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11화 (212/355)

제 39 장 하오문의 전설 공공문 (1)

"설마 대사련에까지 적도의 무림가 잠입해 왔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너의 당부를 들었어야 하는 것이었는데. 미

안하구나."

"아니에요. 아저씨. 어차피 저들이라면 제가 있는  곳을 언젠가는 찾아냈을 거예요. 일단은  아저씨도 저희와 함께

이곳을 벗어나는 것이 좋을 듯 해요."

하지만 철진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저었으니 평생을 몸바쳐온 무유방을 버려 두고 자신 혼자 살길을 찾을 수가 없

었던 것이다.

"무유방은 방주와 함께 세운 방파, 이대로 이곳을 버려 두고 갈 수는 없다."

"아저씨...."

무미미로서는 그의 고집이 안타까운 맘이 들었지만, 철진과  같은 의기가 굳은 무인이 한번 결심한  것을 꺾을 리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저씨..부디 몸조심하세요."

"미아야..."

무미미의 말에 철진은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를 봐라보고는 경신술을 사용하여 복면 무사들이 있는 곳으로 몸을 날

리니 그의 뒤를 따라 무유방의 무사들 역시 최후의 결전을 위해 몸을 날렸다.

"아가씨 저를 따라 오십시오. 비밀통로로 안내하겠습니다."

"예."

철진이 베려한 무사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장소천을 가슴에 안고 그의 뒤를 따랐다.

무유방의 비밀통로는 창고에 위치해 있었으니 창고 가득히 쌓여 있는 쌀가마니를 치우자 나무로 막아 놓은 통로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곳을 통해 가시면 마을 외곽의 산 쪽으로 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고마워요. 무사님은?"

"전 철진님의 뒤를 따를 생각입니다."

"....예."

그녀의 말에 무사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하니 철진이 얼마나 이 무유방에 정성을 들였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무유방이 자신 때문에 무너진다는 생각을 한 그녀로서는 가슴이 아플 수밖에 없었지만, 광무자가 자신에게

맡긴 아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에 입술을 깨물며 통로로 들어갔다.

무유방에서 만들어 놓은 비밀통로는 사람 하나가 겨우 빠져나갈 정도의 크기인지라 소천을 안고 있는  그녀로서는

걸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고, 반대쪽의 통로로 빠져나갔을 때는 이미 반시진 이상의 시간이 지난 후였다.

통로를 빠져 나온 그녀는 언덕 위에 올라서 무유방 쪽을 봐라 보았는데, 이미 그곳은 검은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

솟아 오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워낙 거리가 멀어 싸움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로선 그  싸움의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정도

는 예상할 수 있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어렸을 때부터 아저씨라 따라왔던 철진을 생각하니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

품에 안긴 아이를 내려다 본 무미미는 더 이상 갈 곳이 없는지라 한숨 밖에 나오지 않았다. 유일하게 자신과 친분

이 있는 무유방은 이제 복면 무리들에게 습격 당했고, 이제 남은 것은 광무자만이 남았을 뿐인데, 헤어진 이후 다시

만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감숙에 있던 쌍도문은 사라지고  남아 있던 사람들 역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갈 곳이 없었던 것이다.

만약 광무자라는 사람이 아무 일이 없다면 무유방으로 찾아 왔을 것임을 잘 알고 있는 무미미는 그가 죽음을 당했

다는 것을 얼추 짐작해 볼 수 있었기에 아이를 데려다 줄 수 있는 곳이 쌍도문 밖에 없다 생각하고 있었다.

"휴...유림과 하오문 둘 중의 하나에 몸을 의탁해야 하겠구나."

쌍도문의 구양생과 양우생이 각각 유림과 하오문에 친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무미미는 그들 중 한사람에

게 몸을 의탁하고 광무자가 맡긴 아이를 돌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한 후 걸음을 옮겼다.

유림과 하오문 중 그녀가 선택한 것은 바로 항주의 본타는 두고 있는 하오문이었으니 선비의 무리라고 할 수 있는

유림은 그녀가 접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무림에 속한 곳이라 할 수 있는 하오문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여정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으니 이들을 찾는 이들이 상당히 많은 수였기 때문이다.

