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8화 (19/355)

제 4 장 장천의 무림 출도 (10)

얼마 지나지 않아 장천이 있는 곳으로 암혈당의 무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요운은 백명의 무사들이 모여 들었을 때 그들의 거의 대부분이 도착했다고 생

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수는 점점 늘어져 가기 시작하자, 도대체 암혈당

이 기련산에 얼마나 많은 무사들을 끌고 왔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모인 인원만으로도 그들의 앞에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숫자로 무삼랑은 콧방귀만을 낄 뿐이였다. 사파 십대거두의

일인인 그녀에겐 어느 정도 수준이 안되는 무사야 천명이 온다고 해도 가소로

울 뿐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그녀의 관점일 뿐이다. 실제로 이들 하나하나의 실력은 내공 면에

서는 뒤지기는 하지만 초식 면에서는 장천과 엇비슷하거나 약간 아래정도 해당

되는 무사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수십년을 익힌 암혈당의 무사들이 장천과 초식의 수준이 비슷하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기는 하지만, 마교는 전체 서열에서 중급에 이르지 못하는 하급

무사들은 무공의 단련보다는 진세를 위주로 수련을 받기에 이런 결과가 생기는

것이다.

이에 반해 장천은 명문 대파에서 뛰어난 스승에게 수년 동안을 무공만 익혔으

니 그들과 장천의 무공은 엇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갑자기 암혈당 무사들의 숫자가 많아지자 아직 질보다 양이라는 관념이 투철한

장천으로선 크게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할머니..아무래도 넘 많은 것 같아요.."

걱정이 된 장천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자 흑철돈녀는 재밌다는 듯이 껄껄거리

며 웃더니 말했다.

"클클..마교의 잡졸들이 그 수만 늘었났다 하여 이 할미를 어찌 할 수 없으니

걱정하지 말도록 하거라."

장천을 안심시키며 말한 무삼랑은 무등을 타고 있던 장천을 요운의 앞으로 내

려 놓으면서 말했다.

"아무래도 수가 많으니 나는 모르겠지만, 천이는 다칠 수도 있겠구나 내가 잘

보호하고 있도록 하거라."

"예."

자신의 말에 요운이 공손히 대답을 하니 만족한 얼굴을 취한 무사람은 잠시 그

큼지막한 손의 관절을 만지작거리며 뼈뿌러지는 소리를 내더니 천천히 숲으로

모여든 암혈당의 무사들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헉!!"

엄청난 거구의 까무잡잡한 노파가 살기를 뿌리면서 천천히 다가오자 암혈당의

무사들은 크게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들보다 한참은 상위의 실력인 요

운마저 오금을 저리게 하는 무삼랑의 살기를 어찌 하수인 그들이 견딜 수 있겠

는가?

"오늘 암혈당인가 뭐가 하는 것을 강호에서 제명시켜주마."

여자답지 않은 살기어린 미소를 지으며 무삼랑이 말하자 암혈당의 무사들은 그

월등한 숫자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멍청한 것들! 본교의 망신을 시킬 참이냐!!"

그때 암혈당 무사들의 모습을 보며 한 사람이 빠른 속도로 그들의 곁으로 경공

술을 펼치며 날아왔는데, 바로 응조수 이진천이였다.

이진천은 긴급피리신호를 들었음에도 구궁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잠시

숲을 헤매다가 부하들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한 거파에게 자신들의 부하들

이 뒷걸음질 치자 노기를 터뜨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구궁이 뛰어난 경공술로 자신의 앞에 착지하자 무삼랑은 꽤 실력있는 녀석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고는 감탄하듯 말했다.

"오호! 마교에서 꽤나 이름을 날리는 꼬마인가 보구나?"

"......"

현재 나이 65세의 노년의 무사, 이진천으로선 생전 처음으로 꼬마란 소리를 들

었기에 조금 황당하지 않을 수 있지만, 상대인 거파가 조금 까무잡잡한데다가

몸집마저 장대하여 젊어보이기는 하지만 말투로 봐선 전대의 고인이라 짐작할

수 있었기에 섭불리 그녀와 대적하려는 생각을 가지지 못하고 가볍게 포권을

하며 말했다.

