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94화 (195/355)

제 37 장 은원방과 독문의 대결 (1)

"대사련이 중원을 일통할 때 한중과 서촉을 저희 은원방에게 내어 주신다는 약조만 하신다면 저의 은원방 뿐 아니

라 만마문의 협조까지 약조해 드릴 수 있습니다."

"한중과 서촉?"

한중과 서촉은 삼국시대 때 장로와 유장이 다스리던 땅으로 후에 유비의  촉나라의 땅이 된 곳이었다. 양진으로선

그들이 왜 이곳의 땅을 원하는지 모르지만 대사련의 권력에  참여하지 않고 이 정도의 약조만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촉에는 정파에서도 가장 문제 거리인 사천당가와 함께 아미파, 청성파 등이  있는 정파의 요지였기 때문에 가장

골치 아픈 땅일 수도 있었으니 은원방이 그들을 맡아 준다면 오히려 대사련으로선 편해진다고 할 수 있었다.

거기다가 서촉의 땅은 대사련에 힘이 거의 미치지 않는 곳이나 다름이 없었기에 양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방명언

의 뜻을 받아 들였다.

"알겠소이다."

"옳으신 선택이십니다."

양진이 자신의 뜻을 받아들이자 동방명언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그에게 포권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

몇 가지 이야기가 오간 후 양진이 다시 대사련으로 떠나자 좌중에 있던 사람들은 크게 시끄러워 질 수밖에 없었으

나 동방명언이 양진에게 제시했던 일은 전에 상의가 없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명언! 도대체 무슨 짓이야 난데없이 한중과 서촉 땅을 달라니!"

"대사련에 들어가는 것이 계획이긴 했지만, 그런 말은 없었잖아?"

장천과 곽무진의 말에 동방명언은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던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차피 근거지가 필요한 것은 사실 그렇다면 서천과 한중의 땅에서만큼은 대사련에 간섭받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한 말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한중이야 그렇다 쳐도 서촉은 사천당가는 물론 청성, 아미까지 무림명문 대파가 몰려 있는 곳

이라고 그런 곳을 무슨 근거지로 하겠다는 거지?"

장천의 말에 곽무진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는데, 동방명언은 오히려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어라? 서촉의 땅에서 쌍도문이 뭐가 문제지?"

"응?"

"뭔가 그게 착각하고 있나본데, 은원방이야 서촉의 땅에선 정파의 명문세가  때문에 위험할지 모르겠지만 그걸 쌍

도문으로 바꾼다면 서촉의 땅은 오히려 우리들에게 유리한  곳이라고 내가 알기로는 쌍도문은 사천 당가의 친밀한

관계인데다가 쌍도문의 문주이신 장대협께선 아미파의 문주인 절진사태와 안면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말이야."

"음...."

동방명언의 말이 틀리지 않은지라 두 사람은 잠시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말대로 은원방은 사파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었지만, 쌍도문의 구파에 들어간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의 명문대파, 그런 만큼 서촉의 땅에선  쌍도문

은 오히려 안전하다고 볼 수 있었다.

"문제는 청성파가 있다는 것이지만, 사천당가와 아미파의  협조를 얻을 수 있다면 문파의 세가  기울고 있는 청성

쯤이야 쉬운 상대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었나?"

"음...."

동방명언의 말에 반박할 말이 없는지라 두 사람은 다시 침묵에 잠길 수밖에 없었는데,  그 때 그들의 뒤에서 누군

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천당가, 아미, 청성은 솔직히 문제가 아니지만 더 골치 아픈 상대가 사천에 있다는 것을 간과하는군 동방소협."

"아버지!"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장천의 아버지인 장춘삼이였으니 그는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더니 동방명언을 보며  말

했다.

"어차피 대사련에 들어갈 계획이었다면 그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사천을  선택한 것은 잘한 결정이다. 하지만 대

사련에 너무 치중하여 독문이라는 존재를 놓치게 된다면 어렵게 생각한 일도 모두 헛수고가 되어 버리지."

"독문이라면 남만에 당가라 불리는 독의 명문 아닙니까? 그들이 왜 사천에?"

용의주도한 동방명언이였지만, 강호의 모든 정보를 알 수는 없었으니 남만의 독문이 사천에 있다는 것은 의외였던

것이다.

"독문이 사천에 진출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본문과 몇 개의 문파 외에는 아는 자가 없으니 너무 억울해 하지는 말

게나."

"음...그렇군요. 철사방의 비고에서 독문의 인물들이  나타났던 것이 조금 이상하긴 했는데,  설마 그들이 사천까지

진출했을 줄이야. 그렇다면 그들의 근거지는 과거의 철사방이겠군요."

