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7 장 은원방과 독문의 대결 (7)
[무진형.]
[알았다.]
이미 어느 정도 이야기가 오간 상태였기에 장천과 곽무진은 전음을 통해 독문의 수석봉공과 싸울 준비를 행했고,
동방명언은 나머지 사람들을 움직이며 수석봉공의 뒤에 서 있는 무사들과 대치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하하. 본좌와 싸울 생각인가? 재밌는 아해들이군."
자신에게 살기를 내비추고 있는 장천과 곽무진을 보며 수석봉공은 재밌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리고는 가볍게 섭선
을 앞으로 내밀고는 계속 말을 이었다.
"본좌의 삼초식을 받는다면 인정을 해주도록 하지."
"흥! 무진형!"
"알았다!"
녀석의 말에 콧방귀를 뀌며 장천은 무진을 부르며 녀석을 향해 빠른 속도로 쇄도해 들어가니 그것에 호응하여 무
진 역시 파사신검을 꺼내고는 그의 뒤를 따랐다.
"호오!"
두 사람의 움직임이 재빠르고 정도 있는 것을 보며 탄성을 내지르는 모습을 보이던 수석봉공은 오른손에 들려 있
던 섭선을 가볍게 휘두르니 강한 바람이 일어나더니 일대를 흙먼지로 뒤덮기 시작했다.
"패룡포효!!"
이 정도의 흙먼지 바람에 물러설 장천이 아니었으니 오른손의 도를 휘둘러 패룡포효의 초식을 시전하자 강한 도강
이 형성되어서는 그가 만든 흙먼지를 가르며 맹렬하게 수석봉공을 향해 뻗어 나갔다.
하지만 도강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그의 신형은 사라진 후였으니 장천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해야!"
"큭!!"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 그는 어느 샌가 장천의 머리 위에 있었으니 녀석이 섭선을 휘두르자 장천은 이를 악물며
급히 좌검을 사용하여 검막을 펼쳤다.
[채재쟁!!]
그가 휘두른 섭선은 검막과 부딪치며 푸른 불꽃을 만들어내니 장천이 행하는 검막의 위력에 수석봉공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직 약관도 이르지 못할 것 같은 외모의 아이가 휘두르는 검막 치고는 상당히 견고했기 때문이다.
"내가 너희들을 얕보았던 모양이군!"
생각보다 실력이 뛰어난 자들이라는 생각에 쉽게 상대하려던 그는 생각을 바꾸고는 본격적으로 공격초식을 시전하
기 시작했다.
"파천격풍(破天擊風)!!"
검막에서 섭선을 뒤로 뺀 그는 파천격풍의 초식을 시전하며 섭선을 휘두르니 강한 바람이 맹렬한 기세로 뿜어져
나와서는 검막을 피해 장천의 옆구리를 향해 밀려들어갔다.
"쉽게는 되지 않을 것이요! 일검멸사(一劍滅邪)!!"
"흥! 차압!!"
하지만 그의 상대는 장천 하나뿐이 아니였으니 그의 태양혈을 노리며 곽무진이 파사신검을 찔러 왔다. 녀석의 검
역시 만만치 않은 것을 깨달은 그는 왼손을 사용하여 장풍을 날려 녀석의 검의 방향을 바꾼 후 발을 들어서는 무진
의 옆구리에 일각을 날렸다.
"끄악!!"
옆구리에 일각을 당한 무진은 고통의 신음을 내뱉으며 땅으로 처박혔지만,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다시 녀석을
향해 돌진해 들어갔다.
"응?"
자신이 시전한 일각에는 칠성정도의 힘이 포함되어 있었기에 녀석은 일어서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수석봉공은
곽무진이 금방 일어나서는 또 다시 자신을 공격해 들어오자 몸을 회전하며 다시 무진의 미간을 향해 일각을 내질렀
다.
"쉽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장천은 그가 시전한 선풍의 공격을 피해 몸을 날린 상태였다.
무진에게 재차 일격을 날리기 위해 몸을 회전시킨 수석봉공을 보며 장천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격해 들어간 것
이다.
"태산반참(泰山半斬)!!"