"본인은 홍련교의 응조수 이진천이라고 합니다. 선배의 존성대명을 알 수 있겠

습니까?"

이진천은 상대에 대해서 알아 볼 겸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는 존성

대명을 물어 보았는데, 그녀는 그의 말에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

"마교의 잡졸들에게 가르쳐 줄 존성대명 같은 것은 없으니 어디 네 녀석의 솜

씨나 보도록 하자꾸나!!"

그녀는 이진천을 무시하는 발언을 터뜨림과 동시에 경신술을 사용해서는 빠른

속도로 이진천을 압박해가기 시작했다.

"그럼 저 역시 선배에 대한 예의를 거두도록 하지요!!"

그녀의 말에 노기가 치솟은 이진천 역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를 향해 뛰

어가서는 몸을 날려 순식간에 그녀의 머리 위로 치솟아 올라갔다.

상대가 거구의 둔중한 몸을 가진 노파였기에 빠른 공격에는 취약할 것이라 생

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잠시 후 사라질 수 밖에 없었는데, 무삼

랑은 이진천이 자신의 머리 위로 몸을 날려 응조수를 펼치자 경신술을 멈추어

서는 가볍게 뒷걸음질 쳤는데, 단 한발자국의 거리였음에도 가볍게 1 장정도의

거리로 물러섰고, 이진척의 응조수는 빗나 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진천에겐 일장의 거리는 손에서 멀었지만 무삼랑으로선 발 한짝만 앞

으로 내밀면 닿을 수 있는 거리였기에, 그녀는 가볍게 오른발로 진각을 울린 후

주먹을 내뻗었다.

"헉!!"

엄청난 기세에 놀란 이진천은 자신의 응조수에 12성의 내력을 돋군 후 그 공격

을 막으려고 했는데, 그녀의 주먹은 다행히 한치정도의 거리의 앞에서 멈추섰

다.

하지만 그 기세가 워낙 강했던지라 강한 권풍이 일어났고, 이 진천은 3장 정도

를 밀려 선 후에야 간신히 몸을 멈춰 세울 수 있었다.

"클클클 고놈 참 겁도 많구나."

그가 뒤로 날아가 간신히 균형을 잡고는 자세를 취하자 무삼랑은 크게 웃으며

조롱하니 이진천은 더 이상 더욱 분기가 치솟아 올라 내력을 십이성 모두 끌어

들인 후 그녀를 향해 살수를 펼치기 시작했다.

"비천쌍조(飛天雙爪)!!"

두 손을 독수리의 발톱처럼 세운 그는 빠른 속도로 그녀를 향해 세도해 들어가

며 빈천쌍조의 초식으로 공격해 들어갔다.

하지만 그의 공격은 상당히 날카롭게 무삼랑의 온 몸에 있는 사혈을 향해 빠르

게 뻗어 갔음에도 무삼랑은 가볍게 손짓을 하며 상대의 공격을 무마시켜 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손바닥 하나로도 이진천의 반신을 가려버리는 판인데 어떻게

조공이 그녀의 사혈을 공격할 수 있겠는가? 그가 조공으로 공격할 수 있는 부

분은 무삼랑의 손바닥뿐이였는데, 마치 강철로 만든 듯한 손바닥은 바위도 부수

는 그의 날카로운 손톱에 흠집조차 나지 않는지라 그로선 황당하지 않을 수 없

었다.

'도대체 이 노파의 정체가 뭐야!!'

갑작스럽게 자신을 방해하는 이 거구의 노파의 정체가 더욱 궁금해 질 수 밖에

없는 이진천이였는데, 그의 공격을 가볍게 막으며 한발자국씩 앞으로 몰아가고

있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보며 물었다.

"네 녀석의 조공이 그리 낯설지는 않구나. 이구란 아이와는 어떤 사이더냐?"

"젠장 이구란 녀석이 누군지 모르지만 난 그딴 새끼 모른다!!"

자신의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는 노파를 보며 분기가 치솟아 오르고 있던 그는

알듯한 이름이기도 했지만, 그녀의 말을 씹어버리고는 계속 응조수를 사용하여

공격하고 있었는데, 그 때 뒤에서 다급한 목소리의 전음이 들려왔다.

[2 부당주! 싸움을 멈추십시오!!]

