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42화 (143/355)

제 27 장 홍련교의 내전 (7)

"마겸만참!"

화기를 밀어 내며 구시독인은 두 손이 들려 있는 흑마겸에 내력을 집중하여 장

천을 향해 초식을 시전하자 수십의 잔형이 장천을 향해 밀려왔다.

"광룡낙월!"

하지만 강한 사기가 원천인 흑마겸은 장천이 휘두르는 화룡신도에 의해 그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막히니 그로선 긴장 할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홍련교에서 강자로 군림했고, 혈교의 술법에 집중한 나머지 그의 무

공은 크게 떨어진 상태였으니 무공을 연성하려 노력하지 않은 것을 후회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구시독인과 화룡대주와의 싸움을 본 은조상은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구시독인이 세 세력의 수장 중에 가장 무공이 낮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

고 그렇게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천은 이번에 천마측에 가담한 불괴곡의 인물 들 중 3번째의 직위를

가진 인물이였음에도 구시독인을 압도하고 있었으니 나머지 두 인물 불괴대제

와 만근퇴 우경에 대해서 두려워 질 수 밖에 없었다.

지금 싸우고 있는 화룡대주의 실력을 본다면 천마측에서 불괴곡의 삼인과 대적

할 만한 인물은 천마 한사람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집안에 호랑이를 불러 들인 것이 아닐까 걱정이군!'

하지만 지금은 그럴 생각을 할 때가 아니였으니 은조상은 자신과 부하들을 향

해 몰려드는 혈강시와 흑시단을 쓰러뜨리는데 정신을 집중해야 했다.

"차압!!"

장천의 공격에 계속 밀리고 있던 불괴대제는 급히 옆에 있던 혈강시에게 명령

하여 그를공격하게 했으나 장천의 엄청난 내력이 실린 화룡신도의 일격에 혈강

시는 두동강이 나서 쓰러질 뿐이였다.

'무서운 녀석이군. 아직 약관 정도에 지나지 않았을 녀석이 본좌와 대등하게 겨

룰 정도의 무공을 지니다니....'

구시독인은 장천의 공격에 계속 밀리면서 자신의 직속 수하를 외부로 보낸 것

에 한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현재 그가 오른팔은 귀골령은 새롭게 들어온 제자인 동방명언을 비밀 수련장으

로 데리고가 5년동안 그의 수련을 도우라는 명령으로 떠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독문병기인 백골독장 역시 새로운 제자에게 건네 준 상태였으니 그가 흑

마겸을 들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였다.

혈교의 흑마겸에 관한 무공을 십성이나 익혔던 그의 자만심이 지금의 이 사태

를 불러온 것이니 만약 백골독장만 있었어도 오늘같은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

을 것이다.

'본좌는 독하나로 이자리에 선 인물 네 녀석같은 새파란 애송이에게 뒤질 것 같

으냐!'

무공으로는 장천에게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구시독인은 이를

악물고는 다짐하니 그의 소맷자락에선 푸른색의 가루가 바람에 따라 흘러가기

시작했다.

"독!?"

구시독인의 소맷자락에서 푸른 가루가 자신에게 밀려오자 장천은 독이라는 것

을 판단하고는 급히 화기를 끌어올리니 예운의 독은 화기에 의해 연기가 피어

오르면서 공중에서 타버렸지만, 그가 노린 것은 바로 이것이였다.

"큭!!"

그가 날린 독은 가루 자체만으로는 몸 안에 들어마셔도 아무런 효과가 없지만,

그 가루를 태워서 나오는 연기는 상당히 강력한 독이였기 때문이다.

"젠장! 독연이구나!!"

장천 역시 그것이 독연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급히 소리쳤지만, 이미 타오르는

독연을 두세모금 정도 들이마신 후였다.

'젠장...구시독인을 너무 얕보고 있었군..'

그의 손에 백골독장이 없자 독에 대해서 방심했던 것이 큰 원인이라 할 수 있

을 것이다.

물론 화의 무공 자체는 체내의 독을 태워버릴 수 있기 때문에 독은 장천에게

그리 큰 위력을 나타내지 못하지만, 문제는 다른 사람이였다.

그의 주위에서 싸우고 있던 천마와 불괴곡의 무사들은 독연에 의해 중독되었고,

해독약이 있는 흑시단의 무사들을 그 틈을 타 맹공을 가히기 시작했다.

"큭! 염화표(炎火飄)!!"

