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77화 (178/355)

제 33 장 십대신병 소유자들의 싸움 (5)

상대가 자신의 공력을 흡수 할 수 있는 귀혼부를 들고 있는지라 장천의 공격은 과감해 질 수가 없었다.

도풍(刀風)이나 도기(刀氣)를 사용하여 거리를 두고 공격하는 것은 그럭저럭 녀석을 밀어붙일 수는 있었지만, 상당

한 내공이 소모되는 수법이기 때문에 계속적으로 그런 수법을 사용한다는 것은 아무리 공력이 높은 장천으로도  어

려운 일이었다.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도를 마주치면 공력이 빠져나가니 장천으로선 어찌할 방도를 찾지 못하고 그의 주위를  멤도

는 공격밖에 할 수가 없었다.

'상대하기 껄끄러운 녀석이로군...'

하지만 아직도 장천은 십대병기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유강을 상대하는 자가 공동파의 천무성자라면 내력도 그다지 높지 않은 그를 상대로 유리하게 싸움을 이끌어

낼 수 있었지만, 장천은 싸움에 대한 경험으로  유강에게 크게 뒤지고 있는 탓에 승기를 쉽게  잡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상대하기 쉽지가 않군...'

그의 손에 들고 있는 도가 만약 쌍도라면 지금보다는 더 손쉽게 풀어 갈 수 있었을 테지만 냉혈검을 손에 넣은 후

장천은 좌검우도의 무리를 빠르게 이해하기 위해서 냉혈검과 화룡신도만을 가지고 다니고 있었다.

'아무래도 냉혈검을 뽑아야 할 것 같은데...'

쌍도문의 무공은 쌍도가 아닌 하나의 도로도 싸울  수 있게 하고 있었지만, 쌍도에 비해선  한손도의 무공은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게다가 장천은 지금까지 한손도로 싸운 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오른쪽으로 크게 치우쳐 지고 있었

으니 한참을 망설이던 그는 천천히 왼손으로 냉혈검을 뽑아 들었다.

"휴우...."

유강의 공격을 피해 뒤로 물러선 장천은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서는 신검진인에게 받은 양의심공을 운기하기  시작

하니 그의 진기는 두 갈래로 나누어지기 시작했다.

장천의 진기는 양의심공으로 나누어 소수마공의 진기는 냉혈검으로 화의무공의 진기는 화룡신도로 천천히 옮겨가

기 시작했다.

현재 장천이 이루고 있는 양의심공은 5성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지라 두개의 진기가 나뉘어지는 것에 상당한  시간

이 지체되고 있는 것이다.

'휴...장난이 아니군..'

약간만 정신이 흩어져도 목구멍에서 핏덩어리가 올라오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있는 장천으로선 투덜대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현재 냉혈검에 들어 있는 소수마공은 삼성정도였고, 화룡신도의 화의 무공은  5성 정도였기 때문에 두개의 기운이

서로 다른지라 몸에 상당히 부담이 오고 있었다.

화룡신도의 경지를 내리던지 소수마공을 올리던지 어떻게든 두개의 기운을 똑같이 만들어야 하는 장천으로선 유강

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음..."

이런 장천의 모습을 보며 유강으로선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지금껏 수많은 정사마의 고수들과 겨루어  보았지만, 싸우는 도중에 익숙하지도 않은  무공을 시전하려고 땀

빼고 있는 놈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거...문주의 명령만 없었으면 일부에 목을 날려 버렸을 텐데....휴..답답하군.'

유강, 그는 정사마에서 현상금을 건 자를 찾아다니며 그것으로 먹고사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그와  함께

남들이 모르는 또 다른 신분이 있었다.

바로 멸천문의 천살부주(天殺部主)란 신분이었다.