항주로 가는 도중 무미미는 무사들 몇 사람을 볼 수 있었는데, 그들에 의해 한시진도 되지 않아 상당히 많은 수의

무리들에게 포위 될 뻔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무림의 작은 방파들의 무사들이 그녀와 아이를 찾고 있었으니 그들은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 초상화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상당히 많은 돈이 걸려 있는 무미미와 장소천은 작은 방파의 무사들에게까지 쫓기고 있었으니 사파 십대 거

두의 일인인 무삼랑의 손녀답게 상당히 강한 무공을 소유하고 있었기에 첫 번째  위험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지만,

그 후로 낯에 길을 떠나는 것은 삼가 할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계속 종적을 드러내다가는 자신이 상대 할 수 없는 무인이 나타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었다.

낯에는 숲에서 잠을 청하고 밤에 길을 떠나는 그녀는 이주일이  지나서야 간신히 장강의 작은 포구에 도착 할 수

있었으니 육로보다는 수로를 선택했던 것이다.

포구에 도착한 그녀는 평범한 아낙네의 모습으로 변장을 하고는 이곳에서 배를 타려 했기에 작은 객점에 들릴 수

있었다.

객점 안에는 장강에서 배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십여명이 모여 있었는데, 그들 중  반 이상은 무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미미로선 긴장 할 수밖에 없었다.

객점에서 음식과 술을 먹고 있는 무사들 중  서넛은 사파의 무사인 듯 하지만, 대사련에  소속되어 있는 무사라고

방심할 수 없는 무미미로선 그들을 더욱 주의하며 구석진 자리에 앉았다.

"아아앙!"

소천이는 이런 무미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배고픈 마음에 울며 보채니 그녀로서는 식은땀을 흘리며  아이를

달랠 수밖에 없었다.

그 때 그녀에게로 삼십대 정도의 중년 여인이 다가왔으니 소천의 모습을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이가 참 이쁘네요."

"아! 예."

중년 여인이 다가오자 그녀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지만, 이내 당황한 표정을 짓고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딸인가요?"

"아니요. 아들이에요."

"어머...어쩜 남자아이가 이렇게 이쁘게 생겼을까?"

그녀의 말대로 덩치가 큰 무미미의 자식이라고 보기에는 장소천은 예쁘게 생긴 아이였으니 중년 여인이 놀라는 표

정을 짓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 할 수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소천을 보며 이야기를 하던 중년여인을 보며 무미미는 그녀가 적이 아니라는 생각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는데, 그 때 갑자기 소천이 다시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자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 갑자기...헉!"

아이가 울자 급히 무미미는 아이를 안아서는 달래려고 했는데, 그 때 아이의 몸이 가려진 부분에서 중년여인의 손

에 단도가 들려 있는 것을 본 것이다.

"이런!"

아이 때문에 자신의 손에 들린 단검이 들키자 놀란 중년 여인은 그녀의 요혈을 향하여 단검을 내질렀으니 무미미

는 급히 흑철공을 끌어 올려 몸을 보호하고는 앞에 탁자를 발로 차올리며 그녀의 공격을 막았다.

"꺄악!!"

단검을 내지르던 여인은 무미미가 차올린 탁자에 튕겨져서는  비명 소리를 내며 나가떨어지니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주위의 무사 대여섯 명이 병장기를 뽑아서는 무미미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크윽..."

이곳에 있는 무사들 역시 그들의 주구라는 것을 안 무미미는 미간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문 쪽을 향해

몸을 날렸는데, 문 쪽에서도 시꺼먼 인형이 떨어져 내리자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를 예상하고는 문과 창문 쪽에 무사들이 배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눈에 드러나 보이

는 무사들의 숫자만 해도 열 다섯 명 정도였으니 그녀로선 일전을 피할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흑철공을  극성

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하압!!"

흑철공을 끌어올리자 그녀의 피부는 짙은 검은색으로 변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다급한 순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천

은 딱딱해진 무미미를 보며 재밌다는 표정으로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아이의 웃음소리 속에서 사방에서는 살기를 띈 무사들이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다가오고 있었으니 무미미는  소천

을 안고 있지 않은 왼팔을 앞으로 가져가서는 제일 먼저 다가오는 녀석에게 일장을 내리칠 준비를 했다.

"공격하라!"

어느 정도 거리까지 다가오자 무사 한사람이 소리치니 무미미는 왼손을 회전시켜며 자신의 앞으로 검을 내뻗는 자

를 향해 일장을 내뻗었다.

