정이 바르고, 협의가 있는 인물인지라 임아란 역시 아끼고 있는사람 중의 하나였다. 그런 이유로 구궁이 오자 크게 마음이 놓이는 그녀였으니 옆에 승려가 있는 것을 보며 그에게 물어 보았다.

“옆에 계시는 스님은 처음 뵙는구나.”

“아! 이분은 우연히 강호에서 만나게 된 노진대사라 합니다.”

“아미타불. 쌍도문의 임부인께 인사드립니다.”

합장을 하며 공손히 절을 하는 노진이였으니 그가 어린 소녀만을 놀리는 색마라는 것을 알도리가 없는 임아란으로선 그의 몸에서 느껴지는 정심한 기운에 그저 놀랄 뿐이였다.

‘궁이가 강호에 오래 나가 있더니 저런 친우를 사귀었구나.’

겉으로 보는 노진은 색마로 보이는 기운이 없는 오히려 상당히 오랜 수행을 한 승려 같았기에 구궁이 그런 자와 사귄 것을 기뻐하는 임아란이였다.

“그런데 궁아 네가 어떻게 이곳까지 온 것이냐?”

“문파의 일로 잠시 이곳에서 일을 보다 사숙모님의 소식을 듣고 급히 오게 된 것입니다.”

“그렇구나 혹시 항주 하오문에 있는 소천이의 소식은 들었느냐?”

“예.”

“그렇다면 너에게 부탁해야겠구나. 항주에 가서 소천이를 데리고 오지 않겠느냐?”

“알겠습니다.”

임아란은 구궁에게 항주 하오문에 있는 소천이를 부탁하니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로 나가니 그는 항주로 가기 전에 노진대사를 보며 말했다.

“이곳에서 사숙모와 제수를 보호해주게.”

“아미타불. 하나 본인의 광기가 살아난다면 어찌 하겠소이까?”

“하늘의 뜻이아 여겨야겠지.”

그 말과 함께 몸을 날리니 노진은 객점의 앞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는 불경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임아란의 명령으로 항주로 향하는 구궁은 반시진 정도를 달려 항주에 다다르고 있었는데, 그 때 주위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따라붙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흥!”

경공이 실력만 보아도 자신에게 뒤지지 않는 자임을 안 구궁은 활통에서 두개의 화살을 꺼내어서는 앞으로 내쏘니 화살은 앞으로 뻗어나는가 싶더니 양쪽으로 나뉘어져 수풀 쪽으로 빠르게 뻗어나갔다.

[채쟁!!]

하지만 두개의 화살은 잠시 후 날카로운 쇳소리를 내며 튕겨져 날아오니 두개의 인형이 구궁이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하하하. 과연 구궁이로군. 오랜만이네.”

“음...”

구궁이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는 바로 유성신창의 진형과 귀혼부의 탈혼살부 유강이였다.

유강은 대소를 터뜨리며 말하니 구궁은 상대하기 힘든 상대가 자신의 앞을 막고 있다는 생각에 미간을 찌프릴 수 밖에 없었다.

“태상문주의 명령인가?”

“그렇다네, 태상문주께서는 필요하다면 너를 죽여도 좋다 하셨으나 나로서는 자네와 같은 이를 해하고 싶은 마음은 없네, 어떤가 우리와 같이 본문으로 돌아가는 것이?”

유강으로선 같은 십대신병의 소유자로서 서로 비슷한 무공 실력을 지니고 있는 네명 즉 노진, 구궁, 진형, 유강이 태상문주의 뜻을 따라 무림의 제패하는 것을 더 중하게 생각한 것이다. 그런 이유로 필요하다면 죽이라 명령을 받았으나 죽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구궁은 그의 말에 크게 대소를 터뜨렸다.

“하하하하!”

“음..”

구궁이 대소를 터뜨리자 이번 일이 좋게 끝났 수 없음을 알 수 있었으니 한참 동안을 앙천대소를 터뜨리던 그는 유강을 보며 말했다.

“태상문주가 나를 죽이라 했단 말인가?”

“그렇다네..”

“크크크 끝내 나를 자식으로 보지 않는다는 말이군.”

“자식?”

그 말에 유강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으니 구궁의 말에는 그가 태상문주인 혈비도 무랑의 아들이란 뜻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 역시 이대로 죽을 수는 없지!”

