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67화 (68/355)

제 13 장 눈물 흘리는 정파의 꼬맹이 (1)

장천일행은 화무이관에서 수련을 받고 있는 소령을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나저나 정말 오랜만이네, 형의 얼굴에서 미소가 지어지기는 말이야."

"예."

은조상과 은영영은 소령을 가르치는 은석영의 얼굴에서 미소가 그려져 있는 것

을 보며 기뻐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원래 사랑에 빠진 남자는 멍청한 얼굴로 웃기 마련이지."

"멍청한 얼굴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기는 하지만, 안 어울린다는 것만은 사

실인 것 같군요."

동방명언 역시 그의 미소를 보며 상당히 안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앞으로 보름 후면 오빠들도 지부로 가야 되겠네요. 그 전에 각자의

부인들 단속은 잘 해뒀나요?"

"......"

은영영의 말에 장천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모두 한 숨을 쉬고 있었으니 갓 결

혼한 마누라 그것도 한두명도 아닌 마누라를 남겨두고 일을 떠나는 남자들의

마음이 어찌 편안할 수 있겠는가.

"멍청하게 있지 말고 갈때까지 신혼기분이나 내라고."

"음..그래야 겠군."

장천의 말에 다른 이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가는지라 장천과 은영영만

이 자리에 남게 되었다.

은석영의 일로 조금은 사이가 좋아지기는 했지만, 장천에게 차갑게 대하는 것은

여전한 은영영이였기에 그로선 조금 껄끄러운 자리라고 할 수 있었다.

"나도 이만...."

장천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손을 흔들며 살짝 자리를 빠져나가려고 했는데,

그 때 은영영이 그의 옷을 잡고는 말했다.

"잠깐만요."

"응?"

자신을 잡는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는 것을 보며 장천은 조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때 은영영이 갑자기 장천에게 달려들어서는 그를 안고는 뜨거

운 입맞춤을 했다.

"으윽..."

장천이 조금 크기는 했지만, 은영영과 키가 비슷한 정도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

에 그녀의 입맞춤을 강제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짓이야!"

"후후.."

겨우 그녀에게서 떨어진 장천은 은영영을 보며 소리쳤는데, 그녀는 입가에 작은

미소를 지으며 뒤로 물러서서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오빠의 일을 도와준 선물이에요. 그럼.."

"....."

안 좋은 기분이 등줄기부터 스쳐 지나가는 장천이였다.

'아무래도 하루 빨리 본단을 벗어나야 겠군...'

보름의 시간은 훌쩍 지나니 드디어 장천의 일행들이 떠날 시간이 다가왔다.

은가장에서 머물고 있었던 일행들은 각자 준비를 마치고는 본단의 입구로 나왔

는데, 형제 들 중 유일하게 독신인 장천만이 늦고 있었기에 이상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유부남들이 이렇게 일찍 나왔는데, 뭐하고 있는거야?"

은조상은 사방을 돌아보며 장천을 찾고 있었는데, 그 때 멀리서 급하게 말을 몰

고 오는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장천?"

일행들은 말에 타고 있는 사람이 장천이라는 것을 알고는 크게 이상하게 생각

할 수 밖에 없었다.

"워..."

급하게 말을 몰아온 장천은 형제들의 앞에서 말을 세우더니 크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뭐해 빨리 가자고."

"뭘 그렇게 서두르는데?"

"젠장할! 빨리 가자고!"

그 말과 함께 장천은 출구를 향해 말을 몰아갔고, 형제들도 어쩔 수 없이 그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무슨 일일까요?"

은석영과 같이 장천들을 마중하러 나온 소령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향해 물었는데, 그 때 뒷 쪽에서 또 다시 급하게 말을 몰아오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응?"

말을 몰아오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이십여명이 넘는 여인들이였으니 그곳에 있

던 사람들은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선두에는 은영영과 함께 교주의

손녀인 유능예가 있었다.

말들은 은석영들의 앞에서 멈추었는데, 은영영이 황급한 표정으로 소령을 보며

말했다.

"오빠! 두형하고 다른 사람들은 어디 있지요?"

"..저...그 분들은 벌써 떠나셨는데요.."

"젠장! 눈치 챘구나!"

"무슨 일이냐."

은석영은 그녀들이 갑작스럽게 왔다는 것에 의문을 느끼며 물어보았는데, 그 순

간 그의 목소리에 말이 크게 놀라면서 날뛰기 시작했기에 대답은 약 삼각정도

뒤에야 들을 수 있었다.

"교주님께 허락받고 같이 동행하여 나가는 것을 허락 받았는데, 두형 그 자식이

그 사실을 알고는 도망을 갔어요!"

"음..."

은석영은 그제서야 왜 장천이 형제들과 같이 도망을 갔는지 이해를 할 수 있었

다. 은영영과 유능예의 뒤에 있는 여인들은 나머지 세명들의 부인들이였던 것이

다.

"아무튼 아버지한테 잘 이야기 해줘요!"

그 말과 함께 은영영들은 우르르 몰려서는 출구로 뛰어나갔으니 장천일행이 조

금 불쌍하게 생각될 수밖에 없었다.

"음...조금 고생은 하겠군."

"예."

은석영과 소령은 저들과 같이 동행하는 장천 일행들의 명복을 빌며 소령의 손

을 잡고는 화무이관으로 돌아갔다.

