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37화 (138/355)

제 27 장 홍련교의 내전 (2)

변태변골술로 얼굴을 바꾼 장천은 이진천을 안내하며 음식이 차려져 있는 방으

로 향했는데, 뒤를 따라오는 무사들을 보더니 옆에 있는 자를 보며 말했다.

"이당주님과 함께 온 분들은 다른 곳에 상을 차려 놓았으니 그 쪽으로 모시도

록 하여라."

"예."

장천의 명령을 부하는 잠시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대답을 하고는 그들의

곁으로 가서는 공손히 말했다.

"이쪽으로 오시죠."

하지만 이진천과 같이 온 무사들은 아에 듣지도 못한 것 처럼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으니 그들에게 말한 이들은 그들의 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기운

을 느끼고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차갑다...'

그들의 몸에선 하나 같이 차가운 냉기가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하하. 이들은 내가 가르치고 있는 제자들이요."

"아! 그렇군요. 어쩐지 기도가 범인과 다르다 생각했습니다."

장천 역시 이진천의 곁에 있는 세명의 무사들의 기운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계획에도 없던 일을 지시했던 것이다.

'극도로 냉정한 자들이다. 이진천의 명령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인가?

한 사람 한사람의 실력은 귀옥각의 무사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녀석들이

다.'

귀옥각의 무사들은 총단 내에서도 상위에 속하는 실력자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

였다.

그런 인물들과 비슷한 무공을 지닌 자들이 일개 당주의 제자라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 할 수 있었다.

그들의 움직이려하지 않자 이진천은 고개를 돌려서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물러가 있거라."

"예."

이진천의 명령이 떨어지자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을 한 그들은 장천이 보내준

자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실로 뛰어난 제자들을 두셨습니다."

"하하하 녀석들이 본인 밑에서 무공을 배웠다고는 하지만 사실 저들 중 한녀석

은 본인보다 한 수위의 무공을 지닌 녀석이 있지요."

"호오! 이당주님보다 높은 무공이라니 세명 다 약관이 간신히 넘은 것 같은데,

감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하하하.."

놀랐다는 얼굴로 말을 하는 장천이였는데, 그것은 겉치례가 아닌 진실이였다.

응조수 이진천은 홍련교에서도 알아주는 고수였는데, 그를 넘어설 정도라면 쉽

게 상대할 수 없는 자였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녀석들이 간 쪽의 일이 어렵겠군. 이진천을 재빨리 처리한 후 그 쪽

으로 가야겠다.'

세명의 제자의 경우에는 계산에 넣지 않은 자들이였기에 장천은 일이 어렵게

됬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곳은 정원에 있는 정자였는데, 이미 사전에 준비를 해두고

있었는지 서너명의 아름다운 여인이 공손히 자리에 앉아서는 악기를 들고 있었

고, 그 옆으로 술시중을 들 여인들이 서 있었다.

"이거 부지부장께서 너무 신경을 쓰신 것이 아닌가 모르겠군요."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당주께서 오시는데, 이정도는 당연한 것이지요."

부지부장이라고는 하지만 총단의 당주와는 확연히 직급에서 차이가 나는지라

보통 총단에서 사람이 파견나오면 이 정도의 예의를 보이는 것은 허다한 일이

였다.

이진천 역시 이러한 일을 많이 겪어본 사람이였기에 아무런 내색 없이 가볍게

받아 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를 자리로 안내한 장천은 옆에 서 있던 여인을 보며 눈짓을 보냈고, 잔잔한

음악이 정자에 퍼지기 시작했다.

"음..."

이곳에 있는 여인들은 총단에서 올 사람들을 접대하기 위해 가장 아름다운 여

인들만을 선택해서 데리고 온 기생들이였기에 이진천은 상당히 흡족해 하는 표

정을 지었다.

"자 당주 한잔 드시지요."

"하하하."

장천의 말에 그의 옆에 있던 기생이 나긋한 미소로 술을 따르니 이진천은 크게

즐겁다는 표정을 지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본 장천은 미소를 지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주께서 원하신다면 이 아이들 중 하나에게 오늘밤 시중을 들라 하겠습니다.

당주님은 마음에 드시는 아이를 고르시기만 하면 되십니다."

"이런 허허허.."

미인과 같이 잠자리를 들고 싶지 않은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

장천의 말에 이진천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수염을 쓰다듬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

아 그 미소는 경악으로 물들 수 밖에 없었다.

"헉!!"

이진천은 크게 놀란 표정으로 술잔을 떨어뜨리고는 급히 뒤로 물러서며 소리쳤

다.

"독!?"

한 순간 이진천은 자신의 몸이 독에 중독되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크게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분명 이진천은 술을 마시기 전에 살짝 은침을 사용하여 독이 있는가 없

는가를 확인 하였기에 그로선 이 중독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어떻게 독을...분명 술에는 독이 없었거늘..."

"흐흐흐...분명 술에는 독을 타지 않았으니까요. 그건 그렇고 오래만이군요. 이당

주"

이진천이 크게 놀란 목소리로 말하자 장천은 본색을 드러내었다.

