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38화 (139/355)

제 27 장 홍련교의 내전 (3)

"끄억!!"

장천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심각한 상태로 변해 있었다.

이진천의 세명의 제자들 중 두명은 독에 중독되어 땅에 쓰러져 있었지만, 단 한

녀석이 십여명이 무사들과 대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한녀석이 무공이 상당히 높았던지라 쓰러지는 것은 불괴곡의 무사들

이였으니 장천은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무기도 가지고 있지 않은 자를 상대로 십여명이 당해내질 못하니 어찌 한숨이

나오지 않겠는가?

"비켜라!"

더 이상 부하들의 쓰러지는 것을 볼 수 없었던 장천은 준비해 준 쌍도를 뽑아

들고는 소리쳤다.

내력이 섞인 목소리가 주변을 크게 울리니 이진천의 제자는 만만치 않은 자가

나타났다는 것을 깨닫고는 급히 자신의 앞에 있는 무사의 목에 응조수로 찢어

버리고는 뒤로 돌아섰다.

"흥! 가소로운 녀석!!"

부하의 목을 찢어 버린 후 뒤로 돌아서는 녀석을 보며 장천은 코웃음을 치고는

그대로 쌍도를 연환하여 휘두르니 그는 제자리에서 몸을 회전시키며 장천의 공

격을 피하고는 그 여세를 몰아 오른 발로 그의 다리를 후려쳤다.

"호오!"

그 일련의 동작이 상당히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라 장천은 녀석의 권각

에 탄성을 내질렀는데, 그러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은 응조수의 제자와 장천

의 무공수준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였다.

가볍게 녀석의 공격을 피한 장천은 왼손의 도를 들어서는 그대로 정수리를 향

해 내리쳤다.

"칫!"

낮은 자세로 발을 후리던 터라 빠른 도격을 피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그는 그대

로 몸을 뒤로 돌려서는 발차기로 도의 옆부분을 가격하여 도격을 흘려버리니

장천으로선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단순히 임기응변의 발차기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피할 곳이 없다고 생각한

자신의 도격을 발차기 하나로 흘려버렸기 때문이다.

'천재다...'

장천 역시 무골이라는 천무성골의 소유자이기는 하지만, 세상에는 이런 무골이

아니라해도 무공에 관한한 천재적인 면모를 보이는 자들이 있었다.

그가 내공이나 무공을 습득하기 좋은 신체라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선 반드시 어느정도의 무공연마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였다.

이런 이유로 좋은 스승을 만나지 못하면 무골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보통인

데, 개 중에는 좋은 무골도 아니면서 무공에 관해선 천재적인 면모를 보이는 자

들이 있었다.

장천은 자신의 앞에 있는 녀석이 그와 같은 녀석이 아닐까 생각해 볼 수 밖에

없었는데, 이미 극성에 이른 도격을 발차기 하나로 흘려버렸기 때문이다.

그와 장천의 무공 차이를 생각한다면 놀라운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재밌군."

녀석이 도격을 피하는 것을 보며 장천은 재밌다는 표정을 지으며 들고 있던 도

를 부하들에게 던져주고는 천천히 자세를 잡았다.

"본좌는 장천이라 하네, 자네의 이름은?"

"정찬필이라 하오."

"어떤가 이번 기회에 나의 밑으로 들어올 생각은 없는가?"

"...."

장천의 말에 아무 알도 없이 자세를 잡는 그였으니 그의 무뚝뚝함이 오히려 마

음에 드는 그였다.

현재 문성에게는 자신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기에 교주의 좌를 차지

한다 해도 허울 뿐일 확율이 높았다.

문성에게 제대로 된 권력을 물려주기 위해선 그의 세력이 될 고수들이 필요했

는데, 눈 앞에 있는 정찬필이라는 자는 아직 무공은 그리 높지 않지만, 크게 될

여지가 있는 인물이였기에 자신의 세력으로 끌어 들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장

천이였다.

"그럼 내기를 하나 할까?"

"내기?"

"자네가 나의 공격을 십초이상 받는다면 자네의 사부와 사형제들을 풀어주도록

하지."

"십초 이내에 쓰러진다면?"

"본좌가 모시는 분의 수신호위가 되어주게."

정찬필은 장천이 자신보다 몇단계는 높은 고수라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십초

정도는 버틸 수 있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자를 상대로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안 이상 이 내기는 거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시작해볼까?"

현재 장천의 무공은 마교내에서 십위권 안에 들 정도의 고수였다.

물론 만근퇴 우경이나 불괴대제에 비해선 약간 떨어지는 실력이라고는 하지만

그 두사람이 천마나 구시독인과 버금가는 자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그 역시 마

교에서 하나의 세력을 가지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였다.

정찬필이 내기를 받아들이자 장천은 녀석을 보며 가볍게 오른발을 들어서는 진

각을 시전했는데, 그 순간 대지가 크게 울리는 듯한 진동과 함께 굉음이 울렸

다.

[쿵!!]

"큭!!"

장천이 시전한 진각의 위력을 보며 그는 식은 땀이 흘러내렸는데, 진각 자체야

위력이 없지만, 그 진각은 바탕으로 한 일권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십초가 아니

라 일초도 버티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천마에 버금가는 무공을 지닌 자다!'

