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38화 (239/355)

제 43 장 무너진 무림 (5)

"과연 소림의 제일 고수답군요. 지금껏 저의 비도를 잡아채는 이는 없었는데 말입니다."

"비도로 이기어검의 수법을 사용하다니 과연 천하제일고수라 일컬어지는 무대협이시군요."

두 사람 모두 상대의 무공에 탄복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싸움은 어느 누구도 물러설 수 없었으니 다시 자세를 잡은 두 사람은 잠시 후 서로를 향해 빠른 속도로

쇄도해 들어갔다.

"대반야장!(大般若掌)!"

먼저 선공을 가한 것은 각무였으니 그는 대반야장을 시전하니 강맹한 장력이 무랑을 향해 밀려들어갔다.

"진산장(震山掌)!"

강맹한 장력이 밀려오는 것을 보면서도 물러서지 않는 무랑은 자신 역시 장법을 사용하여 그의 대반야장을 해소시

키니 각무는 그 순간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무랑이 시전하고 있는 진산장은 무당파의 독문무공 무공이였기 때문이다. 설마  그가 무당의무공을 시전할 것이라

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그가 시전하고 있는 진산장은 상당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대반야장과 충돌한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두개의 기공이  크게 충돌하여 폭발하니 사방으로 강풍이 밀려 나가

니, 그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몸을 잠시 움직이는가 싶더니 폭발하는 기운에 편승하여 각무를 향해 미끄러지듯이

쇄도해 들어갔다.

"금강회선강기(金剛廻旋?氣)!"

각무의 등으로 밀려든 무랑은 두 손을 앞뒤로 강렬하게 뻗으며 금강회선강기를 시전하니 그의 몸에서 강기가 회오

리치듯이 형성되며 각무를 공격했다.

"끄윽!"

기의 폭발에 제대로 방비를 못한 각무는 그대로 무랑의 금강회선강기에 당하고 말았으니 등에 강렬한 충격을 받고

는 튕겨지듯이 날아가 버렸다.

"크윽...아미의 금강회선강기마저..."

장경각의 각주였던 각무는 무림 각 문파의 무공에 대해서 박학한 지식이 있었으니 그의 몸에서 무당에 이어 아미

의 무공마저 시전하자 황당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무랑이 시전했던 무공은 두 문파에서도 이름난 상승무공이었기에  범인이라면 수십 년을 익혀도 극성으로 익히기

어려울 정도로 난해한 무공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것은 무랑은 극성으로 시전하고 있으니 그 끝을 알 수 없는 그의 무공에 안타까움마저 들고 있었다.

'안타깝구나. 저 자가 무림을 위한다면 누가 중원을 넘볼 수 있겠는가...'

각무로선 무랑이란 자가 무림의 구성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금강회선강기로 인하여 약간

의 내상을 입었다고는 하지만 달마역근세수경을 익힌 각무에게는 그리 문제될 것은 없었다.

'비도의 수법으로도 상대하기 힘든 자인데, 구파일방의 무공마저 능통하니 어찌 상대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또 다시 어떠한 무공이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쉽게 공격 할 수 없는 그였으니 그것을 놓치지 않고 선공을 가한

것은 무랑이었다.

"자하지(紫霞旨)!"

각무를 향하여 무랑이 검지손가락을 들어 내지르자 푸른 기운의 지강이 빠르게 밀려들어왔다. 자하지는 화산의 무

공으로 자하신공을 극성으로 익힌 후 시전하면 보라색의 지강이 형성되지만,  무랑은 자하신공을 익힌 것이 아니라

푸른색의 지강이 만들어 진 것이다.

하지만 그 위력은 자하신공보다 더 강한 힘을 보이고 있었으니 각무는 급히 몸을 틀어서는 그것을 피했지만, 무랑

은 빠른 속도로 다시 자하지를 시전하여 그를 압박해가기 시작했다. 각무는 소맷자락을 휘두르며 자하지를 막고 있

었지만, 금새 자하지에 의해 소맷자락은 너덜너덜해지며 그의 맨살이 드러났다.

"위타장(韋陀掌)!"

이대로 계속 밀릴 수는 없는지라 급히 위타장을 시전하여  반격하니 수십 개의 손바닥이 번뜩이며 무랑을 압박해

갔다.

