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65화 (66/355)

제 12 장 귀곡성의 남자를 장가 보내라! (3)

은영영의 생각은 얼마 되지 않아 밝혀졌다.

"무공 수련을 시킨다고?"

"응. 본교는 믿음과 자질만 있다면 그 신분이 천하다고 해도 받아들이니까 천한

사람들에게 교리가 크게 퍼진거야 뭐랄까 그런 이유로 천한 하층민들 사이에

크게 퍼지고 있는 거지. 정파의 나부랭이들은 생각하지도 못할 일이지."

"음..."

은영영이 하는 행동을 보며 은조상은 그녀의 생각을 짐작하고는 장천에게 이야

기를 해 주었다.

"이번 무공수련을 담당하는 사람이 우리형이야. 물론 이 무공 수련을 받으려면

자신이 직접 신청을 해야 하지만, 교의 간부들에게 추천을 받은 사람은 반드시

수련을 받아야 하지."

그의 짐작은 틀리지 않는 듯 오일 정도의 후 은장로님의 추천장을 받은 소령은

무공 수련을 받기 위해 나오게 되었다.

그녀가 수련을 받는 곳은 화무관(火武館)이란 곳으로 보통은 교의 삼류급의 인

물들이 무공을 수련하는 곳이다.

은석영의 실력은 본단에서 황화급 정도였기에 이번 화무관의 사범의 직위를 맡

게 된 것이다.

장천 일행들의 직급은 금선곡과 함께 특별 선발을 나왔기 때문에 본산의 일반

무사보다 한 단계가 높은 적무화급의 직위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은조상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말해 형제들 모두 일을 떠나기 전에

잠시 화문과의 보조사범의 직위를 맡을 수 있었다.

이번 화무관에 온 사람들의 수는 이백여명 정도 되었기 때문에 과연 이런 사람

들 속에서 일주일간 익힌 실력이 어느정도나 될까라는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

는 장천이였다.

하지만 그 의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풀리게 되었는데, 이곳에 모인 대부

분의 사람들이 약간의 무공 수련을 한 상태라는 것이다.

일반 문교에 속한 사람일지라도 홍련교에선 기초내공심법을 익히는 것을 허락

하고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홍화심법이라는 기초 내공 심법을 어렸을

때부터 계속 해온 사람이였던 것이다.

내공심법 그 자체가 몸을 튼튼히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지라 무

공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익히기를 꺼려하지 않고, 본단에 있는 사람들은 그 부

모들이 의무적으로 익히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고아인데다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던 소령은 홍화심

법을 익히지 못한 상태였기에 다른 사람들이 사범들의 지시를 받으며 하는 모

습을 보면서도 따라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공심법을 익힌 사람과 내공심법을 익히지 못한 사람과의 동작의 차이는 생각

보다 크기 때문이였다.

기초검법 수련이라고는 하지만 반드시 내공이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보조사범들의 일은 동작을 따라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가서 잘못된 부분을 지적

하는 일이였기에 장천은 그녀의 곁으로 갈 수 있었다.

"아!"

"뭐하는 거야! 빨리 사범님의 지시를 따라 하라고!"

그녀는 장천이 다가오자 조금 안심을 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장천은 냉혹한 목

소리로 그녀에게 소리를 지르며 다그쳤다.

"하지만..."

"흥! 홍화심법을 익히지 못했다는 말이냐?"

"...예."

"넌 일주일만에 검법을 완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예?"

"화무관의 목적은 검법을 완성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무사로 성장할 수

있느냐를 보는 것이다. 홍화심법을 익히고 안 익히고를 떠나 네가 최선을 다하

며 정확한 검로를 펼칠 수 안다면 되는 것이라고!"

"아!"

그 말에 소령은 크게 느끼는 바가 있었기에 장천을 향해 고개를 숙인 후 사범

이 지시하는 데로 검을 휘두르기 시작하니 아까와는 같은 어설픈 모습은 보이

지 않았다.

약간의 재질도 있거니와 자신을 누르고 있는 압박감도 어느정도 해소한 상태였

기 때문이다.

