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화. < 세상으로 도망가라(2) >
쓰러져있던 툴칸은, 이 전체적인 상황이 우습게만 느껴졌다.
처음 정령을 소환하는 인간을 보고 그녀가 황제라고 확신했었다.
그런 소환술을 필친다는 것 자체가 강하다는 증거였으니까.
툴칸의 사상과 생각은 간단했다.
누구보다 위에 있어야하는 존재는 그 누구보다 강한 힘을 가진 존재여야만 한다.
이상과 신념 같은 것이 아무리 좋고 옳다고 해도 힘이 없으면 모든 건 무용지물.
그런 사상을 가진 툴칸의 눈에는 오직 한수아만이 보였었다.
그녀가, 가장 강했으니까.
하지만 아니었다.
뒤늦게 나타난 인간.
강했다.
힘은 물론, 지니고 있는 기운의 농도와 격까지.
상대가 되지 않았다.
툴칸은, 쓰러진 상태 그대로 시선만 옆으로 옮겼다.
"그대가, 사도 이도였군.”
유토피아의 황제, 이도가 고개를 끄덕인다.
툴칸이 무언가 말하려던 그때.
[죽는 것이, 아쉽지 않느냐]
머릿속에 울리는 기이한 목소리에 툴칸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나는 악을 지배하는 재앙의 시조이니라. 내게 힘을 보태주겠다고 영혼의 약속을 한다면 그대를 도와주지.]
툴칸은 답하지 않았다.
그때.
[나는 대의를 추구하며 그 끝을 향해 걷는 천사, 살고 싶지 않은가?]
툴칸의 입꼬리가 꿈틀 떨려오고. 이내 폭소를 터트렸다.
“큭큭...아...”
온몸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웃음소리는 멎었지만 호선을 그리는 입가는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았다.
지켜보던 이도가 물었다.
“…‘위’에서, 제안이 오던가?”
툴칸은 말없이 이도를 바라보았다.
조용히 서로를 응시하던 순간, 먼저 입을 뗀 것은 이도였다.
“너 혹시 시련자냐? 에피소드를 진행하는?”
“...시련자는 내 아버지와 그를 호위했던 10명의 사자단이 전부였다. 나는, 시련자가 아니다.”
그 대답에 이도는 무언가를 생각하는듯하다. 내뱉듯 한마디 토해냈다.
“너같이 격을 초월하는 이들에게 신들은 제안을 하거든, 보니까 이미 제안이 온 것 같은데, 다른 건 몰라도 그 제안을 수락하면 너는 이 자리에서 살아 날 수 있을 거다.”
툴칸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다.
**
“살아난다... 그 대가로 나는 무엇을 하게 되는 거지?”
회광반조의 현상을 보이는 툴칸의 물음에 실소를 터트리고 말았다.
뭐겠냐?
“밑에서 똥 닦아줄 시다바리 되는 게 전부지, 뭘 기대한 건데? 제안 받을 거면 받아.”
이미 놈과 싸울 때 짐작했었다.
스스로는 느끼지 못하는 것 같은데 이놈은 오크라는 종과 그 초월자 사이에서 걸쳐져있는 존재다.
경험치로 따지면 0성에서 경험치 99% 정도를 채운 존재라고 해야 할까.
이내, 툴칸이 또 다시 폭소를 터트린다.
고통스러운지 인상을 찡그린 채로 웃는 그 모습을 보니, 조금만 덜 팰 걸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내가 저 제안을 받는다면, 아니 살아난다고 친다면 그대는 왜 그걸 지켜만 보고 있는 거지?”
날카롭다기보다는, 반드시 했어야할 질문이다.
“그냥, 솔직히 궁금해서.”
“궁금..?”
“실제로 본 적은 없거든. 죽기 직전의 누군가가 신의 제안을 받아 사라지는걸.”
당연히 이게 전부는 아니다.
형님을 의심하는 건 아닌데, 내가 알기로 제안을 받아 아스가르드로 넘어갔던 신은 여천 말고는 없었다.
그런데 여화는 아스가르드에 있는 모든 이들이 시련자라고 했다.
즉, 여천도 시련자였다는 건데, 그렇다면 눈앞의 툴칸은 뭘까.
아무리 봐도 이놈은 시련자가 아니다.
심지어 침식이 직접적으로 지정한 상대 진영의 왕인데, 그런 왕한테 제안을 한다고?
