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59화 (60/355)
  • 제 11 장 출세를 위하여 (4)

    "너희들은 자초지정을 설명해 보도록 하여라."

    "...."

    단희상은 어제의 일에 관련된 사람들이 오자 자초지정을 물어보았는데, 홍련교

    의 규율은 상당히 엄한 편인데다가 은영영과 짜고 이들을 골탕 먹였다는 것을

    말할 수 없는지라 그녀들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 모습을 보며 장천은 앞으로 나가서는 그녀들을 보며 말했다.

    "어제 저희들이 범한 잘못한 소저들의 순결에 큰 우를 범한 것인지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이렇게 찾아 왔습니다. 부디 저희들의 죄를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

    다."

    "아!"

    여인들은 장천의 말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서로간의 명예란 것이 있느니 만큼 함구하는 것이 보통일

    텐데, 장천은 그것을 대대적으로 들고 나온데다가, 용서까지 구하고 있었기 때

    문이다.

    "무슨 일이냐고 묻지 않느냐?"

    단희상은 그 모습에 더욱 더 그녀들을 다그칠 수 밖에 없었는데, 암암리에 장천

    과 나머지 세사람이 손에 내공을 돋구어 천령개를 쳐 자결하려는 모습을 취하

    고 있었기 때문이다.

    "흑흑...당주님 잘못했습니다."

    더 이상을 버티지 못한 여인 중 한명이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는 잘못을 시

    인하니 나머지 여인들 역시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단희상으로선 영문을 알 수 없었지라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구나."

    영문을 모르는 그녀가 황당해 하는 얼굴을 하며 말하자 한 여인이 자신들 죄를

    소상하게 아뢰니 그제서야 자초지정을 알 수 있었다.

    "그게 무슨 말이더냐!"

    모든 이야기를 다들은 단희상은 크게 노한 얼굴로 소리치니 장천은 앞으로 나

    서며 말했다.

    "당주께서 자초지정을 아셨으니 저희들로선 목숨을 끊음으로서 모든 것을 마무

    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소협 그것이 무슨 말인가."

    "무릇 여인이 그 정절을 잃었다함은 단순히 몸을 잃었다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역사를 뒤돌아 볼 때 그 몸을 바치며 나라를 구한 여인을 말할 때

    그녀에게 정절을 잃었다 하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묻겠습니다. 당주께서는

    지금껏 교의 여인들에게 치욕을 준 자들을 어떻게 하셨습니까?"

    "아!"

    그 말에 단희상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홍련교는 세상에서 알고 있는 만큼 그렇게 사악한 종교가 아니였다.

    단순히 그들이 믿고 있는 신앙이 다른 이들과 틀릴 뿐이고, 그에 대한 규범이

    조금 심할 뿐이니 여인의 정절을 지키는 것은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강호에서는 사악한 종교라 하며 홍련교의 여인들 역시 정절을 모르는

    음녀라 생각하며 범하는 이들이 있으니 단희상은 언제나 그들을 용서하지 않았

    던 것이다.

    장천의 일행들이 남자라고는 하나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 것은 남녀를 막론하고

    법도를 하는 이들로선 당연한 일, 만약 반대의 경우로 이런 일이 생겼고 이들이

    교의 인물이 아니였다면 단희상은 장천들의 목을 베어 여인의 모욕을 풀어 주

    었을 것은 당연한 일이였기 때문이다.

    일이 이렇게 되니 조용히 끝낼 수도 없는 일이였다.

    만약 조용히 끝내려 한다면 장천들이 자결을 할 것 처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

    다.

    단희상이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취하니 장천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당주께 아룁니다."

    "말하세요."

    난처한 상황이 되자 단희상은 장천을 대함에 존대를 하기 시작했다.

    "강호에서 여인에게 정절에 해를 가했다면 법도를 아는 남아로서 책임을 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이들에게 역시 같은 것을 내리심이 어떠할까 합니다."

    "책임..?"

    "그렇습니다."

    장천의 말에 한참을 생각한 단희상은 그제서야 그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는

    얼굴이 일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음...자네는 처음부터 이것을 노렸던 것이로군."

    "법도를 따진다면 당연한 것이지요."

    한참을 그렇게 장천을 노려보고 있던 단희상은 갑자기 큰 소리로 대소를 터뜨

    리더니 말했다.

    "호호호호 간만에 교에 재밌는 아이가 들어왔군요. 이름이 무어라 했습니까?"

    "두협이라 합니다."

    "두소협의 법도에 따르는 일을 본 당주는 허락하는 바입니다."

    "당주의 결정에 탐복할 따름입니다."

    장천은 자신의 일이 성공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미소를 지으니 그의 미소를 보

    던 단희상은 고개를 돌려서는 여인들을 보며 말했다.

    "너희들이 은영영이라는 아이의 말에 따라 우를 범했다 하나 그 책임은 면할

    수 없는 법, 백화당의 당주로서 명령하니 너희들은 이 아이들을 책임져야 할 것

    이다."

    "책임이라 하시면?"

    "오늘부터 너희 들은 이 아이들의 처첩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다."

    "아!"

    그 말에 장천과 단희상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남자가 여인의 벗은 몸을 본 것으로 아내로 들이는 일은 있지만, 여인이 남아의

    벗은 몸을 본 것으로 지아비로 맞이하는 것은 중원의 역사에도 없는 일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인들로선 당주의 명령을 어길 수는 없는지라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으니 장천 일행들은 순식간에 많은 여인들은 처첩으로 맞아 들이게 된 것이

    다.

