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92화 (193/355)

제 36 장 쌍도문의 복수 (4)

장천이 맡은 임무는 청파문의 전운을 도와 전초전을 벌이는 것이었다.

"하하하하 감히 우리 청룡검장에 삼류 낭인무사들로 도전을 해오다니 우습군."

청파문의 전운은 일백여 명의 낭인무사들과 함께 청룡검장으로 향하니 상대로선 우스울 뿐이었다.

청룡검장이 대문파는 아니지만 장주인 청룡대협 문수와 그의 아우 문철, 문경은  강호에서도 꽤 이름이 알려져 있

는 고수인데다가 검장의 문도들의 숫자도 이백여 명이 넘을 정도씩 때문에 삼류 낭인무사를 이끌고 온 전운이 우습

게 여겨질 뿐이었다.

전운의 앞으로 나선 이는 청룡검장의 문가 삼형제의 막내인 문경이였다.

복수를 다짐하는 전운의 앞에선 그는 한 자루의 검을 들고는 대소를 터뜨리며 조롱하니 전운의 미간이 찌푸려 질

수밖에 없었다.

문경의 뒤에는 청룡검장의 장로급 인물 두 명과 함께 삼십여명의 문도들이 당장이라도 싸울 기세로 살기를 뿌리고

있었으니 전운의 뒤에 있던 낭인무사들의 등줄기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릴 수밖에 없었다.

낭인무사들이 아무리 강하다고는 하지만 명문가의 무사들과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이다.

전운 역시 무공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지라 그가 기댈 사람은 그의 옆에서 재밌다는 듯이 미소를 짓고 있는 장천밖

에 없었다.

"장대협.."

"맡겨 주십시오."

허름한 옷을 입고 낭인무사로 변장을 하고 있는 장천은 전운을 안심시켜 놓고 천천히 문경의 앞으로 걸음을 옮겼

다.

그의 허리에는 십대신병이 아닌 보통의 검과 도가 매여져 있었으니 그것이 청룡검장의 인물들에게는 장천은  우습

게 보는 결과를 만들었다.

"하하하 삼장주님 저 녀석은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녀석이 앞으로 나오자 문경의 앞으로 한 젊은 무사가 대소를 터뜨리며 앞으로 나섰으니 청룡검장의 젊은 후지기수

인 양평이란 자였다.

청룡검장의 후지기수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무공을 지니고 있는지라 문경은 낭인무사를 상대하는데는

별문제가 없으리라는 생각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양평. 네가 저 겁 없는 하룻강아지에게 본때를 보여 주어라."

"예. 삼장주."

삼장주의 허락을 받은 양평은 천천히 그의 앞으로 걸음을 옮겨서는 장천을 보며 조롱을 하듯 소리쳤다.

"어디에서 굴러온 비렁뱅이인지는 모르지만 감히 청룡검장에게 칼을 들이대다니 살아 돌아갈 생각은 말아라."

하지만 장천으로선 그가 우스울 뿐이었으니 마교에서도 천마들과 같은 강호에서 손에 꼽힐 정도의 고수들을  상대

해왔던 그로선 강호의 후지기수 중에서도 이름도 없는 양평이란 자가 자신을 조롱하듯 말하니 어찌 우습지  않겠는

가?

말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 장천은 귀찮다는 듯이 고개를 내젖고는 녀석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리니  양평으로선

황당할 뿐이었다.

"네 녀석이 죽고 싶은 게로구나!!"

"잔소리 말고 덤벼 이 호로 자식아!"

"끄아악!!"

장천의 말에 더 이상 참지 못한 양평은 검을 뽑아 들고는 괴성을 지르며 쇄도해 들어왔다.

"청룡검법의 무서움을 보여주마!! 차압!!"

하늘로 치솟아 오른 양평은 장천은 정수리를 향해 일검에 이도양단을 시킬 기세로 밀려왔으니 그것을 보던 전운과

낭인무사들은 그의 엄청난 기세에 기가 눌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상대는 너무나 안 좋았으니 자리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양평의 검을 지켜보던  장천은

입가에 미소를 흘리더니 천천히 오른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챙!!]

"헉!!"

그 순간 날카로운 쇳소리가 일대를 울리니 놀랍게도 양평이 휘두른 검은 장천의 손에 막혀서는 두동강이 나고 만

것이다.

"헉!!"

녀석이 내려치는 검을 보며 장천이 오른손에 소수마공을 시전한 것이니 내력이 그다지 강하지 못한 검은 소수마공

을 운용한 손에 의해 부러지고 만 것이다.