그를 향해 강렬한 기세로 장천이 화룡신도를 내리치니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위력의 도강이 뻗어나갔고, 그것을
만만히 볼 수 없다는 것을 안 수석봉공은 급히 섭선에 내력을 집어넣어서는 도강을 옆으로 튕겨 내었다.
[쿠구궁!!]
갑자기 끌어올린 내력이었지만 섭선에는 십성에 가까운 내력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도강을 튕겨 내긴 했지만 자신
의 손이 상당한 충격에 떨리고 있는 것을 보며 등 뒤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자신의 무공이 이 두 사람보다 위에 있긴 했지만, 이렇게 계속 두 사람에게 연환공격을 당했다가는 내공이 남아나
질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녀석들을 내공이나 무공의 실력으로 보아서는 쉽게 쓰러뜨릴 상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편 장천과 곽무진은 독문의 수석봉공을 상대로 고투를 벌이고 있을 때 동방명언은 그가 데리고 온 무사들과 싸
우고 있었다.
하지만 소문주가 있다고는 하나 이곳이 독문의 본문은 아니었기에 이들의 실력은 쌍도문의 무사들에 비해선 크게
떨어지고 있었으니 반 시진 정도면 이들을 모두 전멸시키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생각보다 엄청난 자로군.'
장천이 곽무진과 함께 계속 독문의 수석봉공을 공격했지만, 제대로 된 공격을 성공시키지 못하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녀석의 실력은 과거 천마와 비교해서 뒤지지 않는 아니 오히려 한 수 위인 듯한 무공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고수가 튀어나왔는지 알 수가 없는 장천이였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여유도 없을 정도
였다.
"이런...십대신병이였나.."
수석봉공은 자신이 들고 있던 섭선이 엉망이 되는 것을 보며 녀석들이 들고 있는 무기가 강호에서 신기로 알려져
있는 십대신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섭선의 살은 현철로 만들어져 있는데다가, 그 천은 천잠사로 짰기 때문에 내공을 약간만 주입해도 웬만한 보검으
로는 흠집조차 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물건인데, 두 꼬마의 병기를 몇 번 맞닥뜨리고 나니 천잠사는 군데군데
찢어지고 현철은 구부러져 보기 흉한 모습을 띄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애지중지 하는 섭선이 엉망이 되고 나니 그 역시 노기가 치솟아 오를 수밖에 없었고, 자신이 이끌고 온 부
하들이 녀석들의 동료에 의해 반으로 줄은 것을 보며 자신의 본신 능력을 모두 끌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삼십 년만에 본신의 힘을 모두 사용하게 되는군! 차압!!"
수석봉공은 두 사람에게 들으라는 듯이 중얼거리고는 온 몸에 내력을 집중하니 그 순간 엄청난 기운이 그의 몸에
서 터져 나와서는 입고 있던 장삼이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찢어져 사방으로 날아갔다.
"헉!!"
"엄청난 압박감이다!"
녀석의 몸에서 느껴지는 기도를 보며 두 사람은 헛바람을 내뱉을 정도로 놀라니 찢어진 장삼의 밑으로는 갈색의
가죽갑옷이 입혀져 있었고, 양 옆구리에는 두 자루의 호수구(護手鉤)가 매달려 있었다.
"이것을 사용하는 것은 홍무제와 원의 잔당을 쓸었을 때 이후로 처음이로구나!"
"홍무제?"
그의 입에서 명의 태조의 이름이 나오는 것을 보며 장천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는 섭선을 요대의 뒷쪽에
꽃아 넣고는 호수구를 잡아들었다.
"어디 시작해보자꾸나!"
"차압!!"
수석봉공의 말에 장천과 곽무진은 일제히 공격해 들어갔는데, 그는 장천과 곽무진의 공격을 손을 보호하는 반월모
양의 칼날 월아(月牙)로 가볍게 두 사람의 칼을 막고는 미끄러지듯이 칼날을 타고는 앞으로 쇄도해 들어왔다.
"헉!"
근접거리로 접근해 온 그는 몸을 숙이며 두 사람의 옆구리를 향해 호수구의 손잡이 끝에 있는 송곳을 내질렀다.
"치이!!"