"그렇다네, 다행히 사제인 양우생이 하오문의 문도들을 통해 독문의 위치를  모두 파악한 후니 대사련에서 본격적

으로 일을 처리하기 전에 먼저 독문을 사천의 땅에서 완전히 몰아내는 것이 먼저이네."

하지만 독문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강호에서 사천당가를 상대하기 어려운 것은 바로 수많은 암기와 독 때문이었으니 독문 역시 대량살상이 가능한 독

을 가지고 있는 문파이니 만큼 만만히 볼 상대라 아니었던 것이다.

사천의 유수의 문파 치고 독문의 독에 당하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 그 수는 많다고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수채에

서 데리고 온 하급무사인 것을 감안한다면 은원방이 그리 유리하다고는 볼 수 없었다.

"은밀히 사천당가의 도움을 얻어낼 수 있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들의 독을 무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네,

이런 이유로 독문과의 싸움에서는 백 이내의 정예로만 상대할 생각인데 어떤가?"

독을 상대로 많은 무사들을 이끌고 갈 수는 없는지라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의견에 수긍했다.

"이미 사천당가와는 연락이 되어 있으니 근시일 안에 사람을 보내 올  것이네, 이번 독문과의 싸움에 나설 사람이

있는가?"

장춘삼의 말에 장천과 곽무진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뒤이어 데비드와 동방명언이 일어나니 참여를 결정했다.

"이번 싸움을 통해 독문의 절독을 입수할 수 있다면 나중에 있을 대사련과의 싸움에도 유리한 고지를  이끌 수 있

을 것이네, 자네들은 이것을 꼭 명심하고 그들을 상대하도록 하게."

"예."

이렇게 해서 은원방은 대사련에 들어서기 전에 독문과의 일전을 결정하게 되었다.

이주 일 후 장춘삼의 말대로 사천 당가에서 이십여 명의  사람들이 도착했으니 그 들 중에는 장천과 안면이 있는

사람도 꽤 되었다.

사천당가의 인물이 은원방에 도착하자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나선 장천은 한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크게 기뻐

하는 표정을 하며 달려가 인사를 했다.

"당철 형님! 오랜만입니다."

"오! 장천 아우 아닌가!"

당철은 장천의 얼굴이 많이 변하기는 하지만 옛적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지라 크게 반가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인사를 받았다.

"감숙에서 자네들이 변을 당했다는 말에 한발 늦은 것을 지금껏 안타까워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도움을 줄 수 있

게 되니 이제서야 마음이 놓이는군."

"사천 당가에서 이렇게 도움을 주시니 저희들이 오히려 감사할 뿐이지요. 자 안으로 드십시오."

사천당가는 전에 장천일행들의 도움을 받아 당가타를 독문에게 되찾은 후 한시라도 그들에게 은혜를 갚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장춘삼의 서한을 받자 당가의 가주인 당이는 지체할 것 없이 당철을 비롯한 정예를  은원방으로

보낸 것이다.

"장대협 오랜만이에요."

"....당세문...?"

당철을 모시고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뒤에서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본 장천은 아름다운 여인 한사

람을 볼 수 있었는데, 그의 얼굴이 당세문이라는 것을 알고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과거 당세문은 남장을 하고 있어 중성적인 면모가 가득했다면 지금 역시 어느 정도 중성적인 것이 남아 있기는  하

지만 상당한 미모의 여인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당여협...오랜만이군요."

"소수마공은 잘 받으셨는지 모르겠군요."

"아! 예. 당여협의 도움으로 십성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십성?!"

장천의 말에 당세문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장천 보다 먼저 소수마공을 익힌 그녀의  수준은 아직 팔성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자질이 자신보다 뛰어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런 짧은 시간에  소수마공을 십

성의 경지까지 이르렀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으니 그것은 옆에 있던 당철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당세문은 장천의 손을 보고는 십성의 경지를 익혔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으니 팔성의 경지에 이른 자신

의 손과는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이상하군요. 소수마공은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면 마공의 영향으로 손이  하얗게 변한다고 하는데, 장소협의 손

은?"

"아! 저 역시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만 저의 경우에는 소수마공과 함께 극성이  되는 양강의 무공을 같이 익히고

있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음..."

양강의 무공이란 말에 당세문과 당철은 그것이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서로 상반되는 무공은 익히는 것

이 어려울 뿐 아니라 익혔다고 해도 한쪽의 무공이 너무 높다면 다른 쪽은 높은 무공에 눌려 사라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장천의 경우에는 그런 영향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으니 그가 익히고 있던 양강의 무공이 소수마공에 뒤

지지 않는 상승의 무공이란 뜻이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궁금증을 가지고 본관으로 들어선 당철과 당세문은 내전에서 장춘삼을 만날 수 있었으니 인사를  나누고

는 본격적인 회의에 들어갔다.

