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42화 (43/355)
  • 제 8 장 사천당가에 부는 혈풍 (6)

    마치 살아있는 뱀처럼 휘어져서 공격하는 쌍사혈편을 상대하여 장천은 크게 위

    험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아직 대전경험이 없는 장천으로선 변칙적이 공격이 가능한 쌍사혈편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는 것이 무리였던 것이다.

    장천의 뽀얀 피부는 이런 이유로 쌍사혈편에 의해 군데군데 상처가 나 피가 흐

    르고 있으니 수많은 여성들에게 욕을 먹어도 할말이 없는 상대였다.

    이런 무지막지한 공격을 해대고 있는 괴물 같은 녀석을 보며 장천은 두려움이

    가득할 수밖에 없었는데, 온 몸이 얼어버린 소년을 보며 그는 채찍을 거두고는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방금 전엔 도강까지 사용하던 녀석이 뭐하는 것이냐?"

    "쳇! 나도 모르게 나간 도강을 어떻게 하라는거냐!"

    자신도 그 도강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써보고 싶은지라 장천은 화룡신도로 삿

    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도강이란 것이 내공만 많이 있다고 해서 사용되는 것이 아닌 깨달음에 의해서

    만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것인자라 장천으로선 자신이 정말 도강을 사용했는

    것인지 조차 의심이 갈 지경이였다.

    "도대체 도강이 뭔지나 알고 자신도 모르게 나간다는 거야!!"

    그로선 장천이 장난을 치고 있거나 두 번 이상 도강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 할 수밖에 없었기에 이 참에 장래에 크나큰 적이 될지 모르는 녀석을 없

    애기로 마음을 먹었다.

    "쌍두연격(雙頭連擊)!!"

    쌍사혈편의 쌍두연격이 시작되자 장천은 쉴틈 없이 세도해 들어오는 녀석의 공

    격에 정신이 없었다.

    3장을 넘는 엄청난 길이의 연편은 어느 방향 할 것 없이 변칙적으로 화룡신도

    를 피하듯이 덮쳐와서는 장천의 몸뚱아리를 채찍질하기 시작했으니, 누가 보면

    어린아이를 학대하는 변태성욕자라 착각 할 정도였다.

    "악..큭..아윽...끅...어어엉...."

    한참을 채찍의 공격에서 참으며 반격을 가하기위해 조심하던 장천은 계속되는

    공격에 더 이상을 버틸 수 없었는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으니 보고 있는 상대

    가 더 황당할 정도였다.

    아무리 어린아이라고는 하지만, 용담호혈의 사천당가에 숨어 들어온 놈이 연편

    에 몇 대 맞았다고 울음을 터뜨릴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한참을 우는 장천을 보니 자신도 이 쌍사혈편의 무공을 배울 때 당했던

    일이 조금씩 생각이 났다.

    '나도...많이 울었어지....'

    그는 남만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쌍편의 고수로 쌍두편(雙頭鞭) 구랍(句蠟)이

    라고 하는 자였다. 구랍이 처음 쌍사혈편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여덟살 , 남만

    에 살고 있는 묘족의 한부족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 부모님을 여의고는 한

    무림인에게 끌려가서 이 쌍편술을 배우게 되었었다, 고지식한 스승은 이 쌍편술

    을 가르치면서 직접 몸으로 체험을 하게 하니 하루에 수십대씩은 쌍편에 맞아

    피투성이가 되었었는데, 그때 훈련이 끝나고 뒷간에서 얼마나 부모님을 찾으며

    울었는가라는 생각에 잠기자 그의 눈시울은 조금 붉어질 수 밖에 없었다.

    '아프긴 아플꺼야..'

    이런 생각이 들자 쌍편의 고통을 아는 그는 울고 있는 장천을 동정하게되니 이

    것이 바로 장천이 울음이 터뜨리면 부수적으로 생기게되는 여러 가지 효과 중

    의 하나인 동정마공(同情魔功)이였던 것이다.

    아파하고 있는 장천을 보며 그는 쌍두연격을 멈추고는 말 없이 장천을 봐라보

    고 있었는데, 그 순간 차가운 기류가 자신의 왼쪽에서 밀려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헉!!"

    급하게 뒤로 몸을 날린 그는 냉기의 공격에서 몸을 피할 수 있었지만, 긴 쌍사

    혈편은 냉기에 의해 꽁꽁 얼어버리고 마니, 그의 쌍편은 휘어진 막대기 꼴이 되

    어버렸다.

    "젠장!"

    얼어버린 쌍편으로는 자신의 무공을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급히 쌍사

    혈편을 버리고는 품에서 침을 꺼내어서는 자신에게 음공을 사용한 자를 상대하

    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애석하게도 음공을 사용한자가 노린 것은 그가

    아니였던 것이다.

    "장천! 뭐해 피하라고!!"

    "당세문!!"

