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20화 (121/355)

제 23 장 불괴곡 (5)

등소소의 각공과는 전혀 다른 위력을 지녔기에 현재 장천의 발목 쪽에는 상당

한 통증이 일고 있었다.

'크윽..괜히 각공으로 싸웠네...아이구 발목아...'

우경이 보는 앞에서 아픈 척은 못하지만 통증 때문에 속으로 앓고 있는 장천이

였다.

"보아하니 원래의 무공은 각공이 아닌 것 같은데, 이제 본격적으로 해보는 것이

어떤가?"

"말하지 않아도 할 참이였다!"

우경의 말에 소리를 친 장천은 넘어 오기 전에 만들어 놓았던 두 개의 석도를

들었다.

물론 대충 만들었기에 모양은 엉성하기 그지없었지만, 날카롭게 갈아진 날은 상

대를 베어버리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듯 했다.

"오호! 쌍도를 쓴단 말인가? 무림에 쌍도를 잘 쓰는 문파가 있었던가?"

"소식이 깜깜하군!"

"하긴 50년이나 이곳에 갇혀있었으니 그 동안 쌍도를 잘 쓰는 문파가 나타났을

수도 있었겠지.. "

"잔소리는 그만 하고 내 도나 한번 받아보시지!"

우경에게 소리친 장천은 태극일기공을 끌어올린 후 우경을 향해 빠른 속도로

쇄도해 들어갔다.

"흥!"

하지만 각공을 사용하는 우경이니 만큼 경신술이나 경공술 역시 뛰어날 수 밖

에 없었으니 그가 가볍게 발을 튕기자 그의 몸은 사, 오장은 족히 되는 높이로

뛰어 올라서는 근처의 벽을 박차고 더욱 높이 올라갔다.

"뭐야 저건!"

십장 가까운 높이로 뛰어 오르는 우경을 보며 황당할 수 밖에 없는 장천이였지

만, 그의 이어지는 공격에 대경실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낙뇌신각!!(落雷神脚)"

하늘로 뛰어 오른 그가 장천을 향해 발을 뻗자 순간 엄청난 강기가 형성되며

내리 꽂히니 크게 놀란 장천은 빠른 속도로 옆으로 몸을 날렸다.

[쿵!!]

엄청난 굉음과 함께 강기는 땅에 꽂히니 폭발하니 장천으로선 그의 각공에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각공을 사용하여 강기를 사용한단 말인가!"

강기라는 것은 아무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였다.

무공에 대한 깨달음 얻지 못한다면 아무리 내공이 높아도 구사할 수 없는 것이

강기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현재 장천의 위에 날고 있는 우경은 각공 하나로 무림 서열

오십위 안에 들 정도로 엄청난 자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마교 내에서라면 족히 무공 서열 오위 안에는 들 정도의 실력자이니 도대체 이

런 자가 불괴곡안에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장천이였다.

'아무래도 상대를 잘못 고른 것 같은데...'

장천의 무공이 크게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이런 초고수와 상대하기에는 부

족한 실력이였기에 이를 악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성을 위해서라도 물러설 수는 없는 일, 장천은 들고 있던 석도 중 하

나를 집어 넣은 후 품에서 단도를 꺼내어 들었다.

"호! 장도와 단도를 함께 사용할 생각인가?"

"당신이 머리 위에 존재하니 저 역시 방법을 조금 달리하려 합니다."

"하하하! 그래 한번 해보게나?"

"차압!"

순간 장천은 기다리지도 않는 다는 듯이 오른 손에 들고 있던 단도를 머리 위

에서 벽을 차고 날고 있는 우경을 향해 집어던지니 순간 돌로 만든 단도에는

불길과도 같은 화기가 일렁이며 그를 향해 쇄도해 들어왔다.

"헉!"

그 기세가 장난이 아닌지라 우경은 급히 내공을 돋구어서는 빠른 속도로 몸을

움직여 간신히 피했으니 허벅지 쪽의 바지가 불에 그슬린 듯 시꺼멓게 변해 있

었다.

