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36화 (137/355)

제 27 장 홍련교의 내전 (1)

홍련교 사천 지부, 장천이 제일 처음 홍련교에 가입하기 위해 처음 들어섰던 이

곳은 사천 정파의 갑작스런 움직임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런 움직

임 속에서 낯선 자들이 사천의 지부로 다가서고 있었다.

사천 지부 근처의 숲을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인형들, 그 중 가장 선두에

선 자는 열 다섯 정도의 어린 나이로 보이는 소년이였으니 바로 장천이였다.

견즉사의 호청명의 치료로 불괴곡에서 나온 이들의 병이 나아지기 시작하자, 장

천은 이십여명의 불괴곡의 무인들과 함께 사천지부를 점령하기 위해 나선 것이

다.

물론 이것에는 몇가지 연유가 있었으니 독문과 철사방의 동맹을 밝히면서 사천

당가를 비롯한 사천의 정파들이 움직임이 가속되자, 그것을 돕기 위함과 함께

이 기회에 사천지부를 흡수하여 불괴곡의 세력을 키우기 위함이였다.

사천당가, 아미파, 청성파가 위치한 곳인만큼 사천지부는 다른 곳에 비해 홍련

교의 세력이 크게 위축되어 있었기에 적은 무사들로도 제압이 가능한 곳이였다.

하지만 이러한 것 보다 장천이 더욱 가치있게 생각하는 일이 있었으니 바로 본

격적으로 홍련교에 들어서기 위해서 이곳에 세개의 도를 묻어 놓았기 때문이다.

바로 장천이 부친이 선물한 두개의 도와 공동파의 문주가 선물한 강호 십대 신

병의 하나인 화룡신도, 현재 문성과 둘만의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그로선 화룡

신도를 통해 힘을 키울 필요가 있었기에 이번 기회에 사천지부를 흡수하면서

다시 화룡신도를 손에 넣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숲을 통해 조심스럽게 잠입한 장천과 무사들은 사천지부가 훤히 보이는 언덕에

서 그들의 동태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화룡대주. 아무리 생각해도 이십여명의 무사들로는 작은 지부라해도 점령하기

어려울 듯 한데..."

사천 지부의 입구를 관찰하던 무사 한명이 떨리는 목소리로 장천을 보며 물으

니 그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이다. 가장 적은 지부라고는 하지만 사천지부에 있는 무사들의 숫자는 200

명이 넘으니 이십명 정도의 우리로선 중과부적이라 할 수 있지."

"그런데 왜?"

"하지만 사천의 동쪽에 위치한 철사방이 정파의 무리들에게 수작을 걸어 준 덕

에, 정파 녀석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반해 마교는 철사

방의 무리들이 정파에 수작을 걸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 정파의

움직임을 자신들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할 것이 분명할 터이기에 반드시 사천지

부의 무사들이 외부로 대거 빠져나갈 것이 분명하다. 우린 이 시기를 놓치지 말

고 들어가 지부를 점령해야 한다."

장천의 설명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직까지 완전히 수긍한 것은 아니였

다.

"하지만 총단에서도 사천지부가 위험하다고 생각해 무사를 파견할 것이 분명합

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저희들의 정체가 밝혀지게 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

까?"

"물론이다. 그런 이유로 이번 일은 비밀스럽고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자세한

것은 이 일이 본격적으로 진척이 되면 말해주도록 하지, 지금은 나를 따르도록

하여라."

"예. 알겠습니다."

아직 궁금한 것이 더 있었지만, 일단 불괴대제와 우경이 믿고 맡긴 인물인 만큼

장천을 따를 수 밖에 없는 무사들이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이 잠복한 지 이틀 정도가 지나자 사천지부에서 많은 수들

의 무사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는데, 그 숫자가 백오십 정도는 되어 보였다.

