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54화 (155/355)

제 30 장 장천을 둘러싼 암계 (1)

쌍도문을 돕기 위해 문도 50여명과 함께 공동파를 나온 파사대협 우문강은 쌍

도문이 위치한 곳에서 약 10리 정도 떨어진 객잔에 머무르고 있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벗어나고자 파사대협 우문강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공

동파에서 가져온 무서를 꺼내고 있었는데, 그 때 창문 쪽에서 희미한 기운이 느

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응?'

범상치 않은 기운이라는 것을 깨달은 우문강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허리에 차여

있는 도에 손을 가져갔는데, 창문가에선 복면을 쓴 남자가 모습을 드러내고는

우문강에게 가볍게 포권을 하고는 말했다.

"공동파의 우대협께 인사를 드립니다."

"넌 누구지?"

"후후후 너무 경계하지 마십시요. 제가 오늘 온 이유는 우대협께 재밌는 이야기

를 하나 해들까해서 찾아왔을 뿐이니까요."

"재밌는 이야기?"

복면인의 말에 우문강은 탁자 위에 있는 주전자를 들어서는 찻잔에 차를 따르

고는 그것을 가볍게 복면인을 향해 내공을 사용해 내쳤는데, 그는 공력을 사용

하여 가볍게 찻잔을 받아 들고는 창문가에 앉고는 말했다.

"차까지 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음..."

찻잔을 내쳤을 때의 우문강은 자신의 칠성정도의 공력을 실어 보냈는데, 그것을

가볍게 받는 복면인을 보며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 네 녀석이 나에게 가져온 재밌는 이야기란 것이 무엇이더냐?"

"대협께서는 혈비도 무랑의 제자에 대해서 들어 보셨는지요?"

"혈비도 무랑의 제자?"

복면인의 말에 그는 조금 놀랄 수 밖에 없었는데, 지금까지 혈비도 무랑에게 제

자가 있다는 말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야기를 금시초문이군."

"후후후 그럴 수 밖에요. 녀석은 정파의 그림자 속에 숨어 있었으니까요."

"정파의 그림자 속?"

그의 말에 우문강은 조금 놀랄 수 밖에 없었는데, 그가 한 말의 의미는 지금까

지 혈비도 무랑의 제자가 정파의 가운데 숨어 있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쌍도문이 소주인 장천이란 녀석을 경계하십시요. 언제 혈비도 무랑의 주구가

되어 어금니를 들어낼지 모르니까 말입니다."

"장천?"

"그럼 이만..."

그 말과 함께 복면인은 안개와 같이 창문 가에서 사라지니 파사대협 우문강으

로선 이상할 수 밖에 없었다.

'쌍도문을 멸문시킨 자들인가?'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쌍도문을 음해하려는 자들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예측이

였지만, 문제는 그들이 왜 쌍도문의 소주를 혈비도 무랑의 제자라고 가르쳐주는

가였다.

어느 누구도 쌍도문의 소주가 혈비도 무랑의 제자라는 것을 믿지 않은 것은 분

명하고 그것이 쌍도문을 멸문시킨 자들이 가르쳐준 것이라면 더더욱 믿기 어려

운 것이지만, 녀석들이 근거도 없이 그런 말을 자신에게 전해줄리는 만무했기

때문이다.

"사부님!!"

복면인의 말을 고심하고 있을 때 문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그는

생각하던 것을 멈추고 말했다.

"무슨 일이냐?"

"쌍도문의 소주라는 자가 사부님을 뵙고자 찾아왔습니다."

"쌍도문의 소주라고?"

"예."

마치 짜여 있는 것 처럼 일이 진행되는 것을 보며 그로선 조금 이상하게 생각

될 수 밖에 없었지만, 일단 자신의 일이 쌍도문의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인지라

방문을 열고는 쌍도문의 소주를 만나기 위해 객잔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객잔의 아래층에는 과거에 본 적이 있었던 젊은이의 모습이 눈에 띄였으니 그

가 바로 쌍도문의 소주 장천이라는 것을 알아 볼 수 있었다.

"공동파의 우대협님께 인사드립니다."

"장소협 오랜만에 보게 되는군."

장천이 일어나서 포권을 하며 인사를 올리자 우문강은 가식적인 미소를 지어

그를 반기고는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공동파에서 이렇게 사람을 보내어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그간 저희 문파와 쌍도문의 관계를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지요. 하하하"

우문강은 장천의 말에 웃음을 지으면서 그에게 차를 권했다.

'응?'

우문강이 건네주는 차를 받으려던 장천은 무엇인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으니 찻

잔에서 상당한 내공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시험해 보려는가?'

미끄지듯이 자신에게 날아오는 찻잔은 그대로 잡으려 했다가는 내공에 의해 잔

이 박살이 날 것이 뻔한 일인지라 장천은 가볍게 손가락으로 찻잔의 옆면을 쳐

서는 회전을 시켜 내공을 상쇄시킨 후 우문강이 전해주는 찻잔을 받았다.

'음...그 전과는 달리 상당히 무공이 늘었군.'