[뭐야 이 자식아!!]

가뜩이나 바빠 죽겠는데, 자신의 부하가 전음을 날리자 그는 화를 버럭내며 전

음으로 소리쳤는데, 다음에 들린 그의 말에 이진천은 온 몸에 힘이 쫙 빠지는

듯한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저 노파가 말한 이구란분은 2 부당주님의 대사부님의 성함이 아닙니까!!]

"헉!"

그제서야 노파가 말한 알듯한 이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깨달은 이진천은 급

히 몸을 뒤로 날려 그녀의 공격 범위에서 벗어나서는 포권을 하며 정중하게 물

었다.

"고인께서 어떤 연유로 저의 대사부의 성함을 말씀하셨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

습니다."

무삼랑은 한참을 싸우고 있던 이진천이 갑자기 크게 놀란 듯한 표정을 하며 뒤

로 물러서더니 이구란 이름을 아는 연유를 물으니 그녀는 크게 웃음을 터뜨리

면서 말했다.

"클클클..그래 이제서야 네 놈의 대사부의 이름이 생각났더냐?"

"...."

"거참 이구란 아이도 재밌는 사손을 두었군. 그래 이 노파는 한때 이구란 아이

와 잠시 이름을 나란히 한 적이 있었다. 그 정도면 충분히 본파가 누구인지 알

겠지?"

응조수 이진천의 대사부 응왕 이구, 그는 20년 전에 생을 마감한 자로 살아 있

을 때는 절세고수로 이름을 떨친 인물이였다.

열다섯의 나이에 처음 강호로 뛰어 들어 오년만에 사파의 거두로 이름을 날린

그는 이진천의 사문의 역사상 최고의 무공을 가진 고수라 불리울 정도였다.

그런 응왕 이구와 무명을 나란히 할 수 있는 자라면 같은 사파의 십대 거두 뿐

이였기에, 이진천은 무삼랑의 특이한 몸과 피부색으로 단번에 그녀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헉....설마..흑련 무삼랑선배님이십니까?"

"클클클 그래도 사파의 녀석이라 내 명호는 제대로 알고 있군. 그래 본파가 바

로 흑련 무삼랑이다."

"후배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수긍하는 순간 이진천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으며 땅

바닥에 이마를 박으며 극도의 예의를 취했고, 그 모습에 기련삼마는 물론 암혈

당의 무사들까지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상대가 사파 십대 거두라 해도 이진천의 이런 예의는 도가 지나친 행동

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삼랑의 경우에는 그가 그런 극도의 예의를 취하고

있는 연유를 알고 있는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클클클 그래도 사파라 은원이 무엇인지는 아는구나."

"응조문이 흑련 무삼랑선배에게 입은 은혜는 삼대가 목숨을 바쳐도 갚지 못할

것입니다. 후배 문의 은인에게 크게 죄를 지었으니 목숨으로 대신 하도록 하겠

습니다."

그렇게 말한 이진천은 오른손을 들어 자신의 천령개를 내리치려고 했는데, 그

행동에 암혈 제 2 당에 속한 이진천의 직속부하들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

다."

"부당주!!"

"부당주 진정하십시오!!"

"놔라 이 자식들아 내가 이곳에서 죽지 않는다면 돌아가신 사부의 얼굴을 볼

수 없단 말이다!!"

"부당주!!"

자신을 팔을 잡고 말리는 직속부하들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며 단숨에 날려버린

이진천은 다시 천령개를 내리쳐 자결을 시도했는데, 그 순간 한 개의 돌맹이가

날아와 자결하려던 그의 마혈을 쳤고, 이진천은 온몸이 굳어 버렸다.

"됐다. 네 녀석의 목숨을 먼저 보냈다간 응왕이란 아이에게 원망을 들을 듯 하

니 이번 일은 이것으로 용서를 하도록 하마."

이진천의 마혈에 돌맹이를 날려 자결을 멈추게 한 무삼랑은 뒤로 돌아서는 이

진천을 용서한다고 말하며 다시 돌맹이를 차 그의 몸을 해혈해 주었고, 몸의 마

비가 풀린 그는 다시 머리를 땅에 박으며 소리쳤다.

"은인의 용서에 감사드립니다."

