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22화 (123/355)

제 24 장 대탈출 (1)

"자 먹어.."

마혈이 짚힌데다가 천잠사로 묶여 있는 장천의 앞에 그녀는 참으로 잔인한 짓

을 서슴치 않았다.

한치 정도의 앞에 물고기를 떨어뜨린 것이다.

"......"

배고픈 장천은 혓바닥을 사용하여 그것을 끌어 드리려 했지만, 애석하게도 소용

이 없었으니 화가 날 수 밖에 없었다.

"어이.."

"왜?"

"마혈을 짚힌데다가 천잠사에까지 묶인 내가 혼자서 어떻게 먹어!!"

화가난 장천의 외침에 그제서야 깨달았다는 듯이 손바닥을 친 매아였다.

"아! 그렇구나!"

'제 혹시 바보 아니야?'

하지만 이어진 그녀의 행동은 장천으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물고기를 들어서는 머리부분부터 그대로 장천의 입에 쑤셔 집어 넣은 것이다.

"이 정도면 됬나?"

"우욱...우우"

"맛있나 보구나? 후후"

장천의 입보다 더 큰 생선을 그대로 입에다 집어 넣었으니 얼마나 괴롭겠는가?

하지만 말이 안통하는 그녀를 보며 눈물을 삼킨 장천은 날카로운 이빨을 들어

서는 그대로 생선머리를 우걱우걱 씹어 먹었다.

"어머 잘 먹기도 하네..."

"으드득..."

생선머리를 씹는 장천이였다.

하지만 시장이 반찬이라고 그런데로 생선머리도 맛있기는 한 장천이였다.

옆으로 뉘여진 상태에서 나머지 부분을 떨어뜨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입을 놀리

며 한 마리를 해치워버린 장천은 가볍게 트림을 한번하고는 매아를 보며 말했

다.

"잘 먹었다. 꺼억.."

"호호호 귀엽기도 해라.."

"....미안하지만 내가 너보다 나이가 많은 것 같은데.."

"정말? 난 열여섯살인데?"

"올해 약관이다.."

"그렇구나...그럼 오빠라고 불러야겠네?"

의외로 쉽게 수긍을 하는 매아였다.

"그나저나 밧줄로 묶어 놓았으니까 마혈이라도 풀어줘."

"마혈? 그게 뭔데?"

"휴...점혈법을 모르는거야?"

"응."

자신을 이런 처지로 만든 우경이란 자의 딸이면서 열여섯살이 되도록 점혈법

조차 모른다는 말에 한 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장천이였다.

"그럼 내공은 있어?"

"내공? 그게 뭔데?"

"젠장!"

무공이란 것은 아무 것도 모르는 소녀였다.

매아를 꼬셔서 점혈을 풀 생각이였던 장천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좋아 그런 것은 대충 집어치우고 일단 나를 앉혀주지 않을레?"

"알았어."

의외로 장천의 말을 잘 듣는 매아였다.

움막의 기둥에 매아가 자신을 기대어 앉히자 한 숨을 내쉬는 장천이였다.

어떻게든 이곳을 빠져나가 문성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음.."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던 장천은 소변이 마려오기 시작했기에 매아를 보며 말

했다.

"매아.."

"응?"

"소변이 마려워서 그런데 사람 좀 불러둬서 내 마혈 좀 풀어주면 안될까? 도망

가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음...안되는데...아버지가 다른 사람에게 너를 보이면 안된다고 했는데.."

"젠장할! 죽겠단 말이야!"

소변을 참을 수 없는 장천은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었는데, 어쩔 수 없다는 듯

이 고개를 내저은 매아였다.

"할 수 없네, 애기는 아니지만 내가 도와줄게."

"응?"

그녀의 말에 장천은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으니 자신에게 다가온 그녀가 천천

히 손을 들어서는 바지를 벗기자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어이..!! 뭐하는거야!"

"오줌 마렵다며?"

"젠장할! 넌 예의도 모르냐! 장성한 처녀가 어디나 남정네의 바지를 벗기는거

야!!"

"쉬아하고 싶다며? 옆집에 사는 명아는 내가 이렇게 해서 쉬아 하게 해주는

걸!!"

"젠장할! 그 녀석은 애고 난 어른이잖아!"

"무슨 소리야? 애나 어른이나 밥먹고 똥 사고 쉬아하는 것은 다 똑같은데, 어리

광 좀 피우지 말고 가만히 있어!!"

의외로 강하게 나오는 매아는 장천을 투정 아니 투정을 보며 강하게 나오니 그

로선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젠장!! 하지만 하지말란 말이야!"

"바지에다 오줌 싸면 어떻게 4살인 명아도 바지에다가는 오줌을 안 싸는걸?"

"끄아악!!"

"투정부리지 말고 좀 참으라고!!"

"으아악!!"

"에잇!!"

시끄러운 장천은 막기 위해 이에서 헝겊덩어리를 집어넣은 매아였다.

'흑흑흑...'

"음... 자자 쉬.~~ 쉬~~~"

요강을 가져다가 장천으로 하여금 소변을 보게 하는 매아였으니 그의 눈에선

눈물이 흐를지경이였다.

'흑흑흑...어쩌다가 내가 이런 꼴이 되었단 말인가...'

