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13화 (114/355)

제 21 장 장천의 여난 (5)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 장천은 자신이 검으로 상당한 수련을 했다는 생각

에 과거의 기억이 더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유사형께서 창안하시는 이론에 부합되는 사람은 장사제이겠군요."

"음.."

이준의 말에 장천은 광무자가 생각하는 이론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했기에 이준

을 보며 물어 보았다.

"유사형께서 창안하시는 이론은 무엇입니까?"

그의 물음에 이준은 미소를 지으며 그것에 대해서 말을 해주었다.

"유사형께서 지금까지 얻어온 무공을 토대로 만들고 있는 것은 바로 좌검우도

의 이론이다."

"예. 좌검우도요?"

좌검우도 그것을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였다.

검과 도는 그 사용법이 틀린 만큼 검로 역시 다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쌍검이나 쌍도를 사용하는 자들은 많으나 이것을 병행하는 이들은

거의 전무한 것인데, 광무자가 좌검우도의 이론을 창안하고 있다는데 어찌 놀라

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장사제는 무림에 좌검을 사용하는 이를 본 적이 있는가?"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유명한 살수 중에 좌검을 사용하는 자가 있다는 말을 들

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 하지만 살수를 제외하곤 좌검으로 무림의 고수가 된 이는 없네, 그 이

유를 알고 있는가?"

"음...일단은 강호의 무공은 거의 대부분이 우검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는 만큼

좌검을 연성하기 위해선 그 검로를 역으로 행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일반적으

로 우검을 생각하며 만들어진 무공의 검로는 틀려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요?"

"그렇다네, 단순히 검을 바꾸고 초식을 좌로 바꾼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

지 하지만 만약 좌검의 이치를 깨우쳐 몸에 익힌다면 우검을 사용하는 무사들

은 좌검의 검로에 현혹되어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장점도 있다

네."

이준의 말에 장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했다.

"이런 이유로 정교한 공격을 할 수 있는 좌검을 사용하여 적을 현혹하고 우도

로 일격을 가한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겠는가?"

"아!"

"물론 유사형이 창안하시려하는 좌검우도의 묘리는 이것뿐만이 아니지만, 일단

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무공의 무리가 만들어지지 않는가?"

"그렇군요."

"하지만 검과 도의 초식문제 뿐 아니라 내공을 사용함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아직 이론만이 있을 뿐, 그 무리는 진전이 없는 상태라네."

"음....그렇다면 분심공이 필요하겠군요."

장천의 말에 이준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장사제의 말이 맞네, 이 좌검우도를 제대로 행하기 위해선 반드시 분심공과 같

은 것이 필요하다네, 그래서 우린 무당의 양의심공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네."

"아!"

"만약 양의심공을 얻을 수 있다면 유사형의 좌검우도의 원리는 큰 발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지."

하지만 일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였다.

무당파의 양의심공은 장로급 이상의 인물이나 정제자들이 아니고는 익힐 수가

없는 심법이였기에 그들이 쌍도문의 한 제자를 위해 심공의 구결을 건네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였다.

"무당이 아닌 다른 곳의 분심공은 어떻습니까?"

그 말에 이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다른 곳의 분심공은 초기에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후 내공이 크게 늘

어난다면 그것을 받쳐 줄 수가 없으니 무공의 진전은 포기 할 수밖에 없게 된

다."

"그렇군요."

한 쪽은 검을 한쪽을 도를 이용한 내공이 공존하기 위해선 분심공이 필요한데,

그것이 분심공의 한도를 넘어선다면 두 개의 내력이 어지럽게 얽히어 주화입마

에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은 장천이였다.

"일단은 비학선인님께 도움을 요청하고는 있지만, 그 분께서도 어렵다고 하시더

구나."

"그렇겠지요."

무당의 비학성인 아버지의 친구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사문의 비밀을 그렇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였기 때문에 장천도 이해할 수 있었다.

"장천. 신검진인을 한번 만나뵙지 않겠느냐?"

광무자가 갑자기 자신을 보며 신검진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장천은 되물을

수 밖에 없었다.

"신검진인이라면?"

"그래 현 무당에서 최고의 고수라고 할 수 있는 분이지."

"무진사질에게 듣자 하니 신검진인께선 천무성자님과 함께 태사부님과 의형제

를 맺었다고 들었다."

"예."

"천무성자께서 너에게 화룡신도를 건네신 것을 감안한다면 분명 태사부님과 무

슨 약조가 있을 듯 하니 신검진인께 간다면 무엇인가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

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해본 말이다."

"음..."

광무자의 말에 장천 역시 생각에 잠길 수 밖에 없었다.

그 때는 몰랐지만, 실제로 화룡신도를 주었다는 것은 공동파의 비급을 하나 건

네 준 것과도 같은 큰 일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화룡신도는 단순한 명도가 아니라 천무성자 양세기의 신물과도 같은 것이였기

때문이다.

그런 것을 내어줄 정도면 분명 오립산 태사부와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은 확실하

다는 생각을 한 장천이였다.

또 무림의 태산북두의 하나인 무당파가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에 장천은 무당산

으로 가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가까운 시일 안에 무당을 한번 방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결과가 있을 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무당을 방문하는 것은 큰 경험이 될

것이네."

"우리가 구파일방의 자리를 탐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재로 무당과 비교한다면

엄청난 차이가 나니까..그들은 구파의 최고의 자리에 있고 우린 그 말석조차 미

치지 못하는 문파이니 반드시 얻을 것이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광무자와 이준은 좌검우도에 관하여 무엇인가 토의할 것이 있는지 돌아갔기에

연무장에는 장천 혼자만이 남아 있었다.

'음..좌검우도라..'

