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 장 귀곡성의 남자를 장가 보내라! (2)
드디어 시간이 다가왔다.
기껏 사부에게 배워놓고는 단 한번도 써먹지 못한 최고의 비술...변태변골..드디
어 그것을 써먹을 때가 온 것이다.
여자와 남자의 차이라는 것은 일단은 목젖과 아랫도리의 중요한 부분, 그리고
가슴 이렇게 세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변태변골은 다른 역용술과는 달리 몸 전체를 변형시킬 수 있었기에 장천은 조
심스럽게 목젖은 집어넣은 후 가슴을 조금 부풀게 하고 하체는....그냥 내버려
두었다.
실수했다가 영영 안나오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던 장천이였다.
막상 가슴을 키우고 보니 정말 만족할 만한 크기에 손이 절로 가는 장천이였지
만, 본능을 꾹 참은 녀석은 하가장에 숨어 들어가서는 여종들이 머무르고 있는
처소로 찾아갔다.
한참을 이리저리 뒤지던 장천은 하미리 소저에게 욕을 먹은 여종을 발견 할 수
있었는데, 작은 방에 안장서는 바느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꾸질꾸질 한 것이 제대로 씻지도 못한 것 같았기 때문에 기사부에게 당했던 고
생을 생각하며 얼마나 찜찜할까 눈물이 나는 장천이였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녀의 눈에선 물방울이 흘러내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
는데, 아마 서러워서 울고 있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보이고 있었지만, 어린 소녀의 여린
마음은 그리 강하지는 못했는 듯 했다.
"이구 불쌍한 것..."
"누구세요?"
자신도 모르게 말을 내뱉고 말았던 장천이였으니 문 밖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안 여종은 고개를 돌려서는 말했고, 장천은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난 백화당 본단에 소속되어 있는 두화라고 한다."
"아!"
백화당의 본단은 홍련교에서 어느정도 직급이 있는 사람들의 여식만이 가는 곳
인지라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안 여종은 고개를 숙였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
"소령(小零)이라 합니다."
"소령이라...괜찮은 이름이군."
그렇게 말한 장천은 천천히 그녀에게 앞으로 가서는 품에서 붓과 함께 한권의
책을 꺼내어서는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나이는."
"열여섯일 것이라 생각입니다."
"열여섯이면 열여섯이지 일거라니?"
"그것이...고아인지라...확실히..."
"음 고아라.."
책에 방년 열여섯에 고아라는 것을 적은 장천은 어림짐작으로 신체사이즈를 흝
어 보고는 차근차근 적어가기 시작했다.
"본단에서 몇 년 정도 살았지?"
"다섯살 때쯤 주인마님께서 고아인 저를 데리고 오셨는지라 햇수로 십일년 정
도 되옵니다."
"음...좋아하는 남성상은?"
"예?"
거기까지 말이 나오자 소령은 크게 놀라며 되물을 수 밖에 없었는데, 장천은 화
가 난다는 듯이 주먹으로 탁자를 치며 소리쳤다.
"좋아하는 남성상이 어떤 것이냐 물었다!"
"...저를 좋아해 줄 수 있는 분이라면...."
"음...."
그 말까지 꼼꼼하게 적은 장천은 대충 조사가 끝났다고 생각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
"가지고 싶은 것은 없느냐."
"예?"
"뭐 가지고 싶은 것이 없느냐 물었다."
하지만 여종으로서 오랜 삶을 살아왔던 소령인지라 그의 말에 선뜻 대답을 하
지 못하고 있었기에 할 수 없다는 듯이 그녀에게 다가가서는 품에서 한냥짜리
금원보를 꺼내어 쥐어 주었다.
"아!"
난데없이 찾아 와서는 희한한 것을 묻더니 이제는 평생 구경도 하기 어려운 엄
청난 거금을 내어주자 그녀로선 크게 놀라 그것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
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어라 말하기 전에 그는 밖으로 나가버렸기에 그녀의 손에는 금원보만
이 남아 있을 뿐이였다.
소령을 만나 본 장천은 담장을 넘어서 나와서는 변태변골을 풀었다.
"외모는 괜찮은데...가문이 문제란 말이야..가문이..."
영웅이란 족속도 신분이 귀천해도 가능한 것이기는 하나 사회적 인식이 있는
관계로 신분이 귀천한 사람이 영웅의 칭호를 받으려면 조금 어려운 것이 사실
이였고, 실제적으로 그런 자들 중에서 신분상승을 한 자는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았기에 소령과 은석영과 이어주는 것은 조금 어렵다고 할 수 있었다.
거기에다 자신이 하늘의 별이 된 직녀와 같은 여인을 이어준다고 약속했기 때
문에 조금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였지만, 다른 이를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했던
모습을 보아 마음은 꽤 괜찮은 아낙 같았기에 갈등에 잠길 수 밖에 없는 장천
이였다.
그 뒤로 은영영이 적어 준 사람을 찾아 몇군데 돌아다니기는 했지만, 역시나 미
모는 괜찮을지 몰라도 모두 좋은 집안에서 살아 온 여식인 탓에 도도한 여자들
이였기에 한 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그날 저녁 장천의 형제들은 모여 자신들이 조사해 온 여자들에 대한 신상명세
와 함꼐 여러 가지를 말하며 토의하기 시작했다.
"음...지금까지 나온 사람들 중에는 그래도 가장 나은 것이 마당주님의 둘째 딸
인 마미린 소저가 가장 나은 것 같군."
"하지만 마미린 소저는 정혼자가 있잖아."
"휴..."
호언장담은 했지만 일이 쉽게 풀리지 않자 한 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미인들이 모였다는 홍련교 본단에 이렇게 인재가 없을지 누가 알았겠는가?