하지만 무랑 역시 화산의 난화불혈수(蘭花拂穴手)를 시전해서는 오히려 자신을 향해  압박해 오는 위타장을 금나수

법으로 잡아채려 하니 둘 사이에는 두 식경 이상이나 빠르게 손이 오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하나 상대의 손에 당하는 이가 없었으니 이것을 보고 있던 군웅들은 탄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각무는 자신의 패배라 생각하고 있었으니 무랑은 자신의 특기인 비도술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반해

각무는 이미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었기 때문이다.

각무가 소림 제일 고수가 된 것은 달마역근세수경과 함께 금강불괴신공을 극성으로 익혔기 때문인데, 그것이 상대

에게는 전혀 소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또 다시 한 식경 이상을 손속을 나누던 두 사람은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서로에게서 떨어졌다.

하지만 두 사람의 모습은 완전히 달랐으니 무랑에게는 땀 한 방울 흐르지 않은 것에 비해 각무는 온 몸이 땀으로

뒤범벅되어 있었으니 거의 승패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제 각무에게는 무랑에게 대적할 수 있는 힘이 거의 없었으니 워낙 내력이 크게 소비되는 싸움이 계속되었던지라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던 것이다.

주위를 돌아보니 각자와 료자 배의 노승 역시 모두 제압을 당하거나 죽음을 당한 후였으니 이제 남은 이는 가 한

사람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각무로선 이대로 죽어도 여한은 없었으니 소림의 뭇승들이 모든 것을 끝냈을 정도의 시간은 벌었기 때문이

다.

그가 이곳에서 멸천문의 군웅들을 막았던 것은 장격강과 소림의 중요물품을 옮길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남은 내력이 없구료."

"....."

각무의 말에 혈비도 무랑은 천천히 자세를 거두니 이 싸움이 끝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찌 하시겠습니까?"

무랑으로선 각무를 보며 넌지시 물으니 노승은 미소를 지으며 합장을 취하며 말했다.

"이제 더 살면 무엇하겠소? 본사의 걸림돌이 되기보다는 본사의 뜻이 되는 것을 택하겠소이다."

그 말과 함께 각무는 그 자리에서 가부좌를  트는가 싶더니 오른 손을 들어 천령개를  내리쳤고, 사방으로 뇌수와

함께 피가 튀겼다.

스스로 자결을 한 것이니 그의 죽음에 무랑으로선 안타까움이 밀려올 뿐이었다.

"태상문주님."

"소림을 처라."

"예."

그의 명령과 함께 일만에 이르는 군웅들은 수천년을 무림에서 버텨온 소림사를 공격해 들어갔으니 무랑은  각무의

시신 앞에서 탄성을 지를 뿐이었다.

'각무의 죽음으로 구파일방의 대항은 더욱 거세어지겠구나. 과연 소림제일무승이로군.'

거의 대부분의 소림승려들은 장격각의 무서와 불서등을 가지고 사라져 버린 후였기에 남아 있는 것은 소림의 전각

뿐이었다.

하지만 구파일방 중 무당과 함께 태산북두로 일컬어지던 소림이 전각이 불탔다는 것은 무림의 거대한 충격으로 다

가올 수밖에 없었으니 그 때까지도 멸천문에 대해서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문파들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검진인을 중심으로 하여 구파일방의 대부분은 서로 동맹을 하여 힘을 합치게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정무

맹(正武盟)이였다.

정무맹은 무당을 본거지로 하여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무림의 명문들이 모였으니 그 기세는  멸천문에 못지 않을

정도였다.

정무맹의 맹주는 무당의 신검진인과 공동의 천무성자 두 사람이 물망에 올랐으나 신검진인은 자신보다 다섯  살이

많은 천무성자를 추천하니 제 일대 정무맹의 맹주는 공동의 천무성자가 오르게 되었다.

맹주에 오른 천무성자가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멸천문의 득세를 막기 위해 흩어져 있는 각 문파의 세력을 하나로

집결시키는 것이었으니 처음에는 자신의 문파를 버리고 온 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며 그의 의견을 반대하는  자들

이 대부분이었지만, 소림에 의해 태산파가 멸천의 무리에게 멸문을 당하자  상황이 위험하다는 느끼고는 문파를 버

리며 무당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멸천문에서 벗어난 장천 일행들은 간신히 은원방으로  돌아 올 수 있었지만, 그곳에서 또  하나의 일을 듣게

되었다.

"뭐라 했느냐?"

본문으로 돌아온 장춘삼은 잠시간 문파를 담당하고 있었던 등평의 둘째 제자인 민경에게 뜻밖의 말을 들을 수 있

었다.