멀리서 장천이 하는 말을 듣고 있던 은석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잘못된 점

을 지적하는 소녀를 보았는데, 아까와는 달리 검을 휘두름에 조금 자신감이 들

여 보이는데다가 내공을 익히지 않았음에도 검로가 안정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자질은 괜찮은 아이인가 보군 뭐 장천이란 아이가 신경을 쓰고 있을 정도면 가

능성이 있다는 뜻이겠군.'

화무관 사범의 일을 검법을 사람들에게 익히게 한 후 그 모습을 살피며 본격적

인 무사 수업을 받을 사람을 선별하는 것이 일이였다.

은석영은 장천이 해왔던 여러 가지 일을 알고 있었기에 그가 선택한 아이라면

별 문제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아버지나 어머니는 물론 동생들까지 어느정도 인정을 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장천이였기 때문이다.

일주일간은 화무관의 수련이 끝났을 때 장천은 크게 안심할 수 있었는데, 적은

시일이라고는 하지만 그 동안 소령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고, 다른 이들

에 비해 수련의 속도가 상당이 빨랐기에 그 정도면 충분히 합격선에 올랐을 것

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장천을 비롯한 의형제들의 도움으로 번갈아가면서 그녀에게 다가

가 보이는데로 틀린 점을 지적해주고 그것을 고치게 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였다.

모든 일정이 끝나자 화무관에서 수련을 담당했던 사람들이 모였다.

"이번 화무관 수련에선 그다지 쓸만한 아이들이 없었던 것 같군요."

"음.."

이백여명이 넘는 사람들 중에서 선출된 인재는 겨우 다섯명에 지나지 않았는데,

매년 한번씩 있는 이 화무관 수련은 보통 10명 정도가 선발되기 때문이다.

장천은 조심스럽게 은석영은 곁으로 게걸음으로 접근해가서는 명단을 흝어보았

는데, 그 순간 크게 안심할 수 있었다.

'다행이다.'

다행히 은석영의 명단에는 소령의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자네를 한번 믿어 보려 하네."

"으헤...헤..."

귀곡성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장천은 그 순간 온 몸의 힘이 빠져 버리는 듯한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지만, 그 이야기가 자신을 향한 말이라는 것을 알고는

힘을 내어 말했다.

"예? 저를 믿어 보다니요?"

"자네와 형제들이 추천하고 있는 아이를 이번에 내가 맡으려고 하지."

"헉..."

추천이라고 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는 말이기는 하지만, 일단은 은석영이 그

녀를 맡는다면 앞으로 마주칠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조금 안심이 갔는데, 의외

로 다른 사람들의 표정을 불쌍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다른 사범들의 표정을 보며 의아하게 생각한 장천은 회의가 끝난 후 은조상에

게 물어보았다.

"휴...당연한 일이지."

"당연한 일이라니?"

"너 형 목소리 들어봤지?'

"응"

"느낌이 어땠어?"

은조상의 말에 장천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말했다.

"뭐랄까. 온 몸에 소름이 끼치는 것 같은데다가, 그 순간 힘이 쭉 빠져 버렸었

는데..."

"그래 그거야. 무공을 익힌 네가 그 정도인데 하물며 이제 무공을 막 배우고 있

는 사람은 어떻겠냐고."

"아!"

그제서야 다른 사범들이 불쌍하다는 표정을 지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자고로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었는

데, 무공을 마음과 몸이 안정된 상태에서 익혀야 빨리 늘게 되는데, 가르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공포와 함께 소름이 돋아 힘이 빠진 상태에서 어떻게 무

공을 제대로 익힐 수 있겠는가?

"우리형의 지도를 받아 무공을 제대로 익힌 사람은 지금까지 한명도 없었기 때

문에 다른 사범들이 그런 말을 하는거지."

"음...그런데 말이야. 은형님이 가르치는 사람들이 무공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는

데 왜 계속 사범으로 뽑히는 거지?"

"교주님의 지시였어."

"교주님으 지시?"