본단을 빠져나가는 것은 몇 개의 절차가 필요한지라 자연히 중간중간에 장천의

일행들은 멈출 수밖에 없었기에 서둘러 쫓아온 일행들에게 장천들은 잡히고 말

았다.

그리하여 장천의 일행들은 스무명이 넘는 여인들과 동행을 하게 되었으니 세

명의 초보남편은 부인과 같이 지내는 것에 크게 흡족한 얼굴을 취했지만, 장천

만은 본단에게도 대가 쎄기로 유명한 은영영과 유능예라는 두 사람 사이에 끼

여 울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젠장! 은영영은 이미 선언을 했으니 알겠는데! 교주의 손녀인 넌 왜 나를 따라

오는거야!"

"응?"

"말이 그렇잖아 너 같이 신분이 높은 사람이 우리같은 말단 무사들을 따라올

이유가 없는 거 아니야?"

장천은 유능예가 따라오는 것을 보며 항의하고 있었는데, 그 반응에 그녀는 손

을 내저으며 말했다.

"휴...나도 어쩔 수 없다고."

"어쩔 수 없다니?"

"나와 영영은 두 사람중 한사람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에게 다

같이 시집가기로 했거든. 그런데 영영이 먼저 네 녀석을 좋아한다고 하니 난 따

를 수밖에 없는거지."

"그런게 어딨어!"

"어딨긴....이건 우리 두 의자매의 피의 맹세이기 때문에 어길 수 없단 말이야.

너 같이 기생 오라비 같은 놈한테 시집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단 말이야."

"젠장!"

은영영에 이어 덤으로 유능예까지 얻어버린 장천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뭐 은영영이나 유능예 둘다 본단에서 유명한 미인이거니와 그와 함께 가문과

능력도 좋으니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장천에게 복 받았다고 하겠으나, 만만치 않

은 여인 두 사람이 그로선 좋을 리가 없었다.

장천이 이번에 가게 될 지부는 호북의 형산이 있는 곳이였다.

형산에는 검으로 유명한 형산검문이 있기 때문에 정파의 세력도 어느정도 강성

한 곳이기는 했지만, 이번 홍련교의 작전으로 형산검문의 세력은 크게 줄 것이

라 홍련교의 작전 전문가 들은 내다보고 있었다.

장천들은 그곳에서 소규모 무사대를 지휘하게 되었는데, 실전에서 갈고 닦은 무

공을 가진 무사들이 과연 이 어린것들의 지시를 잘 받아줄까 하는 것은 큰 문

제라고 할 수 있었다.

유능예와 은영영은 교주에게 졸라 소수의 여인무사들로 이루어진 여인대를 맡

게 되었다.

뭐 이런 것들은 형산의 홍련교 지부에 도착해서야 시작될 일이였고, 장천들은

여인들에게 휩싸여 여행을 하고 있었으니 지나가는 무사들은 여인의 산에 묻혀

진 이들을 보며 부러워하는 얼굴을 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거의 대부분의 여인이 미색이 출중했고, 조금 못생겼다고 해도, 그것은 이 곳에

있는 다른 여인들에 비할뿐이지 보통의 여인들과 비교해본다면 미인의 수준이

였던 것이다.

물론 하나같이 홍련교 본단의 백화당의 소속인지라 그 무공 또한 출중한 수준

이였기에 함부로 여인들을 노리고 나온 산적들 중 불구가 되지 않는 자들이 없

었다.

뭐 이런 시위들은 네명의 남자에게 바람을 피우거나 한다면 이렇게 될 것이다

라는 경고가 약간 들어있었기에 두려움에 떨고 있는 형제들이였다.

"이곳에서 장강의 뱃길을 따라 가요."

"음...멀리 돌아가는 길이잖아.."

은영영의 말에 장천은 고개를 저으며 반항 할 수 밖에 없었다.

장강을 타고 가면 편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을 알기

때문인데, 장천이 은영영의 말을 거절하자 수많은 여인들의 따가운 시선이 그에

게 몰려오기 시작했다.

"헉..."

마치 지옥수라들의 살기와도 같은 기운이 장천은 잠시 숨이 막힐 수 밖에 없었

다.

"한달이란 시간 밖에 없어서, 이번에 시집간 우리 자매들은 남편과 제대로 된

여행도 못했단 말이야. 그런 이유로 이번에 동행하게 된 이유로 신혼여행겸 무

산 삼협 관광을 조금 하겠다는데 불만이 있단 말이야!!"

"...없어..."

역시 숫자로 밀어붙이자 힘을 쓰지 못하는 장천이였다.

"그렇지만 무산삼협이라면 청룡방(靑龍 )과 금린방(金鱗 )의 세력권일텐데 이

런 남녀의 비율이라면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동방명언은 수적 중에서도 꽤 유명한 청룡방과 금린방이 무산삼협에 있었기 때

문에 왠만하면 안전한 곳으로 가고 싶은 생각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은영영은

별 것 아니라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건 걱정말라고, 이미 능예가 준비를 다 해 두었으니까."

"준비?"

"응. 두 방파가 조금 위험하기는 하지만, 우리에겐 홍련교 최고의 배가 준비되

어 있거든?"

"설마...화룡패선(火龍覇船)을..."

"능예가 할아버지께 이틀간을 졸라서 겨우 얻어냈다고."

은영영은 자랑스럽다는 얼굴로 미소를 지으니 두 사람의 말도 안되는 힘에 동

방명언은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화룡패선이 뭔데?"

동방명언이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짓자 장천은 궁금한 생각에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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