"비도술!"

벽을 차며 땅으로 착지한 우경은 자신의 상처를 보고는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지

으며 장천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일단은 비도에도 한 수 재간이 있지요."

"...우습게 볼 녀석이 아니구나! 어디서 그 비도술을 배웠는지 모르지만 본노를

상대로 그렇게 쉽게 통하지는 않을게다!"

우경은 조금 화가 났는지, 가볍게 제자리에서 발을 구르다가 빠른 속도로 좌우

를 몸을 이동시키더니 장천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흥! 회선비도(回線飛刀) 연환(連環)!"

좌우로 그가 몸을 움직이며 자신의 비도에 대항하여 다가서자 장천은 다시 왼

쪽에 들고 있던 석도를 집어넣고는 두 손에 비도를 들고는 본격적으로 비도문

에서 배운 수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장천의 손에서 벗어난 비도는 우경이 있는 곳과는 벗어난 쪽으로 향했기에 그

는 실소를 흐리려했지만, 이내 귀에서 들리는 파공음이 이상하자 크게 놀라서는

급히 발을 휘둘러 몸을 피했다.

"회풍각(回風脚)"

공중에서 두 발을 연차적으로 뻗으며 몸을 수평으로 회전시키는 우경이였으니

그의 양 옆에서 쇄도해 들어오던 비도는 마치 묘기라도 부리는 것처럼 다리 사

이를 빠져나갔다.

"비도운행(飛刀運行) 낙(落)!"

우경이 회전하는 것을 보며 다시 품에서 비도를 꺼내 든 장천은 그의 머리를

향해 다시 도를 날리니 그는 급히 몸을 뒤로 젖혀 피했는데, 한 순간 비도가 밑

으로 꺽여 날아오니 크게 대경한 그는 급히 두 다리를 양쪽으로 차며 피했다.

"쌍격파(雙擊破)"

쌍격파의 초식을 사용하자 떨어지던 비도는 그의 가랑이 사이로 박혀 버리니

그는 뒤로 물러서는 기세를 타며 공중회전을 하고는 신형을 바로 잡았다.

하지만 비도의 공격에 크게 당황했는지 이마에는 식은 땀이 가득해 있었다.

'도대체 이 비도술은 뭐란 말인가...설마...혈비도..?!'

무림의 내노라하는 고수들이 혈비도에게 제대로 된 대적도 하지 못한 채 비도

술에 죽음을 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비도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

이였다.

내공마저 절정에 다다른 혈비도의 비도는 그 속도나 위력이 병장기로 처낼 정

도가 아니였기에 피할 도리밖에 없었고, 그것은 손에 들고 있는 비도의 숫자를

생각한다면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었지만, 공중에서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

하게 방향히 돌변하는 것이 혈비도 무랑의 비도술이였기에 그를 상대하는 이들

은 삼초식 안에 죽음을 당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이런 것을 알고 있는 우경이였기에 장천이 사용하고 있는 무공이 혈비도 무랑

의 무공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꼬마야..네가 어떻게 혈비도 무랑의 무공을 알고 있는 것이냐!"

"글쎄요. 그것은 나를 이겨야 알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요?"

우경을 몰아 붙히자 조금 자신감을 얻은 장천은 건들거리며 말하니 우경은 입

술을 깨물고는 살기를 띄우며 말했다.

"좋다. 네 녀석에게 불괴곡에서 얻은 나의 심득을 보여주도록 하지."

'괜히 건드렸나?'

그의 말대로라면 지금까지는 아직 모든 것을 보여준 것이 아닌 것인지라 장천

은 긴장감에 식은땀이 흘러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서 불괴대제 외에 이 수법을 사용한 이가 없으니 영광인줄 알거라!"

"쳇. 영광입니다."

"으드득.."

자신의 말에 건방진 대꾸를 하는 녀석을 보며 이를 간 우경은 이래서는 안된다

는 것을 깨닫고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 앉혔다.

