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07화 (108/355)

제 20 장 다시 쌍도문으로 (3)

장천이 문파로 돌아와서 기억이 사라졌음에 가장 아쉬워 한 것은 바로 무기였

다.

아버지에게 받은 쌍도는 둘째치고라도 공동파에서 장천은 십대신병의 하나인

화룡신도를 받았는데, 그것을 어디에 두었는지조차 기억에서 사라졌기 때문이

다.

장춘삼은 크게 신경쓰지 말라고 말은 하고 있었지만, 십대신병이란 물건을 어찌

쉽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문숙 사부에게 익힌 태극일기공마저 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니 장천은 자신의 몸 속에 상당한 내공이 잠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과

거에 무슨 일이 있는지 더욱 궁금할 수 밖에 없었다.

"천아 무공수련을 하려고 그러느냐?"

"예. 어머니 그런데 운기조식이 힘드니 좀처럼 마음대로 되지를 않는군요."

"하의원님의 말씀으로 운기조식을 할 때 생기는 통증은 꾸준히 침을 맞는다면

일년안에 치유가 된다고 하니 무리하게 하지는 말거라."

마당에서 간단하게 무공을 수련하는 장천을 보며 임아란은 안심을 시켜주기 위

해 말했지만, 오히려 장천으로선 그것이 하나의 훈련이였다.

내부의 통증을 참아내고 운기조식을 문제없이 해낸다면 격전 중 부상을 당했다

해도 그것을 의연히 견디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괜찮아요. 어머니."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그는 내공을 돋구지 않고 도법을 수련하니 다시 돌아온

장천의 모습에 만족하는 그녀였다.

"그나저나 천이가 많이 의젓해진 것 같지 않아요?"

"그렇구나.."

"휴...천이가 저런 모습이라면...무진이 더 철이 없어 보일까 걱정이에요."

"호호호..그럴 수도 있겠구나."

소화의 말에 웃음을 터뜨린 임아란이였으니 소화 역시 곽무진이 저런 장천을

받을 때 얼마나 놀랄까 하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쌍도문은 꽤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겪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권법에 한해서

두명의 새로운 무인을 받아 들였다는 것이다.

물론 직급은 삼대제자로 광무자 유운의 제자가 되어 있었지만, 두 사람 모두 나

이가 마흔이 넘는 인물인지라 쌍도문의 무공을 배운 햇수는 적지만 유운의 명

에 의해서 다른 이들에게 대사형이라 불리고 있었다.

유운이 무림맹에 잠시 출타했을 때 하북의 한 객잔에서 사파의 무사들이 힘 없

는 여인을 괴롭히는 것을 보며 참지 못하고 싸우게 되었다고 하는데, 기본기에

충실하긴 했지만 실력은 그리 높지 않아 죽음을 당할 뻔한 것은 유운에 나서

구해주었고, 광무자의 무공에 탐복한 그들은 한달이 넘는 간청 끝에 간신히 제

자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쌍도문에 들어선 장천은 무공을 익힌 사람 중에선 가장 맏사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광무자 유운에게 인사를 하러 가게 되었다.

유운은 제 3 연무장에서 삼대제자들을 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와.."

네모나 포석이 깔려져 있는 넓은 연무장, 그곳에서 삼십여명이 넘는 삼대제자들

이 똑같은 자세로 청풍검을 연마하고 있는 모습은 장관이라고 할 수 있었기에

장천은 작은 탄성을 내지를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외지로 나가 있는 동안 삼대제자들의 무공은 일취월장하여 한사람 한사람

이 도를 휘두름에 상당한 경력이 담겨져 있었다.

"장사제 왔는가?"

"사형께 인사드립니다."

장천이 도를 연마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탄성을 내지르는 것을 보고는 자세를

지도하고 있던 광무자 유운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왔다.

"그래 몸은 어떠한가?"

"아직은 운기에 통증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몸을 움직이는 것에는 문제가 없습

니다."

"음...운기라..."

무공을 수련함에 있어서 운기조식은 상당히 중요한 것을 차지하는지라 그의 안

색을 찌프릴 수 밖에 없었다.

"듣자하니 기문숙 태사숙조께 무공을 배웠다고 들었는데?"

"예. 쌍도문의 본래의 내공심법인 태극일기공과 함께 기공에 따르는 무공초식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음..."

현재 광무자는 태극일기공을 다시 익히기에는 나이가 조금 많았기에 장천의 말

에 아쉬움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대련이라도 한번 해보겠는가?"

"알겠습니다."

장천 역시 몸이 찌뿌둥했던지라 대련을 하지는 말을 승낙하니 미소를 지은 그

는 도를 연마하고 있는 제자들을 보며 말했다.