    자신을 도와준 사람이 당세문이라는 것을 알아챈 장천은 급히 몸을 날려 도망

    치기 시작했다. 구랍으로선 음공을 사용한 자를 찾다가 장천이 도망을 가자 급

    히 손에 들고 있던 침을 던져 녀석을 막으려고 했지만, 애석하게도 당세문은 그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소수만동(素手萬凍)"

    자신을 찾고 그가 시선을 돌리자 마자 소수마공상의 있는 무공을 사용하여 구

    랍을 공격했고, 쌍편술에는 능하기는 했지만, 암기술에 그리 조예가 깊은 것은

    아닌 그로서는 암기를 던지는 것을 포기하고는 몸을 굴려 당세문의 공격을 피

    할 수밖에 없었다.

    "차앗!!"

    구랍의 신형이 흐트러지는 것을 본 당세문은 볼 것도 없이 그대로 튀어버리니

    그로서는 자신의 실력으로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두사람을 놓치게 되어버린

    것이다.

    "젠장. 소주에게 욕먹게 생겼군."

    하지만 예상외로 구랍은 그들을 놓쳤음에도 그리 노기를 터뜨리는 기색은 없었

    는데, 아무리 무림의 세게라고는 해도 그로서는 어린아이를 자신의 손으로 죽인

    다는 것이 조금 찜찜했었던 것이다.

    보기에는 험악하고 목소리는 괴이할 정도로 터프한 그였지만, 사실 남만에서도

    아이들을 좋아하는 걸로 유명한 남자였던 것이다.

    당세문의 도움으로 간신히 당가에서 벗어난 장천은 간신히 녀석들의 포위망에

    서 벗어나 한 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휴우...그나저나 당세문은 잘 도망쳤을려나?"

    자신을 도와준 이가 당세문이라는 것을 아는 장천은 그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

    었는데,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피로한 모습의 당세문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

    다.

    "당소협!"

    "아!"

    당세문은 장천이 모습을 드러내자 다행이라는 얼굴을 하며 말했다.

    "상처는 괜찮으십니까?"

    "예. 당소협의 도움으로 간신히 치명상은 면한 것 같습니다."

    장천의 몸 여기저기에는 쌍두편으로 인해 많은 상처가 있었지만, 다행히 근골까

    지는 다치지 않은 것 같았기에 그는 안심할 수 있었다.

    "다행이군요."

    그럭저럭 임무를 완수한 잔천과 당세문은 당가의 인물들이 숨어 있는 동굴에

    도착할 수 있었고, 당이는 그럭저럭 임무를 완수한 이들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

    었다.

    "잘했다. 어차피 적의 손에 넘어갈 서적이라면 없애는 편이 차라리 나은 것이

    다."

    당가의 만독당 서고가 불탔다는 소리에도 당이는 그렇게 안타까워하는 표정은

    아니였다. 어차피 일반적인 독이야 당가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간다면, 십 년 정

    도로도 모든 독에 대한 서적을 원상복구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인 당가의 비전만을 보호한다면 나머지 서적들은 그저 보통의 독이나

    암기의 서적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였다.

    당가 비전의 서적을 입수한 당이는 수뇌부들과 함께 독문의 독을 해독할 방법

    과 함께 그에 대항할 수 있는 독을 제조하는데 회의에 들어갔고, 장천은 쌍도문

    의 일행들에게 당가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주었다.

    "도강이라 했는가?"

    "예. 분명 제가 봤을 때는 도강이 확실했고, 상대 역시 도강이라 판단하고 있었

    습니다."

    "음...도강이라.."

    도강은 도에 절정에 이른자가 깨달음을 얻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최강의 공격

    중 하나였기에 요운이나 구궁으로선 좀 처럼 믿을 수가 없었다.

    쌍도문에서 최강을 달리고 있는 등평이나 장춘삼 역시 초절정의 고수이기는 하

    지만, 도강의 경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룡신도의 힘으로 도기가 조금 강해진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음..그럴수도 있겠지만...내가 보기엔 도강 같았는데..."

    "아무렴 어때 우연히 한번 시전된 것이 불과하잖아. 일단은 천천히 그때의 기분

    을 생각하면서 몸에 익혀 두는 것이 중요한 거다. 도강이든 아니든 말이야."

    구궁의 말에 장천은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깨달음은 아니라고 해도 한

    번의 경험은 경험하지 않은 것과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사천당가에서 얻어온 서적을 토대로 당가의 수뇌부들은 드디어 독문에 대항할

    수 있는 독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물론 재료와 여러 가지 면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확실하게 적의 발을 묶어 둘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 독은..?"

    "자분혼심독(紫粉混心毒)이라 하지."

    "자분혼심독이요?"

    "자분혼심독은 분류하면 절대 극독은 아니네, 일종의 마비독의 일종이랄까? 아

    무튼 이 독을 흡입하게 되면 오감을 둔감하게 만들게 되지."

    "오감이요?"