과거 장천의 무공 실력을 본 적이 있는 우문강은 탄지신공의 수법을 사용하여

자신이 보낸 찻잔의 공력을 상쇄시킨 장천을 보며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수법은 자신도 행하기 어려운 수법이였는데, 장천이 가볍게 해냈기 때문

이다.

"보아하니 아직 저녁을 먹지 않은 것 같은데, 저녁이라도 같이 하지 않겠는가?"

"대협의 배려는 감사합니다만 본문의 식솔들의 일이 걱정이 되는지라 일찍 돌

아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조금 아쉽군."

장천은 우문강에게서 몇가지 원조를 약속 받은 후 객잔을 나서 쌍도문의 피신

처로 향하고 있었는데, 숲을 지나던 장천은 주위가 너무 조용하다는 것을 깨달

을 수 있었다.

"누구냐!"

산새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함이란 것은 이상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지

라 급히 허리에 찬 도에 손을 가져가고는 소리쳤는데, 그 순간 수십개의 암기가

파공음을 내며 장천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려왔다.

"차압!!"

갑작스런 공격이였지만, 장천은 이미 준비를 마치고 있었는지라 쌍도를 뽑아 들

고는 급히 몸을 뒤로 날렸다.

[파바바박!!]

장천이 있던 곳은 수십개의 암기가 들어 박혔는데, 암기의 끝에 시퍼런 빛이 흐

르는 것으로 보아서 상당한 맹독이 묻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장천이 암기를 피하자 숲에선 십여명의 무사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는데, 하나 같

이 복면을 쓰고 있는지라 자신을 노리는 자임을 알 수 있었다.

"누구냐!"

"쳐라!"

장천은 복면인의 모습을 보며 소리쳤지만, 그들은 대답할 필요도 없는지 병장기

를 들고는 그를 향해 빠르게 쇄도해 들어갔다.

"흥! 홍염만화!!"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자들을 보며 장천은 콧방귀를 뀌고는 화룡신도를

휘둘러 홍염만화의 초식을 시전하니 그들의 앞으로 뜨거운 열기가 퍼져나갔다.

"크악!!"

홍염만화의 열기에 쇄도해 들어가던 자들은 급히 몸을 피했지만, 그중 한사람은

미처 피하지 못하고 화기에 적중당하니 괴성을 지르며 불길에 쓰러졌다.

"화룡격세!(火龍擊勢)"

홍염만화의 초식으로 자신을 향해 밀려오는 자들을 분사시킨 장천은 왼쪽으로

몸을 날려서는 화룡격세의 초식을 사용하여 쌍도를 휘두르니 그의 빠른 공격에

반응하지 못한 두명의 무사는 허리가 두동강이 나서는 땅으로 쓰러졌다.

"차압!!"

순식간에 세명의 무사가 쓰러지자 복면인들은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

내 정신을 차리고는 진세를 만들어 공격을 해오기 시작했다.

'진법 훈련을 받은 자들이군!'

다수가 한사람을 공격하는 진법 훈련을 받은 것을 보며 장천은 그들이 같은 무

리에 속한 자들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하나하나의 무사들의 실력은 장천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자들이였으

니 녀석들을 보며 장천은 가볍게 발을 굴러 진각을 시전했다.

[쿵!!]

그 순간 엄청난 흙먼지가 돌풍을 이루며 녀석들을 향해 날아가니 그들의 진세

는 이내 흐트러질 수 밖에 없었다.

"아직 나를 상대하기에는 이른 것 같군!!"

녀석들의 진세가 흐트러지며 자신을 압박하는 기운이 약해지자 장천은 그들을

향해 소리치고는 화룡신도에 내공을 돋구어 그대로 횡으로 베어버렸고, 부채꼴

모양의 진세를 이루던 그들은 검강에 의해 허리가 잘려나가면 일순간에 모두

목숨을 잃고 말았다.

"휴!"

자신을 공격하던 녀석들을 모두 쓰러뜨렸다고 생각한 장천은 도를 다시 집어넣

고는 그들의 몸을 살피기 시작했다.

한편 이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자들이 있었으니 나무 위에서 장천의 모습

을 보고는 크게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굉장하군. 흑사대의 무사들을 단 세초식으로 모두 전멸을 시키다니 말이야."

"강북십웅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것 같군요."

"아니 화룡신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강북십웅보다 한 수위로 평

가해야 할 것이다."

"그렇군요."

"아무래도 흑백쌍노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군. 녀석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선

말이야."

복면인 두사람은 장천의 실력은 어느정도 측정하기 위해서 무사들을 보낸 것이

였으니 장천의 실력이 강북십웅의 위라고 판단한 그들은 몇가지 이야기를 나눈

후 몸을 날려 그곳에서 사라져갔다.

한편 자신을 공격한 무사들을 모두 베어 넘긴 장천은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들

었으니 정신없이 싸우다보니 그들 중 한명을 산채로 잡는다는 것을 잊은 까닭

이였다.

'쌍도문을 습격한 자들과 같은 무리라고 생각되었는데, 실수로군..'

그들만 잡을 수 있었다면 본문을 습격한 자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에 자신의 성급함에 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몸에선 아무런 단서를 찾을 수가 없었는데, 한결같이 흔히 구할 수 있는

장검과 옷을 입고 있었고, 몸에는 몇푼의 은자외에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

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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