그 말과 함께 구궁은 화살을 꺼내어서는 그대로 유강들을 향해 내 쏘으니 유성신창의 진형은 기다렸다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일창으 내질렀다.

“크크크! 이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낙성일점(落星一点)”

진형은 솔직히 구궁이란 자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니 유강과의 대화가 깨어지자 망설이지 않고 달려 나온 것이다.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화살을 보며 진형은 창을 내지르니 화살과 창끝은 서로 충돌하니 강풍이 일렁이며 화살의 촉은 산산조각이 나서는 사방의 튕겨져 날아갔고, 일대의 나무들은 순식간에 모두 두 동강이 나서는 일대를 평지로 만들었다.

“본문의 배신자는 본인이 처리할 것이니 탈혼살부께서는 구경이나 하시요!”

유강을 보며 소리친 진형은 구궁을 향해 빠른 속도로 쇄도해 들어가니 그 속도가 빠른지라 구궁으로선 화살을 먹일 시간조차 없었다.

“유성일광!”

그가 창을 휘두르자 하나의 빛이 빠른 속도로 구궁의 미간을 향해 밀려들어가니 구궁은 급히 활을 거꾸로 잡아서는 빠른 속도로 회전시켰다.

[끼기긱!!]

“회박역시(廻搏易矢)!”

화살이 회전하자 진형이 내지른 창은 시위에 걸려서는 미간의 앞에서 멈추어서니 구궁은 화살을 시위가 아닌 활대에 먹여서는 진형을 향해 내 쏘았다.

“흥!”

하지만 자신을 향해 화살이 날아오자 진형은 그대로 손목을 위로 꺾어서는 앞으로 진각을 내딛으니 창은 위로 휘어져서는 구궁이 날린 화살을 튕겨내었다.

“유성진천(流星震天)!”

화살을 튕겨냄과 동시에 진형은 창을 잡고 있는 손에 내력을 끌어 올려서는 유성진천의 초식을 시전하니 창을 크게 아래, 위로 진동을 하기 시작하니 활로 그의 창을 옭아매고 있던 구궁의 몸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합!”

이대로 창을 잡고 있다가는 진천벽력궁 마저 빼앗길 수 있다 생각한 구궁은 급히 창을 잡고 있는 시위를 풀어서는 창의 진동을 타고 하늘로 뛰어 올라서는 그를 향해 또 다시 화살을 날렸다.

“벽력시(霹靂矢)!”

그가 쏜 벽력시는 화약이 들어 있는 화살이 이였으니 불꽃을 뿜으며 내리 꽂히는가 싶더니 잠시 후 엄청난 폭발을 일으키며 일대를 뒤흔드니 사방으로 튀겨오는 돌맹이에 우강은 눈쌀을 찌프리며 뒤로 몸을 날렸다.

[슈슉!!]

하지만 이런 폭발 속에서도 진형은 전혀 부상을 입지 않았으니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사방을 뒤덮던 흙먼지는 강한 용권풍으로 변해서는 구궁을 향해 밀려들어갔다.

“크하하하! 그 까짓 화약의 힘으로 나를 쓰러뜨릴 수 있다 생각했는가?”

빠른 속도로 회전을 하여 강풍을 만들어내 폭발을 밀어낸 진형은 그 힘을 더욱 거세게 하여 용권풍을 만들어 구궁을 공격해 들어간 것이다.

“회류시!”

구궁은 용권풍이 밀려오자 또 다시 화살을 재어서는 내쏘니 화살은 용권풍의 중앙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쇄도해 들어가니 휘어진 용권풍 사이를 미끄러지듯이 밀려가며 창을 잡고 있는 진형의 손으로 날아갔다.

“큭!”

용권풍에 가려져 회류시를 발견 할 수 없었던 진형은 가까이 와서야 그 기운을 알아차리니 피할 시간이 없었던지라 급히 회전을 멈추고는 유성신창으로 화살을 막았는데, 그 기세가 얼마나 강했던지 그의 몸이 뒤로 무너지는 것은 물론이요. 유성신창이 눈앞까지 휘어져 버렸다.

다행히 회류시는 눈앞에서야 간신히 멈추어 섰으니 유성신창의 본래의 모습을 찾으며 화살을 튕겨내었다.

[249] 혈비도 무랑 44-(1)

--------------------------------------------------------------------------------

Ip address : 61.252.109.176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NT 5.0)

제 44장 구궁의 함정 (1)

간신히 구궁의 화살을 막을 수 있었던 진형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역시나 구궁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으니 여섯개의 화살이 그를 향해 작렬해 들어왔다.

