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장 장천 쌍도문의 소주가 되다. (1)
혈비도 무랑에 의해 군웅들을 유인하는데 쓰여졌던 유인물 장천은 마음씨 좋은 장춘삼과 그
의 부인 임아란에게 양자로 들어가 드디어 쌍도문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쌍도문은 근래에 들어 강북 무림계에 이름이 두각되고 있는 문파로
두 명의 고수가 이 문파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이 두 사람은 바로 쌍도문의 문주인 패쌍도 등평과 그의 사제인 쾌쌍도 장춘삼으로 모두 강
북 10웅에 속해 있는 인물로 등평은 3웅, 장춘삼은 9웅의 서열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두 사람의 명성은 어찌 보면 상당히 의아하다 할 수 있었는데, 바로 그들의 사부이
자 전대 문주인 군자쌍도 오립산이 이름 없는 삼류무인이였기 때문이다.
강북 무림의 어느 누가 쌍도문이란 이름없는 문파에서 강북 10웅에 해당하는 사람이 두 사
람이나 나올 줄 예상이나 했겠는가?
검증되지 않은 소문에는 우연히 무학서를 주웠다는 것 등이 있는데 그 중 대다수의 강호인
들이 믿고 있는 소문으로 이런 것도 있었다. 3류문파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심법을 과거 전
문 도박사였던 오립산이 근처에 있던 공동파의 문도에게 사기도박으로 얻어내어 그것을 변
형시켜 지금의 성세를 이루었다는 것으로, 실제 오립산이 한때 강북일대의 도박장에서 큰
손으로 알려져 있었고, 그에게 많은 무림인들이 당한 사례가 있기에 가장 신빙성이 높은 소
문이였고, 등평이나 장춘삼 역시 그 소문에 애써 부인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거의 대부
분의 무림인 그 소문을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쌍도문은 도박으로 일어난 문파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도박으로 얻었든, 우연히 옛고수의 무학서를 주었든 현재에서 구파일방에 버금갈 정
도로 잘 나가고있는 것은 사실이였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쌍도문을 무시할 무림인들은 없었
다.
쌍도문은 3류문파에서 급속도로 일류문파로 발돋음한 문파였기에, 문파 내에 장로급 인물들
이 없는 것은 아니였지만, 유명무실한 존재들이였기에, 모든 문내의 최고배분인 사람들은 문
주인 등평을 비롯하여 오립산의 두 번째 제자인 구양생, 세 번째 제자인 양우생, 네 번째 제
자인 장춘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여기서 등평과 장춘삼을 제외한 나머지 두명은 역시 장로급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3류급 무
인이였지만, 구양생의 경우에는 무공보다 학문이 뛰어난 인물이였기에, 문 내의 모든 대소사
를 처리하고 있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대과에도 급제한 인물이라고 하는데, 가끔씩 쌍도문
으로 찾아오는 그의 친구들 대부분이 이름난 선비들인데다가, 쌍도문이 위치한 감숙성의 성
주까지 서한을 보내는 것을 보며 그리 틀린 소문은 아닌 듯 하다.
오립산의 세 번째 제자인 양우생은 가장 스승을 많이 닮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역
시 항주에서 전문도박사로 일하고 있다가, 전설적인 도박꾼인 오립산을 흠모하여 감숙성까
지 머나먼 길을 무일푼으로 걸어와 제자가 된 인물이다. 다른 명문의 제자와 어울리기 보다
는 하오문과 어울리는 것을 즐기는 그의 무공은 3류에 지나지 않았지만, 세상에 그가 모르
는 것이 없다할 정도로 발이 넓기 때문에 현재 쌍도문의 정보수집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오립산의 네명의 제자들은 한명, 한명 다 쓸모가 있는 존재이니, 도박사 출신의
삼류무인 오립산은 제자들 하나는 기똥차게 뒀다 할 수 있었다.