쌍도를 사용하는 것이 본문이니 만큼 한번 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

각에 장천은 천천히 병기대에서 검과 도를 집어들었다.

"차압!!"

장천은 오른손으로 먼저 청풍도법을 시전해보고는 그 사이사이마다 광무자가

홍련십팔검이라 이야기했던 무공을 좌검으로 시도해 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초식도 끝나기 전에 손발이 뒤엉키고 말자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

었다.

'이거 마음대로 되지를 않는걸? 하긴 쉽게 할 수 있었으면 유사형이 그리 고심

할 필요도 없었겠지..쩝..'

장천은 다시 한번 좌검우도를 시도해보았지만, 역시나 한초식이나 두초식후에는

반드시 손이 엉켜버리는지라 한 숨이 나왔다.

"하하하 천아 뭐하는거냐?"

그 때 장천이 좌검우도를 하며 손발이 엉키는 것을 보며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고개를 돌린 그는 그 사람이 문주인 패쌍도 등평이라는 것을 깨닫

고는 급히 포권을 하며 인사를 했다.

"문주님께 인사를 드립니다."

"하하하 되었다. 그런데 좌검우도라니 꽤 재밌는 것을 하는구나."

"아! 유사형과 이사형님께 들은 것이 있어서 한번 시도해 본 것입니다."

"광무자와 이준말이냐?."

"예."

"녀석들이라면 그런 것을 생각하고도 남겠지, 무공에는 광무자 무의 이론에는

이준이니 이거 대단한 것이 나올 수도 있겠군."

등평은 그들이 좌검우도에 대해서 연구한다는 말에 꽤 관심을 가지는 표정을

지었다.

"모습을 보아하니 오늘 처음인 모양이구나."

"그렇습니다."

"음....천아..좌우쌍박(左右雙拍)에 대해서 들어봤느냐?"

"좌우쌍박이요?"

"지금은 사라진 전진의 한 도사가 만들어낸 수법이라 들었는데, 그는 두 손으로

각기 다른 무공을 시전할 수 있었다고 하더구나."

"아!"

등평이 말하는 것이 좌검우도와 많은 관련이 있는 것을 깨달은 장천은 탄성을

내지를 수 밖에 없었다.

"애석하게도 전진이 사라지면서 좌우쌍박의 묘리도 사라지긴 했다만, 내가 보기

엔 일단은 병기를 들고 있는 것보다 권법을 통해 손을 익혀두는 것이 나중을

위해 더 편할 듯 하구나."

"감사합니다. 문주님."

"별말을 그나저나 내 짝을 고르는 것은 어떻게 되었느냐?"

"예?..그것이.."

"하하하 평생을 같이 한 반려자를 구하는 것이니 어려울테지 천아 난 네가 무

가의 여식이 아닌 평범한 여인을 고른다고 해도 반길 터이니 무가에 무인으로

서 너무 형식에 얽매이지는 말아라. 상승의 경지란 형식에 얽매여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니 말이다."

반려자를 구하는 것에서 상승의 경지를 따지는 것이 조금 우스깡스럽기는 하지

만 무학이란 것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존재하는 것이기에 고개를 끄덕이는

장천이였다.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지."

장천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등평은 걸음을 옮기니 문주에게 인사를 한 장천

은 그가 한 말에 대해서 곰곰하게 생각해 보았다.

'좌우쌍박의 묘리라...'

병기를 사용함에 그것은 단순히 손발이 길어진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

지만 장천의 생각은 틀렸다.

중원의 병기는 많은 변화를 가지고 있었기에 길어진다는 것을 벗어나 또 다른

팔이 생겨나고 관절이 생기는 것과 같으니 그 무로 역시 크게 바뀌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병기를 들고 무공을 연성하는 것은 손발을 놀려서 사용하는 무공

에 비해 쉽게 익숙해지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였으니 장천은 등평의 말대

로 일단은 병기가 아닌 맨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공을 연습하기로 했다.

물론 좌우쌍박의 수법 역시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였으니 장천은 달밤에

체조하는 모양으로 반시진 정도를 연성하다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제 4 연무장을 나온 장천은 금오각으로 돌아왔는데, 그곳에서 꼬마가 나무도를

들고는 엉성하게 무공을 연성하는 것을 보고는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앙! 짱외숙뿌!"

"연아. 뭐하느냐?"

"나도..빠빠처럼 멋디게 할라구.."

곽연의 말에 장천은 지소를 지으며 연이를 안고는 근처에 바위위에 앉았다.

"벌써부터 무공을 익히려고?"

"앙! 엄마랑 할무니는 내가 지킬꼬야.."

"후후후 장한 연이로구나.."

곽연이 작은 손으로 가슴을 두드리며 하는 말을 들은 장천은 도저히 미소를 지

울 수가 없었다.

한편 이 두 사람이 놀고 있는 모습을 담장 뒤에 숨어서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

으니 바로 은모연이라 불리는 여인과 그가 데리고 온 수행원이였다.

"이 부단주."

"예."

모연은 한참을 그렇게 두 사람의 모습을 봐라보더니 수행원을 보며 말했고, 그

녀의 부름에 수행원은 정중한 자세로 대답을 했다.

"쌍도문의 소주의 품에 안겨 있는 저 아이를 납치해라."

"예?"

"저 아이를 납치한다면 분명 쌍도문에선 외부로 수색이 나올 것이 분명하니 그

때 본교의 배신자를 처리하도록 하자."

"알겠습니다."

모연의 말에 대답을 한 그는 몸을 날려 사라지니 그녀는 천천히 몸을 돌려서는

자신이 머무는 거처로 걸음을 옮겼다.

'두형....'

마교로 들어갔을 때의 장천이 가명을 알고 있는 여인, 그 이름을 생각한 모연의

눈에선 한줄기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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