"그만. 장사제와 내가 내력을 들이지 않는 대련을 할테니 너희들은 이것을 보고

배우도록 하여라."

"예."

그의 말을 들은 제자들은 크게 대답을 하고는 질서정연하게 물러나서는 연무장

의 주위에 앉으니 역시나 무공을 수련시키는 사범으론 유운을 따를 자가 없다

는 생각을 하는 장천이였다.

요운은 병기대에서 네자루의 도를 꺼내어 들고는 두자루를 장천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연무장 가운대로 선 두 사람은 각기 자세를 잡으니 유운은 쌍도문의 상승무공

의 하나인 비학쌍익도법(飛鶴雙翼刀法)의 기수식을 취하는데 반해 장천은 입문

무공인 쌍용승천도법의 기수식을 취했다.

장천의 자세를 본 그는 크게 탐복하는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으니 장천의

자세에는 내력을 돋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수식만으로도 헛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오! 역시 남자란 외지로 나가서 경험을 해야하는가 보구나 너의 도법에 있었

던 헛점이 말끔히 사라졌구나."

"조금 과격하게 수련을 받았으니까요."

"그래? 그럼 그 과격한 수련의 성과를 한번 구경해 볼까!"

그 말과 함께 오른 발을 튀기며 쇄도해 들어가는 유운이였으니 내공을 사용하

지 않음에도 그의 몸을 전광석화같은 빠르기에 탐복 할 수 밖에 없었다.

장천의 정면으로 압박해 들어간 그는 두 개의 도를 연환하여 마치 학이 춤을

추는 듯한 동작으로 두 개의 도를 연달아 내려치니 장천은 오른발을 축으로 돌

아서는 호변풍랑의 초식을 변형하여 요운의 가슴과 허리를 향해 도를 휘둘렀다.

"합!"

하지만 그 정도의 초식에 당할 유운이 아니였으니 다시 오른쪽으로 회전하던

몸을 더욱 빠르게 해서는 오른손의 도로 두 개의 칼을 처내며, 왼손의 도를 장

천의 정수리를 향해 내리쳤다.

"차압!"

날이 서 있는 도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의 기세라면 머리가 부서지는 것

은 면치 못할 것은 당연했는데, 그런 기세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장천은 무릎을

굽혀서는 칼일 빗겨나가게 한 수 그대로 유운의 다리를 향해 각법을 시전했다.

"흥!"

광무자는 몸을 몸을 공중에 띄워서는 그대로 장천의 다리를 밟아 버리려고 했

지만, 눈치 챈 장천은 몸을 숙여 두손을 축으로 하여서는 뒤로 몸을 날렸다.

"실전 경험이 상당히 늘었구나."

하지만 장천으로선 조금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이 있었으니 그의 몸이 자신도 모

르게 반응한다는 것이였다.

빠르게 휘몰아치는 유운의 공격에 자신도 모르게 익히고 있는 초식이 발휘되니

그로선 피하고 공격을 한다고는 하지만, 멍한 표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삼초 정도만 내력을 돋구어서 한번 겨루어볼까?"

"알겠습니다."

삼초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 장천은 잠시 눈을 감아 숨을 진정시키

고는 드디어 단전에 있는 내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하니 순간 그가 들고 있는 두

개의 도에선 푸른 서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와아!"

장천의 도에서 서기가 돌자 삼대제자들은 크게 놀라며 소리치지 도에 내력을

입힐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은 무림에서 일류라고 불리는 무사들의 수준을 넘

어섰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하하! 장사제 이거 내가 기분이 다 좋구만!"

그는 장천의 도에 기가 서리는 것을 보며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는 천천히 걸음

을 앞으로 옮겼다.

"자 시작해보자!"

"예.!"

[쿵!]

장천의 대답이 끝나자 그 순간 귀를 찢어 버릴 듯한 소리가 연무장을 울리니

바로 유운의 진각에 의한 소리였다.

파운심법을 익히고 있는 유운의 내력은 무공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높아졌으

니 진각이 시전되자 주변에서 퍼져나가는 기에 의하여 사방으로 흙먼지를 강하

게 일으키며 눈을 뜨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천 역시 그리 만만치 않았으니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의 기는

사방에 몰아치고 있는 흙먼지를 밀어내며 자신만의 공간을 유지하고 있었다.

삼대제자들이 보는 두 사람은 거대한 기를 사방으로 뿜고 있는 광무자 유운과

사방으로 일장 정도의 공간에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보였으니

겉보기에는 대호 앞에서 이를 갈며 물러서지 않는 사냥개와 같다 할 수 있었다.