아무튼 이렇게 4명의 인물이 현재 쌍도문을 이끌고 있는 최고위 층이며, 그 아래로 4사람의
제자들이 있다. 등평의 경우에는 모두 5명의 제자를 두었는데, 그중 사제자인 무쌍도 요운은
강호 5룡의 한 명일 정도로 후지기수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뛰어난 인재이다. 또 그의 외
동딸인 등소소는 강북오미의 일원일 정도로 미모와 무공이 뛰어나니 등평은 복에 터져 죽을
지경인 남자라고 할 수 있었다.
구양생의 경우에는 모두 열두명의 제자를 두었는데, 막내제자인 이준을 제외하곤 모두 무공
에는 관심이 없는 학구파들이였기에, 구양생은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쌍도문의 모든 재정을
후려잡고 있었다. 물론 이런 학구파만 있다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었기에, 막내제자에게는
학문보다 도를 잡게 하고 있었는데, 역시 그 스승의 그 제자일까 천부적인 재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준은 무공보다는 그의 사형제들과 마찬가지로 학문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형편
이였다.
구양생은 모두 삼남을 두고 있는데, 그들 모두 대과에 급제하여 현재에는 관리로서 각지에
배치되어 있어, 정계와도 손을 쓸 수 있는 쌍도문이였다.
양우생의 경우에는 세명의 제자들을 두고 있는데, 그들 모두가 도박에 한수 재간이 있냐고
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양우생의 수제자는 유운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소문난 무공광
으로 일년의 300일을 연공관에서 지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현재 나이 56세로
양우생보다 12살이 많았는데, 항주에서 양우생의 보디가드역할을 하던 청부무사였다는 말도
있다. 실제로 대외에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의 무공이 일류의 수준으로 등평의 제자인 무쌍
도 요운보다 한 수위의 실력이란 소문도 있다. 그의 이제자인 구궁은 사냥꾼 출신으로 그가
쏜 화살은 백보 밖에서도 버드나무 잎을 맞춘다고 해서 수호지 화영의 환생이 아니냐는 말
도 나돌아다니고 있다. 그의 호는 신궁이다. 삼제자인 신필 김춘수는 문장과 서필에 일각연
이 있어 쌍도문의 현판의 글씨를 구양생을 밀어내고 그가 썼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이다.
이렇듯 무공을 안중에도 없고 도박과 하오문의 무리들과 어울리는 양우생에게는 정말 말도
안되는 제자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장춘삼의 경우에는 제자가 한 명도 없었는데, 그의 부인인 임아란은 검에 조예가 있어, 한때
강남에서 이름 날리던 여장부였다. 하지만 원래부터 몸이 조금 안 좋았기 때문에 요즘엔 무
공보다 가정일에 충실한 전업주부로 변신해 있었다. 그 외에 임아란의 제자인 남궁소화가
검에 능해, 이름을 날리고 있으며 두 사람의 곁에서 잡일은 하고 있는 소년인 곽무진은 제
자는 아니지만 가끔씩 장춘삼에게 한 두가지 재간을 배워 상당한 실력이라 알려져 있었다.
곽무진은 양우생의 제자인 유운의 제자이다.
장춘삼을 제외한 나머지 세사람의 제자들이 모두 쌍도문의 이대제자이며, 그 밑으로 약 450
명의 삼제자들이 있었기에 쌍도문은 감숙성에서 상당한 권세를 누리고 있다고 할 수 있었
다.
이런 복 받은 문파에 일원인 장춘삼의 양자로 들어간 장천은 오히려 자신을 관에다가 넣어
둔 혈비도 무랑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할 판이였다.
장천이 양자로 들어간 후 장춘삼의 가족은 등평의 배려로 현재 머물고 있는 곳보다 더 넓은
금오각으로 거처를 옮기게 되었다.
금오각은 전에 살던 화련각에 비해 거의 세배나 될 정도로 넓은 곳이였기에, 마당쓸이 곽문
진의 고생이 한층 더 커질 것은 분명했지만, 역시 놀고먹는 장천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더 즐거워졌다고 할 수 있었다.
"우와!!"
금오각에 도착한 장천이 입을 벌리며 놀라워하고 있자, 장춘삼 부부는 아들의 이런 얼굴에
작은 미소가 어렸다.
"아빠! 엄마! 정말 멋있어요!"