“마종아(魔宗牙)!”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순간이였으나 그 때 하나의 강기가 뻗어와서는 여섯발의 화살을 날려버리니 진형의 목숨을 구한 인물은 바로 탈혼살부 유강이였다.

“거기까지다. 구궁.”

“음...”

유강이 진형이 앞을 가로막자 구궁은 침음성을 내뱉으니 그가 이 싸움에 끼여든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였다.

진형이나 유강 모두 자신과 비슷한 무공수준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본문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는 듯 하니 너를 죽일 수 밖에....”

그 말과 함께 유강은 그대로 귀혼부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려서는 내려치니 엄청난 강기가 대지를 부수며 구궁을 향해 밀려들어갔다.

“지귀섬멸(地鬼殲滅)!”

구궁은 지귀섬멸의 초식이 밀려들어오자 급히 몸을 날려 피하려 했으나 강기는 그를 쫓아 움직이니 급히 대지를 부수며 밀려오는 강기를 향해 화살을 날렸다.

“공허시(空虛矢)!”

그의 손에서 벗어난 화살은 그대로 지귀섬멸의 강기에 꽂히니 순간 그를 향해 맹렬하게 밀려들어가던 강기는 꺼지듯이 사라져버렸다.

“과연 진천벽력궁이로구나!”

무림십대신병의 하나인 진천벽력궁의 위력에 탄성을 내지를 수 밖에 없는 유강은 몸을 날려서는 그를 향해 쇄도해 들어갔다.

“귀곡시(鬼哭矢)!”

[끼야아아악!!]

귀곡시가 날라가자 일대의 모든 것을 쓸어버릴 듯한 고음의 귀곡이 울려퍼지니 유강은 고막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며 쇄도해 들어가던 것을 멈추고는 급히 귀를 막을 수 밖에 없었다.

“흥! 칠성광쇄!”

하지만 유강이 멈추어선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였으니 그의 뒷쪽으로 나타난 진형이 그를 향해 칠성광쇄의 초식을 시전하니 일곱 개의 빛이 구궁을 향해 밀려들어갔다.

급히 몸을 피하기는 했으나 유강에게 신경 쓰고 있었던 덕에 어깨에 큰 부상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크크크..”

유성신창에 피가 묻어 나오자 진형은 웃음을 흘리니 구궁은 시위를 당길 어깨의 부상에 미간을 찌프렸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 설 수는 없는 일이였으니 발로 활을 고정시킨 그는 열두 개의 화살을 꺼내어서는 하늘을 향해 내쏘았다.

“천개난시(天蓋亂矢)!”

하늘 위로 치솟아 오른 열두개의 화살은 잠시 후 그의 주위로 맹렬하게 내리 꽂히니 어느정도 거리에 이르자 화살에 장치되어 있는 장치가 개방되며 주위를 휩쓸기 시작했다.

“젠장할!”

천개난시는 수백종의 진천벽력궁의 화살 중 그 종류를 고르지 않고 날려 주위를 초토화시키는 기술이였으니 사방으로 밀려들어가는 화살의 비에 진형과 유강은 구궁을 공격한 생각도 하지 못하고 방어에 전념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사이에 구궁은 두 사람에게서 빠져나갈 수 있었으니 화살의 공격을 간신히 막은 두 사람은 이를 갈 수 밖에 없었다.

“으드득...구궁...”

“녀석이 진천벽력궁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이 있다고는 생각지도 못했군..”

“다시 만난다면 절대 이런 실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아는 구궁이 두 번 다시 혼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없을테니 그들로서는 이번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쉬 울 수밖에 없었다.

현재 혈비도 무랑이 거느리고 있는 자들 구궁, 노진, 유강, 진형은 멸천사대호법(滅天四大護法)으로 불리고 있는데, 이들 네 사람이 서로의 무공 또한 비슷했다.

이런 이유로 구궁이 혼자라면 유강과 진형이라면 충분히 처리 할 수 있겠지만, 만약 노진과 같이 있다면 오히려 권기에 능한 노진과 진천벽력궁을 지닌 구궁의 원거리 공격의 조합에 패할 위험이 크다고 할 수 있었다.

