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91화 (192/355)

제 36 장 쌍도문의 복수 (3)

"이미 우리와 약속했던 용수채와 금리채 등 네 개의 수채에선 장강을 따라 제일 처음 목표가  될 청룡검장으로 향

하고 있다."

"사숙. 정파 녀석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아무리 그래도 청룡검장이라면 무림맹에 속해 있는 인물인데 말입니다."

요운의 물음에 다른 이들 역시 궁금함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장춘삼에게 시선을 돌렸다. 다른 이도 아니고 장춘

삼이 이런 계획을 짰다면 대책은 충분히 갖추었을 것은 당연했기 때문이다.

"물론 무림맹이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 하지만 그들은 우리가 이 일을 했다는 것은 알지 못할 것이다."

"알지 못 하다니요?"

"본문과 장강의 수채에서 힘을 합쳐 공격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저들의  적대문파의 싸움으로 되어 있기 때문

이다."

"적대문파?"

"문파가 성대하면 성대할수록 적은 늘어가는 법이니까.."

장춘삼의 말에 다른 이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했다. 제일 처음에 싸우게 되는 청룡검장의 경우에도 수

십년 동안 주변의 중소문파를 힘으로 누르며 자신들의 영역을 넓혔기 때문이다.

그로 인하여 수백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죽음을 당한 것은 사실이었고,  그들 중에는 청룡검장이 무림맹에 막대한

돈을 투자함으로써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정파의 적이 되어 쫓긴 이들도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춘삼의 말대로 무림맹 쪽에 약간의 돈을 투자하여 이 싸움이 청룡검장에게 희생된 자들에 의한 복수라고 한다면

정파 각각의 문파들의 사소한 싸움에 끼여들 명분이 없는 무림맹은 그저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런 이유로 이 싸움은 겉으로는 청룡검장에 의해 멸문된  청파문(靑波門)의 소주였던 전운이라는 자가 실질적인

우두머리로 활동하게 된다. 물론 각 수채에서 보내어준 인원들의 실질적인 지휘자들은 너희들이다."

"알겠습니다."

"요운. 넌 금리채에서 온 인원들을 맡아라.  무진은 용수채, 그리고 천이는 나머지 나와  함께 나머지 수채에서 온

인원들을 맡는다."

그의 말에 장천은 건너편에 있는 구궁을 보며 말했다.

"구궁 사형은..?"

"구궁은 다른 일을 할 것이다."

"다른 일이요?"

"자세한 것은 후에 알려주도록 하마, 지금 너희들은 내일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 듯 하구나."

장춘삼의 말에 좌중에 있던 네사람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는 집무실을 나올  수 있었다. 집무실을 나오면서도 모

두들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보이니 많은 수의 사람들을 인솔하여 적과 싸우는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휴...막막하네..."

가장 처음 말문을 연 사람은 곽무진이였으니 그로선 이런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긴 하군. 설마 장사숙님이 우리조차 알지 못하게 일을 준비하고 계신 것은 몰랐어."

요운은 계속 장춘삼과 같이 있었는데, 이 계획이야 알고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모든 준비가 마쳐

지리라고는 생각지 못하고 있었는데, 문파에 상당한 문제가 쌓여 있었음에도  그것을 준비하는 것이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 졌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조력자가 있는 것 같군요."

곽무진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쌍도문 내에서 자신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다른 이들 역시 내일부터 거사가 시작될 것을 모르는 것은 당

연한 일이었다.

이렇게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은 장춘삼의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니 자신들이 모르는 조력자가 있는 것은 당

연한 일이었다.

다른 이들 모두 조력자의 존재가 궁금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중에서 장춘삼에게 물어 볼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뿐이었으니 모두 그에게 시선이 돌아갔다.

"응?"

모두의 시선을 받은 장천은 잠시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깨닫고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

다.

"알았어요. 가면 되잖아요."

모두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장천이 다시 집무실로 들어가니 장춘삼은 문서를 정리하고 있었다.

"응? 무슨 일이냐?"

방문 앞에서 인기척을 느낀 장춘삼은 들어온 사람이 장천이라는 것을 알고는  고개를 들어서는 물었는데, 그 순간

장천은 최대한 귀여운 모습을 보이며 천천히 그의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음..."

"아버지..."

장춘삼의 곁에 간 장천은 손가락으로 그의 옆구리를 누르며 무언의 압력을 가하니 그로선 식은땀이 흘러내릴 수밖

에 없었다.

"그래 무슨 일이냐?"

"아버지..솔직히 말해봐요. 저희가 모르는 조력자가 있지요?"

"음...."

그 순간 장춘삼의 얼굴은 조금 굳어졌으나 이내 원래의 표정을 되찾고는 장천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천아.."

"예."

"이 아비를 도와주는 자들은 언젠가 너도 알게 될 것이니 그 때까지 궁금하더라도 참고 기다리도록 해라."

"....에잉. 아버지.."

"아직은 말해 줄 수 없구나."

아버지가 말해 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며 장천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알겠어요. 하지만 나중에 꼭 가르쳐줘야 해요."

"후후후. 우리 귀여운 천이에게 왜 거짓말을 하겠느냐?"

