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56화 (57/355)

제 11 장 출세를 위하여 (1)

"본곡의 무공훈련을 끝마친 여러분들을 축하하는 바이다."

그말과 함께 문익은 옆에 있는 사범들에게 지시하여 장천들에게 하나의 패를

건네 주었는데, 청동으로 만들어진 패에는 붉은 색의 불꽃의 그림이 그려져 있

었다.

"자네들에게 내려준 패는 본교의 신분표시로 교주께서 머무르고 계시는 본산으

로 들어가기 위한 증명이라고 할 수 있다. 본산에 들어간 후엔 새로운 직위와

함께 임무가 주어질 것이나 여러분들이라면 잘 해내리라 생각한다."

간단한 설명을 마치자 천천히 바구니가 입구 쪽으로 내려왔고, 단징과 순유는

바구니에 올라탔고, 장천 일행 역시 바구니에 올라탔다.

드디어 금선곡에서의 모든 일을 끝낸 장천은 정식으로 홍련교의 일원이 되는

길을 가게 된 것이다.

"그나저나 본산에선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려나?"

동방명언과 데비드와 나란히 말을 타고 가던 장천은 조금 따분한지 말 등에서

누워서는 물었다.

"본사의 일? 글세 들리는 말에는 중원일통 5개년 계획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고

는 하는데, 아직까지는 별로 소득은 없다고 하더라고. 아마 우리들은 그곳에 투

입되겠지."

어느정도 교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대충 생각하는 바를 이야기 해 주었다.

장천은 동방명언의 말을 듣고 과거 쌍도문을 나왔을 때 있었던 일을 생각해보

고는 그것도 5개년 계획에 들어간 일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을 해보았다.

그렇게 본다면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이 약 2년 정도가 흘렀다고하면 3년

후 무림에선 큰 폭풍이 불어닥칠 것은 뻔한 일이였다.

"일선에서 한 몇 달 정도 십이조장의 위치에서 일하고 있으면 홍화대전이 있을

테니까 그 때의 성적으로 단숨에 직위를 올려볼 생각이야."

"응? 홍화대전?"

"아직 홍화대전에 대해서 모르는거야?"

"응."

"휴.."

동방명언은 간단한 홍련교의 지식조차 없는 녀석을 보며 한숨을 쉬고는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홍련교는 실제적으로 두 개로 분리되어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알고 있겠

지?"

"아니.."

역시나 고개를 젖는 장천을 보며 저 녀석 혹시 첩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한 숨을 쉰 동방명언이였다.

"홍련교는 크게 성교와 무교로 나누어져 있다고 성교는 무림인이 아닌 일반 민

초들을 말하는 것이고, 무교(武敎)는 무림인들을 말하는 것이지 이 무교의 경우

에는 철저하게 강자존의 법칙이 우선시되고 있는데, 일년에 한번 홍화대전이라

는 것을 걸처서 자신보다 높은 직급에 있는 사람들과 겨루어 승리를 하면 직급

을 올릴 수 있지."

"음..그러니까 일단 무공이 높으면 직위가 높아지는 거군."

"그래. 그런 이유로 우리 아버지가 현재의 직위에 오르는 것도 기적이라는 거

지, 성교 출신은 평생을 일해봐야 홍련교에서 오를 수 있는 직급은 크게 제한이

되어 있으니까."

"명언이 넌 집안의 보물이겠군."

"음...조금 귀하게 자라긴 했지."

장천에게 넘어가 이제는 집안 일을 중얼거리는 동방명언이였다.

아무 일도 없이 보름정도의 여행이 끝나자 홍련교의 본산에서 나온 무사들이

일행들을 마중하기 위해 나왔다.

열두명의 기재들을 인솔하고 있던 단징과 순유는 그들에게 청동패를 보여 주었

는데, 생각외로 두 사람의 직위가 높았는지 무사들의 대장은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어라. 사범님들 직위가 어느정도나 되는거지?"

"보통 지부의 무술사범들의 직위는 적화(赤火)급인데, 일반 홍련교의 무사들을

통솔하는 십이조장의 직위인 이무화(二武火)급보다 한 단계 높은 직위라고 들었

어."