한편 유강과 진형의 위협에서 벗어난 구궁은 그들에게서 완전히 벗어나자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으니 이번에 빠져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침착한 유강과는 달리 승부욕이 강한 진형이 자신을 집요하게 노린 결과라 할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두 사람이 협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쉽게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일을 서둘러야겠군.’

혈비도 무랑이 자신에게 손을 쓴 이상, 이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 구궁은 계획을 서둘러야한다 결정하고는 급히 항주의 하오문 총단으로 향했다.

무림에서 최하류의 무리들이 모인 문파라 할 수 있는 하오문은 무림에서 첫째, 둘째를 다툴 수 있는 것이 여러가지 있었으니 그 중 하나가 바로 인원으로 거지들의 모인 개방이 현재 무림 문파에서는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방파라고는 하지만, 하오문은 무공을 사용할 수 있는 문도들의 숫자는 개방에 뒤지나 세상의 모든 소매치기나, 도둑은 물론 매춘녀까지도 모두 하오문의 문도라 할 수 있었으니 그 수는 개방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둘째는 한꺼번에 사용될 수 있는 자금력으로 하오문의 문도들이 보호하고 있는 주점이나 객잔은 중원 전체에 걸쳐 그 숫자를 헤아릴 수 없으면, 거기에 도박장에 기원등도 있어 마음만 먹으면 중원을 살 수 있을 정도였다.

셋째는 바로 지하로 유통되는 빠른 정보망이였다. 하오문의 인물들은 무림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자들이였기에 그들을 이용한 정보망은 개방과 비교해도 앞서면 앞서지 뒤지지 않다 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정, 사, 마 모두에게 배척을 받는 문파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어느 누구도 하오문을 무시할 수 없었으니 하오문의 문도들은 이것을 긍지로 살아가고 있었다.

항주에 위치한 하오문 총단은 항주에게서 가장 큰 전각으로 이곳에 있는 상주 문도들의 숫자만 해도 이천여명에 달하고, 매일 드나드는 사람들의 숫자를 헤아린다면 하루 육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총단의 북서쪽에는 다른 곳과는 달리 아름답게 꾸며져 있는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바로 하오문으로 온 귀빈이 머무르고 있는 접객관이였다.

현재 이곳에 머무르고 있는 인물은 현 하오문의 문주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한 쌍도문의 양우생이였고, 그와 함께 거구의 한 여인과 아직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기가 있었으니 바로 강호의 사파십대거두의 일인이였던 흑철돈녀 무삼랑의 손녀인 무미미와 장천의 아들인 장소천이였다.

정원에 만들어져 있는 연못의 한쪽에 위치한 정자에서는 이 세사람이 자리하고 있었으니 양우생은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연신 만면에 웃음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꺄르르!”

“허허허 그 놈 힘 한번 쎄구나.”

그의 품에는 장천의 아들인 소천이 안겨 있었으니 자신의 수염을 잡아당기며 놀고 있었으나 오히려 즐거워 할 뿐이였다.

“녀석. 조금만 나이를 먹어도 지 아비의 미동계를 전수 받겠군. 허허허.”

“어머? 미동계라니요? 그건 또 뭐죠?”

“허허허 그런 것이 있소이다. 본노 역시 그 녀석의 미동계에 한, 두 번 당한 것이 아니지요. 허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소천과 그의 모습에 미소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 때 접객당으로 두 사람이 그들 쪽으로 걸어오니 한 사람의 하오문의 문도였고, 다른 한사람은 양우생 역시 익히 얼굴을 잘 알고 있는 이였다.

“사부님!”

“궁아!”

구궁이 온 것을 본 양우생은 반가운 목소리로 말하니 사제지간이라 하나 그 동안 문내에 여러가지 일이 있었던지라 제자들을 못 본지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이다.

“그래 잘왔다.”

“이 아이가 바로 장사제의?”

“그래 소천이라 한다.”

“아! 과연 장사제를 빼다 박은 것 같습니다.”

“그래. 본문에선 너 혼자 왔느냐?”

“아닙니다. 가까운 곳에 문도들이 있지만, 일단은 저 혼자만 이곳에 온 것입니다.”

구궁의 말에 양우생은 고개를 끄덕이니 멸천문의 일로 시국이 시끄러운데다, 쌍도문의 과거 멸문의 끝까지 몰렸어고, 그 흉수는 아직 처리하지 못한 이가 많은지라 외부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아직 이르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의 선택에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을 하는 양우생이였는데, 그의 곁에 있던 무미미는 왠일인지 그에게서 무엇인가 알 수 없는 거부감이 들고 있었다.