"가소로운 녀석! 서장의 왕으로 군림하는 본 빙천마수(氷天魔手)에게 네 까짓 어린아이의 검이 통할 줄 알았더냐?"

"빙천마수...!! 끄악!!"

손이 얼어 버릴 정도의 냉기에 양평은 부러진 검을 들고 있을 힘조차 없었으니 장천은 녀석의 머리채를 잡고 소수

마공으로 그대로 얼려버리니 괴성을 지르던 양평은 잠시 후 머리가 얼어 버린 채 절명하고 말았다.

"저런..."

"음..."

믿었던 양평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쓰러지니 문경과 청룡검장의 무사들은 모두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문경 자신이라 할지라도 양평을 상대로 일초도 되지 않아 쓰러뜨릴 자신은 없었기 때문이다.

[장로! 서장의 빙천마수라는 자를 들어 본 적이 있습니까?]

[글쎄요. 서장의 고수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만만치 않은 자인 듯 합니다.]

그들이 서로간의 전음을 나누기 위해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을 보며 장천은 기다리지 않고 앞으로 내달리니 청룡

검장의 무사들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삼장주!! 피하십시오!!"

"빙풍장!!"

장천이 장풍을 날리려 하자 크게 놀란 장로가 급히 삼장주를 밀고는 검을 뽑아 들었으나 강렬한 냉기의 장풍에 순

식간에 얼음덩이가 되어버렸다.

"헉!!"

문명으로선 장로급 정도의 인물이 일장을 견디지 못하고 얼음 기둥이 되어버리자 크게 놀라서는 뒷걸음질  처서는

소리치기 시작했다.

"저..저 녀석을 막아!!"

"흥!!"

문명의 소리치자 뒤에 서 있던 무사들이 검을 뽑아서는 장천을 공격해  들어갔지만, 어느 누구도 장천은 소수마공

의 냉기를 막을 수 없었으니 순식간에 수십 명이 얼음 기둥이 되어서는  나가떨어졌고, 문명은 사색이 되어서는 장

원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뭐야 저 녀석!!"

부하들을 방패막이로 도주하는 녀석을 보며 장천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심함 마저 느꼈으니 저런 녀

석들이 공격에 설마 쌍도문이 비참한 꼴을 당했다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다음 순간에는 참을 수 없는 분노까지 밀려 왔으니 자신을 막아서던 청룡검장의 무사들의 머리를 밟고 뛰

어올라서는 순식간에 문명의 앞까지 경공을 펼쳐 날아왔다.

"끄아악!!"

녀석의 앞으로 몸을 날린 장천은 그대로 왼손을 들어서는 화의 무공을 시전하니 문명의 머리는 불꽃과 함께 타오

르기 시작했다.

"한심한 녀석!"

욕을 하고 싶지도 않은 녀석을 보며 장천으로선 그대로 화의 무공을 시전하여 녀석의 머리를 태워 버리려고 했는

데, 그 때 뒤에서 날카로운 기세가 느껴져 왔다.

"당장 그 손을 놓지 못하겠느냐!!"

문명의 장천의 손에 잡히자 장원 쪽에서 한 명의 고수가 검을 들어서는 그를 향해 일검을 내질렀으니 장천은 급히

왼손으로 검을 뽑아서는 녀석의 검을 막았다.

[채재쟁!!]

"청룡십이검!!"

청룡검장의 독문무공인 청룡십이검이 펼쳐지자 날카로운  검기가 장천의 요혈을 노리며 밀려  들어왔지만, 장천의

검술 역시 상당한 경지에 이르렀기에 녀석의 검기는 장천의 옷자락조차 스치지 못하고 있었다.

"오호! 이제 봤더니 청룡검장의 이장주라는 문철이란 자로군!"

"당장 동생을 놓지 못할까!"

청룡검장의 이장주 문철은 무림맹에서도 상당히 이름을 떨친 무사로 문명과는 격이 다른 고수였다.

"끄으윽!! 혀..형님!!"

장천의 손에 잡힌 문명은 머리가 타오르는 고통에 신음을 내지르며 문철에게 도움을 청하니 동생의 위기에 그로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어디 얼마나 동생을 아끼는지 구경이나 해볼까?"

그 말과 함께 장천은 문철을 향해 문명을 집어던져서는 그 뒤로 빠른 속도로 쇄도하니 문철의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동생을 받자니 그 뒤로 밀려오는 상대의 공격이 무섭고, 그렇다고 그대로 동생을 내어 둔다면 땅에 떨어져서는 크

게 다칠 것은 판이었으니 문철은 떨어져 내려오는 문명의 밑으로 들어가서는 검을 위로 찔러 장천을 공격해 들어갔

다.