장천과 곽무진은 급히 양옆으로 몸을 날려 그의 공격을 피하려고 했는데, 수석봉공은 호수구를 가볍게 회전시켜서
는 갈고리를 사용하여 두 사람의 발목을 낚아 채버렸다.
"이대로 보내기에는 아쉽군! 하압!"
두 사람을 보며 한마디를 내뱉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호수구를 휘두르자 발목이 잡힌 장천과 곽무진은
그대로 들려서는 땅에 처박히고 말았다.
"끄윽!!"
"차압!"
땅에 처박힌 장천은 우도를 사용하여 녀석의 호수구를 잘라 내버리려 했으나 그는 가볍게 호수구를 회전시켜서는
장천을 뒤집어 버림으로써 도격으로 호수구가 잘려져 나가는 것을 막았다.
"우습구나. 이 정도의 공격에도 허둥거리다니 말이다."
"크윽!!"
그의 말에 장천과 곽무진은 이를 갈 수밖에 없었으니 지금까지 호수구와 같은 변칙적인 공격을 하는 무기를 가진
자와 제대로 싸워 본 적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무공은 천마 이상인 데다가 변칙적인 술수를 사용하여 적을 제압하는 수법을 지닌 자였으니 장천과 곽무진이 고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었다.
"차압!"
또 다시 두 사람은 수석봉공을 공격하기 시작했지만, 이번 역시 전과 다르지 않았다. 두 사람의 공격을 월아로 가
볍게 막은 그는 또 다시 미끄러지듯이 다가왔던 것이다.
아까와는 달리 장천은 검을 들어서는 녀석의 왼쪽 어깨를 곽무진은 발을 사용해서 녀석의 오른쪽 어깨를 향해 공
격해 들어갔는데, 그는 호수구를 약간 움직임으로 장천과 곽무진의 공격을 막고는 손목을 회전시켜 갈고리로 두 사
람의 얼굴을 공격했다.
"크윽!"
급히 피하기는 했지만 두 사람 모두 얼굴에 긴 상처를 입고 말았으니 찢어진 볼로 시뻘건 피가 쉴새 없이 흘러나
오고 있었다.
'도저히 이길 수 없다...'
녀석의 공격에 두 사람의 투지는 꺾일 수밖에 없었는데, 그 때 멀리서 동방명언의 외침이 들려왔다.
"이 멍청한 녀석들아!"
"명언..?"
명언의 외침에 두 사람은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멍청한 녀석들! 너희 둘은 십대신병의 주인들이다! 변칙적인 공격에 속지 말고 강공으로 녀석을 밀어 붙여라! 녀
석의 호수구가 무엇으로 만들어진지는 모르지만 십대신병의 버금갈 무기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렇군!"
그제서야 곽무진은 동방명언이 멍청이라고 소리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무진형?"
"우리가 잊고 있었다. 녀석이 우리의 공격을 호수구를 사용하여 막고 변칙적인 공격을 행하지만 우리에게 치명상
은 입히지 못하고 있었다. "
"아!"
"우리의 강공을 막을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인하여 자신의 공격 역시 적을 쓰러뜨릴 정도가 되지 못한다는 거지."
"큭!"
곽무진의 말에 수석봉공은 감추어 둔 것이 들켰다는 것을 깨닫고는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말대로 지금의 그는 녀석들의 강공을 막아 반격을 할 수 있었지만, 강한 내력이 실린 공격에 자신의 내력이
호수구로 이어지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거기다가 두 번에 이은 녀석들의 공격을 막은지라 월아에는 눈에 뜰 정도로 흠집이 나 있었으니 계속 공격을 허용
하다간 월아가 잘려나가며 녀석들의 병기에 손을 다칠 확율이 높았던 것이다.
"무진형!"
"공격하자! 녀석이 우리들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 하더라도 호수구를 결코 십대신병을 막을 수 없다."
"알았어요!"
무진의 말에 장천은 다시 투기를 다지고는 다시금 내력을 병기에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제길. 저 녀석 때문에...'
수석봉공으로선 치명상은 아니지만 계속적인 반격으로 녀석들의 투지를 꺾어 승기를 잡은 생각이었는데, 그것이
자신의 부하들을 쓰러뜨리고 있는 또 다른 무사에게 들켜 버리자 노기가 치솟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