"저 사람들은 본산의 무사 같은데? 본산의 무사들은 일무화(一武火)급에서 시작

해서 십인조장의 경우에는 청화(靑火)급이잖아. 사범님에게 인사하는 대장의 두

건에 표시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선 적어도 황화(黃火)급은 되는 것 같은데?"

장천의 말에 한참을 대장의 모습을 본 동방명언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놀라며

말했다.

"정말이네? 그럼 사범님들이 꽤 높은 직위라는 건데, 음...모르겠다."

잠시 홍련교의 무급에 관한 직위를 살펴보면 제일 하등급 무사들의 경우에는

삼무화급으로 무화의 최고는 일무화급이다. 그 후로 적, 청, 황, 흑, 백화급으로

올라가고 이후로 최고 간부급에 속하는 인, 지, 천화급으로 올라간다.

또 같은 등급이라 할지라도 그 소속의 위치에 따라 그 등급의 상하가 나뉘어져

있다.

본산의 무사의 경우에는 같은 등급의 무사보다 한 단계 높은 축에 속하기 때문

에 황화급에 경우에는 보통 지방 지부의 흑화급과 같다고 보는 것이 옳은 것이

다.

그런 인물이 자신들의 사범에게 공손히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며 두 사람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랜만이네 광지(廣知)"

"고생하셨습니다. 단형님, 순형님."

꽤 친한 사이였는지 광지라 불리는 사람은 두 사람에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하고는 부하들을 통솔해서는 장천들을 안내해 들어갔다.

본산무사를 따라 한참을 가자 거대한 절벽이 앞을 가로막았는데, 한 무사가 앞

으로 나가서는 들고 있던 소라나팔을 불자 절벽의 한쪽이 큰 굉음과 함께 열리

기 시작했다.

"우와!!"

장천은 엄청난 석문이 열리는 것을 보며 크게 감탄하며 탄성을 질렀는데, 한참

을 생각해보니 조금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근데 말이야. 한사람, 한사람 나갈 때마다 저렇게 큰문을 열면 조금 번거롭지

않을까?"

"음..조금 그렇긴 한데, 뭐 다른 통로가 있겠지."

"하긴."

이러저런 이야기를 하며 열려진 석문의 안으로 들어선 후 장천은 또 한번 놀라

지 않을 수 없었는데, 절벽의 통로를 지나 밖으로 나가자 엄청나게 거대한 분지

로 수많은 전각들이 늘어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와!!"

숱하게 홍련교 본산에 대해서 소문을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소문보다 더 어마

어마한 것을 보며 크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 때 일행들의 곁으로 화

려한 복장을 입고 있는 일단의 사람들이 육두마차를 끌고는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저건 뭐야?"

"음..아무래도 높은 사람이 오나보다. 저 마차는 천지인급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타는 마찬데."

동방명언은 과거에 마차를 한번 본 적이 있었던지라 그것이 천지인급의 사람들

이 타고 다니는 전용마차라는 것을 알아보고는 이상하게 생각되었는데, 그때 뒤

에 있던 은조상이 천천히 앞으로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은조상?"

높은 사람이 오는 마차로 은조상이 다가가자 장천은 이상하게 생각되었는데, 그

때 마차가 멈추어서더니 한 사람이 황급이 뛰어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마차에서 뛰어내린 사람은 사십대 정도의 아름다운 외모의 여인이였다.

한눈에 보아도 상당히 높은 사람의 부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값비싼

비단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었는데, 그 여인을 보며 은조상은 말에서 내리더니

천천히 앞으로 다가갔다.

"조상아!"

"어머니."

여인은 조상을 보더니 눈물을 흘리며 달려가서는 가슴 깊이 안아 주었는데, 놀

랍게도 은조상은 그 여인을 어머니라고 부르고 있었다.

"엥? 은조상의 어머니?"

"우와..."

남궁명언은 어리벙벙한 은조상이 천지인급의 직위를 가진 사람의 자식이라는

것을 알고는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보통 천지인급에 해당하는 사람의 자식은 홍련교 본산의 특급 연무관에서 개인

사범에게서 무공을 익히는 것이 보통이였기 때문이다.

한참을 모자의 상봉으로 주변을 떠들석하게 만든 두 사람은 천천히 마차로 오

르려고 하고 있었는데, 그 때 은조상이 무슨 생각이 났는지 어머니에게 무엇인

가를 이야기하고는 장천들에게 와서는 말했다.