    장천의 질문에 당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네 코를 막고 한번 운기조식을 해보겠나?"

    "예?"

    영문을 알 수 없기는 했지만, 일단 장천은 코를 막고는 운기조식을 취해봤는데,

    그 순간 명치에서 조금 거북한 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상하군요. 조금 거북한 감이 드는데요?"

    "그렇지. 인간의 오감은 하나하나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 무인들의 운기조

    식은 이러한 오감을 안정시키면서 온몸에 기를 일주천 시키게 되는데, 만약 이

    러한 오감 중 하나라도 마비가 된다면 잠시간은 몸의 균형을 흐트러져 내공을

    끌어올리는데 장애가 오게 되지."

    "음...그렇군요."

    "물론 이 독을 사용한다고 해도 상대를 당황시킬 수 있는 시간을 많아야 일다

    경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무인들의 싸움에서 일다경만 상대를 당황시킬 수 있

    다고 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할 수 있지."

    "음..."

    당가에서 준비한 독은 그것뿐이 아니였다. 자분혼심독을 비롯하여 현재에 있는

    재료들을 모아 몇가지 간단한 독을 만들었는데, 독의 명가라는 사천당가의 명성

    에 비해서는 조금 초라한 독이였다.

    "독문의 그 미지의 독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글쎄..아마 이시간 쯤에는 당가의 지하감옥에 갇혀 있는 만독당의 정예들이 어

    느정도의 해독약을 만들었으리라 생각되니, 우린 어르신들과 만독당의 정예를

    구출해내기만 하면 당가를 다시 재탈환할 수 있게 되는거지."

    당이의 말에 일행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드디어 남만의 독문에게서 중원의

    독의 명가인 사천당가를 탈환하는 준비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시간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고 있었던 공동파의 고도리는 당가의

    뭇처녀들 사이로 오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니 꽃돌이로서의 사명을

    철저히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였다.

    약 한시진의 준비로 당이들은 이제 자신들의 본가를 되찾기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칠 수 있었다. 당가의 무사들의 숫자는 모두 이십오명, 거기다 쌍도문의 일행

    까지 합친다면 서른명의 숫자로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당가의 수뇌부의 요인들

    이니만큼 경공과 함께 용독술과 암기술은 중원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였기

    에 어느정도 승산은 있다고 할 수 있었다.

    한편 사천당가의 가주가 머무르는 저택에선 한바탕 큰 소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것이 말이나 됩니까!! 대 독문의 사대호법 중 한사람이 그깟 어린애 두명을

    상대하지 못하고 놓치다니 말입니다."

    화려한 비단으로 만들어진 옷에 흰섭선을 들고 있는 이십대초반 정도의 청년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한 남자를 몰아세우고 있었지만, 그의 다그침을 듣는 이는

    그리 긴장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따분하다는 듯이 하품을 하고 있는 그는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고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생각보다 어려운 꼬마들이였다니까요. 한놈은 도강을 쏘아대고, 한놈은 음공을

    사용하니 어디 정신 차릴 수가 있어야지 말입니다."

    "흥! 그게 말이나 됩니까! 본문의 문주께서도 못하는 강기를 쏘아대는 꼬마와

    사천당가에서 음공을 익히는 자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믿으라는 겁니까!!"

    "거참...믿기 싫으면 마쇼."

    건방지기 그지없는 말을 툭툭 낻던지고 있는 그는 바로 쌍두편의 구랍이였다.

    구랍은 장천과 당세문을 놓치고는 이번 사천당가 원정의 지휘관인 소문주에게

    꾸지람을 듣고 있었지만, 직위상 사대호법의 한사람으로 소문주보다는 낮다고는

    하지만, 사대호법 자체가 독문의 문주만을 보필하는 자리였기에 소문주의 다그

    침은 그리 효과가 없다고 할 수 있었다.

    건방지게 나서는 구랍을 보며 독문의 소문주는 노기가 끓어오르고 있었지만, 자

    신보다 실력이 한 수위인 것을 둘째치고 사대호법은 문주가 얼마나 아끼고 있

    는지를 알고 있었기에 참을 인자 세 번을 그리며 참는 수 밖에 없었다.

    "크으윽.."

    "아무튼 더 이상 일이 없으면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구랍은 대답도 듣지 않고 바로 방을 나가버리니 노기가 가득찬 소

    문주만이 괴성을 지르며 발광할 뿐이였다.

    "으아아아아!!!"

    한 참을 방안의 물건을 집어던지며 화를 내던 소문주는 피가 나도록 주먹을 쥐

    며 복수를 다짐할 수밖에 없었다.

    '으으으...쌍두편 구랍. 내가 문주의 직위에 오르는 날, 네놈의 목을 반드시 베고

    말리라...'

    구랍에게 뜨거운 복수심을 불태우는 인물, 그는 바로 독문의 차기문주로 내정되

    어 있는 구독망(九毒 ) 양견(陽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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