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혈비도무랑-10화 (11/355)

제 4 장 장천의 무림 출도 (2)

다음날 죽으러 가는 임무라는 견즉사의 호청명 청심단 요구 임무를 맡은 네명

의 쌍도문 결사대원은 많은 제자들의 환송을 받으며 드디어 쌍도문의 문을 나

서게 되었다.

제자들의 몇몇은 눈물을 흘리며 국화꽃 한송이를 가져다 놓는 것을 잊지 않으

니 이번의 임무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알게 해주고 있었다.

문을 떠나기전 부인이 있는 세명의 결사대원은 마지막 작별의 인사를 하는 것

을 잊지 않았으니 그들의 모습을 살펴본다면 먼저 이대제자의 한명인 신궁 구

궁의 경우.

구궁의 키가 육척정도의 큰 키라면 구궁의 부인의 키는 오척정도 거의 한척이

차이가 나는 키이다 보니 그의 부인은 마치 고목나무에 붙은 매미와 같은 모습

으로 구궁에게 안겨야 했기에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눈물을 자아내게 하였다.

하나 오척의 작은 키라 해서 아무도 구궁의 아내를 약하게 보지 않으니, 그녀는

한때 사천에서 악명을 날리던 맹호단이란 도적떼의 소두목이였기 때문이다.

구궁이 아직 사냥꾼이였을 때, 그의 아내가 있는 산적들과의 영역 분쟁으로 마

찰이 있은 적이 있었는데, 그는 일년이라는 시간동안 산적들과 싸움을 이어나가

니 그의 신궁이란 명호는 그때 붙은 것이다.

아무튼 그 일년이란 시간동안 구궁은 산적패들과 싸우면서 소두목인 그녀를 붙

잡게 되었는데, 그녀는 단 혼자임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산적들과의 싸움에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구궁에게 반하여 사랑에 빠지고 그것이

결혼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구궁에게 무공을 배우는 제자들, 뭐 그렇게 말해봤자 쌍도문의 무공은 심법 하

나 밖에 모르며 오직 잘하는 것은 활쏘기 밖에 없는 구궁의 제자들이야 바로

말하면 광무자 유운의 제자라고 할 수 있었지만, 아무튼 구궁의 제자들은 사모

님과 사부님의 작별의 인사에 잠시 고개를 우방 90도로 돌린 후 어느정도 러브

모드가 끝난 후 고개를 돌려서는 출타하는 사부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다.

무쌍도 유운의 경우에는 구궁이 부러울 수 밖에 없는 모습이였다. 아침 일찍 나

타난 그의 얼굴을 열 개의 혈선이 자리하고 있었으니 어제의 치열한 격전을 이

야기 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중한 일을 처리한 탓인지, 오늘 보는 등소소의 표정은 조금 나아

진 듯 했는데, 유운의 눈 밑에 기미가 낀 것을 보면 상당히 무리를 한 모양이였

다.

아무튼 작별의 포옹을 하며 뒤돌아서는 유운의 얼굴에서 안도감이 피어오르는

것을 보면, 그리 나쁜점만은 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러나...여기서 가장 문제점인 것은 삼대제자 곽무진과 그의 아내 남궁소화의

이별의 현장이였으니 짜식들 낯뜨겁게 시리 어린 장천과 이대제자들, 그리고 삼

대제자들이 눈을 크게 뜨고 있는 상황에서 뜨거운 입맞춤을 하고 있으니, 강호

의 앞날이 걱정된다면 이대제자의 어르신 분들은 혀를 차고 있었다.

하긴 강호의 젊은 연인들이 요즘 주변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애정행각을 벌이

고 있는 일은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고 있었으니 젊은 연인들에 속하는 두 사람

의 행동은 사회적 문제라 할 수 있었다.

아무튼 뜨거운 포옹과 함께 상당히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키스를 한 곽무진은

그녀에게서 벗어나야 했음에도 떨어질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소화누나.."

"진랑. 사람들 앞에서 누나가 뭐에요."

"뭐 어때요."

"정말 진랑은 아직도 어린애 같아 아무튼....꼭 몸성히 돌아오셔야 해요. 그리고

만약 싸움이 있으면 허리는 꼭 조심하고요."

앗! 저 대사는 무엇이란 말인가?

"명실할께요. 소화누나. 누나도 남정네 조심하세요. 특히 저놈하고 저놈, 저놈은

근처에 오면 그냥 강룡 18장의 항룡유희로 날려버려야 해요."

"호호 진랑 질투하기는...예 진랑의 말씀데로 할께요."