멸천문은 무림에 알려지지 않는 비밀의 문파, 하지만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무림의 거의 모든 환란은 멸천문이 주

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 그는 그런 자신의 신분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내려진 밀명에 대해서는 조금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놀랍게도 무림에 큰 소란을 일으키고

있는 무림대살령의 주인공인 혈비도 무랑의 제자라고 알려져 있는 쌍도문의 장천이란 꼬마와 싸우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싸워서 쓰러뜨리는 것이 아닌 비등하게 겨루어 녀석의 무공의 경지를 한단계 끌어 내는 것이 그 임

무였으니 그로선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았다.

혈비도 무랑의 제자라면 아무리 무림을 환란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자신들이라고 해도 자칫 잘못하면 커버린  녀석

에게 눌려버릴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자를 상대로 무공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임무를 맡았으니 어찌 이해가 가겠는가? 하지만 자신이 받은 밀명에

는 문파 내에서도 비밀에 싸여 있는 문주의 인장이 찍혀 있었으니 자신에게 귀혼부를 건네주어 무공을 몇 단계  위

로 끌어올리게 해준 사람인지라 차마 그 명령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두 개의 진기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한참을 고생하는 녀석을 보며 유강은 공격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때 어디선가 전음이 들려왔다.

[유강. 장천이란 꼬마를 공격해라!]

[응?]

갑작스러운 전음에 놀란 유강은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전음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으니 자신의 경지를 크게 넘

어선 육합전성이였던 것이다.

[본좌는 한 개의 도를 들어 아홉의 제단에서 절을 받는 신분이다! 천살부주 명령을 이행하지 못하겠는가!!]

유강이 자신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는 것을 보며 유강에게  또 한번이 육합전성이 들려오니 그가 말하는 의미를

안 유강은 크게 놀라서는 귀혼부를 들고 장천에게 쇄도해 들어가며 소리쳤다.

"존명!!"

육합전성으로 들린 일련의 문장은 멸천문에서 자신의 신분을 나타내는 암호였다.

유강의 신분은 한 개의 도를 들어 세 번째 제단에 절을 하는 자였으니 멸천분의 세 번째 부가 바로 천살부였기 때

문에 천살부를 담당하는 그는 세 번째 제단에 절을 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홉 개의 제단에 칼을 올리는 자라면 멸천문 아홉  개의 제단에 모두에게서 절을 받는 자라면 단 한사람

베일에 쌓여 있는 멸천문의 문주 밖에 없었던 것이다.

"파혼풍!!(破魂風)"

문주의 명령에 놀란 유강은 장천의 머리 위로 뛰어 올라와서는 녀석의 정수리를 향해서 부를 휘두르니 그대로 강

맹한 기를 허용했다가는 장천은 두 동강이 되고도 남을 지경이었으니 놀란 유능예는 장천을 향해 소리쳤다.

"장천! 머리 위를 조심해!!

다급한 그녀는 장천의 이름을 부르며 소리치니 그제서야 정신이 든 그는 머리 위로 유강의 귀혼부의 강기가 내리

꽂히고 있다는 것을 보고는 화룡신도와 냉혈검을 엇갈려서는 그의 강기를 막았다.

[쿠구구궁!!!]

귀혼부가 만들어 낸 강기는 귀혼부의 세배의 힘이었으니 장천의 공력을 빨아 드렸다고는 하지만 그 양이 그리 많

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세배의 힘으로도 그 파괴력은 엄청났으니 장천은 검과 도를 엇갈려서 머리 위의 강기를 막았지만, 강한 압

력에 무릎이 꺾이고 말았다.

"큭..."

공격은 어떻게든 막았지만, 양쪽 무릎으로 상당한 충격이 오면서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밀려왔다.

"여보!!"

"나...난 괜찮으니까 걱정 마 능예."

자신을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소리치는 능예에게 손을 흔들며 괜찮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무릎의  통증은

상당히 심각한 상태였다.

냉혈검과 화룡신도에 온 정신을 쏟았던 터라 내력으로 몸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강기

는 막긴 했지만, 그 엄청난 압력은 그대로 몸에 부담을 준 것이니 현재 장천의 무릎상태는 서 있는 것도 힘든 상태

였다.

