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21화 (122/355)

제 23 장 불괴곡 (6)

"어떻게 화의 무공을....?!"

"그런 일이 조금 있었지..."

우경의 말에 조용히 대답을 한 장천은 불길이 넘실거리는 석도를 들고는 천천

히 앞으로 다가서기 시작했다.

"흥! 화의 무공을 익혔다고 해도 나의 무형신각에 상대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자신의 무공에 자신이 있는 우경은 또 다시 흐르는 듯한 움직임으로 접근하기

시작하니 장천은 심호흡을 한 번 한 후 가장 자신있는 무공인 쌍용승천도법을

사용하였다.

"호변풍랑!!"

두 개의 도를 휘두르며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장천의 주위에는 불길의 회호리

가 형성되며 일대를 휘감기 시작하니 앞으로 쇄도해 들어가던 우경은 가던 것

을 멈추고는 뒤로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화의 무공은 따로 초식이 있기는 하지만, 다른 무공과도 혼합하여 쓸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장천의 쌍용승천도법은 두배의 위력을 발휘될 수 있었던 것이니

우경은 그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 뜨거운 불길에 조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흥! 하압!"

하지만 이렇게 물러설 수는 없는 노릇이였기에 내력을 크게 끌어올리니 그의

몸에서 호신강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호신강기!'

우경의 몸에서 호신강기가 형성되며 자신의 화기를 밀어내자 역시나 만만치 않

은 자라 생각하며 그를 향해 도를 휘둘렀다.

"패룡포효!!"

패룡도법의 초식인 패룡포효가 시전되자 화기를 머금은 검기가 우경을 향해 날

아갔고, 그는 호신강기가 검기를 막는다고 해도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이란 생

각에 빠른 속도로 공중으로 뛰어 올랐다.

"출운승천!!"

하지만 그가 자신의 공격을 피할 것이라 생각하고는 준비하고 있었던 장천이였

으니 몸을 위로 날려 피하자 출운승천의 초식을 사용해서는 하늘로 박차 올라

두 개의 도를 연환하여 내찌르니 두 마리의 화염을 뿜는 용이 우경의 호신강기

를 강타했다.

"크윽!!"

엄청난 화염의 기운을 호신강기가 막기는 했지만, 큰 충격으로 인하여 그의 몸

은 튕겨져나가 절벽의 벽에 굉음을 내며 박히고 말았다.

"크윽..엄청난 힘이군..."

내력을 더욱 강한 힘으로 끌어올리는 화의 무공에 의해 벽에 박혀버린 우경은

신음을 내며 천천히 박힌 몸을 빼어서는 땅으로 착지했다.

"헉헉..."

화의 무공을 극성까지 사용한 장천은 힘이 부치기 시작했는데, 그런 충격을 받

았음에도 우경은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지칠만도 하겠지, 화의 무공은 엄청난 내력을 필요로하니 말이야."

장천의 상황을 어느정도 예측하고 있던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천이형 괜찮아?"

옆에서 두 사람의 싸움을 보고 있던 문성은 장천이 걱정돼는지 급하게 뛰어와

서는 물어보았기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직까지는 견딜만 한데,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우경을 노려보는 것을 멈추지 않은 장천은 문성에게 조용히 말했다.

한편 그런 두사람을 지켜보고 있던 우경은 품에서 하나의 물건을 꺼내었으니

그것은 바로 은색의 빛을 띄고 있는 밧줄이였다.

"자 이제 끝을 내보도록 할까?"

"음.."

우경의 말에 장천은 작은 신음을 내지르며 천천히 석도를 들어서는 반격의 준

비를 했다.

"차압!"

땅을 박차고 하늘로 뛰어 오른 그는 공중에서 공중회전을 하며 일각을 내질렀

다.

"반월낙천각!!(半月落天脚)"

반월낙천각의 초식을 시전하자 반월형의 강기가 두 사람을 향해 내려 꽂히니

장천은 문성을 옆으로 밀고는 쌍도를 십자의 모양으로 포개어서는 검기를 날렸

다.

"패룡십자쌍도!!"

반월형의 강기에 대항하기 위해 패룡십자쌍도를 펼치니 십자의 강한 검기가 강

기를 향해 날아갔다.

[쿠구궁!!]

패룡십자쌍도의 검기는 강한 힘으로 반월낙천각의 강기를 공중에서 소멸시키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워낙 큰 기술이였기에 그 순간 장천의 몸에는 헛점이 드러

났고, 우경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차압!!"

손에 들고 있던 밧줄을 장천에게 던진 그였으니 밧줄이 그의 몸에 걸쳐지자 내

력을 돋구어서는 그를 꽁꽁 묶어버리기 시작했다.

"크윽!!"

장천은 크게 놀라 내력을 돋구어 밧줄을 끊어버리려고 했지만, 우경이 사용한

밧줄은 천잠사를 꼬아서 만든 밧줄이였기에 장천의 힘으로 끊는다는 것은 불가

능 한 것이였다.

급히 내력을 돋구어 석도를 사용하여 밧줄을 내리쳤지만, 역시나 아무 소용이

없자 장천은 크게 당황해서는 문성을 보며 소리쳤다.

"성아 도망가라!!"

"형아!!"

"빨리 도망가라고!"

그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장천은 문성을 보며 소리쳤지만,

마음이 여린 그는 장천을 보리고 도망을 가지 못하니 이윽고 우경의 밧줄이 머

뭇거리던 문성에게도 던져졌다.

"흥! 어디를 도망가라고!"

"악!"

밧줄이 자신을 향해 날아오자 문성은 크게 놀라서는 소리지를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을 막기 위해 장천은 몸을 띄워서는 그대로 회전을 시켰다.

"헉!!"

