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1화 (12/355)
  • 제 4 장 장천의 무림 출도 (3)

    기련삼마가 살고 있는 기련산의 기련삼마집은 쌍도문에서 하루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일행은 저녁 무렵 누빈객잔(陋貧客棧)에서 들려 하루동안

    피로를 풀기로 했다.

    물론 하루정도로 피로가 쌓일 사람은 장천 외에는 없었지만, 일단 주인공이 짱

    인 관계로 그의 시점으로 피로를 풀기로 한다.

    누빈객잔은 정말 말 그대로 낡고, 더럽기 그지없었기에 유난히도 방안의 청결에

    신경을 쓰는 임아란의 슬하에서 자란 장천으론 인상을 찌프릴 수 밖에 없었는

    데, 객잔의 식탁에 앉아 음식을 먹는 이들도 역시나 거의 비슷한 족속들이였기

    에 그 느낌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구궁이 한명의 거지 비슷한 꼴을 한 사람을 보고는 반가운 듯한 미소를

    짓더니 그에게 가볍게 포권을 하며 말했다.

    "개방의 구차대협아니십니까?"

    "오! 쌍도문의 신궁대협! 정말 오랜만이군."

    장천은 구궁이 반갑게 인사하고 있는 인물이 개방의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는

    허리의 매듭을 살펴보았는데, 모두 네 개의 매듭을 가지고 사결제자였다.

    아버지의 친구인 청개 곽무성이 칠결의 신분이였기에 별거 아니구나 생각하고

    있는 장천이였지만, 개방에서 장로의 신분의 칠결이 얼마나 높은 신분인가인지

    를 모르는 장천으로선 사결은 우스울 뿐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보통 강호에서 개방 사결의 신분이라면 꽤 인정받는 직위였다.

    구궁은 그를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구차대협은 날이 가면 갈수록 깨끗해지는 것 같으니 근 시일안에 개

    방에서 쫓겨날 듯 싶군요."

    "하하하하 나도 그것이 걱정이네, 이거 날이 가면 갈수록 청결해지니 아무래도

    목욕을 일년에 한번으로 줄여야 할 것 같더군."

    "하하하."

    이들은 정말 우숫개 소리를 나누고 있었지만, 옆에 있던 장천은 구차대협의 목

    에서 기어다니는 이를 보며 진실로 받아들이며 속이 울렁거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뭐 말이야 바른 말이지 구차대협은 정말 일년에 두 번 목욕한다. 작가도

    거의 그것과 비슷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생일날에 한번 더 한다.

    "그나저나 자네가 여기까지 웬일인가? 기련산에 식인호랑이라도 나타났는가?"

    실지로 신궁 구궁은 감숙성내에서 식인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언제나 그 곳에 모습을 드러내는 골수사냥꾼이였기에 구차대협은 물어본 것이

    지만, 그는 고개를 저으며 옆에 있던 일행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번에 문내에 일이 있어 사제, 사질들과 동행을 하고 있습니다."

    "오! 그러고 보니 무쌍도 요운소협도 있었구만."

    "구차대협께 인사드립니다."

    요운이 인사를 하자 구차는 가볍게 그 인사를 받으며 말했다.

    "이거 쌍도문의 제일의 후지기수가 납시었군."

    "과찬이십니다."

    요운이 인사를 하자 옆에 있던 곽무진 역시 공손히 인사를 했고, 구차는 개방의

    정통한 정보망으로 그가 삼대제자중 촉망받는 기재라는 것을 알고는 반갑게 인

    사를 했는데, 그 옆에서 헛구역질을 하던 장천을 보고는 의외라는 얼굴을 하며

    구궁에게 말했다.

    "이거. 쌍도문에 큰일이라도 있나 보군. 비밀에 쌓인 쌍도문의 소주가 직접 강

    호로 나서다니 말이야."

    "사제 뭐하는가? 선배님에게 인사를 하지않고!!"

    구궁의 다그침에 장천은 간신히 울렁거리는 속을 진정하고는 포권을 하며 말했

    다.

    "쌍도문 장천, 구차대협께 인사를 드립니다."

    "호오! 반갑네. 소문으로만 들었네만, 역시 잘생긴 소협이로구만."

    "헉!"

    장천이 헛바람 소리를 낸건, 구차대협이 그렇게 말하면서 장천의 손을 덥석 잡

    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냥 잡는 거야 별 문제가 아니지만, 팔뚝에 있던 빈대까

    지 전달해 주었기 때문이다.

    "우와!!"