장천으로선 이대로 무릎을 꿇을 수도 없었는데, 유강의 공격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귀혼부에 모여 있던 공력을 사용한 탓에 유강은 본연의 공력으로 밀고 오고 있었는데, 기세는 그리 강하지 않았지

만 무릎의 부상으로 서있는 것도 어려운 장천으로선 일각을 버티는 것도 지옥 같은 고통이 밀려오고 있었다.

무공을 사용함에 있어서 하체가 안정되지 않으면 그 만큼 위력도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 거기에다 쌍도문의 무

공은 타파의 무공보다 하체의 안정을 더 중요시하고 있었으니 이대로 가다가는 유강의 귀혼부에 목이 날아갈  판이

였다.

하지만 그에게도 하나의 행운이 있었다.

방금 전의 공격으로 급히 냉혈검과 화룡신도를 올렸던 것이 한순간 두 개의 진기가 서로 균형을 맞추었던 것이다.

현재 장천은 두개의 병기에 사성 정도의 내력이 실려 있었으니 십성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쌍도에 비해선 진기의

효율이 떨어지지만 두 병기가 모두 십대신병이였기에 병기의 힘은 쌍도에 뒤지지 않았다.

"비화산개(飛花散開) 수라분화(修羅焚火)!!"

냉혈검과 화룡신도의 내력이 서로 균형을 이루자 장천은 드디어 초식다운 초식을 사용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장천

은 좌검은 수많은 검을 만들어 내서는 유강을 향해 밀려갔다.

"흥!!"

산검의 고수와도 겨룬 적이 있던 유강은 장천은 산검을 보며 코웃음을 치고는 귀혼부의 면으로 녀석의 산검을 막

아섰는데, 그 순간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헉!!"

산검에 냉혈검의 냉기가 밀려오면서 귀혼부를 들고 있던 유강의 손에 움직임이 둔해져 버린 것이다.

"설마!!"

녀석이 좌수에 들린 검이 무림십대신병의 하나인 냉혈검이라는 것을 깨달은 유강은 크게 놀라서는 뒤로 몸을 날려

냉기가 섞인 산검을 피하려 했는데, 그 순간 산검의 중앙으로 엄청난 열기가 밀려오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흡혼(吸魂)!!"

강한 강기와 섞인 화룡신도를 막을 수 없다 생각한 유강은 귀혼부에 내력을 집어넣어서 화룡신도의 강기를 흡수하

려 했지만, 냉혈검의 냉기가 섞인 산검으로 인하여 귀혼부가 화룡신도의 열기를 흡수하지 못한 것이다.

"끄아악!!"

[쿠구궁!!]

강기를 흡수하지 못한 유강은 귀혼부로 막기는 했지만, 엄청난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튕겨지고 말았으니 오장여를

튕겨져 버린 그는 근처에 있던 나무둥치에 부닥쳐서는 쓰러지고 말았다.

"크윽..."

다행히 정신을 잃는 것만은 면할 수 있었으니 이를 악물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지만 상당한 내상을 입었

는지 잠시 후 내상으로 인하여 피를 쏟고 말았다.

"헉헉헉..."

한편 광무자 만든 좌검우도의 초식을 사용한 장천 역시  상당한 내력을 소모했는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으니

하나의 기가 아닌 두개의 기를 운용하여 서로 연환하여 사용하니 익숙지 않은지라 내공의 소모가 상당했던 것이다.

[천살부주 물러가라.]

"큭!!"

내상으로 인하여 피를 쏟고 있던 유강의 귀로 문주의 전음이 들리니 그는 장천이란 꼬마의 목을 자르고 싶은 마음

은 굴뚝같았지만, 지금의 몸 상태로는 녀석을 쓰러뜨리는 것은 무리였고 문주의 명령도  있는지라 할 수 없이 훗날

을 기약 할 수밖에 없었다.

"건방진 꼬마 놈!! 두고보자.."

장천을 향해 이를 갈며 소리친 유강은 명치를 감싸쥐며 도망가니 그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안도의 한숨을 쉬

고는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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