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80화 (81/355)

제 15 장 재회 (4)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동방명언이 궁금한 표정으

로 물었다.

"그나저나 두형. 마지막에 네가 데비드에게 썼던 무공말이야. 그런 강맹한 장법

은 처음보는데 뭐지?"

"응? 아! 그거 강룡십팔장."

장천은 아무런 생각없이 가장의 이름을 말해 버렸는데, 그 순간 그곳에 있던 사

람들은 모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뭐? 강룡십팔장!"

"헉..."

그제서야 자신의 실수를 알아챈 장천이였으니, 강룡십팔장은 개방의 비전장법으

로 현재에는 장로급 이하의 인물이 익힐 수가 없는 절기였기 때문이다.

"어떻게 강룡십팔장을 네가 알고 있는거지?"

동방명언은 좀 처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묻고 있으니 그로선 머리를 굴

리며 핑계거리를 찾아보고 있었지만, 탈출 방법이 생각이 나질 않았다.

"설마...?"

"...."

동방명언은 무엇인가가 생각이 났는지 놀란 표정으로 장천을 가리키니, 그로선

완전히 들켰구나 하는 생각에 허탈감이 들 수밖에 없었는데, 동방명언은 크게

기뻐하는 표정으로 장천의 어깨를 잡고는 말했다.

"이 자식! 장사에서 거지꼴을 하고 있나했더니 개방의 기인을 만난 모양이구

나!"

"엥?"

"참 운도 좋지. 그 사이에 개방의 기인을 만나 강룡십팔장을 배우다니.."

"아니.."

"다 알아! 분명 그 기인은 어느 누구에도 나의 제자라는 것을 밝히지 말고, 내

가 가르쳐준 강룡십팔장은 위험한 순간 너의 몸을 보호할 수단으로만 쓰도록

하여라라고 했겠지.."

"어...."

"그리고는 말 없이 사라지니, 넌 스승을 찾고자 장사에서 계속 거지의 모습을

하고 있었겠고."

"어..."

"아! 이 얼마나 멋진 이야기란 말인가.."

동방명언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놀고 있으니 장천으로선 뭐라고 끼어둘 엄두가

나지 않는 순간이였다.

하지만 간단하게 일이 마무리되었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

었는데, 그것을 보며 동방명언은 어깨를 손으로 치며 말했다.

"자식! 나한테 들켜서 실망했냐. 괜찮아! 죽을 때까지 비밀로 간직할테니까.."

"어...고마워.."

"고맙긴 짜식!"

할말이 없었다.

어느정도 일이 해결되니 장천으로선 별 문제가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며 다시

자신의 일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일이란 것은 여장이였는데, 소향의 방에서 벗어난 그는 명언의 막내마

누라인 매연의 방으로 찾아갔다.

"옷이요?"

"응."

"안되는데...."

소향과 마찬가지고 자기 옷을 중히 여기는 매연은 안되겠다는 표정으로 말을

하고 있었는데, 장천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휴...어쩔 수 없군...매연...너의 과거를 밝혀야되는 나를 용서해 다오."

"과거라니요?"

"삼년전만 해도 여성도박단의 일원이라는 거.."

"말도 안되는 소리에요."

"물론 너로선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할 수 있지만, 소향과 소혜가 증인인 이상

어쩔 수 없다고!"

"헉.."

그 순간 매연은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함을 느끼고는 무릎을 꿇고 마니 한벌의

옷과 도박사로서의 과거과 교환되는 순간이였다.

매연에게 옷을 빼앗은 장천은 은조상의 막내마누라인 소혜에게 찾아가서 말끔

한 분단장을 받으니 다 꾸미고 나니 귀여은 열세살 정도의 귀여운 소녀의 모습

이 되어 있었다.

"어때?"

"음..뭐랄까..발랑 까진 꼬마 계집애 같다고 해야 하나?"

"....."

잠시 침묵을 지킨 장천이였다.

어쨋든 발랑 까졌던 계집애는 계집애 같이 보이니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장

천은 생각하던 바의 일을 진행시키기로 결심했다.

지부를 나온 장천은 형산근처의 마을로 들어갔는데, 형산파가 근처에 있는 만큼

그곳은 꽤 큰 마을이였다.

마을에 도착한 장천은 미리 준비해 두었던 꽃바구니를 들고 거리를 해메이니

그가 내지르는 한마디는 다음과 같았다.

"꽃 사세요. 꽃 사세요."

난데없이 등장한 꽃팔이 소녀에 근처 노점상들은 혀를 차고 있었으니 어린 것

이 벌써부터 분단장을 하고 꽃을 파니 화류계(花流界)의 계집이 될 팔자로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였다.

뭐 이런 생각을 겉으로 표출하는 것은 아니니 만큼 확실히 알지 못하는 장천이

였지만, 꽃 파는 것도 화류계는 화류계니 의미에 별 문제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아무튼 그런 모습으로 이리저리 옮겨다니고 있을 때 드디어 먹이감이 걸려드니

형산파의 복장을 하고 있는 네명의 검수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넌 내 밥이다. 흐흐흐'

장천의 현재의 복장으로 보면 상당히 거북한 의미가 새어나오는 말이기는 했지

만, 그런 것 염두하지 않는 장천이였다.