"흑철장(黑鐵掌)!!"

흑철공의 서려 있는 그녀의 장은 무사가 내뻗은 검과 부닥치니 날카로운 소리가 내며 그의 검은 부러져 날아가 버

렸다.

"헉!! 끄악!!"

흑철공은 흑철돈녀 무삼랑이 만든 외가무공이였으니 아직 칠성 정도에 이르지 않았지만 이들과 같은 이류급의  무

사가 내지르는 검 따위는 장법으로 부러뜨릴 수 있는 힘이 있었다.

무미미의 장은 그의 검을 부러뜨린 기세를 타 녀석의  면상을 가격하니 그녀의 손바닥에 적중당한 무사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나가떨어졌다.

얼굴의 뼈가 완전히 부서져 버려 움푹 들어가 버린 무사의 모습에 다른 무사들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지만, 상

대가 아직 젊고 아이까지 들고 있는 것을 아는지라 멈추지 않고 계속 공격해 들어갔다.

"흑풍철각(黑風鐵脚)!!"

뒷쪽에서 세 명의 무인이 쇄도해 들어오는 것을 본 그녀는 급히 흑풍철각을 사용하여 그들이 다가서는 것을 막고

는 그 힘을 모아 하늘로 치솟아 오르니 다시 한번 몸을 회전한 그녀는 객점의 이층으로 몸을 날리고는 그대로 앞에

있던 방문을 걷어차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잡아라!"

그녀가 이층으로 도주를 하자 무사들은 급히 계단을 통해 쫓기 시작했다.

무미미가 들어간 방안에는 이십대 후반 정도의 남자가 여인을  안고 있었으니 갑자기 아이를 안고 커다란 몸집의

여인이 들어오자 그 들은 크게 놀란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미안해요!"

하지만 이들에게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으니 그녀는 두 사람이 누워 있는 침대를 박차고 날아올라서는 몸으로 창

문을 깨며 땅으로 착지하니 뒤늦게 들어온 무사들은 이층 창문을 통해 빠져나갔다는 것을 깨닫고는 부서진  창문으

로 뛰어 내려가 무미미의 뒤를 쫓았다.

난데없는 봉변을 당한 젊은 남녀들은 멍하니 이들이 사라진 창문 쪽을 봐라보고 있었으니 잠시 후 한숨을 내쉰 남

자는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기 시작했다.

"뭐해 이년아 빨리 옷 입고 꺼져!"

"어머! 뭐 이런 남자가 다 있어!"

남자의 말에 몸을 파는 여인인 듯한 그녀는 화를 내며 옷을 주워 입으니 그녀에게 돈을 던져 준 그는 부서진 창문

아래쪽을 보며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참나 쉴 시간이 없다니까! 그나저나 방금전에 본 녀석들은 음혈방 녀석들인데, 왜 그 여자를 쫓는 거지?"

남자는 방금 전에 자신을 넘어서 여인의 뒤를 쫓아간 자들을 알고 있었으니 바로 이 근처에 이류 방파 중의 하나

였던 것이다.

음혈방은 사파의 하나로 돈이라면 살인, 강간 등 안 하는 일이 없는 악질적인  방파로 소문이 난 곳인지라 그들이

쫓고 있는 여인을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어이!"

"왜요!"

창문 쪽을 봐라보던 남자는 뒷쪽에서 옷을 주워 입은 여인을 부르니 그녀는 뾰로뚱한 얼굴로 대답했다.

"거참! 포구로 가면 사십대 정도에 긴 수염에 청의를 걸친 남자가 있을 거니까. 표식을 따라 오라고 전해라고!"

그 말과 함께 품에서 한냥짜리 은원보를 건네주니 뾰로뚱한 표정을 짓던 여인은 금새 얼굴에 화색이 돌고는 고개

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고는 밖으로 나갔다.

"자..그럼 지금부터 일을 시작해 볼까.."

여인이 밖으로 나가자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말하더니 밖으로 몸을 날렸다.

음혈방에게 쫓기고 있는 무미미는 원래 경공술이 그리 뛰어나지 못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무사들에 의해 포위되

고 말았다.

"차압!!"

"끄억!!"

달려드는 무사를 일각으로 내쳐버린 그녀는 숲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그들의 포위망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일이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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