남궁소화의 말에 무진에게 지목된 바람둥에 삼대제자 세명은 등에 식은 땀을

흘렸다고 한다. 어느정도 기회를 틈타고 있어나보다.

뭐 남궁소화가 강호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꽤 미인인 것을 감안한다면

그런 흑심을 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었다.

아무튼 세 유부남의 사이에 끼여서 첫 강호출도를 하게된 장천의 경우는 어머

니인 임아란의 품에서 약 10분간의 긴 시간을 안긴 후에야 간신히 빠져나갈 수

있었다.

"천아...몸 조심하고 위험한 인물을 만나면 무진에게 맡기고 넌 재빨리 도망을

가도록 해라."

"예."

무진이 듣고는 조금 삐졌다. 하지만 어떻하랴 그의 임무는 예나 지금이나 장천

의 육탄방어용이였으니 말이다.

임아란과의 이야기가 끝나자 장춘삼은 아들에게 다가가서는 두자루의 도를 건

네주고는 허리에 차있는 장천의 허름한 도를 풀어서 자신이 가졌다.

장천은 아버지가 자신의 도를 가져가고 두자루 도를 주자 의아한 얼굴을 하며

보았는데, 춘삼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검은 이 아비가 처음 강호를 처음 나서게 되었을 때, 사부님이 주신 검이

다. 그리 좋은 검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네가 쓰는 검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가져왔으니 쓰도록 하거라."

"아버지.."

장천은 아버지의 배려에 눈물이 다 날지경이였는데, 춘삼은 또 한가지 서한을

건네 주면서 말했다.

"이 서한은 사천에 있는 아버지의 친구인 청개 곽무성 아저씨에게 건네주거라.

그럼 그 아저씨가 견즉사의가 있는 곳을 가르쳐 줄게다."

"예. 아버지."

"그래 아! 처음 강호에 나가는 아이들이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강호는 무공으

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간계와 음모술수가 판을 치는 곳이니 넌 자신

의 무공의 삼할은 언제나 감추어야 하고, 특히 정체를 알지 못하는 여인이 다가

온다면 넌 적이란 생각을 하며 경계를 하도록 하라 예나 지금이나 무림에서 가

장 경계해야 할 종류의 사람들은 노인과 어린아이 특히 여인이니 말이다."

"예. 아버지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이 아비는 네가 잘 해낼 것을 믿는단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이렇게 해서 장천은 길었던 아버지와의 대화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던 일행들의

곁으로 가 자신에게 주어진 말에 오를 수 있었다.

그가 타고 있는 말은 질풍으로 몽고에서 오립산이 구한 네 마리의 한혈보마의

새끼에 새끼에 또 그 새끼로 춘삼이 천이를 위해 암암리에 빼돌린 명마였다.

성질 드럽기로 유명한 말이긴 했지만, 천이가 언제가는 자신의 것이 될 것이라

는 것을 생각하며 그 성질 죽이기 위해 당근 열두바구니를 희생하여 겨우 길들

인 건방진 망아지새끼였다.

질풍을 타고 위풍당당하게 말을 몰아 앞을 나서던 장천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쌍도문에 들어 온 이후로 강호에 나오 본 적도 없는 자신이 앞으로 나선다는

것이 말도 안된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구궁을 비롯한 다른 일행은 장천과는 다른 방향으로 급하게 말

을 몰아가니 황급한 장천은 욕을 하며 그들의 뒤를 쫓아 말을 몰아갈 수밖에

없었다.

장천이 따라오는 듯 하자. 구궁이 가볍게 손을 드니 일행은 급하게 말을 몰던

것을 멈추고 그제서야 눈에 눈물이 가득한 장천이 질풍과 함께 도착하며 소리

쳤다.

"너무해요!! 나만 버리고 가면 어떻해요."

"강호초출 주제에 제일 먼저 말을 몰아가니 맛을 조금 보여준 것 뿐이다."

무쌍도 요운은 장천은 따돌리며 울린 것이 재미라도 있는지 미소를 지으며 대

답해 주었고, 괜히 요운이 미워지는 장천이였는데, 그 오해를 불식시키기라도

하는 듯 요운은 두 손으로 묘기를 부리듯 구궁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 오해하지 말라고, 네 녀석을 냅두고 가지고 한 분은 구궁 사형이였으니까."

"구궁사형!!"

요운의 말에 장천의 원망이 구궁에게 떨어졌는데, 그 말을 들으며 요운은 그 큰

덩치에 어울리는 말을 천천히 장천의 곁으로 붙혀서는 뒷덜미를 잡고 들어 올

려 버렸다.

"우아악!!"

구궁의 손에 들린 장천은 비명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는데, 구궁은 그 큼직한

손으로 장천의 엉덩이를 한 대 때리며 말했다.