    장천이 빈대가 넘어와서 뿌리 치듯이 손을 내쳐서는 팔을 털고 있자, 구차 대협

    은 조금 머슥했는지 뒷통수를 긁으며 미안해 했다.

    물론 이 모습에 구궁의 안색은 시퍼렇게 변하면서, 얼굴 가득 야차 같은 인상을

    쓰고 있었다.

    "사제!! 선배님께 무슨 실례인가!!"

    구궁이 화를 내며 소리치자 개방의 구차가 미안한 듯 그를 보며 말했다.

    "괜찮네, 젊은 아이이니 조금 꺼려지긴 할테니 말일세."

    "선배님 죄송합니다."

    구차는 별로 화를 내지 않는 듯이 말했지만, 구궁은 고개를 숙이며 구차대협에

    게 정중히 용서를 빌 수밖에 없었다.

    쌍도문의 소주가 처음 만난 선배에게 이런 무례를 범했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그건 쌍도문의 수치였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당사자가 정보계통의 제일문이라는

    개방이라면 그것은 더욱 심각했다.

    개방에서 한 번 소문이 잘못나면, 나중에 쌍도문의 소주는 어른 공경할 지 모르

    는 호로자식이다라는 식으로 변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당의 제일 후지기수였던 유성검 정인도인이 개방의 5결제자에게 한번

    실례를 범했다가 개방의 입소문이 번지고 번져 나중에는 개방의 용두방주를 욕

    했다는 소문까지 와전되어 한때 개방과 무당이 유혈사태까지 번질뻔한 일도 있

    었기 때문이다.

    물론 정인도인이 이 사태를 알고 개방 5결 제자에게 사과를 함으로써 잘 무마

    가 되었지만, 이런 것을 보면 개방의 인물에게 실례를 범했다가는 무슨 일이 벌

    어질지 모르는 것이였다.

    개방...거지라고 터부시 보다간 큰코 다치는 집단이다.

    장천도 자세히 생각해보니 조금 미안한 것 같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만나서 반

    가워하는 마음에 한 짓인데, 자신은 빈대 한 마리땜에 손을 뿌리쳤으니 말이다.

    "후배, 구차대협께 큰 실례를 범했습니다."

    "괜찮네. 젊은이들이 실수도 할 수 있는 법이지."

    구차가 다행히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하자 장천은 조금 안심이 될 수 있었

    다. 강호출도 처음부터 미움을 받는 것은 싫었기 때문이다.

    "자 다들 앉게 오늘은 이 거지가 한잔 사도록 하지."

    한순간에 거지에게 얻어먹게 된 장천은 조금 꺼림직하기는 했지만, 공짜 싫어하

    는 무림인 없다는 말도 있고 해서 그냥 앉기로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지같은 점원이 와서는 얼굴을 찡그리더니 구차를 보며 말

    했다.

    "구호법님. 적당히 하십시오. 아무리 이 객잔이 개방것이라곤 하지만 적당히 장

    사를 해줘야 그나마 먹고 살 것 아닙니까?"

    "흠흠."

    구차는 그의 말에 얼굴이 빨개지더니 헛기침을 잠시 했다.

    어쨋든 점원의 말로 장천은 이곳이 개방 소속의 객잔인란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구궁은 점원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개방에서 객잔도 가지고 있습니까?"

    개방은 말 그대로 거지의 무리들, 이런 그들이 객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는 노릇이였다.

    "그게 그렇게 되었네."

    구차는 구궁의 물음에 자세한 대답을 회피하고 있었기에 구궁은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는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개방은 모든 자금을 구걸로 유지하고 있는 집단이니 만큼 이런 객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였기에 개방 내에서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라

    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점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개방의 문도가 두 마리의 오리찜과

    함께 고량주 4병을 내려놓고는 구호법을 얼굴을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뭔가?"

    구호법으로선 자신을 뚫어지게 처다보고 있는 녀석을 보며 한마디 안할 수가

    없었는데, 구 호법의 말을 들은 문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하지만 아닌 것이 아니였다. 고개를 돌려서 주방으로 가던 문도는 갑자기 구호

    법을 들으라는 듯이 큰 한숨을 내쉬고는 잽싸게 내빼버렸다.

    다른 파의 손님들이 있음에 뭐라고 말도 못하는 구차로선 얼굴만 시뻘개질 수

    밖에 없었다.

    '괘씸한 녀석!'