장천과 양우생과 같은 쌍도문의 문도라는 것을 알 순 있었지만, 이전에 그를 어디선가 만나 본 적이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언제지...?’

하지만 좀 처럼 생각은 나지 않았지만, 소천이가 다시 문파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떨쳐버렸다.

“사부님 옆에 계신 분은?”

“너도 전에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소저는 사파십대거두의 일인이셨던 흑철돈녀 무삼랑 여협의 손녀인 무미미라 한다.”

“아! 그렇군요.”

그녀의 소개를 받은 구궁은 정중히 인사를 하니, 그녀 역시 미소를 지으며 포권을 하며 인사를 올렸다.

구궁이 항주로 오자 양우생은 한시라도 소천이를 부모의 품에 돌려보내야겠다는 생각에 급히 준비를 하니 그것이 실수 였다는 것을 안 것은 나중의 일이였다.

다음날 구궁과 함께 소천이가 떠나는 것을 배웅했던 두 사람이였지만, 무미미만은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으니 그런 그녀의 표정에 양우생은 이상하다는 생각에 물어 보았다.

“무슨 일인가?”

“그게..아무래도 불안해서요.”

그녀의 말에 양우생은 오랜 시간 같이 여행해 왔던 아이인지라 그런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무소저가 걱정하는 것은 이해하나, 안심하도록 하게 소천이와 함께 떠난 제자는 내 둘째 제자로 강호에서는 신궁이라 불리는 아이라네, 무공은 그리 높지 않지만 숲길에서는 상승의 경공을 익힌 무인과 겨루어도 뒤지지 않고, 궁술 또한 백보 밭에서 버드나무 잎을 맞출 정도로 뛰어난 아이지”

“예? 궁술이요?”

“그렇다네.”

그 순간 무미미는 그 불안했던 마음의 원인을 찾을 수 있었으니 과거 흑철돈녀 무삼랑과 함께 도망 다닐 때 들었던 그 차가운 목소리의 주인공이 목소리와 똑같았던 것이다.

당시 강호에서도 기련삼마 조차 쓰러뜨린 화살의 명수에 자신의 조모가 죽었음에, 그 목소리를 잊지 못했던 무미미였다.

목소리는 비슷한 사람이 많은지라 기련삼마와 무삼랑을 죽인 자가 구궁이라고 확답할 수는 없었지만, 신기에 가까운 활솜씨라는 말에 그녀의 의심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일단 그가 적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자 그녀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으니 급히 양우생에게 그것을 말하려 했다.

하지만 자신의 제자를 의심한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구궁을 믿고 있는 양우생에게 자신의 조모를 죽인 사람이 그 같다는 말을 할 수 없었던 무미미는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급히 그를 보며 말했다.

“양대협님 급한 일이 생각나서 이만 하오문의 총단을 떠날까합니다.”

“떠나다니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하오문에서 들은 말에 의하면 적도의 습격을 받고 있다 들었는데?”

“이곳에서 어느정도 몸을 숨겼기 때문에 이제 위험은 사라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음...”

양우생으로선 무미미가 갑자기 총단을 떠나겠다는 것을 이해 할 수 없었지만, 그 동안 같이 지냈던 소천이가 떠난 것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었고, 일단 모든 것은 그녀의 선택이지 자신의 왈가왈부 할 수 없는지라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무미미가 바쁘게 하오문을 떠난 후 일주일 정도가 지났을 때 양우생은 또 다른 쌍도문의 문도들이 총단에 왔다는 말을 듣게 되었으니 접객당으로 들어온 사람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요사질과 장조카 아닌가?”

“사숙님께 인사드립니다.”

놀란 표정의 양우생에게 두사람은 포권을 하며 인사를 올리니 그는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희들의 얼굴은 보니 반갑긴 하다만, 천아 넌 왜 이곳에 있는 것이냐?”

“예?”

양우생의 말에 장천은 이해 하지 못하고 반문하니 오히려 양우생이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며 말했다.

“일주일 전에 궁이가 와서 네 아들을 데리고 갔는데? 궁이와 같이 온 것이 아니였더냐?”

“예? 구궁사형이요?”

[250] 혈비도 무랑 44-(2)

--------------------------------------------------------------------------------

Ip address : 61.252.109.176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6.0; Windows NT 5.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