    이로선 은영영에게 일격을 당한 후 다른 이들을 장가 보내 주겠다는 장천의 말

    이 성립이 되는 일이였으니 나머지 세사람은 크게 감탄 할 수 밖에 없었다.

    본단에 있는 백화당의 여인들은 실력이 뛰어나거나 교내에서 어느정도 힘이 있

    는 집의 여식들이였으니 그들로서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은조상이여 시간이 있으면 처첩을 맞아들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으나 동

    방명언이나 데비드로선 이런 귀한 집의 여식을 받아들이는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가능한 일이였기에 서로를 보며 기쁨의 포옹을 나누었다.

    백화당에서 얻은 성과는 어여쁘고 돈 많은 여인 스물두명이였다.

    강호에서 흔히 도는 말 중에 영웅은 삼처사첩을 거느린다하는 것이 있었으니

    순식간에 영웅과 같은 등급으로 변한 이들이였다.

    이 소문은 금새 홍련교의 본단에 크게 퍼지니 본단의 사람들은 장천들의 기지

    에 크게 탐복하지 않는 이들이 없었다.

    본단에 위치한 신화전(神火殿), 이곳은 홍련교의 교주와 열세명의 장로가 교의

    대사를 논의하고 있는 자리였다.

    신화전의 맨 윗쪽에는 50대의 정도의 준엄하게 생긴 얼굴에 긴 수염을 지닌 자

    의의 남자가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하하하 그게 재밌는 일이로군. 은장로는 큰복을 얻은 셈이군요. 한꺼번에 며느

    리를 대여섯명이나 얻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송그스러울 따름입니다."

    은조상의 아버지인 은명석 장로는 이마에서 연신 땀이 흘러내릴 수밖에 없었는

    데, 그도 그럴 것이 축하를 받아야 하는 일일까라는 생각이 아직도 머릿속에 가

    득했기 때문이다.

    "그래 식은 언제쯤 하실 생각입니까?"

    "그것이..."

    "내일 모래가 성혼을 올리기 좋은 날이니 그때로 하도록 합시다."

    "예? 하지만..."

    "허허허 원래 좋은 일은 서둘러야 하는 법이 아니겠습니까? 성혼때는 본좌 역

    시 참석할 예정이니 은장로는 이만 물러나 준비를 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하군

    요."

    "...예."

    은명석으로선 그의 명령을 거부할 수가 없었으니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이가

    바로 홍련교의 태산이라고 할 수 있는 교주 유문영이였기 때문이다.

    신화전의 결정에 의하여 성혼날이 결정이 되니 은장로의 저택은 크게 분주할

    수 밖에 없었다.

    신랑 세명과 신부 스물두명이나 되는 대성혼식이니 만큼 준비할 것이 많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바쁘게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은가장의 한 곳에선 은조상이 알 수 없다는 얼굴

    을 하고는 장천을 보며 물었다.

    "두형 넌 이대로도 좋은거야?"

    "물론."

    "참나. 한 순간에 우리들은 유부남으로 만들어 놓고는 자기는 살짝 빠지다니 과

    연 두형답구나."

    "하하하하."

    신랑이 세명인 이유는 바로 장천이 빠진 때문이였다.

    물론 백화당의 당주는 이 일에 큰 공헌을 한 그가 빠지는 것을 물어 보았는데,

    장천은 어린 아이의 몸을 본 것은 법도로 따질 일이 아니라는 말 한마디로 빠

    질 수 있었던 것이다.

    남아라고는 하나, 어린아이의 벗은 몸을 봤다고 그것이 정절에 큰 문제가 될 것

    은 없기 때문이였다.

    물론 장천의 몸이 조금 커지고, 실제의 나이는 동방명언과 동갑이라고는 하나

    아직 열두세살 정도로 보이기 때문에 간단히 빠져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나저나 몸 조심 하고 있어야겠다. 여동생이 너를 생각하며 이를 박박 갈고

    있으니까 말이야."

    "하하하 그깟 계집애가 두려워 몸을 사릴 나라고 생각하는가? 은아우는 걱정일

    랑은 하지 말라고."

    "음...하긴 너라면 내 동생은 역부족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군."

    이 결혼이 이루어진 후 네명은 형제의 의를 맺었는데, 장천이 가장 어리게 보이

    기는 하나 그 지계나 무공에선 친구들 중 가장 뛰어났기 때문에 만장일치로 맏

    형이 될 수 있었다.

    또 둘째는 나이가 가장 많은 데비드가 셋째는 은조상, 넷째는 동방명언이 됨으

    로써 네사람은 서로간의 우정을 돈독하게 가지게 되었다.

    세사랑으로선 가장 맏형인 장천을 제외하고 성혼을 한다는 것이 조금 미안하기

    는 했지만, 다른 생각으로는 장천은 자신들이 맞이하는 여인들보다 더 뛰어난

    여인을 아내로 맞아 들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일을 받아들일 수 있었

    다.

    "그나저나 은장로님께서 크게 고생하시는 것 같아 마음에 안 놓이는군."

    "일단은 교주님께서 정하신 성혼날이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아참 교주님께

    서 오늘 저녁에 우리를 만나고자 하시는데, 준비나 해두라고."

    "교주님께서!"

    동방명언은 은조상의 말에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아버지는 물론 그 위의 조상분들까지 교주를 만난 사람이 없었는데, 이

    런 영광스러움을 자신의 대에 와서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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