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91화 (92/355)

제 16 장 비열한 남자 장천 (8)

"아무래도 흑영살이 사용했다던 수법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군."

"흑영살이?"

은조상이 무엇인가 깨달았는지 중얼거리자 데비드는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지라

동방명언을 보며 물어 보았다.

"아까도 말했던바와 같이 흑영살의 수법은 그가 죽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알

아내지 못했다고 하지, 그가 투영혈사를 이용하여 썼던 방법은 하나는 날카로움

을 이용하여 목을 베어버리는 귀영참수(鬼靈斬首)의 수법과 함께 또 하나 귀수

나혼(鬼手拏魂) 바로 투영혈사를 사용하여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수법이

지."

"그럼 지금까지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고 한 사람들은..!!"

"그래 흑영살의 귀수나혼의 수법에 걸린 거라고 볼 수 있지..."

"음..."

한편 동방명언과 데비드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구시독인이였다.

"저기 서역의 무사에게 무공을 설명해주는 아이가 누구더냐?"

구시독인은 뒤에 서 있던 또 다른 해골인을 보며 물어보았는데, 그의 물음을 들

은 해골인은 각도있게 그는 고개를 숙이더니 동방명언에 대해서 말을 해주었다.

"현재 갈무성과 대적 중인 두형이란 소년의 의형제인 동방명언이라 합니다."

"동방명언이라...음...실로 탐이 나는 인재로구나.."

"현재 교주의 수족 중의 하나인 은장로의 아들 은조상과 데비드라는 서역의 청

년 넷이 의형제의 연을 맺었다고 하더이다."

"음...그 정도야 네가 알아서 할 수 있을 터이니 저 아이를 우리 쪽으로 끌어들

이도록 하여라."

"예."

"후후후 요즘엔 본교에서 똘똘한 녀석들을 보기 힘들었는데, 오래간만에 쓸만한

아이를 보니 기분이 좋구나...후후후"

구시독인이 웃음을 흘리며 미소를 짓자 그는 곰방대를 들어서는 건네주고는 불

을 붙였다.

"구시독인님의 놀라운 통찰력에 감탄할 뿐입니다."

"흐흐흐..."

동방명언 그는 데비드의 연속된 물음으로 한 순간에 구시독인이라는 거물에 의

해 포섭의 손길이 뻗치니 실로 사람일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였다.

장천은 갈무성이 왼손을 움직이는 것을 보며 청력을 기울여 투영혈사로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지 살펴보려 했지만, 가벼운 실의 움직임에서 나는 소리는 미

세하기 짝이 없었기에 그것이 어디로 뻗어나갔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칫!'

적의 수법을 알지 못하니 함부로 공격하기도 어렵게 되버린 장천은 검을 회전

시키며 자신에게 투영혈사가 날아오는 것을 막을 뿐이였다.

"크크크 이제부터 시작이군..."

한참 후 모든 작업을 마무리 한 갈무성은 장천을 보며 간사한 웃음을 터뜨리며

다가서니 천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압!"

하지만 어떤 수법인지 모른다하여 물러 설 수 만은 없는 일, 일단은 선수를 펼

쳐 그가 계획하고 있는 것을 흐트려뜨리곘다 생각한 장천은 선공을 시작했다.

변형된 홍련십팔검의 초식을 사용하여 추노가 말한 그의 약점을 공략하기 시작

한 장천이였는데, 이상하게도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의 검을 막아 서고 있었

다.

"흐흐흐...언제까지 똑같은 결점을 유지할 것이라 생각했는가.."

"응!"

"누구에게서 알아냈는지 모르지만, 난 이미 전에 있었던 무공에서 보였던 결점

중 8할 이상을 보완했다. 물론 나머지 2할은 나의 힘으로도 부족했지만 네 녀석

의 실력으로 그 2할의 결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군!"

무공의 결점은 그것을 알고 있다면 보완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다.

한번 만들어진 자신의 문제점을 고치려고 하다가는 또 다른 문제점이 나오는

것이 무공이였기 때문이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수많은 반복연습과 함께 자기 자신에 대한 완벽한 고

찰이 필요한데, 그것을 팔할까지 완성했다는 갈무성의 말을 들으며 그가 결코

자신의 자질만을 믿고 있는 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말이야..네 녀석의 검술을 보며 난 이미 모든 것을 완성했다네!"

그 말과 함께 그가 가볍게 왼손을 끌어 올리자 순간 장천의 몸은 무엇인가에

단단히 묶여 버린 듯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헉!"

그와 대결했던 사람들이 언제나 하는 말, 마치 독이라도 당한 듯한 느낌으로 움

직일 수 없었다는 그 말이 드디어 장천에게도 실현되고 있었다.

땅에 붙은 듯이 움직이지 않는 다리와 함께 팔은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기에 그

의 몸은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역시 귀수나혼의 수법이군..후후"

천마는 장천이 갑자기 검을 내리고 당황한 표정을 짓자 귀수나혼의 수법이 펼

쳐졌다는 것을 알고는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어차피 삼류의 수법일 뿐입니다. 저 아이가 귀수나혼을 파해하지 못한다면 처

음부터 문제가 될 아이는 아니였던 것이겠지요."

"그렇군..그래 자네는 어떤가? 저 아이가 귀수나혼의 수법을 파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자신의 물음에 아무말없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니 조금은 놀란 표정을 지은

천마난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생각보다 저 아이를 높게 평가하는군?"

"아직 숨겨 놓은 무공이 있는 아이니까요."