"호!!"

오히려 이렇게 되니 문명을 방패로 삼아 공격하는 꼴이 되었으니 장천으로선 재미있을 수밖에 없었다.

설마 동생을 살리기 위해 나온 녀석이 동생을 방패로 자신을 공격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문명의 몸을 일도양단하며 밑에 녀석을 함께 베어버리고 싶은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형의 방패가

된 문명이란 놈이 불쌍한 생각도 드는지라 녀석의 복부를 밟고는 하늘로 솟구쳐 올라갔다.

[펑!!]

"끄아악!!"

장천이 밟고 올라간 여파로 문명의 몸은 더욱 빠르게 밑으로 떨어져 내려가니 그를 방패로 썼던 문철과 부딪쳐 두

사람은 땅바닥에 나뒹구러졌다.

"끄으윽..."

"명아 괜찮으냐.."

"괜찮습니다."

다행히 떨어지는 와중인지라 형이 자신을 방패막이로 했다는 것을 모르는 문명은 문철의 말에 괜찮다는 말을 하고

는 몸을 일으켰다.

"음..."

주위를 돌아보자 전운이 고용한 낭인무사들과 청룡검장의  무사들이 혈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장천이 소수마공으로 상당수의 무사들에게 부상을 입힌 덕에 싸움은 전운과 낭인무사들이 더 유리하게 끌려가고 있

었다.

문철은 문도들을 돕고 싶은 마음을 굴뚝같았지만,  자신의 앞에 있는 빙천마수를 쓰러뜨리지  않는 이상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는 문명과 함께 빙천마수를 공격했다.

청룡십이검은 강한 검기를 발출하는 검술이니 만큼 두 사람의 협공이 시작되자 사방에서 검기가 난무하여  밀려오

니 장천은 검과 도를 모두 뽑아서는 좌검우도로 녀석들의 협공을 막았다.

좌검으로 검막을 만들어 두 사람의 공격을  막아가긴 했지만, 상당한 검기에 장천으로선  견디지 못하고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었다.

들고 있던 검이 냉혈검이 아니었기에 강한 검기를 막아서자 검이 부러질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흥! 패룡포효!!"

녀석들의 공격에 대항하여 장천은 우도로 강한 위력의 패룡포효를 시전하니 엄청난 강기가 두 사람의 검기를 튕겨

내며 밀려갔다.

"끄윽!!"

패룡도법의 엄청난 위력에 문가형제들은 손목에 큰 통증을 느끼며 뒤로 몸을 날리니 내력 면에서는 장천과 상당한

차이가 나는지라 함부로 접근조차 할 수가 없었다.

"패룡십자쌍도!!"

녀석들이 뒤로 물러서자 장천은 반격을 할 기회도 주지 않고 밀려나가니 문가 형제들은 계속 뒷걸음질치다가 장원

의 외담장까지 밀리고 말았다.

"크으윽..."

엄청난 장천의 무공에 두 사람은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그 때 머리 위에서 무엇인가가 자신의 발치로 떨

어져 내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헉!!"

담장 윗쪽에서 떨어진 물건을 본 순간 문가 형제들은  가슴이 철렁할 수밖에 없었으니 바로 청룡검장의 장주이자

자신의 형인 청룡대협 문수의 머리였기 때문이다.

"설마..."

당황한 문명이 고개를 올려 보자 담장 윗쪽으로 청룡검장의 장로급 인물들의 머리가 걸려 있으니 그제서야 자신들

이 나가 있는 사이에 다른쪽으로 적이 들어와 이미 장원을 점령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혀...형님..."

제 36장 쌍도문의 복수 (5)

문명은 그 모습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형을 쳐다보았지만, 이미 장원이 적습에  무너진 이후니 어찌 하겠는가? 문

명은 검을 떨어뜨리고는 장천을 보며 말했다.

"더...더 이상 대항하지 않을 테니 목숨만을 살려다오..."

"명아!!"

동생이 겁에 질려 검을 떨어뜨리고는 목숨을  구걸하자 문철은 놀라서는 소리쳤지만, 이미  대세가 크게 기운지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싸움은 전운과 장천이 일부의 무사로 청룡검장의 시선들을  자신들에게 끈 후 곽무진과 요운인 장원의 다른

쪽으로 나머지 무사들을 이끌고 급습하여 빠른 시간에 싸움을 끝낸 계획을 짠것이다.

