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32화 (33/355)

제 7 장 개방제일미 사도혜 (3)

사도혜가 장천을 데리고 간 곳은 바로 경단을 파는 노점상이였다.

아이들의 환심을 사는데 가장 좋은 것이 바로 먹을 것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파

악하고 있는 사도혜는 장천에게 경단을 하나 사서 내밀었는데, 그것을 보며 천

으로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으음.....'

맛있게 생긴 경단, 하지만 거지가 사주는 것을 먹기에는 조금 자존심이 상했던

지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자신은 대쌍도문의 소주, 그런 소주가 어찌 경단에 넘어 갈 수 있겠는가란 생각

을 하는 장천,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어! 왜 그러는거야 손아!'

자신도 모르게 사도혜를 향해 내미는 두 손을 질타하는 장천이였지만, 이미 본

능은 이지를 누른 후였던 것이다.

장천이 자신에게 손을 내밀자 사도혜는 미소를 지으며 경단을 건네 주었고, 자

신도 모르게 경단은 입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게 아니야! 손아! 손아!....맛있다....'

장천은 입 한가득 경단을 물고는 사도혜를 향해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였고, 그

모습에 그녀로선 더 자지러 질 수밖에 없었다.

볼록한 볼을 보이며 미소를 짓고 있는 장천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기 때문이다.

"아이! 귀여워라!! 후후."

이리하여 장천은 경단 한꼬치에 사도혜의 부하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일단은 이 일이 호환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는 구궁이였지만, 개방과 어느정도

호흡을 맞추지 않으면 진짜 호환이라 하더라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

는 그 였기에 객점에서는 개방의 문도들과 일행들과 회의가 시작되었다.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개방의 사람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구궁은 도저히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호랑이 사냥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모르는 이들과 전문적인 사냥꾼인 그의 식견

은 너무나도 차이가 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왜 안된다는 겁니까? 마을 사람들로 잡게 하는 것이 아닌 징과 꽹과리로

호랑이를 몰자는 것 뿐이 아닙니까?"

"흥!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지금까지 녀석들을 잡으러 간 사냥꾼들이 모두

몇 명이 희생됬는지 아십니까?"

"그거야..."

"솔직히 숫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한 명도 살아 돌아오

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전문적인 사냥꾼도 집단을 이루고 갔는데도 살아 돌

아오지 못한 일은 마을 사람들을 이용하자고요? 개방의 속내가 의심스럽지 않

을 수 없군요."

"무슨 소리입니까!"

구궁의 말에 사도혜가 탁자를 치며 노기를 드러냈다. 화가 난 여자만큼 무서운

것은 없느니 만큼 장천은 조금씩 탁자 밑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지만, 사도혜

보다 더 무서운 여인을 매일 상대해 왔던 구궁은 당당하게 그녀의 눈을 노려보

며 말했다.

"솔직해 개방으로선 이 마을에 호환은 별로 상관이 없는 일이 아닙니까? 호환

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무슨 말을 하시는 겁니까!!"

"강호에서 호랑이가 나오는 곳이라면 안 가본 곳이 없는 본인이요! 전문적인 맹

수 사냥꾼들은 맹수의 흔적을 찾는 기술과 함께 만약의 경우를 위해 맹수들을

피할 수 있는 기술마저 가진 이들인데, 그런 이들이 단 한사람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는게 말이나 됩니까? 솔직히 이번 일은 맹수가 아닌 사람이 저질렀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 한데 말입니다!"

역시 호랑이 사냥꾼 구궁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개방으로선 쌍도문의 구궁

이란 자가 나타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공방전에선 밀릴 수밖

에 없었다.

하지만 사도혜는 오기로라도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얼굴로 구궁과의 눈

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좋습니다. 그럼 개방의 마음대로 하십시오. 하지만 하나는 각오하셔야 될 것입

니다."

"각오라니요?"

"개방은 마교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 검문산에 민초들의 피를 뿌렸다고 말입

니다."

"헉!!"

그 말에 개방의 사람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교가 준동하고 있다는

소문이 강호에 흘러 다니고는 있지만, 검문산에 마교가 출현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들은 개방의 중요인물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다..당신..."

"흥! 우리가 아무 것도 모를 것이라 생각 되었소이까? 당신들로서도 검문산에

있는 자들이 마교도인지는 확실하게는 모르고 있기 때문에 민초들을 이용하려

는 것이 아닙니까? 더러운 새끼들!!"

"무슨 말씀을 하시는겁니까!!"

노골적인 구궁의 말에 사도혜는 더 이상을 참지 못하고 연검을 뽑아 들었고, 그

녀가 검을 뽑은 동시에 요운과 곽무진은 물론 장천까지 도를 뽑아 들고는 개방

의 사람들에게 살기를 뿌리기 시작했다.

"흥! 평범한 민초들의 눈을 속일 수 있었도, 나 구궁의 눈을 속일 수 없다. 경공

술에 능한 무인들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그것이 뻔한 것이 아닌가? 마을 사람들

로 하여금 그들을 몰아 넣은 후 진실로 호환인지 마교도들인지를 파악한 후 그

들을 내버려두고 도망칠 생각임을!!"