"첫째 이번 일의 책임자는 나이니 네 녀석이 혼자 나설 생각은 절대 하지말아

라."

그렇게 말한 구궁은 다시 한번 장천의 엉덩이를 때리고는 다음 말을 내뱉었다.

"둘째 이번 일은 네 녀석을 각 문파에 소개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으니 오늘과

같이 쌍도문의 소주가 이런 일로 눈물을 보인다거나 삐지는 행동을 보이며 쌍

도문의 명예를 더럽히는 일이니 용서하지 않겠다."

그리고 또 한 대 더 때리며 계속 말을 이었다.

"셋째 이건 귀여워서 한 대 때린다."

"우아악!!"

세 번째 엉덩이를 맞은 장천이 매달린채 발버둥을 치자 구궁을 미소를 지으며

다시 질풍의 등위에 내려 놓고는 장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유운 사형께서 내게 네 녀석을 맡겼으니 앞으로 내 곁에서 떨어져서 놀 생각

은 꿈도 꾸지 말도록 해라."

"흑흑...알갔시유. 구궁 사형.."

어렵게 부모의 품과 광무자 유운의 손에서 벗어났다고 즐거워하던 장천의 작은

꿈은 구궁의 큼지막한 손과 함께 사라질 수 밖에 없었다.

사냥꾼 출신의 신궁 구궁은 다른 이대제자와는 달리 터프하기로 유명했기 때문

에 그에게 어린 장천은 쌍도문의 소주가 아니라 말썽꾸러기 동네 꼬마와 같았

던 것이다.

"자. 첫 번째 목적지는 기련산이다."

구궁의 말에 곽무진과 요운은 크게 놀라는 듯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

"설마!! 기련 삼마 어르신을 뵙는 것입니까?"

두 사람의 이구동성에 구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 일단은 감숙성에서 명성이 자자한 분들인데다가 사부님의 친우분이시

기도 하시니 일단은 인사를 드리는 것이 예의겠지."

그 말에 무진과 요운은 어깨를 늘어뜨리며 좌절의 아픔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

물론 무공으로는 두 사람 모두 구궁보다 한 수 위였지만, 무공이 위하고 사형이

나 사숙의 결정에 불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노릇이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기련삼마는 누구인가?

기련삼마는 감숙성의 기련산에 거처를 두고 있는 사파의 마두로 현재 세수 56

세의 세쌍둥이 형제들이다.

정파의 문도들에게는 거의 도깨비같은 마두로 자신의 마음에 안들면 자식이라

고 죽인다고 알려져 있는 사악한 자들이였다.

그런데 왜 정파에 속해 있는 쌍도문의 문도들이 왜 기련삼마 같은 사파의 무리

들에게 인사를 하러 가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오립산의 제자들의 취향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첫째 등평의 경우에는 철저한 정파위주로 사파의 무리들에게는 귀신보다 더 두

려운 존재였다. 눈 앞에 사파가 설치는 꼴이 보이면 그대로 일장에 부숴버리는

것으로 유명한 그 때문에 현재 쌍도문의 정파에 속해 있는 것이다.

둘째 구양생, 그는 무림 세계에 거하고는 있지만, 그 실제를 본다면 거의 유림

에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

셋째 양우생의 경우 그는 도박계를 주름 잡고 있는 덕에 하오문의 문도들과 친

하다, 하오문이란 그 자체가 정파보다는 사파에 가까운 자들이기 때문에 양우생

은 사파의 거두들과 많은 친분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며, 기련삼마의

경우도 이러한 상황에서 친분을 쌓은 자들이다.

넷째 장춘삼의 경우 그의 친구들인 강북사우가 모두 정파의 인물들이라고는 하

지만 그 외에도 사파의 고수들과도 어느정도 친분을 가지고 있는 그는 정사지

간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춘삼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있으니 그

것은 바로 여자와 어린아이들의 인신매매를 하는 자들과 채화도적들이다. 유명

한 애처가로 채화도적같은 무리들을 좋아할 리 없고, 아내가 아이를 갖지 못하

는 관계로 아이들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장춘삼이였기에 인신매매를 자행하는

녀석들은 이유도 묻지 않고 단칼에 베어버린다.

이 네명의 제자들이 각각 정, 사, 정사지간의 인물들과 친분이 돈독한 관계로

쌍도문의 기련 삼마같은 사파의 거두들에게도 어느정도 예의를 갖추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것은 정파에서는 탓하는 자들도 없지 않지만, 사형제들의 사소한

일에 참견을 하지 않는 등평은 그것을 모르는 척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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