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 장 무천무급 (1)
"추노 어르신께 한가지 물어 볼 것이 있습니다."
"말해보거라."
장천은 어느정도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했기에 드디어 목적하던 바를
물어보게 되었다.
"저번에 추노 어르신의 말씀에서 본교의 교주 중에서 구양생 교주님과 천마 교
주 그리고 현만이 다른 무공을 익혔다고 했는데, 천마전교주님은 천마신공(天魔
神功)을 현 교주님은 추혼귀수공(追魂鬼手功)을 익혔다는 것은 알고 있는 구양
생 교주님은 무슨 무공을 익히셨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음...."
장천의 말에 추노는 한참을 고민하는 표정을 짓다가 말했다.
"솔직히 너에게 이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구나."
"예? 무슨 연유라도..?"
"휴..."
하지만 추노는 지금의 상황에서 말을 해주지 않으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기에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다.
"너도 알다시피 무천마성 구양생 교주님은 마교 역사상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고수였다."
"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다섯손가락에 드는 인물들이 모두 교주의 신분으로 화의 무공
을 익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화의 무공을 제외하고 교내에서 제일의 무공을
지닌 자는 바로 구양생교주님이라 할 수 있지."
"아!"
"이런 이유로 많은 영재들이 교주가 되지 못한다면 구양생 교주님의 무공을 익
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도전을 했지만, 애석하게도 그들 대부
분은 평생은 이류에 머무르고 마는 불상사가 생기고 말았다. 충분히 교내에서
내노라 할 수 있는 고수가 될 아이들이였음에도 말이다."
"아!"
기문숙에게 어느정도 이야기를 들어 무천무급의 전반부를 익히지 못한다면 그
것을 익히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마교 내에서 이런 소란까지 있
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교내의 수뇌부들은 더 이상 기재들이 이런 순서를 밟지 않게 하
기 위해서 구양생 교주님이 남기신 무서는 교내의 특급비서로 지정하게 했느니
라."
"특급비서라 하심은?"
"교내에서 교주를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관람을 할 수 없는 책을 말하느니
라."
"아!"
추노의 말에 장천은 좌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겨우 특급무서까지 읽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는데, 설마 아무도 익히지 못하
는 비서가 교주만이 볼 수 있는 특급비서의 자리에 있는 줄 어찌 예상할 수 있
겠는가
"그렇군요. 그런데 그 무서의 이름을 알 수 있겠습니까?"
"음...구양생 교주께서 남기신 무공서의 이름은 무천무급이라 한다."
"무천무급..."
자신이 찾고 있는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된 장천이였지만, 지금은 그것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였다.
무천무급을 자신의 손에 넣는다면 홍련교에서의 사명을 완수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무공이 진전이 느려서 한번 그 무공서를 보고 싶었는데...어르신 방
도가 없을까요?"
"절대 안된다."
그 말에 추노는 손을 내저으며 강경하게 반대를 하니 장천에게서 크게 기대를
하고 있는 그는 또 다시 수많은 기재들이 해왔던 것 처럼 그가 무공을 망치는
것을 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 녀석에게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암영자들에게서 화의 무공이 도착할 터, 그
것을 익히는 것에 만족하도록 하거라."
"하지만 화의 무공을 모두 익히기 위해선 십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시지 않았
습니까? 전 그 전에 무천무급이라는 희대의 무서를 한번 읽어보고 싶을 뿐입니
다."
"절대 안된다."
"추노 어르신!"
추노는 장천의 말을 절대 들어주지 않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뒤돌아서니 장천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의 다리를 붙잡고는 매달렸다.
"추노 어르신 한번만 보게 해주세요."
"안돼."
"앙! 할아버지. 한번만요. 응? 쪽쪽."
장천은 이제는 모든 것을 버릴 모양인지 애교까지 떨며 추노에게 붙어 뽀뽀까
지 하고 있었다.
"큭..."
추노로선 귀여운 녀석이 들러붙어서 아양까지 떠니 조금 마음이 흔들릴 수 밖
에 없었으니 장천을 위해서라도 보여 줄 수 없는지라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인내, 인내...'
"칫! 저 그럼 화의 무공을 안익래요!"
"무슨 말이냐!"
"한번 읽어보고 싶을 뿐인데도 못 읽게 하시니까 그렇잖아요."
"휴...아까 말했잖냐 특급비서라고 말이다."
"교주만이 익힐 수 있는 화의 무공 마저 가져오려 하는 사람이 아무도 읽지 않
는 비서를 못 가져올 리가 없잖아요."
"...휴..내가 괜히 말했지.."
장천의 말이 틀리지는 않는지라 추노로서는 한숨만 내쉴 뿐이였다.
그는 잠시 추노의 얼굴을 흘겨보고는 기회가 되었다는 듯이 다시 들러 붙어서
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추노 할아버지 저도 화의 무공이 그 무천무급인가 뭔가 하는 것 보다 높은 무
공이라는 것은 알고 있어요. 교내에서 다섯손가락에 드는 무인 중에서 화의 무
공을 익힌 분이 4명이나 들어있는 걸요."
"음.."
"단지 화의 무공을 익히기 전에 무천무급이란 것을 한번 보고 싶어서 그런거에
요. 할아버지도 잘 아시다시피 제가 무공에 대한 관심이 좀 커요?"
"....휴..알겠다. 하지만 반드시 약속해야 할 것이 있다."
"와! 예 반드시 지킬께요."
그 말에 추노는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말을 이었다.
"절대 무천무급을 익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을 읽었으면 아에 기억에서
마저 지워버리도록 하거라."
"예!"
추노의 말에 힘차게 대답하는 장천이였다.