"너는?"

장천이 변태변골술을 풀자 이진천은 그의 본래의 얼굴을 보고는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으니 바로 자신들이 천라지망을 펴 죽였다고 알려져 있는 장천이였기

때문이다.

"후후후..."

"너는 분명히..."

분명 부하들이 그를 죽이는 것을 확인했는지라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이진천이

였는데, 그런그가 살아서 자신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

다.

"후후후..그대로 죽기에는 너무 억울하더군요."

하지만 그 말을 하는 장천의 말에 이진천은 가슴이 섬뜩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말에서 살기가 흘러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 녀석이 왜?"

이진천은 왜 장천이 이곳에 나타났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가 정파의 밀정이라는 것은 이미 홍련교 전체에 다 알려져 있는 사실이였기

때문이다.

물론 총단은 그가 사라진 후 외부와의 연락이 이어졌는지를 샅샅히 조사했지만,

그 증거는 전해 발견되지 않았기에 그가 총단에서 목적하고 있던 것은 알려지

지 않았지만, 표면적으로는 밀정이란 이름으로 처리되었고, 그와 관련되어 있었

던 인물들은 거의 대부분이 처리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쌍도문을 떠나기 전 천마와 구시독인의 휘하로 흩어진 은조상과 동

방명언 그리고 이역에서 몸을 감춘 데비드란 형제들은 처리되지 않았지만, 다른

인물들은 총단의 감옥에 갇히거나 유배되었기 때문이다.

"네 녀석이 왜 다시..."

"후후후..."

독에 중독된 이진천은 간신히 그를 보며 물었는데, 그의 물음에 가느다란 웃음

을 흘리며 그는 자리에 앉아 여인들이 건네주는 술을 받아 마시며 말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말해 줄 수 없군. 아직 당신의 죽음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대

업의 기초는 밝힐 수 없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내가 이곳으로 너희들에게 복수

하려는 이유는 말해주지.."

"복수?"

"나의 아들과 아내의 죽음...그것이 내가 다시 홍련교로 돌아오려는 이유다."

그 순간 이진천은 교주의 딸인 유능혜가 생각이 났다.

"설마...?"

"밀정의 아내이기는 하지만 유능예는 교주의 딸, 난 힘들기는 했지만, 아내에게

만은 너희들의 손길이 뻗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빠져나가려는 나를

너희에게 알려주었던 사람도 내 아내일테지. 아닌가?"

"큭.."

분명 유능예는 자신들에게 장천이 총단을 빠져나가려 한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그런 이유로 사전에 암혈당의 무사들을 대거 외부로 보내 천라지망을 펼칠 수

있었기에 그를 처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공은 유능예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하지만 살아 돌아간 후에 들었던 소문에는 아내가 자결했다고 하더군."

"그건..네 녀석이!!"

"바보 같은 소리. 교주의 딸이라고는 하지만 밀정의 아내, 그 정도면 너희 암혈

당 녀석들이 표면적으로는 아니지만 두세명의 사람을 붙여 두었을 것은 분명한

일, 그런 눈을 피하고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설령

목숨을 끊는다고 해도 충분히 말릴 수 있는 일, 네 녀석들은 암묵적으로 그녀들

에게 죽음을 강요했겠지.."

장천은 그런 생각이 나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교주의 딸이란 신분을 믿었기에 그녀와 자식에게 큰 해는 없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고, 그런 믿음이 있었기에 은조상의 검에 당했을 때도 안심할 수 있었기 때

문이다.

유능예가 자살한 것으로 위장해 외부로 보낸 것은 교주의 독단적인 일인지라

이진천 역시 모르는 일이였기에 그의 말에 부정을 할 수가 없었다.

실재로 그가 유능예에게 사람을 붙인 것도 사실이고, 외부에서 그녀에게 압박을

해온 것도 사실이였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그녀가 자결을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전혀 의심을 하지 않았던

그였다.

장천은 천천히 자리에 일어나서는 그의 곁으로 다가가서는 품에서 하나의 비도

를 꺼내어 들었다.

"죽이지는 않겠다."

"끄악!!"

그 말과 함께 장천은 비도를 들어서는 그의 단전을 찌른 후 사지의 근맥을 자

르니 이진천은 고통스러운 비명과 실신하고 말았다.

정원은 이진천으로 피로 시뻘겋게 물들기 시작하니 장천은 피가 더 이상 나오

지 않게 점혈을 하고는 그의 어깨에 들쳐업고 지부의 건물 안으로 걸음을 옮겼

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한 무사가 와서는 포권을 하며

인사를 했고, 장천은 이진천을 내려놓고는 물었다.

"총단에서 온 무사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호의원께서 만든 독물로 모두 중독된 후 단전과 근맥을 잘라 지부의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잘했다. 난 이진천의 세명의 제자가 있는 쪽으로 갈터이니 넌 이 자를 다른 녀

서들이 있는 감옥에 가두도록 하여라."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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