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22화 (23/355)

제 5 장 장천의 첫사랑 (4)

요운은 급히 장천의 몸을 들어올려 가부좌의 좌세를 취하게 한 후 등뒤로 돌아

가 두 손을 들어 장천의 몸에 내력을 집어넣으려고 했는데, 그 순간 그를 방해

하는 요소가 튀어 나왔다.

"으앙!!"

"큭!!"

내력을 끌어올리던 중 갑작스럽게 자신의 뒷 쪽에서 어린 여자아이의 울음소리

가 터져 나오자 놀란 요운은 심신이 흔들림과 함께 끌어올리던 진기가 사방으

로 흩어지는 충격을 받은 것이다.

진기를 끌어 올려 남의 진기를 도인하려 할 때 가장 위험한 순간은 바로 진기

를 끌어 올려 상대에게 밀어 넣기 시작할 때인데, 때 마침 그 때 울음소리가 터

짐으로써 요운의 진기를 흐트려 버린 것이다.

"요운 사제!!"

구궁은 갑작스러운 울음소리로 요운이 충격을 받는 것을 보며 크게 놀라서 급

히 그의 뒤로 뛰어가 두 손을 가져가서는 내력을 주입하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의 시간이 지나자 겨우 요운의 뒤섞인 진기는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후!!"

자신의 몸에서 날뛰던 진기가 안정을 되찾자. 요운은 진정시킨 진기를 다시 단

전으로 되돌린 후 한 숨을 내 쉴 수 있었지만, 그 덕분에 내력의 대부분을 소진

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자식이 울음을 터뜨린거야!!"

진기가 뒤흔들리면서 상당한 내력이 소모되자 요운으로선 크게 노기가 치솟아

오를 수 밖에 없었다.

만약 그 시기에 울음소리가 터지지 않았다면 요운은 충분히 장천의 몸에 있는

독을 몰아 낼 수 있었을테지만, 지금은 진기를 안정시키는라 상당한 내력을 소

모한 상태이기 때문에 장천의 몸에서 독을 몰아 낸다는 것은 불가능해졌기 때

문이다.

요운은 울음을 터뜨린 자를 죽여버리겠다는 기세로 뒤로 돌아섰는데, 그 순간

어린 정화는 크게 당황하며 흠찟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울음을 터뜨린 당사자가 정화였기 때문이다.

"흐..흑...죄송해요..흐흑...제가...장소협의 뺨을 때려서...상처가 나...그곳으로 독이

들어갔기 때문에....너무 미안해서..울음을 터뜨렸는데..흑흑...그것이...또...흑흑...으

앙앙!!"

정화는 더 이상을 참지 못하고 뒤에서 자신을 몸을 받쳐주던 사저의 품에 안기

며 다시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려버렸다.

상대가 철없는 열 두살의 소녀인지라 요운으로선 그녀를 상대로 화를 터뜨리는

짓은 이름난 고수로 할 수 없는지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얼굴이 시퍼렇게 변하며 연신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장천을 보

면서 온 몸에 노기로 인해 몸이 떨려오지 않을 수 없었다.

"제길...."

"요운대협.. 할 말이 없습니다."

하백은 그녀가 한 일이 얼마나 큰 일을 초래하게 되었는지 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사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운문 같은 중소문파에 제자인 정화가 강호 대문파로 성장하고 있는 장천의

뺨을 때린 것도 큰 모욕거리로 작용 할 수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그 때문에 독사에게 몰려 독에 중독 되었고, 또 내력으로 독을 몰아내

려고 하는 자의 근처에서 울음을 터뜨림으로서 치료하려는 자의 진기를 흐트러

뜨리게 해 자칫 잘못했으면 주화입마까지 당할 위기에 처하게 한 것이다.

덧붙여 그 일로 대문파의 소주의 독을 치료하는 것도 불가능하게 만들었으니

이것은 한편의 잘 짜여진 극본이라고 해도 이렇게 오묘하게 처리 할 수는 없는

지라

마치 쌍도문의 소주인 장천을 죽일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해도 변명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였다.