문명과 문철이 항복을 하자 낭인무사들과 싸우던 청룡검장의 문도들 역시 하나 둘씩 검을 버리며 항복하니 장천은

사람들에게 지시하여 이들을 모두 포박한 후 문이 열린 청룡검장으로 들어갔다.

두 시진이 지난 후 청룡검장의 모두 점령한 중요인물들을  포박하여 무릎을 꿇이니 장춘삼이 상좌에 앉아 그들을

내려다보고 그의 옆에는 장천과 요운, 곽무진들이 섰다.

아무리 싸움에서 졌다고는 하지만 같은 정파끼리 이런 짓까지 하는 것은 조금 이상 할 수밖에 없었으니 문철은 노

기를 터뜨리며 소리쳤다.

"우리들이 싸움에서 졌다하나 이런 식으로 대우하는 것은 무인의 명예를 더럽히는 일이 아니오이까!"

하지만 녀석의 말에 어느 누구도 움직이지 않고 있었으니 장춘삼은 잠시 녀석들을 내려다 본 후 가볍게 오른 손을

들자 문철이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문명의 몸이 움직이면서 장춘삼의 손으로 끌려오기 시작했다.

"끄아악!! 형님!!"

"헉! 격공섭물(隔空攝物)!"

격공섭물은 내공을 이용하여 멀리 있는 물건을 자신에게 끌어당기는 수법이었는데,  혈도를 금제 당했다고는 하나

움직이는 인간정도의 물건을 끌어당긴다는 것은 무림에서도 초고수가 아닌 바에야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는 문철로

선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혀..형님!! 살려 주세요!!"

"명아!!"

문명의 외침에 그로선 한달음에 달려가고 싶었지만 이미 혈도를 제압 당한 상태였기에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격공섭물로 문명을 자신의 앞까지 끌어당긴 장춘삼은 그의 손목을 잡고는 가볍게 내력을 돋구나 문명의 몸에선 엄

청난 고통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끄아아악!!"

장춘삼이 문명의 손목을 잡고 시전한 것은 바로 분골착근(粉骨搾筋)의 수법이었으니 문명은 온몸의 뼈가 부서지고

근육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각 가량을 아무 말 없이 녀석을 고문하던 장춘삼은  천천히 분골착근의 수법을 없애고는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

다.

"고통스러우냐?"

"끄흐흐흑...제발 목숨만을 살려 주십시오...흑흑흑.."

분골착근에 수법에 당한 문명은 눈물을 쏟으며 살려 달라 비니 장춘삼은 미소를 짓고는 그를 보며 물었다.

"묻는 말에만 대답을 하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끄흑흑흑...뭐든지 대답할 테니 제발 목숨만은..."

"그럼 묻겠다. 10개월 전 너희들은 감숙의 한 문파를 치기 위해 대거 문도들을 보냈는데, 그것이 사실이냐?"

"끄흐흑...예. 예 저희 문파로 흑백쌍노가 찾아와 감숙의 쌍도문을 치는데 도움을 준다면 금 오만냥을 약속했었습니

다."

"문명!!"

문철은 문명의 말에 크게 놀라 소리쳤으니 그 일은 절대로 밝혀서는 안 되는 비밀이었기 때문이다.

금 오만냥이라는 거금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만약 그것이 밝혀지면 청룡검장의 어느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

을 알고 있는 문철로선 크게 놀라 소리쳤지만, 지금의 문명에겐 자신의 목숨만이  중요할 뿐 문파나 형제들은 안중

에도 없었다.

"호오..그렇단 말이지. 청룡검장에선 그 일로 누가 나섰더냐?"

"흑흑흑...쌍도문을 치기 위해 저희 세형제들과 오장로 그리도 오십여 명의 문도들이 나섰습니다."

"너희들이 친 곳이 쌍도문의 금오각 근처였다 들었는데 사실이냐?"

"그..그렇습니다."

장춘삼의 말에 주위에 서 있던 세 사람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으니 요운과 곽무진의 아내인 등소소와 남궁소화

두 사람 모두 금오각 근처에서 죽음을 당하거나 큰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그중 요운은 녀석들이 금오각 쪽에 있었다는 말에 노기를  참지 못했으니 그의 아내인 등소소가 그곳에서 강간을

당한 후 죽음을 당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강간을 저지른 이는 대사련 하위문파의 무사로  흑백쌍노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알지

못하는 요운은 당장이라도 녀석들에게 달려가 목을 베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때 너희들이 함께 한 문파 중 구대문파의 인물들이 있었더냐?"