"무천무급은 근시일안에 볼 수 있을터니이 넌 오늘부터 이 것을 보도록 해라."
추노는 장천에게 두 개의 책을 건네 주었는데, 제목을 읽은 순간 그는 놀란 표
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더.
"어르신 이것은 천마신공과 구시독공이 아닙니까?"
"그렇다."
장천은 천마와 구시독인의 무공서를 추노가 건네주자 조금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잠시 후 추노는 그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알다시피 현재 교의 권력을 잡고 있는 인물은 현교주가 아니라 천마와 구시독
인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네가 화의 무공을 익혔을 때 가장 걸림돌이 될 수밖
에 없는 인물이니, 네가 굦의 좌를 차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염두해야 할 것이
바로 이 두가지의 무공인 것이다."
"음..."
"너에게 천마신공과 구시독공을 익히라는 것이 아니다. 그 무공서를 통해 상대
의 무공에 대한 파해식을 네 스스로 발견하라는 것이다."
"음.."
파해식을 찾는다는 것은 무공을 익히는 것보다 어렵다고 할 수 있었다.
수많은 세월동안 다듬어진 무공을 파해법을 찾는 것이 어찌 쉬울 수 있겠는가?
하지만 자신 역시 두 사람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에 고개를 숙이며 대
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네 녀석이 가지고 있는 혈비도 무랑의 무공을 더욱 정진시키도록 하거
라."
"예? 그 무공은 무림의 공적의 무공이잖아요."
"알고 있다. 하지만 들키지만 않는다면 그 무공은 너의 한 몸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무공이 될 것은 분명할 터, 만약 상대하기 어려운 강적을 만난다면 아무도
없는 곳으로 유인하여 혈비도의 무공을 사용해서 몸을 보존하거라."
"예."
"하지만 혈비도의 무공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일격
필살이라는 것이다."
"적이 도망쳐서 무공을 들키게 하지 말라는 말씀이군요."
"그렇다."
"알겠습니다."
무림에서는 진면목을 모두 보이는 것이 아닌 삼할 정도는 감추라는 말이 있었
다.
추노는 오랜 시간 동안 그런 것을 몸으로 겪어온 인물이였기에 장천이 가지고
있는 혈비도 무랑의 무공은 긴요할 때 가장 잘 써먹을 수 있는 무공이라는 것
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날부터 장천은 혈비도 무랑의 무공을 익히면서 천마신공과 구시독공의 파해
법을 찾는데 주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천마신공이나 구시독공은 교내에서도 최고위급에 속하는 상승무공인만
큼 그 파해법을 찾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음...역시..비도문의 무공 뿐인가.."
아직 화의 무공을 알지 못하는 장천으로선 천마신공이나 구시독공에서 보이는
작은 틈을 공략하기 위해선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른 비도문의 무공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도문의 무공은 철저하게 상대의 틈을 파고드는 무공, 어떠한 상승의 무공이라
도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이기에 비도문의 무공은 무적을 자랑할 수 있었던 것이
다.
수많은 세월동안 혈비도 무랑은 무림의 공적으로 자리를 잡았음에도 살아 남았
다는 것은 그만큼 뛰어난 무공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비도문의 무공에서도 한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공적이다..공적..그렇다면 어떻게 비도의 수법만으로도 수많은 군웅을 죽이며 사
라질 수 있는 것이지...'
책에 나온 바에 따르면 분명 혈비도 무랑은 이천이 넘는 정사마의 군웅들을 뚫
고 탈출한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비도의 수법상 한번 던지면 회수하기는 그리 용의하지 않을 것은 분명
할 터, 사람의 몸에 지니고 있는 비도의 숫자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
면 이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단순히 이기어도의 수법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비도에 도강의 위력과 함
께 이기어도의 수법까지 가미되어야 할 것은 분명할 터, 비도로서 사람의 몸을
꿰뚫고 다시 손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내공과 함께 기교가 필요한
것은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말은 쉽지 사람의 몸을 꿰뚫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였다.
많은 내력과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섬광비도의 수법마저도 사람의 몸에 적중한
다면 장천의 능력으로선 꽂히는 것이 고작이였기 때문이다.
내공에 한해서만은 무림의 초고수에 버금가는 장천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혈비
도 무랑의 경지까지 올라가려면 지금보다 몇단계 위의 무공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였다.
"깨달음이 아직 부족하다는 말인가.."
장천은 깨달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과거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쌍도문 사상 최고의 무공을 가지고 있는 이는 우인
도문성이였다.
내공심법마저 땔감으로 사용한 바보가 그 당시 강호의 고수들 사이에선 최고의
고수로 이름을 떨쳤다는 것은 그 만큼 깨달음이 있었다는 것이다.
홍련교의 서적에 보면 이러한 경우는 가끔 보이고 있었다.
어떠한 천재들도 이루지 못한 경지의 깨달음을 우둔한 자가 깨달아 교내 제일
의 고수가 되었다는 것이다.
'천하가 알아주는 바보와 천하가 알아주는 기재와의 사이에는 무엇이 있단 말인
가..'
하지만 그것은 수백년동안 강호에서 내려오는 하나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
같은 물음, 장천으로선 도저히 그것을 알아낼 방도가 없었다.
만약 깨달음에 대한 열쇠만 알아 낼 수 있다면, 천하제일의 자리에 오르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에게는 비도문의 무공 뿐 아니라, 앞으로 홍련교 제일의 무공인 화의 무공과
무천무급이라는 희대의 무서가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깨달음이 없다면 최고의 상승 무공도 하류의 잡배들이 쓰는 박투술보다 못하다
는 것을 장천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러한 것을 생각하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것을 알고 있는
장천은 추노가 가져온 천마신공과 구시독공의 파해법을 찾는데 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