"두형, 동방명언, 데비드 우리 집에 놀러가지 않을레?"

"에..예?...도련님의 집에요?"

동방명언은 은조상이 상당히 높은 집의 자손이라는 것을 알고는 평상시에 했던

말투에서 존댓말로 바뀌니 그 순간 은조상의 얼굴이 조금 일그러지는 것이 보

였다.

하지만 장천의 경우에는 대문파인 쌍도문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은조상의 직위

같은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범님한테 물어봐야지. 함부로 돌아 다닐 수는 없잖아."

"응? 그런가. 잠깐만 기다려."

자신의 말에 장천이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하자 은조상은 잠시 기다리라

는 말을 하고는 단징에게로 가서 무엇인가를 이야기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단

징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보였다.

"두형. 존댓말을 써야 되는게 아닐까?"

"왜?"

"우린 아직 급수도 못 받은 무교도인데, 은조상은 가만히 있었도 백화급의 직위

가 굴러 들어오는 녀석이잖아."

"그래도 저 녀석은 평상시처럼 대해주기를 원하는 것 같은데? 네가 존댓말을

쓰니까 얼굴이 일글러졌잖아."

"그런가?"

남궁명언은 장천의 말을 듣고는 한참을 생각하다가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는

데, 그 때 은조상이 와서는 말했다.

"단징 사범님이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괜찮다고 하셨어."

"그래? 그럼 가보자고."

장천은 사범이 승낙한 이상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는 말에서 내려 은조상

의 뒤를 따라갔고, 동방명언과 데비드도 그 뒤를 따라갔다.

마차 안에 꽤 넓었는데, 그곳에는 은조상의 어머니 말고도 십대후반의 소녀가

한명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정중하게 은조상의 어머니에게 인사를 한 장천 일행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는

데, 그 때 소녀가 장천의 앞으로 가까이 와서는 손을 들어 그의 턱을 잡고는 말

했다.

"음..."

"헉..."

자신의 얼굴을 보며 감탄하는 소녀를 보며 문익에게 당한 충격이 되살아 난 장

천은 자신도 모르게 차고 있던 검에 손이 가니 소녀는 크게 놀라는 표정을 지

으며 뒤로 물러섰다.

"무슨 짓이냐!!"

소녀는 놀란 얼굴로 소리쳤는데,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장천은 포권을 하며 말

했다.

"소저께 결례를 범했습니다. 전 제 몸에 손을 대면 무의식적으로 검을 뽑는 것

이 버릇이 된지라 이런 결례를 범했군요."

"아영. 무슨 짓이냐 손님에게 버릇없이."

은조상은 그 모습을 다 보고 있었는지라 아영이라 부르는 소녀를 다그쳤고, 그

녀는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마차안의 공기는 싸늘하기 그지 없었는데, 그 때 은조상의

어머니가 미소를 지으며 장천을 보며 말했다.

"두형 소협께선 어디에서 오셨나요?"

"예? 아. 낙양에서 살다가 금선곡에 오게 되었습니다."

"아! 낙양이라면 소정방대협께서 지부장으로 계시는 곳이군요."

"....."

낙양이라고 해봤자. 실제로는 구경도 해 본 적이 없었던 장천이였기에 소정방이

란 사람은 더더욱 모르는 사람이였다.

뭐 대충 홍련교에서 꽤 이름있는 무사라는 것은 알 수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일

뿐이였다.

'그나저나 내가 알고 있는 마교의 사람이라면...음..역시 응조수 이진천 뿐이군.'

자신들을 죽이려고 했던 마교 서열 34위의 응조수 이진천을 잠시 생각해 보는

장천이였다.

한참을 마차를 타고 전각들을 지나친 마차는 거대한 전각이 있는 곳으로 들어

섰다.

마차가 멈추어 서자 일행들은 마차에서 내려 전각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고래

등 같은 기와집의 모습을 보며 크게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우와.."

"오!"

동방명언과 데비드는 거대한 저택의 모습을 보며 크게 감탄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은조상의 안내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선 장천은 주위에 있는 무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두건에 그려져 있는 표식으로 보아 상당한 무공을 가진 자들이

란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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