    몇번 객잔에서 음식을 시켜 먹었다며 암암리에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녀석을

    보며 구차는 괘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지만, 그가 생각해도 좀 자주 먹는다

    는 생각이 들었던지 그냥 넘어가기로 하고 오리찜의 다리를 뜯어서는 미소를

    지으며 장천에게 건네 주었다.

    "쌍도문의 소주. 이 구차가 주는 오리찜이나 맛있게 들게나."

    "에..예."

    구차가 오리다리를 뜯어서 자신에게 주는 순간 장천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

    다. 구차의 시커먼 손으로 직접 뜯어서 주니 어찌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겠는가?

    하지만 옆에서 구궁이 이번에도 실수를 하면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눈으로 째려

    보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보다 더한 상황을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오리다리의 한쪽 부분 시커멓게 변해 있는 자국, 장천으로

    선 눈물을 흘리고 싶은 순간이였다.

    "자 어서 들게..."

    구차는 이런 장천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장천이 어서

    오리다리를 먹기를 기다리고 있는 눈치였으니, 그로선 눈물을 흘리며 다리를 뜻

    을 수 밖에 없었다.

    "우욱.."

    하지만 역시 비위가 상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기 때문에, 쌍도문에서 나올 때

    먹었던 아침밥마저 넘어오려고 하는 장천이였다.

    하지만 선배의 앞에서 구토는 죄악일 것 같았기에, 머리에 핏줄이 설 정도로 힘

    을 주며 간신히 오리고기를 넘길 수 있었다.

    "우욱..."

    하지만 제대로 씹지 않고 넘긴 오리고기는 목에 걸려버렸는데, 급하게 물을 찾

    던 장천은 구궁의 앞에 있던 잔을 보고는 잽싸게 들어서는 마셔버렸다.

    "후아! 살았다."

    간신히 오리고기를 넘긴 장천은 만족의 미소를 지을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 얼

    굴이 시뻘개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라...이게 무슨 일이레.."

    두 손으로 얼굴을 만져보니 뜨거워 만질 수 조차 없을 정도였기에 장천으로선

    당황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오리고기에 묻어 있었던 구차의 손때가 열병을 일으킨 것 같은 느낌

    이 들었다.

    장천은 당황스러움에 주위를 돌아보니 구궁을 물론이요, 구차와 곽무진, 요운까

    지 무엇인가 크게 놀란 듯한 얼굴을 하며 지켜보고 있었기에 아무래도 심각한

    증세를 일으키고 있는 것 같았다.

    "사제..."

    구궁은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장천의 눈

    망울에서 눈물이 가득 고이고 있었다.

    시뻘게진 얼굴에 눈에는 눈망울이 가득, 정답은 취한 것이였다.

    장천이 마신 것은 구궁과 구차가 대작을 하려고 따라 놓은 고량주, 그것도 개방

    에서 만들어 거의 일반 고량주에 비해 더 독한 술이였기 때문에 어린 장천, 그

    것도 술을 단 한번도 마셔본 적이 없는 녀석이 마셨으니 이런 반응은 당연한

    것이였다.

    "크하하하하 고거 당돌한 녀석이군. 술을 안권한다고 사형의 잔을 비우다니 크

    하하하."

    구차는 재밌다는 듯이 크게 웃어제치더니 잔을 하나 장천의 앞에 올려 놓더니

    고량주를 따라주면서 말했다.

    "자! 장천 대협 한잔 더 쭉 드시구려."

    "구차대협!! 아직 어린 아이입니다."

    "무슨 소린가? 이 구차는 나이 여섯 살에 술을 시작했는 것을?"

    구차는 타락한 소년시절을 보냈던 것이였다. 구차의 말에도 구궁은 절대 안된다

    는 듯이 손을 내젖고는 큼지막한 손으로 장천의 어깨죽지 밑으로 손을 넣어 들

    어올렸는데, 취해 버린 장천은 아무런 힘도 없는지 그의 손에 들려버렸다.

    "이거 큰일이군."

    장천의 눈은 이미 초점을 상실한 상태에서 이제 눈물을 주룩주룩 흘러내리고

    있었고, 가끔씩 헛구역질까지 해대는 것을 보면 상당히 심각했다.