"그렇구나."
장천의 말에 임아란은 미소를 지으며 대꾸해 주었고, 장천은 금오각의 정원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는데, 정원의 한편에선 소년 곽무진이 조용히 비를 들고 정원을 쓸고 있었다. 어느정
도 정리를 해둔 곳이기는 하지만, 사람이 거처하지 않고 있었던 곳이였기에, 마당에 낙엽이
많이 싸여 있었기 때문이다.
엄청 넓어진 정원 때문에 몇시간이 되도 다 못 쓸 지경이였기에, 곽무진은 걱정이 태산이였
는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장천이 멋도 모르고 그가 쓸어 놓은 낙엽 더미에 몸을 날리
니, 사방으로 낙엽이 날아다니며 다시 어지럽히기 시작했고, 곽무진의 이마에는 핏대가 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지위에서 장천은 한 끗발 높은 인물이였으니 울분만 커질 수 밖에 없는데,
다행히 그 모습을 보며 장춘삼이 곽무진을 보며 한마디 했다.
"무진아."
"예. 대사숙."
"마당은 천천히 쓸도록 하거라."
"하지만..."
"허허허! 어찌 시간이 오늘뿐이기만 하겠느냐? 거기다가 천이가 저렇듯 하고 있으니 오늘은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좋을 듯하구나."
장춘삼의 말에 곽무진은 고개를 숙이며 공손히 말했다.
"예. 그럼 대사숙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공손히 대답을 한 곽무진이였지만, 낙엽을 흩날리며 놀고 있는 장천에 대한 응징을 잃지 않
고 있었으니, 장춘삼의 부부가 저택안으로 들어서자 그는 장천에게 낙엽을 한아름 집어던지
면서 소리쳤다.
"너를 만난 후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
갑작스런 곽무진의 말에 장천은 잠시 얼이 빠져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장
천을 보며 그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크크크 한번 해보고 싶은 대사였다."
"응..글쿠나.."
그래도 나이가 비슷한지라 어느정도 곽무진의 말에 동감을 한 장천은 다음 대사를 멍한 얼
굴로 해주려고 했는데, 곽무진이 그의 손을 잡더니 한 쪽으로 잽싸게 뛰어가면서 말했다.
"됬다구 됬어! 이런 연기력은 쉽게 얻어지는게 아니야."
"응? 근가?"
"오늘은 이 형이 여기저기 구경시켜 줄테니 따라오기나 하라구."
"정말?"
"그래."
역시 몇 살 더 먹은 그는 장천이 더 이상 정원을 어지럽히기 전에 쌍도문 구경을 시켜준다
는 명목으로 끌고 나가는 고난도의 술수를 부린 것이다.
장천은 이렇게 해서 곽무진을 따라 쌍도문의 관광을 떠나게 되었다.
오립산이 죽은 후 등평이 문주를 맡은 후부터 쌍도문은 매년 대대적인 증축공사를 단행하고
있었기에, 현재 쌍도문은 과거의 열배 이상의 크기로 커진 상태였다.
장춘삼이 살게 된 금오각의 경우에도 이번 해에 증축이 완공된 곳이였기에, 그는 신규입주
자라 할 수 있었다.
금오각 있는 거주지역에는 모두 열 두개의 각이 위치해 있었는데, 이곳은 모두 문파내에서
한 끗발 하는 인물들이 거처하고 있는 곳이다.
사실 남에 가정집 구경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었지만, 곽무진이나 장천이나 아
직 어린 관계로 그런 것에서 나오는 쏠쏠한 재미를 알 나이가 아니였기에, 제일 처음 향한
곳은 연무장이였다.
연무장은 모두 다섯 개가 있었는데, 장천이 제일 처음 문에 들어서면서 본 연무장은 삼대제
자들 중 입문한지 얼마되지 않는 제자들이 연무를 하는 곳이였다.
곽무진과 장천이 도착한 연무장은 삼대제자들 중 문파의 무공에 어느 정도 숙련이 된 사람
들이 연무하는 곳이였는데, 서른명 정도의 무인이 동시에 쌍도를 휘두르며 검술을 연마하고
있는 모습은 어린 장천에겐 신기에 가깝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어때 멋지지?"