장춘삼의 물음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

"서로 복면을 써서 알지는 못했지만, 그들 중 검을 쓰는 자가 있었는데, 첫째 형님은 그를 곤륜파의 하문이라고 했

었습니다."

"하문이라..."

요운과 곽무진은 곤륜파의 하문이란 자를 잘 알고 있었다.

명문 곤륜파의 제자라고는 하지만 강호에서 소문이 좋지 않은  사내였으니 뭇 여자들의 몸을 빼앗는 것은 다반사

요. 마음에 들지 않는 자는 곤륜파의 위세로 누명을 씌워서는 베어버리기는 일수였기에 정파의 젊은 무사들 사이에

서도 눈총을 받는 자였다.

하지만 그의 스승이 곤륜에서 가장 배분이 높은 우현진인이였기에 곤륜에서도 그의 행동을 제지할 수가 없었던 것

이다.

문명이 모든 것을 밝히자 문철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으니 한참을 그렇게 문명의 말을 듣던 장춘삼은 왼손을

들어서는 녀석의 단전을 향해 내뻗었다.

"끄아악!!"

장천의 일수는 녀석의 단전을 파고들었으니 문명은 비명을 지르며 괴로워하다 혼절하고 말았다.

"약속대로 목숨만은 살려주지..."

문명의 단전을 파괴한 장춘삼은 쌍도문의 문도들을 보며 소리쳤다.

"청룡검장의 열살 이상의 남자는 모두 단전을 파괴하고 여인들은 전운의 낭인문사들에게 건네주어라!"

"예!"

"헉!!"

장춘삼의 명령에 문철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으니 단전을 파괴당한다면 이제 평범한 사람보다 못한 몸이 되어버

리는데다가 낭인무사들에게 여자들을 준다는 것은 몸을 버리는 것은 둘째치고 어디로 팔려갈지도 모르는 운명이 되

어 버리기 때문이었다.

"끄아악!! 네 녀석이 정파의 인간이란 말이냐! 더러운 녀석!!"

문철은 노기를 터뜨리며 장춘삼을 보며 소리쳤지만, 그의 말에 조소를 터뜨린  그는 무엇이 문제인가 하는 목소리

로 말했다.

"네 녀석들은 정예가 모두 빠져나간 쌍도문을  급습하여 여인들을 간하고 어린아이의 목숨마저 헤하지  않았더냐?

강호의 인과응보는 당연한 것 본인은 네 녀석들이 했던 행위를 그대로 행할 뿐이다!  아니 오히려 단전만을 파괴하

고 살려두니 네 놈들보다는 자비롭다 할 수 있겠군."

"끄흐흑흑흑.."

수백 년의 전통을 지닌 청룡검장이 이런 식으로 무너질 줄은 몰랐던 문철은 통한의 눈물을 흘리니 잠시 후 쌍도문

의 문도들에 의해서 청룡검장 무사들의 비명소리가 뒤덮여 갔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장천은 아버지의 행위가 조금 과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자신들이 당한

것을 생각한다면 뼈를 갈아 마셔도 족하지 못했지만, 이런 식으로 은원을 해결한다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이다.

'아버지가 변했어....백부의 죽음이 아버지에게 그렇게 충격이었을까..'

잔인해진 아버지를 보며 장천은 백부가 살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등평이 성질이 급하기는 하지만 정파의 무사로서 정의로운 사내였기에 이런 식의 행동은 극구 반대했을 것이기 때

문이다.

청룡검장의 주요인물들은 지하에 있는 감옥에 모두 갇히기 되니 그들은 평생을 그곳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

이 되고 만 것이다.

청룡검장이 무너졌다는 소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강호에 퍼지게 되니 그들과 친분이 있던 많은 무사들이 청룡검장

으로 몰려 왔지만, 모두 장천에게 일패도지 하여 무너지고 말았다.

장천은 인피면구를 착용하여 냉천마수란 이름으로 그들 모두를 격퇴하니 서장에서 온 냉천마수의 이름은 순식간에

강호 전체에 퍼지기 시작했다.