그 말은 시련자가 아닌 이들도 아스가르드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사실여부 이전에 그렇게 된다면 이미 진행되고 있는 침식은 어떻게 되는 걸까.
중단되는 걸까. 아니면 툴칸을 제외한 철혈 사자단의 단장만 죽이면 끝나는 걸까.
느낌상 후자일 확률이 높긴 한데... 이게 참, 애매하다.
조용히 팔짱을 꼈다.
툴칸이 침식을 고대의 전쟁이라고 이야기했듯, 침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왔었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침식이 중단되는지 아닌지 이런 건 나중에 생각해보기로 하고, 지금은 딱 한 가지가 걸린다.
만약 툴칸이 아스가르드로 넘어가게 된다면 아스가르드의 모든 존재들이 시련자였다는 여화의 말과 충돌이 생긴다.
즉, 여화가 내게 구라를 쳤거나 툴칸이 가게 되는 장소는 아스가르드가 아니거나. 혹은 아스가르드로 가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시련자가 된다거나, 이 셋 중 하나다.
이상하게, 이 간단한 의문이 모든 시련에 대한 '해답'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느껴지는 건 내 착각일까.
툴칸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시간이 별로 없어. 곧 숨넘어갈 거 같은데... 선택은 빨라야 좋지 않겠나.”
나를, 툴칸이 물끄러미 응시한다.
“...내 아버지 가이노스는 고대의 전쟁을 끝내겠다며 빛이 되어 사라지셨지. 그러다 오늘,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더군.”
조용히 툴칸을 내려다보았다.
저 말은, 그러니까 툴칸의 아버지인 가이노스라는 오크는 아스가르드에 있다는 거네?
쿤린때의 경우처럼 에피소드에 난입하는 결과가 일어 날수도 있다는 건가.
“죽을 땐 죽더라도 비굴하게 살지는 않는 게 우리 오크의 긍지. 나는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외쳤으며, 그렇게 통치했다.”
“의심의 여지없이 나는 전력을 다했고 패배했지. 후일을 다짐하며 구질구질하게 목숨을 연명하는 건, 심지어 다른 이의 도움으로 살아난다는 건, 내가 살아온 세월과 내 신념을 배반하는 짓. 그렇기에 나는 거절한다.”
[악惡을 지배하는 자가 피식 웃습니다.]
[선善에서 군림하는 자가 안타깝다는 듯 툴칸을 응시합니다.]
[붉게 물든 철혈의 전사가 양손으로 얼굴을 덮습니다.]
툴칸은, 신들의 제안을 거절했다.
솔직히 조금 아쉽다.
그의 선택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진실 하나가 밝혀졌을 텐데.
“유언은?”
내 말에 툴칸이 젖 먹던 기운까지 끌어올린다.
경계는 하지 않았다.
그의 기운은 성대로 향하고 있었으니까.
무언가, 유언을 남기려 하는 것 같다.
조용히 팔짱을 끼고 기다렸다.
“모든 오크들은 들어라!!!”
침식 게이트를 넘어온 수많은 오크들이,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는다.
“오크는 절대로 항복하지 않는다!!”
그들이, 주먹으로 땅을 한번 치자, 천지가 진동했다.
"오크는 노예를 자처하지도 않는다!!!”
마치 자기들 땅인 것처럼 남의 땅을 훼손하는 오크들의 행태가 불만족스럽지만, 일단은 그러려니 했다.
뭔 유언이 이렇게 거창할까 싶기도 하고.
"나의 백성들이여!!!”
이어지는 툴칸의 말에는 반응하지 않았지만 그 다음 이어지는 말에 반응하고 말았다.
“세상으로 도망가라.”
...응?
“이 세상을 점령하라!! 그리고 너희들만의 세상을 만들어라!!!”
...이 미친 새끼가?
“릴로드 대륙이 사라져도 우리가 있는 그 대륙이 바로 릴로드 대륙이다!! 나의 백성들이여!! 도망쳐라!!!! 이 세상에서 뿌리를 내려... 크흑.”
그 이상 말을 하지 못하게 발로 놈의 목을 짓밟긴 했지만 의미는 없었다.
이미 놈의 말은 널리 퍼져나간 상태니까.
말없이 발에 힘을 주자, 툴칸의 목이 두둑하며 꺾인다.
이어서 툴칸이 죽었다는 알림음이 들려오고, 그와 거의 동시에 땅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오크들이, 사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한 것.
그 움직임에 절도는 없었지만 적어도 미리 무언가 들은 게 있는 것처럼 일시에 행동하는 그 모습을 보고 확신했다.