크게 놀란 장천은 급히 화룡신도를 휘둘러서는 열기의 회오리바람을 만들어냈

고, 구시독인의 독연은 하늘로 날아갔다.

하지만 이것 역시 구시독인의 계산 중 하나였으니 독연을 날리기 위해 많은 내

력을 급격하게 사용한 장천은 한순간 틈이 생겨버렸고, 그것을 구시독인이 놓치

지 않았던 것이다.

"크윽!!"

한숨간의 틈새에 구식독인은 손에 들고 있던 흑마겸을 휘둘렀고, 장천은 허벅지

에 상처를 입고는 급히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젠장!"

상처가 생각보다 깊었는지 장천의 다리는 금새 시뻘겋게 물들어 버렸으니 급히

왼손으로 점혈을 해 피를 멈추게 한 그였다.

"크크크 새파란 애송아 본좌에게 대적하려면 아직 백년은 더 배워야 할 것이

다."

현재의 싸움은 일대일의 대결이 아닌 무리와 무리가 부닥쳐 싸우는 혼전이였기

에 장천으로선 이러한 경험이 없었던 탓에 이런 일격을 당하게 된 것이다.

"역시 비장의 무기를 사용 할 수 밖에 없군."

"비장의 무기?"

비장의 무기라는 말에 구시독인은 조금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부대주! 혈강시를 내보내라!"

장천은 내력을 돋구어 부대주를 향해 소리치니 그의 말이 끝나자 마자 두개의

인형이 튀어 나와서는 흑시단의 진형을 뒤집어 엎기 시작했다.

"헉..저것은 혈강시!"

20구의 혈강시를 직접 만든 구시독인이 혈강시를 모를리 없었으니 상대에게도

혈강시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내 두 구 밖에 없는 혈강시로 무엇을 하겠냐는 생각에 급히 네구의

혈강시를 녀석들에게 보냈는데, 잠시 후 그는 입을 다물지 못할 만큼 놀라고 말

았다.

[우두둑!!]

자신이 만든 혈강시는 천마 측의 혈강시와 상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천의 세력에서 나온 혈강시는 자신들의 주위로 네구의 혈강시가 다가오자 빠

른 속도로 움직여서는 그들의 사지를 잡아서는 뜯어 버리니, 순식간에 네구의

혈강시는 고깃조각이 되서 사방으로 흩어졌기 때문이다.

"이런..일이.."

그가 만든 혈강시는 혈교에서 내려오는 비법을 사용하여 만든 혈강시로 혈교가

있었을 당시의 혈강시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는데도 상대의 혈강시와

는 상대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 녀석들 혈교의 무리들이였나!"

"흥! 우스운 소리! 혈교는 이미 수십년 전에 네녀석의 손에 멸문되지 않았던

가?"

구시독인은 혈강시를 보며 천마와 함께 싸우는 무리들이 혈교의 무리가 아닐까

소리쳤지만, 장천이 코웃음을 치며 부정하자 더욱 의문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사실 구시독인이 만든 혈강시는 혈교가 무림을 상대로 하기 위해 그 위력을 줄

였지만, 많은 수의 혈강시를 제조할 수 있게 만든 것이였다.

진정한 혈강시의 제조비법은 오직 혈교의 교주만이 알고 있었으니 장천인 지하

감옥에서 구한 혈교의 소교주가 그 비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잠깐 손을 썼을 뿐이지만, 장천이 데리고 있는 두구의 혈강시는 전과는 비교되

지 않을 정도로 강한 힘을 보이게 되었으니 장천 역시 조금 놀라고 있었다.

'혈교의 소교주라....'

지하감옥에서 그를 구출한 사람은 바로 장천이였으니 예상치도 않은 곳에서 불

괴대제와 만근퇴 우경을 견재할 사람을 찾았다는 생각에 미소가 흘러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모르는 상대인 구시독인에게는 장천의 미소는 모욕으로 생

각될 수 밖에 없었으니 미간을 일그러뜨린 그는 흑마겸을 휘두르며 장천을 공

격해 들어갔다.

"가소로운 애송이 녀석!"

"나이를 먹었으면 조용히 금분세수하여 은거나 해라 구시독인!"

미간을 일그러뜨리며 공격해 오는 구시독인을 보며 장천은 도발을 하여 더욱

더 노하게 만드니 노여움에 구시독인의 손발은 조금씩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그와는 반대로 공격 하나하나에는 상당한 힘이 섞여져 있었기에 장천 역시 방

심할 틈이 없었다.