이 일은 잘못된다면 소주의 죽음을 복수로 경운문과 쌍도문의 혈전으로까지 번

질 수 있는 일이다.

두 문파가 싸우게 되면 대문파인 쌍도문에 의해 경운문은 멸문을 면치 못할 것

은 당연한 일이였기에 하백은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도 모자른 판인 것이다.

"요운사숙!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분을 참지 못한 요운을 앞으로 나선 것은 바로 곽무진이였다.

"할 수 있겠느냐?"

"목숨을 걸고서라도 장사숙의 독을 밀어 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운으로선 무진의 내력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니였기에 망설여 질 수밖에 없었

지만, 현재 이 중에서 자신 다음으로 내력이 놓을 이는 광무자 유운 사형에게

청심단을 받고 내력을 늘린 곽무진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고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좋다! 하지만 독을 몰아내는데, 과도한 진기를 사용하지 말도록 해라. 그렇게

된다면 너와 함께 장사제의 진기도 흔들려 두 사람 모두 죽음을 당할 수 있으

니 말이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요운에게 말에 명심하겠다는 대답을 한 무진은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는 내력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반드시 장천사숙을 살려야 한다. 안그랬다간...으으..생각하기도 싫어..'

곽무진은 장천이 죽을 경우 생기는 자신에 대한 불상사를 생각하며 치를 떨고

있었다.

그 것을 잠시 정리해보자고 하면 첫째 일단은 마누라인 남궁소화에게서부터 린

치를 당한다. 자신이 아직도 장천에게 반말을 쓰며 형이란 칭호를 받고 있는 것

은 그녀가 장천의 친누나와 같은 사이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장천에 대한 귀여움은 남편은 자신을 제쳐두고서라도 장천을 챙겨주

는 남궁소화인지라 만약 자신이 곁에 있으면서도 장천이 죽는다면 한 십년은

독방을 써야할 각오를 해야 한다.

둘째 장춘삼 태사숙의 부인인 임아란에게 린치를 당해야 한다. 요조숙녀인 임아

란은 생각외로 감추어진 부분이 많았는데, 그 중 하나가 화가 한번 나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다는 것이다. 과거 장춘삼이 양주로 한번 같다가 환희천루의 루주

인 백모란 양수수와 염문이 한번 돈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장춘삼의 부인인 임

아란이 알게 됨으로써 약 한달간 쌍도문 전체가 뒤흔들릴 정도로 부부싸움이

난 적이 있었다.

한달 내내 얼굴 주위에 손톱자국이 가신 적이 없던 불쌍한 장춘삼을 보아왔던

지라 장천이 죽는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 질 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는

일이였다.

셋째 스승인 광무자 유운에게 죽어야 한다. 일단 장천은 유운의 사제이기는 하

지만 실제적으로 따지자면 거의 제자와 같은 신분, 그런 고로 유운이 장천을 아

끼는 것은 자신을 아끼는 것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못하지 않는 것이 사실인데,

만약 수제자인 자신이 있었음에도 장천이 죽게된다면 적어도 육십사방풍운보를

한달 내내 해야 할 것이다.

그 외에도 문주인 하백을 비롯하여 구양생, 양우생, 장춘삼 태사숙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은 분명했기에 자신이 살기 위해선 반드시 장천을 살려야 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합!!"

이제 자신의 모든 내력을 끌어올린 곽무진은 천천히 장천의 등 뒤의 손을 가져

가서는 그 몸 안에 내력을 집어넣어 진기도인을 시작했다.

체내에 있는 독을 손가락의 혈도로 모두 집어넣은 후 피를 내어 독혈을 빠져나

가게 하면 가능한 일이지만, 스스로 의지가 없는 남의 몸에 진기를 움직인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한 내력에 소모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다.

요운은 곽무진이 장천의 몸에 독을 한 곳으로 몰아내는 것을 보며 구궁을 보며

말했다.