"응."
곽무진은 장천이 입을 벌리면서 감탄을 멈추지 못하자 무슨 생각을 하고는 연무장 한편에
세워 놓은 무기받침대에서 쌍도를 들어서는 장천의 앞에 서서는 한껏 폼을 잡았다.
"이 형아가 너를 위해 쌍도술을 잠시 보여줄테니까. 끝나면 박수쳐라."
장천은 곽무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기대에 찬 얼굴을 했고, 곽무진은 드디어 쌍도술
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쌍용승천도법 기수식 쌍룡입수!!"
기수식의 이름을 외치며 자세를 잡은 곽무진은 두 손에 잡은 쌍도를 아래로 향하며 멋진 자
세를 잡았고, 이어 계속 쌍용승천도법을 시전해갔다.
"일식 호변풍랑!!"
일식 호변풍랑은 마치 용이 되기 위하여 두 마리의 이무기가 호수의 주변을 휘저으며 큰 바
람과 파도를 만들어 내는 듯한 모습으로 곽무진은 두 개의 도를 휘두르며 빠른 속도로 회전
하기 시작했고, 그의 주위에는 연무장의 흙먼지가 회호리 바람을 일으키듯 감싸 돌아 사방
을 진동시키기 시작했다.
"이식 쌍용탈피!!"
이식 쌍용탈피는 두 마리의 대망이 용이 되기 위하여 탈피하는 모습으로 곽무진은 두 개의
도를 빠르게 자신의 몸 주위를 빠른 속도로 감싸듯이 휘두르며 사방으로 몸을 날리며 움직
여 갔다.
"삼식 진천대지!"
삼식 진천대지는 껍질을 벗은 두 마리 용이 하늘로 승천하기 전에 대지에 자신의 모습을 보
이며 날아오르는 듯한 모습으로 곽무진은 두 개의 도를 빠르게 회전시키며 몸을 날려 진각
을 통하여 강한 힘을 나타냈다.
"사식 쌍용비무"
사식 쌍용비무는 두 마리의 용이 하늘을 날며 서로를 감싸듯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으로 쌍
용비무를 시전하자 두 개의 도가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위치를 바꾸어 가며 사방에 수십개
의 도영이 나무하게 만들었다.
"오식 출운승천!!"
두 마리의 용이 드디어 구름을 뚫고 하늘로 승천하는 모습의 도법으로 곽무진은 몸을 낮추
며 회전을 시키면서 한 순간 두 개의 도를 연환하여 하늘을 향해 내 찌르며 몸을 날리니 그
모습은 정천이 보기에는 영락없는 두 마리의 용과 같았다.
총 오식의 쌍용승천도법을 마무리 한 곽무진은 두 개의 도를 다시 처음의 기수식으로 바꾸
며 기식을 진정시키고는 장천을 보았다.
"와아...엥?"
"우와!! 무진사제 무공이 더 늘었군!!"
장천은 멋진 곽무진의 쌍도술에 감탄하며 박수를 치려고 했는데, 갑자기 연무장에서 큰 박
수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무공을 연마하던 다른 사람들이 무진을 향해 걸어오며 칭찬을 하
기 시작했다.
"헤헤 별말씀을요."
그들의 칭찬에 곽무진은 조금 쑥스러운 듯 뒷통수를 만지작거리다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뒤
에 있던 장천에게 달려가 그를 앞으로 내밀고는 말해다.
"아! 사형들에게 소개할 분이 있어요."
곽무진이 갑자기 어린 아이를 앞으로 내세우고는 경어를 쓰자 다른 사람들은 이상한 얼굴로
장천의 얼굴을 처다보았는데, 그는 장천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번에 장대사숙님께서 양자로 들여오신 장천도련님이에요."
"아! 장대사숙님의 양자분이 이 분이였군."
"잘생겼는데!"