"말도 안 되는 소리!"

개방 사람들은 구궁의 말을 듣고는 더 이상을 참지 못하고 병장기를 빼들고는

쌍도문의 일행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쌍도문의 문도들도 개방 사람들을 공격

하기 시작했다.

[휘리릭!!! 쿵!!]

하지만 본격적인 싸움이 일어나기 전 그들의 사이를 막은 이가 있었으니 바로

공동파의 고도리였다.

고도리는 들고 있던 섭선을 그들의 사이로 던져서는 싸움을 중단시킨 것이다.

"같은 정파의 인물들끼리 싸움을 하려하다니 우습군요."

그 말과 함께 고도리는 품에서 또 한자루의 섭선을 꺼내서는 미소짓는 입을 가

리고는 계속 말을 이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쌍도문의 구궁대협의 말이 사실이라면 개방으

로선 각오를 해야 하실 겁니다."

"무슨 소리입니까! 구파일방의 하나인 저희 개방이 그런 일을 할 것 같습니까?"

개방의 문도 한명이 그렇게 소리지를 때 고도리는 크게 웃더니 섭선을 접어서

는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솔직히 전 개방보다는 쌍도문의 구궁대협의 말을 더 신용합니다. 이 일의 특성

상 개방의 분들 보다는 구궁대협의 말이 더 신용이 있으니까요."

"음..."

그들도 고도리의 말이 틀리지는 아닌지라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일단은 호랑

이 전문 사냥꾼이라는 구궁이 자신들보다는 전문가임은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상대가 맹수인 호랑이인 만큼 전 구궁대협의 말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

니다."

공동파의 고도리가 쌍도문의 손을 들고 나오자 개방으로선 도저히 자신들의 의

견을 밀어붙일 수 없었다.

회의는 공동파 고도리의 주체로 조용하게 끝날 수 있었다. 호환을 해결하러 가

는 방법은 구궁의 사냥꾼의 추적술을 바탕으로 움직이게 된 것이다.

다음날 일행들은 마을 사람들이 환호를 받으며 검문산으로 호랑이를 잡기 위해

길을 떠났다. 제일 선두에 선 사람은 역시 전문 사냥꾼인 구궁, 그는 마을 사람

들에게서 들었던 정보를 바탕으로 천천히 검문산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고, 다른

사람들 역시 그 흔적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체다!!"

사흘 정도가 지났을 때 드디어 일행들은 사냥꾼의 시체를 찾을 수 있었다.

그들이 발견한 사냥꾼은 무엇인가에 잔인하게 찢겨져 있는 모습이였기에 구궁

은 그 흔적을 살펴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호랑이의 이빨과 발에 당한 상처가

보이고 있었다.

"음...."

하지만 무엇인가가 이상했다. 이미 썩어가고는 있지만, 어느정도 알아 볼 수 있

는 시체의 표정에는 무엇인가에 큰 공포를 느끼는 듯한 모습으로 죽어 있었는

데, 도망친 그 방향이 이상했다.

검문산의 바람 방향을 알아볼 때 호랑이를 피하기 위해선 그 냄새가 나지 않는

바람이 부는 방향의 반대로 도망가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의 흔적은 맞바람을

받고 도망가려고 했기 때문이다.

후각이 예민한 호랑이를 상대로 도망쳤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어설픈 사냥꾼의

도주방향이였던 것이다.

근처에 있던 사냥꾼의 단도나 화살로 보아 결코 초보사냥꾼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 구궁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일행들을 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호랑이의 짓이 아닌 것 같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이 찢겨진 자국이나 흔적은 맹수의 이빨 자국이 아닙니까?"

개방의 문도는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얼굴로 물었는데, 그 말을 들은 구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호랑이 사냥꾼들은 결코 바람을 마주보는 방향으로 몸을 피하지 않습니다. 후

각이 예민한 맹수들에게 들킬 확율이 있으니까요."

"음..."

사냥꾼의 일을 알 리가 없는 문도는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없었는데, 구궁은 근

처에 있던 흔적들을 뒤져보면서도 그 심증을 더욱 굳힐 수 있었다.

근처에 아무런 흔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호랑이라면 어느정도 흔적을 만들고,

영역표시를 해두는데 이곳에는 아무런 영역표시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곳은 호랑이의 영역이 아니라는 뜻이였다.

일행들은 다시 구궁의 뒤를 따라 산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야숙을 하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모닥불을 피운 흔적들을 살펴보던 구궁은 다시 산 위를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

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해가 저물어 가기 시작했다.

"자 여기서 야숙을 하도록 합시다."

그의 말에 드디어 휴식을 취하게 된 장천은 안심할 수 있었다. 잠시 동안 저녁

을 준비 한 후 자리에 누우려고 했는데, 그 때 사도혜가 장천을 불렀다.

"천아."

"왜요?"

경단에 넘어가 부하가 되어버린 장천이였는지라 사도혜가 부르자 쫄랑쫄랑 걸

어갔는데, 그녀는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키고는 말했다.

"여기에 앉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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