"양사숙님께서 보내신 서신에 장사제의 아들인 소천이 하오문의 총단에 있다는 말을 듣고 사숙모께서는  장사제의

제수씨와 함께 항주로 향하셨습니다."

"음...그런.."

무림이 시끄러운 이때에 아녀자 두 사람이서 항주로 향했다는 것이 마음에  놓일 수가 없었다. 거기에다 임아란은

불혹을 넘긴 나이이기는 하지만 몸이 약해 무공을 알고 있다고 해도 객지에서 병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더욱

심할 수밖에 없었다.

"휴...어머니와 능예가...사람이라도 좀 보내지.."

"멸천문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으니 자신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으면 했었겠지."

"그렇군요."

"음...난감하구나..."

장천 역시도 장춘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으니 한 쪽에서는 데비드가 한쪽에는 어머니와 아내의 일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하나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노릇이었으니 장춘삼은 한참을 고심하다 곽무진을 보며 말했다.

"무진아."

"예."

"넌 나를 따라 오도록 해라. 내 직접 개방의 사람들에게서 견즉사의를 알아보는 것이 더욱 빠를 듯 하구나."

"알겠습니다."

무진에게 말을 끝낸 장춘삼은 요운을 보며 계속 말을 이었다.

"운이와 천이는 지금 당장 항주로 향하도록 하거라. 천하가 뒤숭숭하니 아녀자  두 사람이 항주로 가는 길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것을 개방의 사람에게 보여준다면 최대한 도움을 줄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것을 보고 있던 동방명언은 크게 감격할 수밖에 없었으니 데비드는 솔직히 쌍도문에게는 외인과 같은 사람인데,

그를 구하기 위해 문주인 장춘삼이 직접 나서는 모습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춘삼은 다시 동방명언을 보고는 말을 이었다.

"동방소협에게는 하나의 부탁이 있는데 들어 주시겠소이까?"

"부탁이라면?"

"여기 민경이 있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이 아이만으로는 본문을 지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오. 하나 동방대

협의 총명함이라면 어떠한 위험이 있어도 충분히 본문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오."

"아...알겠습니다. 의형제의 일에 문주께서 직접 나서주시니  저로서는 최선을 다해 쌍도문을 지켜보도록  하겠습니

다."

"고맙네."

솔직히 동방명언으로선 그에게 고마움을 느끼니 그가 자신을 믿어준다는 것에 감격했기 때문이다.

외인에게 문파를 맡긴다는 것은 어지간히 배포가 큰 사람이 아니고는 힘든 일이었으니 그런 면에서 존경심마저  일

고 있었다.

'무공으로 혈비도 무랑과 대적할 수 있을 정도에 배포 또한 이렇게 크니 쌍도문이 무림 제일 문파가 되는 것은 그

리 멀지 않은 것 같구나.'

거기에다 장천마저 자신의 수준을 크게 뛰어 넘어 이제 십년만 지나면 무림에서 적수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니 어느

누가 보아도 쌍도문은 크게 번성하게 볼 것이다.

다음날 은원방의 사람들은 장춘삼과 장천들로 나뉘어져 서로 길을  나서니 요운과 장천은 급히 말을 몰아 항주로

향했다.

은원방이 있는 곳에서 항주까지는 워낙 먼 거리였기에 과연 사모와 능예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으니 요

운으로선 답답할 뿐이었다.

"휴..무슨 일이라도 없어야 하는데.."

"그렇습니다. 능예야 모르겠지만, 어머니는 몸이 좋지 않으신 데 걱정입니다."

"그러게 말이다."

걱정이 산더미 같을 수밖에 없는 이들이였는데, 급히 말을 몰아가는 길에서  수십의 무인들이 바쁘게 어디론가 향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응?"

그 중에는 아는 얼굴이 있었던지라 요운은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으니 장천 역시 그 사람을 알아 볼 수 있었다.

"사형. 저분은 경운문의 하백대협이 아닙니까?"

"그렇구나."

말을 타고 있던 무인이 자신들의 근처에서 멈추자 하백 역시 고개를 돌리니 그가 요운이라는 것을 알고는 크게 놀

라는 표정을 하며 말했다.

"요대협 아니십니까?"

"하대협! 어디로 가시는데, 문도들과 함께?"

"이런 소식 못 들으셨습니까?"

"소식이라뇨?"

"정무맹 말입니다."

"정무맹?"

요운으로선 그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으니 정무맹이란 것은 들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248] 혈비도 무랑 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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