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장천의 무림 출도 (4)
구궁으로선 도대체 지금의 사태를 알 수가 없었지만, 자신들이 개방에서 임시로
만들어 놓은 이 객잔의 일에 관련되었음은 어느정도 짐작 할 수 있었다.
분명 개방의 세력을 처리하기 위해 어떠한 세력이 나선 것임은 분명했기에 그
들은 자신들의 흔적을 완전히 감추기 위해 구차를 비롯한 이곳에 있는 모두를
죽일 것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구궁이 손짓을 하자 요운이 주위를 둘러보기 위해 객잔의 문 쪽으로 걸음을 옮
겼는데, 그 순간 위층의 방에서 복면을 쓴 네명의 괴한이 병장기를 들고는 몸을
날려 요운을 공격하기 위해 뛰어들었다.
"합!"
네명의 괴한이 요운을 공격하는 것을 본 구궁은 화살을 날렸는데, 그가 익히고
있는 파운심공의 내력이 섞인 화살은 한 괴한의 몸을 꿰뚫어버리며 지나갔다.
"끄억!!"
구궁의 화살에 맞은 괴한은 비명소리와 함께 공중에서 거꾸러져 땅에 처박혔다.
한편 요운은 만약의 경우를 위해 다행히 두 개의 도를 꺼내어 들고 있었기 때
문에 곧바로 내력을 돋구어 공중에서 세도해 들어오는 세명의 괴한 중 한사람
을 향해 무공을 펼칠 수 있었다.
지금이야 장천이나 광무자 유운 때문에 쌍도문 내에서 그 입지도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쌍도문 서열 4위의 고수인 요운이 갑작스러운 공격이라 하여 쉽게 당할
정도는 아니였다.
"청운도법(淸雲刀法)! 제 오 식 승기파운(乘氣破雲)!"
청운도법의 오식 승기파운은 상승하는 기류에 의해 구름이 깨지는 형상의 도법
으로 시전자이 위에서 공격해 오는 적을 격살하기 위한 초식이였다.
요운이 승기파운을 사용하여 몸을 날려서는 두 개의 도를 이용하여 위로 솟구
쳐 올라가자 그 속도에 병장기를 휘두를 순간을 놓친 괴한 한명은 요운의 쌍도
에 허리를 베이며 땅으로 처박혔고, 나머지 두명은 기회를 놓치고는 땅으로 찾
지하게 되었다.
승기파운으로 몸을 솟구친 요운은 객잔의 이층의 손잡이를 박차고 날아와선 다
시 두명의 괴한을 공격해 갔다.
"비학도법(飛鶴刀法)! 제 2 식 쌍익충천( 翼充天)!!"
쌍익충천은 비학이 하늘을 향해 날개를 차올라 날아가는 모습의 무공이다. 이층
의 손잡이를 차고 빠른 속도로 세도해 들어가는 요운은 두 개의 도를 마치 춤
을 추듯이 위로 처 올리며 회전을 하며 두명의 괴한을 목을 베고는 우아하게
착지했고, 요운의 쌍도에 두 사람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지르며 목을 부여잡으며
땅으로 쓰러져서는 죽고 말았다.
"호오!!"
개방의 구차는 이십대의 청년인 요운이 순식간에 세명의 괴한을 쓰러뜨리는 것
을 보며 탄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무쌍도 요운이란 이름으로 강호의 후지기수 중 특출난 인재들을 가리키는 강호
오룡의 일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젊은 후지기수가 얼마나 무공이
높을까 하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는데, 실제를 보니 강호오룡의 일원이라는 것이
허명이 아니라는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호 오미의 일인인 등소소와의 성혼 이후 강호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뭍 여
인들의 아쉬움을 자아내는 요운이였지만, 그 뛰어난 무공만큼은 줄어들지 않은
듯 했다.
구궁은 바닥에 쓰러진 네명의 괴한의 복면을 벗기고는 구차를 보며 말했다.
"구차대협 이들이 누구신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구궁의 말에 구차는 그들의 얼굴을 살짝 들여다보고는 망설이는 듯 하다가 한
숨을 쉬며 말했다.