그제서야 장천이 장춘삼의 양자라는 것을 알게 된 제자들은 크게 반가워하며 장천에게 다가
가서는 자신들의 소개를 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인지라 한사람, 한사람 기억하는 것이 힘들 정도의 장천이였지만, 그래도
이렇게 많은 사람을 친구로 사귈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크게 기분이 좋았다.
삼십여명의 사람을 사귄 장천은 곽무진의 손을 잡고 다른 곳으로 향하다 궁금한 듯 그를 보
며 물었다.
"그런데 형아! 나 쌍용승천도법을 배우려면 얼마나 있어야 할까?"
"응? 쌍용승천도법? 음...잠깐만..."
장천의 물음에 한참을 생각에 잠겨 있던 곽무진은 장천을 보며 그 물음에 답을 해주었다.
"쌍용승천도법은 입문도법이기는 하지만, 우리 쌍도문의 대표도법이기도 하거든, 그래서 도
법을 익히기 전에는 먼저 심법을 익혀야 하는데, 문주님처럼 패도위주의 쌍도법을 익히려면
파운심공을 장대사숙님처럼 쾌도위주의 쌍도법을 익히려면 청풍심공을 익혀야 해."
"음...난 아빠처럼 되고 싶으니 청풍심공을 익혀야겠네?"
"청풍심공의 경우에는 제대로 심공을 발휘하려면 적어도 오년이상의 시간이 소비되야해 물
론 장대사숙님이 도와주시고, 쌍도문의 비전환단을 몇 개 먹으면 삼년 정도로 단축될 수 있
을꺼여. 아무튼 이렇게 심공을 익히는 것과 함께 다섯개의 보법과 세 개의 신법, 두 개의 경
공법을 익혀야 해."
"엥? 뭐가 그렇게 많아?"
익혀야 될 것이 너무 많다고 반문하는 장천을 보며 곽무진은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입문도법인 쌍용승천도법은 여러개의 신법과 보법, 경공법이 섞여 있기 때문에 제대로 익
히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어느정도 숙달되면 모든 보법에 능숙해지기 때문에
쌍용승천도법이 아닌 다른 도법을 쉽게 배울 수 있게 되, 그래서 쌍용승천도법을 입문도법
으로 문주님께서 지정을 하신 것이지."
"응. 글쿠나"
"이런 이유로 우리 쌍도문은 처음 오육년은 진전이 상당히 느리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다
른 문파의 제자들보다 그 발전 속도가 빠르지."
곽무진의 말에 장천은 그제서야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신법, 보법, 경공법을 어느정도 익히면 그제서야 쌍용승천도법의 구결과 도식을 배
우게 되는데, 도법에서 나오는 심법, 신법, 보법, 경공법을 모두 능숙하게 사용한다는 것은
적어도 3, 40년이 되어야 가능해."
"응? 그건 무슨 소리야?"
곽무진이 3, 40년이 걸린다는 말에 장천은 이상하다는 얼굴로 되물을 수밖에 없었는데, 곽무
진은 그런 그를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아직 내 쌍용승천도법은 여기저기 헛점 투성이야. 옛
날에 문주님께서 쌍용승천도법을 잠시 우리 삼대제자들 앞에서 보여주신 적이 있었는데, 수
백명이 연습할 수 있는 크기의 제 일 연무장에 광풍이 날려서 눈도 뜰 수 없을 정도였다고,
그런데도 문주님은 아직 자신의 쌍용승천도법은 완성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지. 그만큼 쌍
용승천도법을 완벽하게 익히는 것은 어렵다고 할 수 있는거지."
"응..글쿠나.."
"그래도 넌 복받은 거야."
"무슨 소리야?"
곽무진의 말에 장천이 이해하지 못하고 묻자, 그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말했다.
"쌍도문 내에서 쌍용승천도법을 완전하게 익히고 있는 분이 한 분 계시는데, 그 분이 바로
장대사숙님이라고."
"아!"
그제서야 장천은 곽무진의 복 받았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버지가 제자를 두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완전한 쌍용승천도법을 전수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기
때문이였다.
곽무진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장천은 더욱 기분이 좋아졌다. 장천이 곽무진의 손을
잡고 다음에 도착한 곳은 바로 쌍도문의 연공관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