무인에게 흥분만큼 나쁜 독은 없기 때문이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여 마음을 가라 앉히지 그의 주위에선 천천히 지금까지 느

낄 수 없던 기도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자 이제 시작해볼까.."

"음.."

장천은 그의 조용하고 차분한 말에 긴장을 하며 자세를 잡자 그의 몸이 자연스

럽게 앞으로 기울어지는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연체의 움직임, 온 몸에서 헛점이 보이기에 그는 더욱 긴장할 수 밖에 없었

다.

물이 흐르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그는 천천히 흘러가는 모습과는 달리 한 순

간에 장천과의 거리가 일장으로 좁혀지니 그 순간 장천의 눈 앞에서 그의 모습

은 사라져버렸다.

[슈우욱!!]

미약한 파공음이 밑에서부터 들려오자 장천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나

피할 생각도 못하고 일격에 턱을 강타 당해서는 뒤로 나둥그러지고 말았다.

"뭐야!!"

단 한번의 공격이였음에도 제대로 방어조차 하지 못한 장천은 황당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급히 몸을 일으키자 자신이 있던 위치에서 우경이 왼발을 높이 들어올리고 있

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회선비도!!"

그를 보며 장천은 손에 들고 있던 비도를 던졌지만, 그는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는지 마치 바람에 갈대가 흔들리는 듯한 움직임으로 회선비도를 피해서는 또

다시 장천의 정면으로 흘러 들어왔다.

"칫!!"

급히 석도를 꺼내어 든 장천은 도를 횡으로 휘둘러 그의 몸을 베어버리려 했지

만, 또 다시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진 그였으니 미약한 파공음과 함께 장천은

옆구리를 강타당해서는 또 다시 나뒹그러져 버렸다.

"끄윽!!"

상당한 충격이였기에 갈비뼈가 두세대는 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천이였다.

"도..도대체 그 무공은 뭐지.."

"상대와 겨룸에 그 초식은 정해진 형태가 없이 때에 따라 변화하니 본노는 이

것을 무형신각(無形神脚)이라 부르고 있네.."

옆구리를 움켜쥐며 괴로워하는 장천의 물음에 우경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무형신각...과연 명불허전이군요. 하지만 당신이 문성에게 하려는 일이 무엇인

지 알지 못하는 이상 저 역시 물러날 수가 없습니다."

그를 보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한 장천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나머지 한자루의 석도를 뽑고는 천천히 눈을 감고 호흡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음...쓸만한 아이로군.'

자신의 무형신각에 갈비뼈가 부러졌음에도 고통을 참으며 내식을 정리하는 것

을 보는 우경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압!"

장천은 내식을 정리하자 몸 안의 내력을 끌어올리며 화의 무공의 심결을 사용

하니 그 순간 그가 들고 있던 석도에선 뜨거운 화기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화의 무공!!"

뛰어난 아이이기는 하지만 설마 화의 무공을 익히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

한 우경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장천을 보고 있는 문성에게 시선이 돌아

갈 수 밖에 없었다.

'화의 무공을 익히고 있는 사람이 염아귀 뿐이 아니였단 말인가? 도대체 저 녀

석의 정체는 뭐지..염아귀와는 다르다...안정된 심결을 보면 분명 전대 교주가 사

용하시던 화의 무공과 다르지 않다..염아귀가 아니라 저 녀석이 본교의 진정한

후계자였단 말인가...'

그가 처음 염아귀를 봤을 때 죽이지 않고 잡으려고 했던 이유는 바로 화의 무

공 때문이였다.

화의 무공은 홍련교의 교주만이 익힐 수 있는 무공이였기에 분명 외부의 간계

로 인하여 소교주가 이곳으로 떨어졌고, 화기에 의해 광기에 젖어 있다는 생각

을 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염아귀의 화기를 가라앉게 한 후 불괴곡을 빠져나간 후 그를

교주의 좌에 앉히고는 다시 홍련교의 일인지상 만인지하의 자리를 차지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눈앞에 새로운 교주의 후보가 나타나자 지금까지의 생각에

혼선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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