사냥개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맹수 중의 맹수인 호랑이를 당할 수 없는 법

이니 삼대제자들은 장천의 패배를 의심치 않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인 유운의 경우에선 조금 달랐으니 자신이 뿜고 있는 투기를 밀어

내고 있는 장천의 투기에 조금은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강하게 힘을 주어 투기를 밀어내고 있어도 장천이 가지는 일장의 간격

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하다는 것은 장천의 몸에 기가 외부에 압력에 흔들리지 않게 잘 갈무리되

어 있다는 뜻이였으니 현재 그의 기는 요운보다 한 수위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청심단으로 내력을 가진 것이 엇그제 같은데, 벌써 나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말

인가...천무성골의 위력이라고 해도 짧은 기간 동안 비정상적으로 무공이 상승했

군...쩝..이거 괜히 대련을 하자고 했는걸..'

하지만 생각은 그렇게 하지만 천성이 무공인 그는 광무자라는 외호가 붙은 만

큼 무공을 좋아했기에 크게 상승하여 내력면으로는 자신을 압도하게 된 장천과

의 승부에 소름이 끼칠 정도로 기쁠 따름이였다.

"차압!"

먼저 선공을 가한 것은 장천이였다.

기합소리와 함께 빠른 속도로 앞으로 쇄도해 들어온 장천은 내력이 가득한 도

를 내려치니 유운은 열기를 가진 도기가 내려 꽃히는 느낌이 들었다.

'화기의 내식!'

화룡신도를 얻은 후 화기의 내식을 가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

는데, 장천의 몸에서 느껴지는 열기를 생각한다면 요운이 이야기하던 것 보다는

적어도 한단계 이상 높은 경지였기에 그로선 조금 이상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

었다.

무공과는 달리 화기의 내식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기억을 잃었을 당시 양강계열의 무공을 익혔다는 뜻이군!'

보법을 밟으며 도를 휘둘러 장천의 공격을 흘려버린 광무자는 두 개의 도를 연

환하여 장천의 옆구리를 향해 휘둘렀다.

"횡파참!"

"출운승천!!"

장천은 도가 날아오자 급히 쌍용승천도법의 출운승천의 초식을 사용하니 마치

활화산이 터져 나오는 것과도 같은 기운으로 도기가 광무자를 압박하기 시작했

다.

입문도법에 불과하지만 장천의 내력과 화기의 내식이 합쳐지니 광무자는 급히

뒤로 물러 설 수 밖에 없었다.

초식의 기세로 하늘 높이 날아오른 장천을 보며 광무자는 도를 휘둘러 그를 향

하여 도강을 날렸다.

"도강이다!"

엄청난 기세의 도강에 삼대제자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니 단순한 비

무로 생각했던 대련에서 도강이 펼처지니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한 도강이란 것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였다.

무림에서 이름난 고수들조차 쉽게 사용하지 못하는 도강을 발출하는 것을 보며

광무자의 무공이 문주인 등평과 대사숙인 장춘삼에 근접할 정도라는 소문이 진

실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천근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도강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한 장천은 그대로 천근추를

사용하니 빠른 속도로 아래로 하강하며 간신히 도강을 피해 낼 수 있었다.

"와형착지세!"

땅으로 곤두박질 치는 장천은 그대로 와형착지세를 사용하여 순간 엄청난 기의

파장이 일어나며 사방으로 뜨거운 기류가 몰아치니 동작 자체는 우스깡스럽기

그지 없었지만, 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해서 웃을 수 있는 이가 없었다.

"큭!"

다만 어느정도 실력을 지니고 있는 광무자만이 이 어정쩡한 꼴에 자시도 모르

게 웃음이 나와 자세가 흐트러질 수 밖에 없었으니 장천은 그 기세를 타 몸을

날려 그대로 광무자의 명치를 향하여 몸을 앞으로 회전하며 두발을 뻗었다.

"큭!"

자세가 흐트러진 광주자는 급히 들고 있던 도에 내력을 끌어 올려 공격을 막을

수 있었지만, 엄청난 기세에 삼장이나 밀려가고 말았다.

"설마...! 합마공!(蛤摩功)!"

중원대륙에서 그가 알지 못하는 초식이 없다고까지 소문이 난 광무자는 금새

장천의 공격이 합마공의 초식이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장천이 합마공의 초식을 알고 있을리는 없었으니 단순한 몸의 움직임으로

도 절세무공으로 보이는 경지에 까지 오른 그였던 것이다.

이로써 삼초식의 내력을 사용한 대련은 끝이 날 수 있었는데, 무공은 크게 떨어

진다고 알려져 있던 장천이 문파내 무공서열 3위라고 알려져 있는 광무자와 비

등한 대결을 펼친 것을 본 삼대제자들은 크게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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