이제 자식까지 있는 장성한 아들이었지만, 장춘삼의 눈에는 아직도 어리게 보일 뿐이었으니 동안이라 귀여운 모습

이 남아 있는 장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장천으로선 더 이상 조르지도 못하고 집무실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장천이 나오자 세 사람은 기대에 찬 눈으로 장천을 노려보았지만, 어찌하랴 차마 아버지를 강제로 조를 수도 없는

나이 이거늘...

"미안하지만 실패야..."

"천하의 미동계가 실패....음..하긴 미동이 아니었군."

장천의 유명한 미동계를 잘 알고 있는 곽무진은 그것이 장춘삼에게 실패했다는  생각에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잠

시 후 이젠 절대 미동일 수가 없는 장천을 보며 상황을 어느 정도 짐작 할 수 있었다.

"무진아. 이 일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구궁은 이들의 모습을 보며 인자한 목소리로 말했고, 그의 말에 다른 이들도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지, 무진 사형 이번 일에 동행할 삼대제자들을 선발한 건데 같이 안 갈레?"

"그래 천이는?"

"난 됐어, 아버지만 따라가도 별 문제가 없을 텐데 뭘."

"게으른 것은 여전하구나 알았다. 우리 둘이 다녀오지 뭐."

요운과 곽무진이 사라지자 장천은 잽싸게 마을 쪽으로 사라졌는데, 바로 마을  여관에 있는 데비드를 만나기 위해

서였다.

데비드는 이곳에서 자신이 쓸 무기를 만들고 있었는데, 영흥문 즉 쌍도문에  병장기를 만들고 있는 곳인지라 이곳

에서 자신의 무기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데비드!"

"아! 장천."

데비드는 대장장이의 모습을 지켜보다 장천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검은 잘 만들어지는 것 같아?"

"글쎄 내가 이 일을 잘 알아야지 뭐라고 말을 하겠는데 말이야."

대장장이는 족히 일장은 될 듯한 크기의 긴 쇠를 두드리고 있었기에 장천으로선 그것이 뭔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

다.

"이건 뭐지?"

"랜스, 우리 고향에선 기사들이 사용하고 있던 창이지."

"음.."

일장 정도의 큰 창을 쇠로 만든다면 상당한 무게가 될 것은 분명했지만 덩치가 좋은 데비드가 사용한다면 그리 큰

문제는 없을 듯 했다.

"데비드 이번에 쌍도문을 공격한 문파에 대한 보복을 할 생각이거든, 고수가 한 명이라도 필요한 실정이라서 너한

테 도움을 받고 싶은데 괜찮을까?"

"음..."

장천으로선 데비드 정도의 고수가 도움을 준다면 이번 싸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 부탁을 한 것이다. 데

비드로선 그리 할 일도 없었던지라 의형제인 장천을 도와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형제의 일인데, 도와주는 것이 당연하지 그래 출발날은 언제지?"

"내일."

"조금 빠르긴 한데, 랜스는 오늘이면 완성이 되니 별 문제는 없을 것 같군."

"고마워 데비드!"

다음날 영흥문에선 백 명이 넘는 대인원이 문파를 빠져나가 청룡검장으로 향하니 드디어 쌍도문 혈사를 일으킨 자

들에 대한 복수가 시작된 것이다.

각 수채들과 약속된 수적들의 숫자만도 거의 일만 명에 육박할 정도였으니 그 기세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정

도였다.

물론 청룡검장에 투입되는 숫자는 이천여명 정도로 약속된 숫자에 오분의 일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 정도의

숫자에 과거 대문파와 버금갈 정도였던 쌍도문의 정예 일백여 명이 나서는 만큼 청룡검장 일개의 문파로선  이들을

막아낼 도리가 없는 것은 당연했다.

장춘삼은 쌍도문이 청룡검장을 공격함으로써 다른 문파들이 담합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상당히 용의주도한  계획

을 세웠다.

수로채에서 보내오는 수적들은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한 무리씩 청룡검장으로 향하게 해 청룡검장의 주변에 마을

에 각각 나누어 많은 수의 인원이 청룡검장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숨겼고,  이번에 출발하는 쌍도문의 문도 역시

쌍도문 출신의 금영표국의 깃발을 이용함으로서 다른 이들이 보기에는 금영표국의 표행으로 알게 만들었다.

또 하오문에 있는 양우생에게 연락하여 과거 청룡검장에 의해  멸망한 청파문의 소주 전운이 서장의 상행으로 큰

돈을 벌어 낭인무사들을 고용하여 청룡검장과 싸우려 한다는  소문을 내어 강호의 시선이 자신들에게 쏠리는 것은

막았기에 어느 누구도 쌍도문이 청룡검장을 멸문시키려 함은 알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난 후 쌍도문과 수채에서 보내온 무사들은 모두 청룡검장으로 모일 수 있었으니

장춘삼의 이런 용의주도함에 다른 이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청룡검장에선 자신들이 멸문시킨 청파문의 소주가 낭인무사들을 고용한다는  말에 어느 정도 준비는 하고 있었지

만, 혼자의 힘으로 모은 자들이라면 기껏해야 자신들과 비슷한 숫자 정도로 생각한  탓에 큰 위기감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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