"어쩔 수 없구만, 자네들 역시 관련 되었으니 말하도록 하지. 이들은 마교의 암
혈단의 소속의 무인이네."
"마교의 암혈당이요?"
구궁은 그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교, 무림의 영원한 악으로 존재하는 그들은 천년마교란 이름을 가질 정도로
수많은 세월동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사파의 대문파였다.
소속되어 있는 무인만 십만을 넘으며, 고수의 숫자는 정파의 구파일방에 버금갈
정도의 숫자를 지녔다고 하는 단일 문파로는 최고의 힘을 가진 존재인 마교가
공동파와 쌍도문이란 두 대문파가 관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감숙성에 나타
났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세한 이야기를 부탁드립니다."
"휴..어쩔 수 없지..사실 우리 개방에서 이곳에 객잔을 임시로 만들게 된 것은
마교가 다시 움직였기 때문이라네."
"마교는 아직 자파의 내분 상태이지 않습니까?"
그렇다. 근래 십년동안 강호에서 마교는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았는데. 그
것은 교주 천마 문천익과 구시독인 예운과의 세력다툼으로 인한 일이였다. 시시
탐탐 교주의 자리를 노리고 있던 구시독인 예운이 자신의 세력을 이끌고 교주
를 급습함으로써 상처를 입은 천마 문척익은 한때 자신의 세력과 함께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었지만, 간신히 재기하여 두 세력은 어느 한쪽이 우세를 접하지
못하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였던 것이다.
"물론 강호에는 그렇게 알려져 있네만, 실제로는 이미 문천익과 구시독인은 서
로간에 힘을 합친 상태이네, 자파의 내분이 오래되면 사파의 영향력이 강호에서
줄어 들것이라는 우려감에서 였다고 보고 있지."
"음...그렇다면 사파의 인물들을 영입하고 있겠군요."
구궁은 어느정도 상황을 짐작해 볼 수가 있었다. 십년의 내분이라면 분명 마교
내에서 많은 고수가 죽음을 당했을 껏은 분명할 터, 현 상태의 세력으로는 정파
를 상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 마교에서 사파의 고수들을 영입할 것은 분명할 터,
그들이 기련산에 모습을 나타냈다면, 기련산의 기련삼마를 노리고 있음이 확실
했다.
"그렇다네. 개방에서 그들이 암혈단을 보내어 기련삼마를 영입하다는 정보를 듣
고 급히 이곳에 객잔을 만들어 그들을 감시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곳의 정
보가 그들에게 들어간 듯 하군."
"마교라.."
구궁은 잠시 생각에 잠길 수 밖에 없었다. 상대가 마교의 암혈단이라면 지금의
상태로는 조금 힘겹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암혈당에 소속되어 있는 마교도들의 수는 오백명, 그 중 일류고수에 해당하는
자는 오십여명 정도가 있다.
물론 요운과 자신만이라면 그 정도의 숫자가 천라지망을 펼친다고 해도 빠져나
갈 수 있겠지만, 독에 중독된 장천과 곽무진이 있기 때문에 쉽게 빠져나갈 방법
은 없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 구궁은 결정을 하고는 요운에
게 말했다.
"요운."
"예. 사형."
"우린 지금부터 기련산으로 향한다."
"예?"
요운 역시 구차의 말을 듣고 있었기에 구궁의 결정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암혈당이 기련삼마의 영입을 위해 이곳으로 왔다면, 분명 기련산에는 이곳보다
많은 수의 암혈당의 무사들이 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상태로는 그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할터, 하지만 기련
삼마분들게 도움을 받는다면, 장천의 독상까지 치료할 가능성이 있다."
"아!"
그제서야 요운은 구궁의 결정을 이해 할 수 있었다. 기련삼마가 비록 사파의 인
물이라고는 하지만, 양우생사숙과는 친구사이, 그런 기련삼마가 마교에게 위험
에 빠진 쌍도문의 제자들을 모른척 할리는 없었고, 또 그 당사자가 양우생사숙
의 제자인 구궁이라면 더욱 기련삼마는 자신들을 도울 것이 분명했다.
강호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그들이라면 장천이 입고 있는 독의 종류는 알 수 있
을 것이 분명했다.