장춘삼의 부탁으로 은원방에 오기는 했지만 아직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 독문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다네."

"으드득..."

장춘삼에게 이번에 싸우게 될 상대가 독문이라는 것을 들은 당철은 크게 놀라고는 이를 갈기 시작하니 사천 당가

가 독문에게 당한 것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천 당가는 은원에 관해서는 받은 것에 수배로 갚아주는 것이 관례와도 같은 문파였으니 지금은 아직 가문의 세

가 안정되지 않아 복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지만, 당가타에서는 언젠가  남만으로 가 독문에 복수하기를 다짐하

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의 당가였으니 이번 상대가 독문이라는 것을 알자 투기가 치솟아 오를 수밖에 없었다.

"현재 독문은 사천 동봉현의 이문산을 거점으로 하여 총 네 곳에  위치해 있네, 이문산에는 현 독문의 소문주라고

알려져 있는 구독망 양견이라는 자와 독문의 사대봉공 중의 두 사람이 있다고 하네."

"독문의 사대봉공이요?"

장천의 물음에 장춘삼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구독망 양견의 무공도 만만히 볼 것은 아니라 하나 가장 큰 문제 거리는 이들 사대봉공 중 두 사람이다. 그들 중

한 명이 절명독수(絶命毒手) 장간(張干)이라는 것은 밝혀졌지만, 나머지 한 명은  하오문의 정보로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절명독수 장간이라면 과거 청성파의 사대검수를 쓰러뜨렸단 독수의 고수가 아닙니까?"

동방명언의 말에 다른 이들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과거 청성파는 사천의 당가나 아미를 압도 할 정도로 성세를 이룬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청성의 사대검수의

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성의 사대검수는 어이없게도 남만에서 온 한 무사에게 어이없이 쓰러지게 되니 그 후로 청성은 크게 세

력이 떨어지게 되고 만 것이다.

"음...청성의 사대 검수라면 하나하나의 실력이 등백부님과 비슷하다는 고수였는데, 그들을 쓰러뜨린 상대가 독문의

사대봉공 중 한 사람이었다니...."

장천으로선 독문에 이렇듯 엄청난 고수가 있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에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장 문제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자다. 하오문의 정보에 따르면 그는 독문의  수석봉공으로 그 무공은

현 독문의 문주을 압도하고 있다고 하더군."

"아!"

"역대 독문의 문주 중에 가장 강한 무공을 지니고 있다는 현 독문의 문주를 압도할 정도의  실력이라면 적어도 강

호 서열 십위 안의 드는 초고수라고 할 수 있다."

강호 서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든다는 것은 천하를 넘볼 수 있다 할 수 있었으니 좌중에 있던 사람들의 안색은 더

욱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싸움에서 패배를 생각할 수 없는 이들로서는 의기를 다질 수밖에 없었으니 장춘삼은 그런 그들의 모

습을 보고는 장천과 곽무진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오늘부터 천이와 무진이는 연공관에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기 전까지 폐관 수련에 들어간다."

"예?"

갑작스러운 폐관수련에 두 사람은 놀랄 수밖에 없었으니 장춘삼은 차를 한 모금 음미한 후 계속 말을 이었다.

"독문의 수석봉공을 상대로 싸우기 위해선 무림 십대병기를 가지고 있는 너희 두 사람의 무공이  절실히 필요하다

할 수 있다. 무진이는 파사신검의 무공을 극성까지 천이는 좌검우도의 무공은 십성  이상으로 끌어 올려야 할 것이

다."

"알겠습니다."

오랫동안 제대로 무공을 익힐 시간이 없었던 두 사람은 장춘삼의 말에 포권을 하며  대답을 했다. 물론 다른 사람

이 독문과 싸울 준비를 할 때 자신들은 연공관에 틀어 박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조금 억울하기는 했지만, 가장 문

제가 될 수석봉공을 상대로 장춘삼이 자신을 지적한 것에 투지가 솟고 있었던 것이다.

장천과 곽무진이 연공관에서 수련을 시작하자 나머지 사람들은 독문과 싸울 쌍도문의 무사들을 선출하는 한편, 독

문의 독에 대항할 해약을 만드는데 주력하기 시작했다.

사천당가와 독문은 오랜 세월동안 서로 독의 양대산맥으로 경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간의 독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독문의 십대절독을 제외하고는 사천당가에서는 거의 모든 독을 해독할 수 있었으니 당철과  당세문은

그 십대절독에 대항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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