장춘삼은 냉천마수의 이름이 알려지자 그를 방주로 내세워 강호의  은원을 해결해준다는 은원방(恩怨旁)을 만들고

개파대전을 여니 무림에서 은원이 있는 수많은 무사들이 은원방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장춘삼이 은원방을 만든 이유는 강호의 여러 가지 은원을 해결하면서 그와 함께 쌍도문에 혈사를 일으킨 문파들을

하나씩 섬멸해 나가는 방식을 취한 것이니, 이 모든 것이 쌍도문의 복수라는 것을 아는 이는 쌍도문과 관련이 있는

자들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알 수 없었다.

강호상에서 어느 정도 이름을 날린 문파라면 은원이 한두 개쯤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이것이 쌍도문의 복수의

하나라는 것을 어찌 알 수 있었겠는가? 또 정사마가 서로의 문파를 공격하며 자신들의 입지를 강하게 내세우고 있

었던 것이 현재의 강호의 모습이었기에 은원에 의한 싸움에 어느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인과응보에 의한 싸움은 강호에서 비일비재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청룡검장을 무너뜨린 후 쌍도문은 쌍도문 혈사에 관련된 일곱 개의 문파들을 차례대로 무너뜨린 후 잠시의 휴식을

가지기 되었는데, 무진은 휴식시간을 즐기는 겸 장천과 함께 근처에 있던 친분이  있는 사람의 집에서 술이나 한잔

하자는 생각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바로 안형표국이였으니 바로 동방명언이 부표두로 있는 표국이였다.

"이곳인가요? 무진형이 도움을 받았던 사람이 있는 곳이요?"

"그래 동방명언이라 하는 녀석인데, 무공도 무공이지만 생긴 것도 꽤 잘생기고 의기도 있어 사귈만한 친구지."

"예? 동방명언?"

"장천..."

데비드와 장천은 동방명언이란 말에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으니 혹시 자신의 의형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은형표국의 앞에 도착한 곽무진은 문을 지키는 무사에게 걸어갔다.

"본인은 쌍도문에서 온 곽무진이라하오. 귀국의 동방 부표두님을 만나고자 해서 왔소이다."

곽무진의 말에 무사는 놀란 표정을 짓고는 포권을 하고는 말했다.

"부표두님의 손님이시군요. 저를 따라 오십시오."

동방명언의 이름을 대자 그는 공손하게 대답을 하고는 일해들은  표국 안으로 안내해 들어가니 얼마 지나지 않아

표국의 한 전각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에는 몇몇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정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장천과 데비드는 그 사람들 가운

데서 익숙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명언 아우!!"

데비드는 그 사람이 명언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크게 놀라며 소리치니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본 그는 놀

랍게도 서역으로 갔던 데비드가 있는지라 크게 기뻐하는 표정을 지으며 뛰어 왔다.

"데비드 형님!!"

"아우!"

동방명언은 한달음에 달려가서는 그의 두 손을 맞잡으니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던 의형제를 본 것이 기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아우..오랜만이군.."

"...장형님..."

장천 역시 동방명언을 다시 만난 것이 반가웠지만, 과거의 일이 있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데비드와 동방명언이 서로의 손을 잡으며 인사하는 것을 보며 장천은 힘없는 목소리로 인사를 하니 명언 역시 과

거의 일이 있는지라 죽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뭐야 서로들 아는 사이였어?"

곽무진으로선 세사람이 서로간에 형제라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으니 데비드는 미소를  지으

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여기 천과 저 동방명언,  그리고 이곳에는 없지만 은조상이란  친구들이 서로 모여 의형제를 맺었지

요."

"음..그런 일이 있었군."

이들이 장천의 의형제들이란 말에 의외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네  사람이 모두 안면이 있는 사람들인

지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쨌든 이렇게 모였으니 술이라도 한잔하지 않으면 서운하겠지 오늘은 자네들 의형제들이 모인 기념으로 내가 한

잔 살 테니 가자고."

명언과 장천의 조금 서먹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안 곽무진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말하니 일행들은 가까운 곳의

주점으로 향했다.

"..그 동안 어떻게 냈는가?"

"글쎄요. 일이 있은 후 북해로 돌아갔다 숙부가 표국을 운영하신다는 말에 이쪽으로 오게 됐습니다."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간 후 장천은 동방명언이 어떻게  지냈는지 물으니 그는 무표정으로 간단하게 대답하니 아직

어느 정도의 앙금이 남아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동방명언이 마교에서 쫓겨난 가장 큰 이유가 장천이 다시 마교로 돌아와 구시독인 일문을 무너뜨

린 것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가문 대대로 홍련교의 교도였던 동방명언으로선 교에서 쫓겨났다는 것이 큰 충격일 수밖에 없었으니 이런  장천이

마음에 들 리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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