"숨겨 놓은 무공?"

"예. 저 아이의 몸가짐으로 봐선 단순히 홍련십팔검만을 익혔다고 보기에는 어

렵군요."

무공이 높아지면 통찰력이 놓아지는 것은 사실이였지만, 모든 이가 그런 것은

아니였다.

천마의 무공은 마교에서도 최고로 손꼽을 정도로 뛰어나긴 하지만, 통찰력은 그

렇게 뛰어나지 못한 것은 사실이였기에 그를 자신의 측근으로 삼고 있었던 것

이다.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이고 있는 그는 이미 장천에게 다른 무공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으니 천마는 일이 재미있게 됐다는 생각에 다시 비무로 눈을 돌

렸다.

귀수나혼의 수법에 의해 완전히 몸이 봉쇄되어 있는 장천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당황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런 그를 보며 갈무성은 여유를 부리고는 천

천히 다가와서는 검을 들었다.

"후후후...이제서야 가문의 치욕을 씻게 되는군.."

"칫!"

"잘난 아비를 둔 덕에 일찌감치 저승으로 가겠구나!"

그 말과 함께 갈무성은 검을 들어서는 장천의 정수리를 향해서 내공을 돋구어

내리쳤다.

"차압!!"

하지만 그대로 이 검에 당할 장천은 아니였으니 그의 오른손은 무엇인가를 조

작하는 듯이 빠르게 움직였는데, 그 순간 푸른 섬광이 일렁이더니 검을 내리치

던 갈무성의 어깨에 날카롭게 박혔다.

"끄윽!!"

예상치도 못한 공격에 당한 갈무성은 신음소리와 함께 뒤로 넘어졌는데, 놀랍게

도 그의 어깨에는 비도가 박혀 있었다.

"비도술?"

"헉헉..."

단 한번의 비도술임에도 상당한 내공을 소모했는지 장천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크윽...하지만 귀수나혼의 수법에 잡혀 겨냥이 정확하지 않았군."

어깨에 박힌 비도를 빼며 갈무성은 다시 장천을 죽이기 위해 걸음을 옮기려고

했는데, 놀랍게도 다시 찾아온 위기에도 그의 표정은 오히려 밝게 변해 있었다.

"미안하지만..갈무성 너의 패배다."

"응? 허억!!"

장천의 말에 갈무성은 무엇인가 일이 크게 잘못 되었다는 것을 느꼈고, 그 순간

장천의 몸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그의 목덜미를 향해 검을 내밀었다.

그의 검끝은 정확히 갈무성의 목을 겨누고 있었으니 만약 한발자국이라도 움직

인다면 여지 없이 검은 목을 꿰뚫을 기세였다.

"어떻게..?"

"애석하게도 비도술 만으로 끝내고 싶었지만, 각도를 조정하지 못해서 말이야.

그래서 네 녀석이 왼손을 겨냥했지.."

"왼손? 아!"

그제서야 갈무성은 그가 움직일 수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으니 그가 겨냥한

것은 바로 장천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원흉인 투영혈사였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왼손에서 연결된 투영혈사는 끊어져 있었으니 장천이 던진

비도는 그의 어깨를 노린 것이 아니였던 것이다.

"크윽...졌다."

장천의 일검을 피할 도리가 없는 그로선 패배를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 두

사람의 비무는 그의 승리로 끝을 맺데 된 것이다.

"두형!"

"잘했다. 두형!"

갈무성이 패배를 시인하자 형제들은 크게 기뻐하며 장천을 향해 뛰어가서는 함

성을 질렀고, 친구들의 모습에 그 역시 미소를 지을 뿐이였다.

하지만 친구들과의 해후가 있기 전 그가 먼저 걸어 간 곳은 갈무성의 어깨에

박혀있던 비도가 있는 곳이였다.

'이 비도가 아니였으면...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겠군...'

비도문의 비밀관에서 얻은 아홉 개의 비도, 장천이 갈무성에게 던진 것은 바로

그 비도였던 것이다.

처음 접했을 때 보통의 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예리함에 보도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설마 이 실이 천잠사로 거기에서 금강석까지 입힌 투영혈

사를 잘라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거의 도박에 가까운 생각으로 던진 비도, 그것이 적중했기에 장천은 승리를 얻

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장천이 비도술을 사용하는 것을 보며 놀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천마와 구시독인, 두 사람은 모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설만큼의 큰 충격을 받고

있었다.

그 중 구시독인은 가뜩이나 안좋은 안색이 더욱 시퍼렇게 변해가고 있었으니

그의 다리는 눈에 보일 정도로 크게 떨리고 있었다.

마치 공포스러운 것이라도 본 표정이였지만, 다행히 모든 이가 장천에게 시선이

쏠려 있었기에 그의 이런 모습을 보는 이는 그를 보좌하고 있는 단 한명이외에

는 없었다.

'서...설마...저건...'

구시독인은 자신이 본 것이 착각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천마 쪽을 처다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도 자신처럼 놀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착각이 아니다..'

공포가 밀려오고 있었다.

다시는 대하기 싫은 공포의 인물이 그의 머릿 속에서 떠오르면서 좀처럼 몸을

지탱할 수가 없었다.

"도..돌아가기로 하자.."

"옛!"

구시독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그는 사람들에게 지시해서는 가마를 대령하게

한 후 연무장에서 재빠르게 물러가니 돌아서는 그의 시선은 장천을 향해 있었

다.

'혈비도라.....훗..일이 재밌게 변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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