이 툴칸은, 자기가 죽었을 때를 대비해서 미리 명령을 전해 놨을 거라고.
허탈하게 웃고 말았다.
형님이 왜 툴칸이 나랑 비슷하다고 말했던 건지, 이제야 알 수 있었다.
툴칸은 미친놈이었다.
나랑 비슷한.
내가 툴칸의 입장이었다면 아마 나도 저런 선택을 했을 확률이 높다.
구질구질하게 살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져도 그냥 질 생각은 없으니까.
머리를 위로 쓸어 올리며 생각했다.
만약에, 수천만이 넘어가는 수많은 오크들이 일제히 이 대륙으로 넘어온다면 어떻게 될까.
멀리 갈 것도 없이 내가 이 대륙으로 넘어오기 전의 지구는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상태였다.
인구 수십억이 살아가는 지구에서도 수십만 내지 수백만의 난민도 수용하기가 어려웠다.
하물며 수천만에 달하는 난민이 일시에 침입한다?
배경은 달라도 결국 이건 또 다른 침략의 시작이다.
오크의 긍지가 뭔지는 모르겠으나, 이건 멸망을 앞둔 존재들이 자기들만의 생존을 위해 멸망에 대처하는 또 다른 방법이 분명하다.
웃음이 터져 나온다.
정말, 이걸 실제로 보게 될 줄이야.
이어서 침식 게이트에서 오크들이 끊임없이 몰려오고, 그들이 도시를 가로질러 성벽 쪽으로 미친 듯이 내달린다.
인간들이 단 한명도 없는 도시에, 오크들이 빼곡히 차있는 그 광경은 뭐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조금, 징그럽다고 해야 하나.
황성에서 내 명령을 받고 대기하던 우리 쪽 병사들이 당황해 하는 게 멀찍이 떨어져있는 나에게도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잠시간 오크들의 행렬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럴 때를 대비한건 아니었지만 이미 수도 전체에는 결계가 쳐져있으며, 저들은 내 허락이 없으면 결계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다.
잠깐만, 더 생각하자.
내가 세운 유토피아 제국은 결국, 이종족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책임과 무책임을 떠나서 내가 사람의 탈을 쓴 개새끼도 아니고, 적어도 나는 모든 이종족들이 자연스럽게 융화되어서 살아가기를 원한다.
하지만 여화는 말했다.
모든 종족을 뭉치는 게, 결국 ‘힘’하나로 가능하겠냐고.
여화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년이 헛소리를 지껄인 것은 아니다.
분명히 단순한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딱 하나. 딱 하나만 더 있으면 된다.
바로 시간.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에피소드가 진행되는 기간은 길어봤자 1년이 넘지를 않는데, 이종족을 묶은 세상은 결국 내가 이 발바라 대륙에서 평생을 살지 않는 이상 해일에 휩쓸리는 것을 기다리는 거대한 모래성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지금, 오크들은 그 해일을 늦출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공통의 적이 생긴다면 내부는 단결 할 테고, 오크를 그 공통의 적으로 설정한다면,
아니 잠깐.
그렇게 되면 오크는 주민이 아니라 결국 사냥감이 되어 노예가 되는 게 당연한 수순일 텐데.. 어휴.
개미때 같은 오크들이 고작해야 50여 미터를 이동했을 때까지 내가 한 생각은 이게 전부였다.
일단... 오크들의 숫자가 너무 많다.
절반 정도만 줄이고 생각해보자.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도망치는 오크들을 향해, 기운을 뿜어내자.
쩌저적하며 나를 기준으로 땅이 터져나가고 반경 2키로 미터의 모든 기운들이, 바닥에 짓눌린다.
쿠구궁-!
공간을 지배하고 그 공간에 휩쓸린 수백만에 달하는 오크들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그 순간.
파아아앙-!!!
굉음과 함께 내 기운이 밀려나온다.
눈썹이, 꿈틀하고 떨려왔다.
주저앉았던 오크들이 자리에서 일어서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때,
나는 슬며시 고개를 돌렸다.
천천히, 이곳으로 걸어오고 있는 오크가 보인다.
온몸을 덮고 있는 푸른빛 로브 때문에 몸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면상은 또렷하게 보였다.
뭉특하게 솟아올라있는 두 개의 송곳니와 몇 대 맞은 것처럼 주저앉아있는 콧대,
"..."
할 말이 없다.
툴칸은 죽었다.