요운은 지금부터가 진짜 고비라고 생각하고는 가볍게 신호흡을 한 후 사질인
무진을 보며 말했다.
"문진."
"예. 요운사숙."
"너에게 싸우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너의 일은 이제부터 장천사제를 업고 나의
뒤를 따르는 것이다. 너의 뒤는 구궁사형과 구차대협께서 보호할 터이니 별다른
위험은 따르지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한시라도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될 것이
다."
"예. 요운 사숙."
무진이 결의에 찬 표정을 지으며 대답하자 요운은 두 개의 쌍도를 잡은 손에
힘을 주고는 밖으로 뛰어 나갔고, 그의 뒤를 이어 무진과 구궁, 구차도 따라 나
섰다.
요운이 객잔의 밖으로 몸을 날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몇 명의 복면괴한이 나타
나서는 모래를 뿌렸다.
"독사!!(毒砂)!!"
그들이 뿌린 것이 독모래라는 것을 눈치챈 요운은 두 손에 잡은 도에 내공을
돋구고는 빠른 속도로 휘둘렀다.
"광풍도!!(狂風刀)"
광풍도는 내공을 돋구어 도를 빠르게 회전시킴으로써 시전자의 내공과 도의 회
전으로 의해 바람이 생겨나는 무공이였다. 바람 자체로는 그리 큰 위력은 없었
지만, 이 광풍도는 적의 작은 암기공격을 막기에 가장 좋은 방어무공이였다.
요운이 광풍도가 시전되자 그들이 남긴 모래는 역으로 날아가 도리어 독사를
던진 자에게 날아가기 시작했고, 바람을 뚫고 나온 모래도 회전하는 광풍도에
막혀 요운의 몸에 닿지 못했다.
"끄어억!!"
광풍도의 바람에 도리어 독사에 중독된 괴한들은 독에 의한 고통으로 괴로워하
면서 품에 있는 해약을 먹고는 재빨리 뒤로 물러섰고, 요운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빠른 속도로 객잔 밖의 숲으로 경신술을 사용하여 뛰어갔다.
일단은 대로보다 숲을 통해 가는 것이 더 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숲에서도 매복이 있다면 눈치채기 어렵지만, 대로와는 달리 자신들의 몸을
숨길 수도 있기 때문에 요운이 숲을 통해 움직이는 것은 옳은 결정이라 할 수
있었다.
과연 마교는 객잔의 개방의 문도를 모두 죽일 작정을 하고 왔는지 많은 수의
무인이 숲에 있었다.
요운이 앞장을 서며 숲으로 빠르게 움직이자 숲의 여기저기에서 연락용 피리소
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피리소리가 저녁 무렵의 숲에 울려 퍼지면서 요운의 앞으로 병장기를 든 고수
들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무성한 나무로 인해 숲은 어둡기 그지없었기에 요운은 갑작스럽게 공격해 들어
오는 자들을 상대하기가 어려웠지만, 다행히 뒷쪽에서 구궁이 화살로 자신을 엄
호해주고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적의 포위망을 뚫고 앞으로 향할 수 있었다.
사냥꾼 출신인 구궁은 숲에서 만큼은 어느 누구보다 재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었기에 작은 숲의 흔들림으로도 적들의 위치를 파악 할 수 있었다.
"동서쪽! 서북쪽!"
"차압!!"
구궁은 장천을 업고 달리는 무진의 뒤에서 의심이 가는 곳을 빠른 속도로 요운
에게 전달했고, 요운은 구궁의 말을 의심하지 않고 쌍도를 휘두름으로써 매복하
고 있는 적을 쉽게 벨 수 있었다.
뒤에서 따르고 있던 구차는 이 두 사람의 쌍도문의 문도의 뛰어난 실력에 탄복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운이야 그 무공 실력을 인정 받았다고는 하지만 구궁의 경우 그는 나이 22세
에 양우생의 눈에 띄여 제자가 되었기 때문에 그 무공실력은 겨우 3류를 넘겼
을 것이란 소문이였지만, 실제로 파운심공을 사용한 그의 화살은 적어도 일류고
수정도가 되어야만 막는 것이 가능할 것 같은 위력이였기에 역시 소문은 믿을
것이 못된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