무사들이 빠져나가자 장천은 불괴곡의 사람들과 함께 사천지부로 잠입해 들어

가니 그는 잠시 그들을 기다리게 한 후 사천지부의 외곽으로 경공을 사용하여

움직였다.

"이곳인가.."

두개의 거대한 바위가 서로 맞부닥쳐 있는 곳에 도착한 장천은 잠시 주위를 두

리번 거리다가 천천히 틈새 안으로 손을 집어 넣었고, 그곳에서 하나의 보따리

를 꺼내었다.

오랜 시간 그곳에 있었던지 붉은색의 비단으로 쌓여진 보따리는 지저분하게 변

해 있었다.

"휴! 그나저나 녹이나 쓸지 않았는지 모르겠네?"

수년이 넘게 한 곳에 방치되어 있었으니 장천의 이런 고민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었는데, 천천히 보따리를 풀어보니 다행이 처음 이곳에 숨겨 놓

았을 때 많은 주의를 기울였는지, 안의 내용물은 깨끗하게 보관되어 있었다.

보따리 안에는 세자루의 도가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는데, 장천은 그 중 한자루

의 도를 들어서는 천천히 도를 뽑아 보았다.

푸른색의 예기가 흐르고 있는 도였으니 바로 쌍도문을 처음 떠나올 때 장춘삼

이 그에게 건네준 도였다.

그리 이름난 도는 아니였지만, 좋은 쇠를 백련정강하여 만들었기에 수년을 바위

구석에 박혀 있었음에도 검에서 흐르는 예기는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역시 아버지가 주신 도로군.."

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장천은 두개의 도를 양쪽 허리에 차고는 드디

어 나머지 한자루의 도를 들었는데, 그 순간 도집을 통해 뜨거운 화기가 외부로

분출하기 시작했다.

"이런! 오랫동안 처박아 두었더니 심술이 났나보네?"

물론 도가 말을 하는 것은 아니였지만, 장천의 손길이 닿자,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화기가 한꺼번에 분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장천은 녀석의 화를 풀어 줄 생각으로 천천히 도를 뽑아 들었는데, 그 순간 뜨

거운 기운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면서 주위로 뜨거운 열풍의 회호리를 만들어 버

렸다.

"호오!"

오랜만에 들어본 화룡신도는 오히려 과거보다 더욱 뜨거운 화기를 품고 있었으

니 이는 장천의 화기의 내식이 크게 진보한 탓도 있었다.

화의 무공을 익힌 그와 화룡신도는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과 같이 어우러

지고 있었다.

'이것만 있으면 천하제일을 다투어도 문제가 없을 것 같군...'

십대신병, 그것을 가지는 이가 한결같이 생각하는 일 중의 하나는 바로 천하제

일인의 욕심이였다.

장천 역시 무공이 크게 증진이 된 후 화룡신도를 잡으니 그런 욕심이 났는데,

한 순간 한 여인의 얼굴이 생각나자 고개를 내저을 수 밖에 없었다.

'...나 같이 파렴치한 녀석이 무슨 천하제일인인가....능예....'

능예의 얼굴이 생각나자 그러한 생각은 사라질 수 밖에 없었다.

세개의 도를 챙겨 든 장천은 다시 불괴곡의 무사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고, 드디

어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대주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가자."

장천이 오자 불괴곡의 무사들은 사천지부로 처들어갈 준비를 모두 끝낸 상태였

기에 장천은 천천히 지부의 정문으로 들어섰다.

많은 수의 무사가 빠져나간 사천지부의 정문에는 두명 정도의 무사가 입구를

지키고 있었는데, 장천은 품에서 두자루의 비도를 꺼내어서는 조용히 그들의 곁

으로 숨어 들어가서는 비도를 던졌다.

"헉!!"

장천의 비도술은 이미 상당한 경지에 이르렀기에 홍련교의 무사는 외마디 비명

도 제대로 지르지 못한 채 목에 비도가 박힌 채 땅으로 쓰러졌다.