정찬필은 고아였다.

해남에서 살았던 고아인 관계로 제대로 된 권각술을 배울 수는 없었지만, 타고

난 무공의 습득능력으로 하오문 잡배들의 무공을 눈으로 익히며 권장술을 익혔

고, 열살이 되는 해 해남의 하오문을 지부장을 누를 정도의 실력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우연히 소림사의 한 파계승에게 크게 당한 후 그를 따라다니며 심공과

권장술을 배울 수 있었고, 열다섯살이 되던 해에는 마교의 고수 중 한사람인 응

조수 이진천의 눈에 띄여 그의 제자가 될 수 있었다.

응조수 이진천의 제자가 된지는 7년 그 동안 그의 무공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전되었고, 스승인 이진천을 뛰어 넘을 수 있었지만, 그가 배울

수 있는 무공은 한계가 있었기에 더 이상 진전을 봐라볼 수가 없었다.

그가 스승의 뒤를 따라 이렇게 외지를 돌아다니는 것은 응조수 이진천에게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생각에 어렸을 때 만난 파계승을 만나기 위함이였는데,

사천의 지부에서 생각지도 못한 고수를 만나자 흥분이 밀려왔다.

이 자에게 지더라도 자신의 무공을 진전시킬 수 있는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

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차압!!"

정찬필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장천은 가볍게 몸을 날려 쇄도해 들어왔고,

그는 녀석의 일원의 위력을 알아보기 위해 자세를 굳건히 하고 자신이 알고 있

는 최대의 방어자세를 취했다.

"일권을 받아 볼 생각인가! 맹용천격!"

정찬필이 자세를 굳건히 하는 것을 보며 장천을 재밌다는 듯이 소리를 지르고

는 그대로 녀석의 명치를 향해 일권을 날렸는데, 그 순간 강맹한 기운이 그의

주먹에서 뿜어져 나왔다.

"큭!! 비익승천!"

엄청난 기세로 날아오는 일권을 본 그는 그것을 막는 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급히 몸을 회전시켜서는 일권을 피하고는 그대로 면상을 향해 응조수를

휘둘렀다.

"좋은 선택이다!"

장천은 그가 자신의 일권을 정면으로 막지 않자 한마리를 던진 후 왼손으로 녀

석의 응조수를 막고는 그대로 왼발을 들어서는 옆구리를 후려쳤다.

"크악!!"

단 일각이였다고는 하지만 엄청난 기세로 밀려오는 공격을 허용한 그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튕겨져 날아갔지만, 스승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통을 참고는

몸을 회전시켜 간신히 땅으로 착지할 수 있었다.

"아직이다! 패룡낙뢰각!!"

하지만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장천은 그가 일각에 튕겨져 날아가는 순간

몸을 날렸었고, 아직 자세를 잡지 못하고 있던 그를 향해 패룡낙뢰각의 초식을

시전했다.

패룡낙뢰각은 순식간에 그의 머리 위로 십여개의 잔형을 뿌리며 찍어 내려오는

그는 나려타곤의 수법으로 몸을 날릴 수 밖에 없었다.

"큭!!"

무공을 하는 자들에게 나려타곤의 수법은 구차하기 그지없는 수법 중 하나였으

니 정찬필은 수치심에 얼굴이 시뻘개 질 수밖에 없었다.

"무엇이 그리 수치스러운가? 쓸데없는 자존심보다는 일각이라도 더 살수 있는

것을 택하는 것인 사람이라네."

하지만 나려타곤의 수법으로 그가 자신의 일각을 피하고는 얼굴이 시뻘겋게 변

하자 장천은 고개를 내저으며 한마디를 내뱉고는 다시 공격을 시작했다.

"선풍십팔각!"

공중으로 가볍게 몸을 날린 장천은 그대로 선풍십팔각의 수법을 사용해서는 녀

석을 몰아치기 시작하니 그의 주위로 돌풍이 형성되는 듯 하며서 그의 신형은

정찬필의 눈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큭!"

장천의 종적을 찾기 위해 두리번 거리던 그는 뒤에서 강맹한 기운이 느껴지자

크게 놀라서는 몸을 숙였지만 옆구이의 부상 때문에 한순간 지체하게 되었기에

관자노리에 선풍십팔각의 일각을 허용하고 말았다.

[쿵!!]

선풍십팔각의 공격에 당하여 그대로 얼굴을 땅에 처박고는 쓰러져버린 그였는

지라 장천은 이것으로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놀랍게도 일어서지도 못할 것

이라 생각한 정찬필은 피를 흘리면서 떨리는 팔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좋은 투지로군!"

다리가 심하게 떨림에도 불구하고 자세를 일으키는 그의 모습을 보며 장천은

크게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일각을 날리려고 했는데, 자세히 보니 녀석의

동공이 풀려 있는지라 손을 내저으며 옆에 있는 부하를 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실신한 것 같다. 녀석을 데리고 가서 치료해주도록 해라."

"예."

불괴곡에서 온 무사들은 잠깐의 일전이였지만, 자신들을 고생시킨 자를 쉽게 쓰

러뜨리는 장천의 무공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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