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 장 장천의 여난 (1)
무진의 말을 입증이라고 하는 듯, 쌍도문으로 각 문파에서 보낸 사람들이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정파 무림에서 쌍도문의 위치를 입증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었고, 그런
문파의 소문주를 사위로 맞아 들일 수 있다면 문파의 위치를 한층 더 끌어 올
릴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였기 때문이다.
장천으로선 거의 매일 광무자와의 수련에 전념하고 있었던 탓에 이러한 소식을
모르고 있었으니 무진의 말을 듣고서야 겨우 알 수 있었던 것이다.
금오각에서는 장천의 어머니인 임아란과 남궁소화가 각 문파별로 서한을 정리
하는데 여념이 없었으니 그 수만 해도 수백통이 넘는지라 입만 벌리고 있는 실
정이였다.
"아...어머니..이걸 다 어떻게 정리하죠?"
"글쎄 말이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서한을 보며 두 모녀는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앞으로 일
에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자자 정리하죠 장모님."
"여보.."
그때 불현 듯이 나타난 불청객이 있었으니 바로 곽무진이였다.
"일단은 대문파와 중소문파로 나누어 보는 것이 좋겠군요."
한참을 서한을 들여다보던 그는 임아란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하고는 편지
더미로 뛰어들어서는 정리하기 시작하니 쌍도문의 절정의 무공을 사용하여 편
지를 정리하기 시작하는 그의 신위는 실로 놀랍다고 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정리한 서한을 살펴보니 구파일방에서는 세통, 그 외의 강호세가나
대문파에선 일곱통이였고, 나머지들은 모두 중소문파에서 온 서한들이였다.
"오! 구파일방에서도 세통이나 왔네요?"
"그렇구나."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이는 것은 바로 개방에서 온 편지였으니 그것을 받아
드는 순간 무진은 전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큭...개방제일미...사도혜..."
거지소굴 개방이 자랑하는 최고의 미녀 사도혜, 그녀에게서도 서한이 도착했던
것이다.
편지를 읽어보니 놀랍게도 사도혜의 자필서한인지라 드디어 사도혜가 본격적으
로 장천을 잡기 위해 움직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화..혹시..이 서한을 가져온 사람 말이야.."
"아! 개방에서 오신 분이라면 지금 내객관(內客館)에 계세요."
"혹시..얼굴을 제대로 보지 않았어?"
"여자를 보는 것 처럼 잘생긴 무사분이였는데?"
"큭..역시..사도혜가 직접왔군..."
강호에서 알아주는 여장부 사도혜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였으니 보통 여인들
이 부끄러움 때문에 이런 것에 얼굴을 보이지 않는 것에 비한다면 엄청난 차이
라고 할 수 있었다.
"잠시 내객관에 갔다 올께."
"예."
곽무진은 사도혜가 직접 왔다면 내객관에 그냥 앉아 있을 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급히 그곳을 향해 몸을 날렸다.
"어머 이 편지는 뭐지?"
그가 밖으로 나간 후 남궁소화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하나의 편지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겉봉에 쓰여져 있는 이름을 보는 순간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어..어머니.."
"무슨 일이냐?"
남궁소화가 편지에 쓰여진 이름을 보고 놀라서 자신을 부르자 임아란은 그녀의
손에 들린 서한을 읽어 보았고, 그녀 역시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 흑철돈녀...무사람...!!"
흑철돈녀 무사람, 사파십대거두의 한사람이였던 그녀에게서 온 서한을 본 임아
란 역시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편지를 꺼내어 읽어본 임아란은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니 무사람은 자신의 증손녀를 장천과 혼인시키기 위해 쌍도문으로 방
문하겠다고 쓴 것이다.
날짜는 바로 오늘이였으니 무대뽀로 유명한 여걸인 무삼랑이 나선다면 한바탕
소란이 일 것은 당연한 일이였기에 임아란은 급히 남궁소화를 보며 소리쳤다.
"소화야 당장 사람들에게 알리도록 해라. 아무래도 흑철돈녀 무삼랑 여협이 본
문을 방문 할 것 같구나."
"예!"