입구의 무사들이 쓰러지자 녀석들의 시체를 치운 장천은 두명의 불괴곡 무사들

로 하여금 그들의 옷으로 갈아입게 하여 만약에 있을 사태에 대비한 후 사람들

을 분산시켜서는 사천지부의 장악에 들어갔다.

장천이 사천지부의 내부를 잘 아는만큼 지부를 모두 점령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불괴곡의 무사들 역시 정예들이였기에 총단도 아닌 지부의 무사들이 상대할 수

준이 아니였던 것이다.

사천지부를 점령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두시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였

다.

하지만 지금 문제되는 것은 총단에서 사천으로 파견되어 올 무사단이였으니 사

람들에게 지시하여 사천지부 중요 인물들의 인피면구를 제작하게 한 장천은 불

괴곡의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전서구를 날려 사천지부를 얻었다는 소식을 전했

다.

삼일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전서구가 한마리 도착했는데, 그곳에서는 사천당가

를 비롯한 아미, 청성, 쌍도문을 이루어지는 정파의 무사들과 사파의 하나인 철

사방인 충돌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아버지..."

쌍도문의 무사들을 이끈 사람이 아버지인 장춘삼이라는 것을 안 장천은 만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죽인 죄로 평생 은거하기로 결심

한 그였기에 눈물을 머금으면서 참을 수 밖에 없었다.

"대주! 총단의 무사들이 왔습니다!!"

"총단의 무사들이?"

"예. 암혈당의 무사들로 숫자는 이백명 정도 되는 듯 합니다."

"그들을 이끌고 있는 자는 누구인가?"

"응조수 이진천이라 합니다."

"이진천? 후후 재밌게 됐군. 이미 준비는 모두 끝마쳤겠지?"

장천의 말에 소식을 전해왔던 무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자 가자."

장천은 변태변골술을 사용하여 이번에 죽음을 당한 사천지부의 부지부장의 얼

굴을 변한 후 무사와 함께 천천히 대청으로 나갔다.

대청에는 응조수 이진천과 함께 서너명의 무사들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

으니 장천은 그의 앞으로 가서는 포권을 하며 인사했다.

"이당주님께 인사드립니다."

"오! 순부지부장 오랜만이군."

간단하게 인사치례를 나눈 후 이진천은 장천을 보며 물었다.

"그나저나 전서구에는 사천의 정파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던데 어떻게 된

것인가?"

"예. 그 일로 백오십명의 사천무사들이 정파 녀석들의 동태를 살필 겸 나가 있

는데, 이번에 들어온 소식에 의하면 정파녀석들은 본교가 아닌 철사방을 노렸던

것 같습니다."

"철사방?"

장천의 말에 그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사천의 사파 중 철사방이 가장 크기는 하지만 정파들이 그들을 칠 명문은 없었

고, 또 가만히 내버려둬도 별 문제가 없을 정도의 문파였기 때문이다.

"예.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철사방이 남만에 있는 독문과 손을 합쳤다고 하더군

요."

"음....그렇군."

과거 사천당가가 철사방에 의해 본가가 점령당했던 수모를 겪은 적이 있다는

것을 아는 그로선 이번 정파들의 움직임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쌍도문에서 갑자기 사천으로 무사를 보내는 것도 이해가

가는군. 그래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아미와 청성까지 힘을 합친 상태였는지라 독문의 지원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크게 밀리는 상태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겠지. 구파일방의 두개와 쌍도문에 사천당가까지 힘을 합쳤다면 철사방이

아무리 독문과 힘을 합쳤다해도 역부족일테니까.."

한참을 생각하던 이진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렇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것 같군."

"외부로 나가 있는 지부의 무사들은 일주일 정도면 돌아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알겠네."

"잠시 저희 지부에서 여독을 푸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당주께서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간단하게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고맙네, 자 그 쪽으로 가도록 하지."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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