장천이 회전을 하지 천잠사는 장천의 몸에 감기기 시작하니 공중에서 문성을

향해 밧줄을 던지던 우경의 몸은 그대로 땅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문성을

향하던 밧줄은 그에게 미치지 못하고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빨리 도망을 가라고!!"

"형아!...흑흑!!"

문성의 장천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에 한참을 망설이다가 몸을 날려 불괴곡의

한편으로 도망을 갔다.

"크윽!!"

장천을 손에 잡아 두고 있었던 우경은 그를 쫓을 수 없는지라 이를 갈 수 밖에

없었고, 다른 불괴곡의 무인들은 문성의 경공을 따라 잡지 못하기에 멍하니 그

가 사라진 방향을 처다보고 있을 뿐이였다.

"쓸모 없는 녀석들!"

문성이 도망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는 무사들을 보며 소리친 우경은 잡혀 있

는 장천이에게 다가가서는 일각을 날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석도를 떨어 뜨렸

다.

"크윽!!"

손목에 강한 충격이 오자 장천은 신음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염아귀는 놓쳤지만, 네 녀석만 있으면 염아귀를 잡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

"크윽!!"

장천의 혈도를 짚어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우경은 그를 어깨에 짊어지고는 무

사들을 보며 소리쳤다.

"불괴대제에게 전해라! 이 녀석은 내가 데리고 간다고 말이다."

"아..알겠습니다."

무사가 대답을 하자 우경은 몸을 날려 불괴곡의 한쪽으로 사라져갔다.

"형아..."

한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 장천이 잡혀가는 것을 보고 있는 문

성은 눈물을 흘리며 장천을 다시 구해내겠다는 생각에 주먹을 쥐며 투지를 다

졌다.

우경이 장천을 데리고 간 것은 맨처음 그들이 싸웠던 곳과는 한참을 떨어진 곳

이였으니 이장 정도 넓이의 바위틈을 빠져나가자 엉성하게 만들어져 있는 움막

들이 널린 곳에서 수십명의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어르신 오셨습니까."

"내가 없는 동안 다른 일은 없었느냐?"

"예."

"알았다. 입구를 잘 지키도록 하여라! 나의 뒤를 따라 누군가 접근할 수도 있으

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입구의 근처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무사의 인사에 고개를 끄덕이며 몇가지 말

을 전한 우경은 움막이 있는 곳으로 몸을 날리니 그곳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우경을 보며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이곳의 우두머리인가 보군...'

장천은 우경이 이곳을 다스리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의 인사를 받으며 걸어간 우경은 한 천막 안으로 들어섰는데, 그곳에서

열다섯정도의 소녀가 우경을 보며 공손이 절을 하고는 옥이 굴러가는 듯한 아

름다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님 다녀오셨습니까?"

"그래 매아야. 웃차!"

소녀의 말을 들은 장천은 예쁘게 생긴 소녀가 우경이란 자의 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쳇! 이런 자에게서 저런 이쁜 딸이 나오다니 신기하군.'

투덜거리는 장천을 알기나 하는지 그는 움막의 한편에 던져 넣은 우경이였다.

'크윽...젠장할 좀 살살 던지라고!!'

하지만 아혈이 짚혀 있는지라 장천은 소리를 지를 수 없으니 매아라 불리는 소

녀는 장천을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버지..이 자는?"

"염아귀와 같이 있던 녀석이다."

"아!"

그녀 역시 염아귀에 대해서 어느정도 들었는지라 크게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지

으며 물었다.

"그런 이 자도 사람을 잡아먹나요?"

"글쎼다. 아직 먹는 것은 못 보았으니 모르겠다만.."

"이를 어쩌죠..사람고기를 구할 방도가 없으니..."

"하하하 그런 것을 던져 줄 필요는 없다. 그냥 이끼나 물고기를 던져 주도록 해

라."

"예."

매아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던 우경은 천천히 장천의 곁에 와서는 말

했다.

"어떠냐?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면 아혈 정도는 풀어 줄 수 있는데 말이다. 내

말을 듣겠다면 눈을 깜빡여 보도록 하여라."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말을 못한다는 것은 갑갑할 수밖에

없었기에 장천은 눈을 깜빡였고, 그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혈도를 짚어 아혈을

풀어 주었다.

"휴! 도대체 왜 나를 이곳으로 데리고 온거지?"

아혈이 풀리자 장천은 숨을 내쉬고는 우경을 보며 물어보았지만, 그는 말할 필

요도 없다는 듯이 매아를 보며 말했다.

"이 자의 마혈을 절대 풀어주어서는 안된다. 이곳에서 이 아비를 제외하고는 이

놈을 제압할 녀석은 단 한명도 없으니 말이다."

"예. 아버지."

"난 장노와 오노에게 잠시 갔다오마."

"예."

우경을 보며 욕이라도 하고 싶은 장천이였지만, 그렇게 되면 아혈을 다시 점할

것이라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며 조용히 누워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누워 있으려니 누군가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지기 시작했기에 눈

을 돌려보니 우경의 딸이라는 매아가 자신을 뚫어지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야? 사람 처음 보는거야?"

"그건 아닌데...아무리 봐도 식인귀 같이 생기지는 않았는데, 왜 사람을 잡아먹

는지 궁금해서."

"젠장! 누가 사람을 먹는다는 거야!!"

"그럼 식인귀가 아니야?"

"왜 나를 식인귀라고 보는지 모르지만, 사람 고기는 입에 대본 적도 없다고!!"

"후후 그럼 다행이네, 아버지의 말씀대로 이까랑 물고기만 주면 되겠다."

'이것이 내가 기르는 개나 고양이 같은 짐승이라고 생각하는거 아니야?'

자신을 애완동물 다루듯이 말하는 그녀를 보며 할 말을 잃고 만 장천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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