"사형 아무래도 무진은 내력이 모자랄 것 같으니 전 지금부터 운기조식을 하여

조금이라도 더 내공을 모으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경험이 없는 무진 사질이

실수가 없도록 사형께서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알았네."

구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요운은 안심을 하고 가부좌를 취하며 운기조식

을 하려고 했는데 그때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불안한 얼굴로 자신들을 보

고 있는 경운문의 제자들을 보며 말했다.

"부탁이 있는데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예. 말씀하십시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돕도록 하겠습니다."

요운의 말에 하백은 포권을 하며 말했는데, 그 소리에 요운은 손가락으로 정화

를 가리키며 말했다.

"누가 제 입 좀 막아주시구려."

"....."

현재는 조용하기 그지없는 정화였지만, 요운은 한번 당한 적이 있던지라 조심하

지 않을 수 없었기에 말한 것이였다.

요운의 말에 하백은 뭐라고 할 말이 없었지만, 일단은 들어준다고 약조를 했는

지라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는 뒤에 서 있는 여사제 한명에게 눈짓을 했고, 여

사제는 길게 한 숨을 내쉬며 천천히 정화의 앞으로 걸어가서는 말했다.

"정화여 정말 미안하구나.."

그 말과 함께 여사제는 정화가 뭐라 말도 하기 전에 아혈과 마혈을 짚어 버렸

기에 정화는 이제 말도, 움직이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래저래 실수를 반복했던 정화인지라 쌍도문의 사람들에게 완전히 찍혀 버린

것이다. 이로서 하백이 부탁했던 장천과의 정혼의 부탁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정화가 아혈과 마혈이 짚인 것을 본 요운은 안도의 한 숨을 쉬며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물론 정화가 간덩이가 붓지 않는 이상 그가 운기조식을 할 때 숨소리

조차 제대로 못 낼 것은 당연한 것이였지만, 당한 것이 있는지라 요운으로선 그

렇게 까지 하지 않으면 도저히 안심하고 운기조식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것

이다.

반시진 정도가 지나자 무진의 안색은 극도로 푸르스르하게 변하고 있었는데, 정

천의 몸에 있는 독을 밀어내는라 상당한 진기를 소모했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

는 현상이였다.

"이런..."

그 모습을 보며 구궁은 급히 무진의 뒤로 돌아가서는 천천히 자신의 진기를 불

어넣어 무진을 도와주기 시작했기에 어느정도 위급한 상황은 모면 할 수 있었

지만, 지금의 상황은 바람 앞의 촛불과 같은지라 빨리 요운이 운기조식을 끝내

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어느정도 내공을 가지고 있는 하백에게 부탁을 했으면 좋겠지만, 각 문파의 내

공심법은 그 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른 문파의 문도가 다른 문파의

문도의 진기를 도인하는 것은 거의 두배정도 많은 진기를 소비하게 되기 때문

에 구궁으로선 부탁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치료가 계속되어가고 구궁은 자신의 몸에도 내력이 바닥나고 있다는 것

을 느꼈는데, 그 때 뒤에서 숨을 가다듬는 소리가 들려왔다.

"후!!"

"사제!!"

그 소리를 들으며 구궁은 요운이 운기조식을 마무리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에 반가운 목소리로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었다.

"됬습니다. 이 정도면 반 정도의 내력이 돌아 온 것 같으니 무진에 이어 제가

나선다면 충분히 사제의 몸에 독을 몰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다행이군."

"자 무진 사제 뒤로 물러서게."

그 말에 무진은 손을 떼고는 급하게 뒤로 물러섰고, 그 자리를 요운이 재빠르게

차지하고 앉아서는 계속 장천의 몸을 내력을 집어넣어 진기를 움직여 갔다.