"응. 일단은 우리형의 목소리를 들으며 지도를 받는 이들은 거의 대부분이 무공

연마에 실패하기는 하지만 만약 그 목소리를 견디고 무공을 익히게 된 사람이

라면 교내에서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하니까."

"그렇구나. 웬만한 정신력으로는 견디지 못하는 목소리를 듣고 무공을 익힌다면

고수가 도리 자질이 충분히 있다고 할 수 있지."

은조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장천이기는 했지만, 과연 연약한 소령이가 견딜

수 있다는 믿음은 조금 떨어지고 있었다.

이틀 후 화무관 수련에서 뽑힌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사범을 통해 일년간 특별

수련을 받게 되는 화무이관(火武二館)으로 모였고, 그곳에서 각 사범들에 의해

배치를 받게 되었다.

역시 장천들은 보조사범의 임무를 맡아 대기하고 있었는데, 멀리서 소령이가 은

석영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자."

"응."

자신을 맡은 사람을 확인한 소령은 공손히 고개를 숙여서는 인사를 했다.

"소령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소령의 말에 간단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에게 종이쪽지를 건네주고는 뒤

돌아서니 그녀는 자신이 무엇인가를 잘못 한 것이 아닌가 불안하지 않을 수 없

었다.

"뭐하는거야?"

"아! 무사님."

"편하게 두형이라고 부르라고."

"예. 두형무사님."

"쳇."

끝까지 무사님이란 말을 빼먹지 않은 소령을 보며 혓바닥을 찬 장천은 그녀의

손에 있는 종이를 보며 말했다.

"역시나 이름하고 여러 가지 적혀 있군."

"일단은 목소리 때문에 수련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모양인 것 같아."

장천의 말에 은조상은 그 이유를 짐작하고는 말했다.

"무슨 말씀이신지?"

소령은 두 사람의 말에 영문을 뭘라 하며 물어보았는데, 한숨을 내쉰 장천은 그

녀에게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주기로 결심했다.

"잘 들어 이번에 너를 담당하는 분은 내 옆에 있는 의형제의 형님이시라고."

"아!"

"하지만 형님에게는 큰 문제가 있는데 목소리가 조금 이상하다는 거야."

"예? 목소리요?"

"응. 어렸을 때 무공을 잘못 익혀서 목소리가 조금 이상하거든."

단지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이유로 말을 안한다는 말에 조금 이상하게 생각되는

소령이였는데, 은조상이 그것을 느끼고는 숨을 한번 몰아쉬고는 천천히 살기를

일으키면서 그녀를 보며 낮은 저음으로 말했다.

"죽고 싶은가!!"

"아!!"

은조상의 살기 가득한 말에 그녀는 크게 놀라서는 뒤로 물러서 눈물을 찔끔거

리기 시작했기에 장천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런 것으로 울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하지만..."

"아무튼 내 의형제가 했던 것 아니 그 이상으로 형님의 목소리는 무섭단 말이

야."

"그..그렇군요."

"이제부터 어떻게 할런지는 네가 결정하는 거야. 사범님과의 대화 없이 무공을

익히는 것은 조금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못 익히는 것은 아니니 그렇게 무언의

무공 수련을 받아도 상관 없으니까.."

그렇게 말한 장천은 손을 흔들며 그녀의 곁에서 나왔다.

"휴..."

"어떻게 하지...살기가 들린 목소리로 눈물을 흘릴 정도의 아이잖아."

"그러니 한숨만 나오지..."

앞으로의 일이 걱정될 수 밖에 없는 그들이였다.

한편 장천 일행들과 떨어진 소령은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하지...'

장천이 가르쳐준 사범님의 비밀은 너무나 충격적이였기 때문이다.

두형이라는 사람의 친구분이 약간 보연 준 것으로도 정말 무서웠는데, 그 분의

목소리는 더욱 무섭다니 그녀로선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

이다.

하지만 소령은 마음을 굳게 다짐했다.

절대로 그 분의 목소리를 들어도 눈물을 흘리지 않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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