그리고 저쪽 구석에 있는 오크.
가슴 한중간에 사자 문양이 양각되어있는 판금 갑옷을 입고 있는 그 오크는 팔이 잘린 채로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확실하다.
저놈은 철혈 사자단의 단장이다.
디나스 뭐시기 하는 놈이겠지.
아마 저 상태면 과다출혈로 죽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몸 상태가 엉망이었는데.
이건 결국, 침식이 지정한 릴로드 대륙의 주요 대상인 툴칸과 사자단 단장이 모두 이 자리에 있다는 이야기.
그런데, 저놈은 뭐지?
마치 평범한 오크인 것처럼 보이도록 노력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지금, 내 감각이, 느꼈다.
놈의 몸 안에서 기이하게 꿈틀거리는 불길한 기운을.
놈을 보자마자 내 몸이 반응해 긴장하기 시작했고, 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젠장.
의문이 사라지질 않는다.
저놈은 대체 뭔데 툴칸 보다 강한거지?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누구냐 너."
그가, 한걸음 앞으로 내딛는다.
“오크족의 대주술사이자 붉게 물든 철혈의 전사, 가이노스를 모셨으며, 굽히지 않는 도끼 툴칸의 곁을 지킨 바하로사...”
“개소리 말고.”
몸의 긴장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눈앞의 저놈.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놈이 분명하지만 저 안에 담긴 기운은 익숙했다.
너무나도 익숙해서, 잊지 못할 정도로 엿 같은 기운.
설마... 아니겠지.
순간, 놈의 몸이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나는 뒤로 자리를 박찼다.
공격은 아니었다.
놈, 스스로를 바하로사라 소개한 오크는 쓰러져있는 툴칸의 시체를, 조용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쉬워. 가이노스는 신격을 초월했지만, 그 아들인 툴칸은 신격을 초월하지 못했군. 1년만, 아니, 2년만 더 지났어도 분명 툴칸은 신격을 초월했을 터인데.”
그가, 안타깝다는 얼굴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냥, 그의 마지막 뜻을 이루어주면 안되겠는가.”
놈의 개소리에 몸이 멈칫한다.
“그의 뜻? 이 세상에 불청객으로 자리를 잡는다는 그거?”
“어차피 그대도 불청객이 아닌가.”
눈매가 꿈틀하고 떨려온다.
이 새끼 진짜. 뭐야?
“시련자인 그대도 불청객이자 이방인인데, 오크라고 다른 세상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내가 치매에 걸린 건가. 그걸 누가 허락했지?”
놈이, 한숨을 내쉰다.
“성격인지는 모르겠으나 자꾸 말을 낮추는구나. 그럼 나도 말을 편하게 하지. 나는 가능하면 이번 일에 끼어들 생각이 없어. 아니 애초에 세상 삶에 관심이 없지. 균형자를 노리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격을 성장시키는 걸 목적으로 삼지도 않는다, 그저 내가 곁에서 모시고 지켜본 이의 꿈과 유언이 이루어지기를 바라. 나는 지금, 네놈한테 기회를 주는 것이야.”
웃음이 터져 나온다.
정말이지.
주객이 전도된다는 게 이런 상황에서 사용하는 말이 아닐까싶다.
이게, 말인가 개소린가.
말없이 자리를 박찼다.
이제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발동되는 축지.
내 몸이, 바하로사의 뒤쪽에서 나타나고 테슬란 건틀렛을 차고 있던 내 주먹이, 놈의 머리를 향해 뻗어나간다.
하지만.
파아앙-!!
툴칸의 옆구리를 아작 냈던 권골奉骨은 놈의 몸에 둘러쳐져있던 기막을 뚫지 못했다.
몸을 회전시켰다.
이번에는 다리에 힘을 주고, 그의 기막을 향해 내려찍었다.
신화 스킬 각골脚骨,
콰아아아앙-!!
멀쩡해보이던 놈의 기막에 금이 가던 순간, 놈과 눈이 마주쳤다.
안타깝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그 엿 같은 모습에 이어, 놈이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자.
콰아아아앙-!!
몸에서 어마어마한 중압감이 느껴지고, 나는 뒤로 멀리 날아가고 있었다.
여유롭게 허공에서 몸을 돌리고 중심을 잡았다.
젠장.
바닥에 착지했음에도, 굳어진 표정이 풀리지가않는다.
놈의 힘이, 너무나도 강했기에?
아니다.
시발.
확실하다.
이놈...
"너... 드래곤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