곽무진은 상당한 진기를 소모했는지 안색이 말이 아니였지만, 뒤로 물러선 몸을

바로 잡고는 운기조식을 하며 내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다시 두 식경이 지났을 때 요운은 장천의 들에서 손을 떼어서는 단도

를 뽑아 들어 장천의 왼손 검지손가락에 상처를 내고는 내력을 돋구어 피를 밖

으로 분출시키기 시작했다.

장천의 손에서 나오는 피는 검은 색의 독혈이였고, 그 독혈이 어느 정도 빠져

나오자 점점 장천의 혈색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어느정도 독혈이 빠져 나온 후 이제 천천히 피의 색깔이 붉은 색으로 변해가자

요운은 안도의 한 숨을 내쉬고는 피를 멎게 하기 위해 팔에 있는 혈도를 치고

는 구궁을 보며 말했다.

"사형 정심단을 세알만 주십시오."

요운의 말에 구궁은 급히 정심단을 꺼내서는 장천의 입에 넣어주려고 했는데,

상당히 심하게 앓았는지 천의 입안은 매말라 있어 그냥 먹이기에 적당하지 않

았고, 설사 먹인다고 해도 제대 정심단은 침과 섞여야 그 효력을 내기 때문에

그냥 먹일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한참을 생각에 잠기던 요우는 하백에게 포권을 하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귀문의 여제자 한명을 빌릴 수 없겠습니까?"

"예? 무슨 말씀인지?"

"저희 문파의 정심단은 신체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침과 섞이지 않으면

그 효력을 반감이 되는 환단입니다. 또 음과 양이 결합하게 되면 모든 것이 안

정을 되찾는지라 여인이 손수 환단을 씹어 장천에게 먹여 준다면 그 효과는 더

욱 높아 질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부탁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 말에 하백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는 뒤로 돌아 자신의 뒤에 있는 여제자

를 처다 보았는데, 그때 아혈과 마혈이 찍혀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는 정화가 눈

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본 하백은 천천히 정화의 곁으로 가서는 아혈과 마혈을 풀어 준 후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내 여자인 너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조금 어렵긴 하지만, 여자와 남자를 떠

나 강호에 발을 디딘 무인이라면 자신이 한 일은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라 이 일을 너에게 맡기고 싶구나."

하백은 정천에게 먹을 약을 씹어 줄 여자로 정화를 선택한 것이다. 그 말에 정

화는 조금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자신이 한 죄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었으니 만큼 마음을 굳게 먹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사형 제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백을 보며 그렇게 말한 정화는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요

운에게 걸어갔고, 요운은 그녀에게 정심단을 건네 주었다.

한편 요운과 하백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구궁은 고개를 갸우뚱 거릴 수 밖에

없었다.

정심단이 사람의 침과 섞여야만 그 효과를 발휘한 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여

인이 먹여 양기와 음기가 합쳐진 안정인 태극의 법칙은 처음 듣는 것이였기 때

문이다.

하지만 이것을 대 놓고 말할 수는 없는지라 전음을 사용하여 요운에게 물어 볼

수 밖에 없었다.

[요운사제.]

[예. 사형]

[내 정심단에 침이 섞여야 효과가 있는 것은 알지만 여인이 먹이면 안정감을

더 빨리 회복한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는데?]

구궁의 의문이 섞인 전음을 들은 요운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전음을

날렸다.

[예. 사형의 말씀이 맞습니다. 정심단을 여자가 먹이든 남자가 먹이든 어차피

침이 섞인다면 그 효과는 별 차이가 없는 것이지요.]

[응? 그럼 무엇 때문에 하백에게 부탁하여 여제자에게 먹여 달라고 한건가?]

[참나! 사형은 다른 것은 다 좋은데 눈치가 없어서 탈입니다. 사실 천은 경운문

의 정화소저를 좋아하고 있었는데, 일이 이상하게 꼬이는지 정화소저는 저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더군요.]

[응? 그런 일이 있었던가?]

[예. 천이가 요즘에 저에게 차갑게 대하는 것도 다 이런 연유였습니다.]

[음..]

구궁은 요운의 말에 요즘 있었던 일들을 어느정도 파악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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