한참을 고민한 장천은 은조상을 보며 물었다.
"형제..."
"왜?"
"혹시...신분이 조금 낮아도 상관 없겠나?"
"신분?"
"그래..."
그 말에 한 참을 생각에 잠기는 은조상이였다.
"무림인들에게 신분이란 것은 별 문제될 것이 없기는 하지만 말이야..."
"하긴 은형의 집안은 홍련교에서 꽤 이름난 집안이니까."
동방명언은 신분이 낮다면 조금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얼굴로 말했는데, 그 때
은영영이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말했다.
"일단 한번 만나보고 결정해보자고."
그녀의 말에 장천은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는 말했다.
"그럼 내일 한번 만나 보도록 하자."
"그래."
결정을 지은 사람들은 오늘의 회의를 마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날 은영영은 장천과 함께 하가장에 도착했는데,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한 숨
을 내쉬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여긴 내 힘으론 조금 어렵겠다."
"무슨 소리야?"
"본단의 여인들은 세 개로 나뉘어져 있거든. 교주님의 손녀인 유능예을 중심으
로 한 것과 맹철 부교주님의 둘째인 맹민정, 그리고 지금 우리가 서 있는 하가
장의 하미리를 중심으로 하는 집단으로 나뉘어져 있지."
"엥?"
"옛날에는 능예와 내가 거느린 여인들이 본단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고 있었
는데, 애석하게도 너희 의형제들이 스물두명이나 빼가는 바람에 지금은 하미리
가 거느린 세력들이 가장 강하단 말이야. 가뜩이나 무시당하는 판에 지금 오빠
의 일로 가면 휴...말을 못하겠네."
"음..."
본단의 여인들이 세 개로 나뉘어져 있다는 말을 들은 장천은 정면으로 들어서
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그 때 대문이 열리면서 두명의 여종이 밖으로 나왔는데, 장천은 그 중에 한 사
람을 잡고는 물었다.
"말 좀 묻겠소이다."
"예."
본단의 무사의 복장을 하고 있는지라 여종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혹시 하미리 소저가 지금 계신지 알고 싶은데?"
"아가씨께선 오전에 일이 있어 나가셨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그녀가 나갔다는 말에 인사를 하며 그녀들을 보낸 장천은 은영영의 손을 끌고
는 잽싸게 저택을 벽을 따라 돌아갔다.
그가 도착한 곳은 하가장의 담이 있는 깊숙한 골목길이였기에 그녀로선 조금
떨릴 수 밖에 없었는데, 장천은 연약한 은영영에게 손을 댈 생각도 하지 않고는
담벼락으로 뛰어 올라왔다.
"뭐해?"
"휴.."
연약한 여자를 덮칠 생각도 하지 않는 그를 보며 잠시 한숨을 쉰 은영영은 그
를 따라 담으로 올라갔다.
장천이 그녀를 데리고 간 곳은 어제 왔었던 여종들이 머무는 처소였는데, 함참
을 찾아보던 장천은 애석하게도 지금 그녀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없네?"
"참나...신분이 낮다는 것이 여종이였단 말이야?"
"응."
"절대 불가해."
"왜?"
"신분도 신분이려니와 만약 이어졌다고 해도 우리 오빠가 하미리 같은 여우의
종을 받아 들였다가는 평생 무시당하면 살 것 같아서.."
"칫!"
단호하게 거절하는 은영영을 보며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장천이였는데, 그 때
한 여종이 그를 보고는 급하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저기..."
"응?"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자 소령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반갑게 맞아
들였다.
"무슨 일인지요?"
"아!..."
장천의 목소리를 들은 소령은 얼굴은 같으나 어제 만났던 여인이 아닌지라 크
게 놀라서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어제 찾아오신 분인줄 알고...실례를..."
"아! 어제 내 여동생이 이곳으로 찾아 왔다 들었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장천의 말에 그녀는 크게 안심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는 품에서 무명으로 고이
싼 물건을 꺼내어서는 그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어제 무사님의 여동생 분에게 받은 금원보입니다. 소녀로선 그렇게 큰돈을 받
을 수 없기에 돌려 드리는 것입니다."
"휴...동생이 준 것인지라 저로선..."
"...그렇다면 밖에 나가시거든 그 금원보를 금천사의 주지스님께 건네 주실 수
없으십니까?"
"금천사?"
"예. 소녀가 이곳으로 오기 전에 잠시 지내던 절입니다."
"음..."
어제의 이야기를 들었기에 금천사라는 절이 그녀가 고아로 있을 때 머물던 곳
이라는 것을 알고는 장천으로선 크게 탐복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때 은영영
이 그녀에게 다가가서는 갑자기 몸의 이곳저곳을 만지기 시작했다.
"아!"
소령은 크게 놀라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무공을 익힌 은영영의 손을 벗어 날
수가 없었다.
"음...얼굴도 괜찮고, 무공을 익히지 않은 몸인데도 기혈이 유통되는 것에는 자
질도 꽤 괜찮은 것 같은데...이름이 무엇이냐?"
"소..소령이라고 합니다."
"조만간 연락이 있을 것이니 준비하고 있도록 하거라."
"무슨 말씀이신지."
"때가 되면 알 것이다."
그 말과 함께 은영영은 당당하게 돌아서서는 장천의 손을 잡고는 잽싸게 담을
넘어 벗어났다.
"뭐했던 거야?"
"네가 눈독을 들였길레 조금 자세히 보니 얼굴도 꽤 괜찮고 마른긴 했지만 다
부져 보이길레 한번 살펴본 거야."
"그래?"
장천은 은영영에게 무슨 생각이 있을 것이란 생각에 더 이상 물어보지 않고 그
녀가 하는데로 따르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