어쨋든 급한 소변문제는 해결은 되었지만, 장천은 헝겊 조각을 꺼내었음에도 아

무 말도 못하는 멍한 상태가 되어 버렸다.

"호호호..역시 급한 소변을 해결하니 기분이 좋은가 보구나.."

"....."

아무튼 이런 매아의 손에서 삼일을 지내게 된 장천이였으니 이제는 어느정도

그녀의 행동에 익숙해 질 수 있었다.

"매아.밥.."

"매아..오줌.."

"매아...응아..."

"매아....뽀뽀.."

"쪽.."

궂은 일임에도 매아는 그다지 싫어하는 기색없이 장천의 수발을 다 들어주고

있었으니 이런 곳에서 살아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잘 모른다고는 하지만 그다

지 심성이 나쁜 아이가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매아..."

"응?"

"혹시 근처에서 열두살 정도의 소년을 보지 못했니?"

"여두살이라면 금명 아저씨네 금동이하고 음..무강이..도 있고..음.."

"아니아니..이 근방에서 못보던 열두살 정도의 소년말이야?"

그 말에 매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보지 못했는데 왜?"

"휴....이 곳으로 잡혀 올 때 두고온 동생같은 아이거든.."

"아!"

"혼자서 지내야 될텐데...마음이 여린 그 아이가 잘 지내고 있을는지.."

장천의 눈에서 슬픈 빛이 새어나오자 그녀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착하기도 해라.."

"...."

"걱정마 우리 아버지한테 말하면 금방 데리고 오실테니까."

"헉!! 안돼 안돼 절대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말하지마!"

"왜?"

"이유가 있으니까 제발 부탁이야."

"알았어.."

장천의 말에 매아는 영문을 모르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후 그녀가 일이 있다면서 나가자 장천은 몸의 내력을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전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기운이 점점 커지는 것을 느끼며 얼마 지나지 않으

면 혈도를 뚫을 수 있는 내공이 생기라라는 것을 짐작 할 수 있었다.

'부탁이다..제발...'

장천은 심호흡을 하며 내공을 끌어 올리기 시작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내공의

양은 커져갔고, 드디어 마혈을 풀기 위해 내공을 움직였다.

점혈 수법은 각문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 범주에 속한

것은 아니였다.

점혈이 다르다 하더라도 사람의 혈도가 이상하게 꼬일리는 없기 때문이였다.

대충 그가 짚었던 혈도를 생각하며 추측해나간 장천은 점혈을 풀기위해 힘을

다하기 시작하니 약 반시진 정도의 작업이 끝나자 손가락이 미세하게나마 움직

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성공이다!'

손가락이라도 움직인다는 것은 어느정도 마혈이 뚫렸다는 것이니 이제 내공을

더 가속화한다면 봇물터지듯이 마혈을 풀릴 것은 자명한 일이였다.

다시 한번 내공을 끌어 올려 장천은 작업을 계속 이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마혈은완전히 풀리게 되었다.

"성공이다!"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자 장천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수는 있었지만, 천잠사

가 묶여 있는지라 다시 그것을 푸는 작업에 들어 갈 수 밖에 없었다.

'합!!'

하지만 장천에겐 그것은 완전히 풀어버릴 방법이 있었으니 바로 변태변골술을

익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변태변골술은 자신의 감추어둔 삼할의 범주에 속하게 해둔 장천인지라 기문

숙을 제외하곤 어느 누구도 장천이 이러한 무공을 익혔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변태변골의 수법을 사용하여 몸을 변형시킨 장천은 얼마 지나지 않아 천잠사의

속박에서 완전히 벗어 날 수 있었다.

"휴!"

이제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된 장천은 눈물을 흐리며 기뻐하게 되었지만, 지금 당

장은 그것을 생각할 시간이 아니였다.

우경이란 자의 마을로 잡혀 온지라 그곳을 빠져나갈 방도를 세워야 했기 때문

이다.

'역시나..매아를 이용해야 한단 말인가..'

지금까지 자신의 수발을 들어준 매아, 하지만 이곳을 빠져나가 문성에게 가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매아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장천이였다.

조심스럽게 구석에 숨어 있는 장천이였으니 한시진 후 매아가 움막 안으로 들

어섰다.

"어머?"

매아는 장천이 사라지자 놀라는 표정을 지었는데, 그녀가 무어라 소리치기 전에

그녀의 뒤로 급습해 들어간 장천은 그녀의 입을 막고 마혈을 짚었다.

"아!"

마혈이 짚이지 그녀의 몸을 볏짚 쓰러지듯이 쓰러졌으니 장천은 그녀를 조심스

럽게 바닥에 뉘여 놓고는 말했다.

"이게 마혈이야.."

"아..정말 움직이지 못하겠네.."

생전 처음 마혈을 짚인 매아는 신기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몸을 움직이려

하고 있었다.

"이제부터 내가 이곳에 빠져나가기 위해 넌 인질이 되어 줘야 겠어."

"어? 정말?"

"응.."

"이렇게 마혈을 짚힌 채?"

"응.."

"그럼 네가 밥도 먹여주고, 얼굴도 닦아주고 대소변도 도와줘야겠네? 한번 그렇

게 해보고 싶었는데, 재밌겠다."

"....."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그녀였으니 장천으로선 입을 벌리며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뭐..이런 여자가 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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