이 시간 2대 제자 이상만이 수련을 할 수 있는 제 4 연무장에선 광무자의 지시
를 받으며 장천이 도법을 수련하고 있었다.
"자 시작하겠다!"
"예 사형!"
광무자는 하나의 주머니를 왼손에 들고는 소리치니 쌍도를 들고 자세를 잡은
장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소리쳤다.
"차압!"
그 순간 광무자의 손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집어서는
빠른 속도로 던지기 시작했다.
그의 손에서 빠져나온 것은 놀랍게도 암기였으니 순식간에 수십개의 암기가 장
천을 향해야 빠른 속도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차압!!"
하지만 장천은 그 암기를 피하지 않고 있었으니 어느정도의 거리까지 다가오자
장천은 빠른 속도로 도를 앞으로 내지르며 암기를 처내기 시작했다.
[채재재재재챙!!]
내력을 크게 돋구어 휘두르고 있는 장천은 전광석화와도 같은 속도로 암기를
처내기 시작하니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다른 이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
다.
마치 손이 수십개라도 달린 것 처럼 움직이는 장천은 일각동안 밀려오던 암기
들을 모두 처내버리니 광무자의 손에 들렸던 주머니의 암기가 모두 떨어지자
천천히 검을 거두고는 숨을 내뱉을 수 있었다.
"휴!"
"하하하 수고했다. 오늘 보니 유성도법(流星刀法)을 9성까지 성취한 듯 싶구나."
"사형께서 지도해주신 덕분입니다."
장천은 광무자에게서 여러 가지 도법을 익히고 있었다.
오늘 암기를 처내는 수법은 유성도법으로 이것을 극성까지 익히면 수십개의 빛
이 흐르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는 쾌도류의 무공이였는데, 익힌지 한달
정도만에 9성까지 성취헀다는 것은 장천의 자질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을 의
미하고 있는 것이다.
장천은 광무자의 말에 겸손을 표하고 있었는데, 그 때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무엇인가가 자신에게 날아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암기!"
상당한 내력을 포함하고 있는 암기의 공격에 장천은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없
었다.
"장사제!"
암기의 모습을 확인한 광무자는 크게 놀라서는 허리에서 도를 뽑아 들고는 장
천을 부르며 그의 목을 향해 돈을 휘둘렀다.
"큭!"
그 모습에 놀란 장천은 천근추의 수법을 사용하여 급히 몸을 뉘였는데, 그 순간
암기가 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흡자도(吸磁刀) 탄(彈)"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이어진 광무자의 도였으니 장천의 머리를 스치고 날
아오는 암기를 튕겨 내리라 생각한 수법이였는데, 놀랍게도 암기는 그의 도에
자석처럼 들러 붙어버린 것이다.
암기를 막아낸 그는 검을 빠르게 회전하더니 내력을 뿜어내니 그 순간 도에 붙
어 있던 암기는 처음에 왔을 때의 두배의 속도로 날아갔다.
[슈우욱!!]
"꺄악!!"
암기를 그것을 던진자에게 빠른 속도로 날아가니 그 순간 나무 위에서 한 여인
의 비명이 들리더니 땅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누구냐!"
장천과 광무자는 나무에서 떨어진 여인을 향해 달려갔는데, 암기는 피할 수 있
었는지 떨어질 때 부닥친 머리를 쓰다듬으며 장천을 보며 말했다.
"아아..아프다..장동생 나야..."
"나가 누군데!"
"벌써 얼굴을 잊어 먹은거야? 나라고 나 개방의 사도혜!"
"아!"
그녀의 말에 장천은 그제서야 깨달을 수 있었으니 바로 백수마왕과 만났을 때
만난 개방제일미 사도혜였던 것이다.
"그나저나 이젠 다 컸네...아구..무공도 꽤 늘었고 말이야."
"휴...."
그녀의 모습에 장천은 한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사도누님 여긴 쌍도문의 제 4 연무관이에요. 무림에서 무공을 연성하는 것을
훔쳐보는 것이 얼마나 큰 죄인줄 아시면서 이게 무슨 짓이에요."
"헤헤헤! 상관 없잖아..어차피 쌍도문의 식구가 될텐데."