"시끄럽다. 오늘은 네 녀석의 얼굴을 봐서 암혈당인가 뭔가 하는 녀석들을 보내

줄테니. 기련산에는 알짱거릴 생각도 말거라."

"예."

그는 무삼랑의 명령에 다시 머리를 땅바닥에 박으며 대답을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암혈당 무사들을 데리고 사라지려고 했는데, 그때 장천이 무삼랑의 허벅

지를 두 손을 들어 마구 때리면서 소리쳤다.

"으아앙!! 할머니 거짓말쟁이! 구궁 사형을 구해준다고 약속했으면서 그냥 보내

면 어떻해요!"

"아뿔사 그렇구나!"

자신의 허벅지를 두 손으로 마구 때리고 있는 천을 보며 그제서야 그 생각이

난 무삼랑은 급히 고개를 돌려서는 떠나려고 하는 이진천을 잡을 수 밖에 없었

다.

"자네 잠깐만 서보게!!"

"헉!!"

이진천은 내력을 끌어올려 경공술을 펼쳐서 이곳을 떠나려고 했는데, 그 순간

무삼랑의 다급한 외침이 들리자 기식이 흐트러져 버리면서 땅으로 자빠지고 말

았다.

하지만 일단은 문파의 대은인인 무삼랑이 부르는 일인지라 통증을 참으며 급히

고개를 돌리며 대답을 했는데, 그의 이마가 크게 찢어져서는 피가 얼굴로 철철

넘치고 있는지라 그녀는 얼굴을 찌프릴 수밖에 없었다.

"일단은 지혈부터 하게."

"아닙니다. 어찌 은인께서 말씀하시는데 이런 작은 상처를 먼저 치료할 수 있겠

습니까? 말씀하십시오."

"으험..그럼 묻겠네만, 자네들과 싸우던 쌍도문의 구궁이란 아이는 어떻게 되었

는가?"

그녀의 물음에 이진천은 허벅지의 상처가 땡기면서 구궁에 대한 살의가 다시

치솟아 올랐지만, 쌍도문의 인물들이 무삼랑의 보호를 받고 있는지라 그에 대한

집착을 포기 할 수 밖에 없었다.

"쌍도문의 구궁은 저와 손속을 겨루던 중, 어디론가 사라졌는데 저희로서도 그

가 있는 곳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음..그렇다면 일단은 자네의 손에 죽은 것은 아니로군."

"예."

"알겠네. 그럼 이만 가보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이진천은 그녀의 말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곤 경공술을 시전하며 암혈당의

무사들과 사라졌고, 요운은 그제서야 안심한 듯 길게 한숨을 내쉬며 자신들을

도와준 무삼랑에게 포권을 하며 말했다.

"선배님의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무슨 도움은 난 이 꼬마녀석이 귀여워서 한번 끼여들었을 뿐이다. 그나저나 네

녀석들의 사형이라는 꼬마가 무사한 듯 하니 어서 이 아이들의 집에 가서 잠시

기다리도록 하거라."

"예."

이렇게 해서 장천은 강호에 처음 출도 하자마자 겪은 마교의 공격에서 무사히

빠져 나올 수가 있었다.

구궁이 기련삼마의 집으로 온 것은 이 일이 있은 후 반시진 정도의 후였다.

삼십여명의 암혈당의 무사들을 쓰러뜨린 후 잠시 몸을 숨기고 있던 그는 이상

하게도 자신을 찾아 나설 자들이 모습들 드러내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하며 숲

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는데, 한 곳에서 많은 수의 무사들의 시체가 있을 뿐,

암혈당의 무사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자 급히 기련삼마의 집으로 달려 온 것이

였다.

응조수 이진천의 손에서 탈출한 사제들이 무사한 것을 크게 안도의 한 숨을 쉰

구궁은 기련삼마가 사제들을 도와주었다고 생각하고는 감사의 인사를 올리려고

했는데, 한 구석에 벽인 줄 알았을 정도의 엄청난 거파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

을 보고는 크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다른 이들과 같이 그 거파를 알아보지 못하는 실수는 하지 않았는데, 발

이 넓기로 유명한 양우생의 제자이다 보니 전대고인들의 인상착의는 어느 정도

암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