꽃 사세요를 연발하며 천천히 그들에게 접근해가는 장천이였는데, 그들이 객점

안으로 들어가자 천천히 따라갔다.

먹이감에 자리에 앉기를 기다린 장천은 천천히 다가가서는 가련한 목소리로 말

을 걸었다.

"저어..."

"무슨 일인가?"

"꽃 사세요."

대 형산파의 무인이 화류계의 계집과 상종할 수 없는지 그는 단호하게 손을 내

저으며 안 산다는 표시를 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여기서 물러설 장천이 아니였

다.

"흑흑흑...집에선 앓고 계시는 아버지와 어린 동생들이...무사님 제발 꽃 좀 사주

세요."

하지만 그러한 말은 전혀 통용되지 않았으니 장천은 한가지 사실을 잊었기 때

문이다.

바로 얼굴에 치덕치덕 바른 분이 문제였으니, 분 하나 살 돈이면 꽃 한바구니

다 사고도 남기 때문이다.

다행히 형산파의 무사들은 현재 분의 시세를 알지 못하는지 장천의 가슴을 후

벼파는 가련한 목소리에 넘어가고 말았으니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주머

니에서 돈을 꺼내어서는 장천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옛다."

"감사합니다. 무사님."

돈을 받아 든 장천은 살짝 눈물 어린 눈으로 입가에 살짝 미소를 지으니 그 순

간 형산파의 무사들은 뿅가지 않을 수 없었다.

여인이 가장 가련하게 보이는 것은 눈물을 지을 때였으니 젖은 눈으로 살짝 미

소짓는 그 얼굴에 어느 남자가 현혹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거기다가 여자의 분장을 했다지만, 약간은 변태변골의 수법으로 얼굴을 바꾼 상

태이니 그 귀여움은 어린 소녀의 모습은 한층 더 빛나고 있었다.

세 형산파의 무사들 중 큰키에 구렛나루를 길게 기른 젊은 무사는 그런 모습에

흥미가 도는 듯 장천을 보며 물었다.

"꽃 한송이에 얼마나 되느냐?"

"동전 한푼입니다."

"이런 한바구니를 모두 팔아도 은자 한냥도 되지 않겠구나."

"예.."

무사의 말에 풀이 죽은 모습으로 대답을 하는 장천이였다.

"은자 열냥을 벌어볼 생각이 없느냐?"

"예? 은자 열냥이요?"

무사의 말에 장천은 크게 놀란 얼굴로 말을 하니 참으로 뛰어난 그의 연기력이

라 할 수 있었다.

"본 무사를 따라와 한가지 일을 해주면 은자 열냥을 주도록 하마.."

'짐승..'

그 일이 무슨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장천은 짐승이란 한마디를 잊지 않

았으니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닌지라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만 해주신다면...천녀 감사할 뿐입니다."

"하하하."

장천의 말에 크게 대소를 터뜨리는 무사였으니 다른 두명의 무사는 장천을 말

리고 싶은 표정이 역력했지만, 구렛나루 무사의 직급이 높은지 고개를 저을 뿐

이였다.

무사는 주인에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는 장천을 데리고 이층의 한 방으로 올

라가니 방 안으로 장천이 들어가자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문을 닫더니 걸어 잠

궜다.

"무사님..."

장천은 무사가 문을 닫자 놀란 얼굴로 그를 처다보았는데, 그런 모습에 아랑곳

하지 않은 그는 천천히 두 손을 들어서는 장천의 어깨를 잡고는 침상으로 내던

졌다.

"꺅!!"

비명을 지르며 나가떨어지는 장천이였으니 마음 같아선 한 대 패고 싶은 기분

이였다.

하지만 일을 진행하기 위해선 마음과 몸을 희생할 수 밖에 없었으니 공포에 빠

진 표정이 된 장천은 침상 구석으로 떨리는 몸을 들고는 숨어 들어갔다.

"잠깐 몸을 희생하면 은자 열냥이 들어오는데 무엇이 그리 겁나느냐..흐흐흐"

"흑흑흑..제발 이러지 마세요.."

"흐흐흐..."

장천은 눈물 어린 호소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무사였으니 그는 천천히 옷을 벗

어던지고는 어린 소녀를 향해 흉찍한 몸을 날렸다.

"끼야악!!"

"흐흐흐..꺽!"

비명을 듣고는 더욱 기분이 좋아진 듯 웃음을 흘리며 옷을 벗기던 그였는데, 갑

자기 숨 넘어가는 소리와 함께 땅에 고개를 처박으며 쓰러지고 말았다.

"으윽..이런.."

"재수 없는 녀석!"

장천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그대로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신음을 내

뱉고 있는 그의 뒷통수를 밟아서 응징을 해주고는 변태변골의 수법을 사용하여

서서히 모습을 바꿔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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