"엥? 그건 무슨 말이에요?"
"어머..아직 아무 말도 없나보네?"
그 말과 함께 사도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장천의 앞으로 걸어가니 그
녀의 기세에 장천은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느껴졌다.
"끄악!!"
아니나 다를까 사도혜는 장천을 들어서는 꼭 안아버리니 열다섯정도의 외모로
보이는 장천은 사도혜보다 약간 작은 탓에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말았다.
"무슨짓이에요!"
크게 놀란 장천은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서는 얼굴이 시뻘겋게 변한체 소리치지
무슨 말이라는 듯이 손가락을 내저은 사도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호호호 얼마 지나지 않으면 이 아리따운 사도혜의 몸을 부담없이 느낄 수 있
을텐데, 뭘 그렇게 놀래는 거야...호호호"
"큭... 설마..."
"후후 개방에서 온 동생의 신부감이 바로 나란다..호호호.."
무시무시한 신부감의 출현에 장천은 잠시 휘청거릴 수 밖에 없었다.
개방제일미로 아버지의 친구 분인 강북사우와도 많은 관련이 있는지라 그녀의
마수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 것을 짐작할 수 있었으니 그제서야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인식하게 된 장천이였다.
하지만 소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감히 내 증손녀사위에게 손을 대다니 용서하지 못한다."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제 4 연무장의 담에서 거대한 흑영이 빠른 속도로 솟구
치니 그 기세에 장천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쿵!]
흑영이 경공으로 담을 넘어 내려오자 그 엄청난 거구의 여파로 인하여 연무장
이 크게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헉...설마..."
거대한 몸집, 그 우렁찬 목소리로 말미암아 절대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었으니
장천은 그 흑영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무삼랑 할머니?"
"하하하하 귀여운 천아 오랜만이구나."
거대한 흑영의 정체는 바로 사파십대거두의 일이인 흑철돈녀 무삼랑이였으니
그녀는 장천에게 달려오더니 담숨에 거대한 가슴으로 장천을 안아버렸다.
"끄욱..."
그 당시에도 느끼는 것이였지만, 흑철돈녀에게 안기면 절대 숨을 쉬는 것은 불
가능했으니 고통스럽게 발버둥을 칠 수 밖에 없는 장천이였다.
"끄윽..할머니 숨막혀요..."
"하하하 이거 할미가 오랜만에 보니 너무 반가웠나 보구나."
그제서야 장천을 내려놓는 무삼랑이였다.
"휴...그런데 무슨 일로 ?"
장천은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 숨을 몰아쉬며 간신히 입을 열었는데, 장천을 보
며 미소를 짓는 무삼랑은 호탕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하하하 이 할미가 오늘은 너를 증손녀 사위로 맞이하기 위해 왔다."
"예? 증손녀 사위요?"
"미아야 뭐하느냐! 빨리 네 년의 낭군에게 인사하지 못하고!"
장천의 물음에 그녀는 뒤를 돌아보며 소리치니 그 순간 또 다시 담장을 넘으며
거구의 한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헉.."
그 모습에 장천은 무릅이 꺽일 수 밖에 없었으니 담장을 넘어 들어온 여인은
키가 족히 6장은 넘을 듯한 여인이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키가 크기는 하지만 무삼랑만큼 옆으로 퍼진 것은 아니였
지만, 무삼랑과 같이 외공을 익힌 덕에 울퉁불퉁한 근육을 자랑하고 있었다.
외모와는 달리 상당히 쑥스러움을 타는 그녀는 빨개진 얼굴로 다가와서는 공손
이 그의 앞에 절을 하며 말했다.
"낭군님께 무미미 인사드립니다."
쓰러질 것만 같은 장천이였다.
자세히 쳐다보니 온 몸의 근육과는 달리 청초한 얼굴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것
이 오히려 균형을 해치고 있었다.
"사형...나...쓰러져도 될까요."
광무자를 보며 울 것만 같은 인상으로 한마디 내 뱉는 장천이였으니 그도 이
사태를 보며 얼추 이해를 할 수 있는지라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천사제...마음껏..혼절하려무나.."
"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