    얼굴엔 팔뚝에는 붉은 반점까지 나기 시작하고 손은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개방 특전의 고량주가 장천의 몸에 받아들이지 않아 거부 반응을 일

    으키고 있는 것 같았다. 약간의 정신이라도 있으면 스스로 내공으로 술기운을

    몰아 낼 수 있겠지만, 너무 취한 장천에겐 조금 무리가 있는 일이였기에 구궁은

    내공을 돋구어 타혈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가 내공심법과 궁술만을 배웠다고는 하지만 어느정도 혈도의 타혈은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다경 정도를 장천의 몸을 타혈하자 어느정도 술기운이 땀구멍을 통해 빠져나

    오기 시작했지만 아직 장천의 경련 비슷한 떨림은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구차는 설마 개방 특전의 고량주가 이런 반응을 일으킬 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

    었다. 아무리 술이 몸에 안받는다고 하더라도 이건 너무 심한 증상이였기 때문

    이다.

    "잠시 내가 한번 진맥을 해보겠네!"

    급히 구차는 장천에게 다가가 손목의 맥을 잡아 보았는데, 그 순간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술에 취하면 맥이 빨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장천의 맥은

    빠르면서도 불규칙함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독?"

    독이란 생각을 한 구차는 급히 주머니에서 은침을 꺼내서는 술잔에 그 끝을 집

    어 넣고 뺏는데 역시나 검게 변색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젠장!! 구궁대협! 술에 독이 들어 있었네."

    "독이요?"

    구궁으로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은 왜 고량주에 독이 들어 있는

    가를 떠나서 독에 중독된 장천이 염려되었기 때문이다.

    구차의 말을 들은 요운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품에서 몇 개의 작은 도자기병

    을 꺼내어 살펴보더니 한 개의 병에서 작은 환약을 몇 개 꺼내어서 급히 장천

    의 입에 먹였다.

    요운이 먹인 것은 쌍도문의 비전 해독약이다. 오립산이 대륙을 돌아다니며 구한

    약이기에 꽤 효험이 있는 약이였다.

    하지만 두식경정도가 흐른 후에도 장천의 몸은 변화가 없었기에 요운 역시 긴

    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가다간 강호로 나서자마자 쌍도문의 소주가 의문의 독살을 당하는 판이

    였기 때문이다. 구차로서도 이번 일이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었는데, 개방에서

    모종의 일을 위해 만들어 놓은 객잔에서 정파, 그것도 구파일방과 버금가는 세

    력으로 성장하고 있는 쌍도문의 소주가 죽는다면 그건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

    이다.

    거기다가 장천은 강북사우의 일인인 장춘삼의 아들, 같은 사우의 한 사람인 개

    방장로 청개 곽무성이 있는 개방에서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심하면 강북사우가

    갈라지는 것은 물론이요. 쌍도문과 개방의 한판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는 일이

    였다.

    "방천!! 방천은 어딨느냐!!"

    구차는 음식과 술을 가져다준 방천을 불렀지만, 그는 그의 부름에도 나올생각을

    하지않고 있었기에, 구차는 인상을 쓰며 주방안으로 들어갔는데, 그 순간 더욱

    놀라운 일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주방안에 일곱명의 개방 문도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건..."

    그렇다면 음식과 술을 가져다준 자는 개방문도를 가장한 의문의 적이라는 뜻이

    였다. 하지만 그는 방천의 버릇은 물론이요. 심지어는 그의 성격까지 똑같았기

    에, 자신에게 눈치까지 주던 일까지 있었기에 좀처럼 믿어지지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구궁대협..."

    구차가 돌아오지를 앉자 구궁은 장천을 요운에게 맡겨두고 주방으로 들어왔고,

    그 곳에 개방의 문도들이 피를 토한채 쓰러져 있는 것을 보게 되자 그에게 물

    은 것이다.

    "그게...나도 모르겠네.."

    구궁은 주방안으로 들어가 쓰러져 있는 개방문도들의 맥을 짚어보았는데, 그들

    모두가 독살을 당한 듯 숨이 끊어져 있었다.

    모두 완전히 숨이 끊어졌다는 것을 확인한 구궁은 식당에 있는 일행에게로 돌

    아간 후 말했다.

    "운, 무진."

    "예."

    "이곳에 남은 사람은 우리들과 구차대협뿐이다. 아무래도 좋지 않은 녀석들이

    우리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것 같다."

    구궁의 말에 두 사람은 크게 놀라며 허리에 차있는 두개의 도를 꺼내 들었고,

    구궁 역시 옆에 놓아두었던 자신의 철궁을 들어올리고는 곧바로 발사할 수 있

    게 화살을 하나 꺼내어 가볍게 활줄에 제워놓고는 구차를 보며 말했다.

    "구차대협도 저희와 함께 하시지요."

    "알겠네."

    구차는 더 이상 이곳에 개방의 문도들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구궁으 말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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