하지만 평정심을 잃은 자와 잃지 않은 자의 싸움은 상당한 차이가 있었으니 한

초식 한초식에 강한 힘이 들려 있기는 했지만, 그 만큼 구시독인의 주위에는 틈

이 많이 생겼고, 장천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섬광비도!!"

그의 틈이 벌어지기를 기다리며 왼손을 품에 넣어 비도를 손에 쥐고 있던 장천

은 한 순간의 틈을 놓치지 않고 비도문의 최고절기 중 하나인 섬광비도를 날렸

으니 아직 극성에 이르지 못해 희미한 불빛에 불과했지만, 하나의 광선이 그의

손에서 뻗어나가더니 구시독인의 목에 적중했다.

"헉!!"

광선이 목에 적중하자 구시독인은 흑마겸을 휘두르던 동작을 멈추고는 자신의

목에 손을 가져갔고, 비도의 손잡이가 느껴지자 입에서 피를 흘리며 장천을 처

다보았다.

"..서..설마...혀..혈비도 무..무랑.."

"후후후..."

[털썩!]

구시독인은 장천이 시전한 비도술이 혈비도 무랑의 절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에 혈비도 무랑이란 이름을 중얼거렸지만, 이내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땅에 쓰

러져 버리고 말았다.

"차압!!"

장천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구시독인의 몸 위로 올라가서는 일참에 그의 목

을 베어버렸으니 몸에서 떨어진 그의 머리를 들고는 내력을 돋구어 소리쳤다.

"본좌가 구시독인의 목을 베었노라!"

"와아!!"

적들의 수장인 구시독인 화룡대주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는 것을 깨닫자 천마단

과 불괴곡의 무사들을 함성을 내지르기 시작하니 자신들의 주군의 죽음을 확인

한 흑시단은 허망함에 더 이상 싸우지 못하고 병기를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천마와 함께 수십년간 홍련교의 세력을 양분해 왔던 거마 구시독인은 천마단과

불괴곡의 무사들의 협공으로 고전하다 불괴곡의 화룡대주의 칼에 목이 잘리니

이로서 홍련교는 어느 누구도 멈출 수 없는 피바람이 불 수 밖에 없었다.

구시독인이 패하자 흑시단은 더 이상 싸울 힘이 없었는지 항복을 하게 되었고,

그가 거느리고 있던 혈강시들은 주술자가 사라지자 시체로 돌아갔다.

한편 천마의 전각에서는 세 사람이 싸움의 결과를 노심초사하며 기다리고 있었

으니 잠시 후 온 몸에 피범벅을 한 무사가 급히 뛰어오자 천마는 자리에서 벌

떡 일어나서는 싸움의 결과는 물었다.

"싸움을 어떻게 되었는가?"

"어르신 기뻐해주십시요! 저희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오!!"

방안에 있던 세사람은 그 말에 크게 기뻐하는 표정을 지었는데, 천마는 구시독

인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한지라 급히 물어보았다.

"구시독인은?"

"불괴곡에서 오신 화룡대주님에 의해 목이 잘렸습니다!"

"아!"

오래 시간동안 자신의 숙적으로 있었던 구시독인이 화룡대주에 의해 목이 잘렸

다는 것을 들은 천마는 탄성을 내지를 수 밖에 없었지만, 이상하게 기쁘지는 않

았다.

'사제가 목이 잘렸다라...'

천마와 구시독인은 한 때 홍련교 교주의 제자로 동문수학한 사람이였으니 교주

의 권좌에 대한 욕심 때문에 갈라섰던 사람들이였다.

스승이 죽은 후 천마는 암암리에 손을 써 구시독인의 세력을 누르고 교주의 좌

에 오르는 것은 성공했지만, 그를 완전히 숙청하는데에는 실패하여 수많은 싸움

끝에 어쩔 수 없이 교주의 좌를 제삼자에게 내놓을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런 그

가 죽었다는 소식이 이상하게 기쁘지 않은 것이다.

'후..정이 들었었단 말인가..'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어 그것을 떨처낸 천마는 다음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화룡대주라....'

천마는 구시독인의 목을 벤 화룡대주란 인물이 같이 있는 불괴대제와 만근퇴

우경보다 더 위험한 인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식을 듣기 전만 해도 천마는 야심 큰 불괴대제는 꼬셔 완전히 교를 장악

한 후 만근퇴 우경과 그 두사람을 싸우게 할 생각이였는데, 화룡대주의 출현으

로 자신의 계획에 수정을 가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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