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화. < 이 자리가, 탐나십니까?(1) >
신성의 말과 쎄쎄의 말의 진위여부는 둘째 치고, 나는 애초부터 인간들만이 살아가는 나라가 아닌 이종족들을 포함해 다종족이 살아가는 판타지 국가를 만들려고했다.
신성과 쎄쎄는 고작해야 뒷북을 친 것에 불과하다.
그나마 신성이 도움을 준 것이라면, 국가의 이름 정도라고 해야 할까.
국가 이름을 대한민국이라고 짓기에는, 조금 우습지 않은가.
그렇다고 조선이라고 할 수도 없고.
유토피아, 이름 자체가 꽤나 마음에 든다.
조용히 보유 코인을 확인했다.
[보유 코인 : 346,554,100]
어마어마하다.
생각해보면 쉬지 않고 달려온 대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코인으로 보상을 해주니까.
이 정도면, 어느 정도의 능력치를 올릴 수 있을까.
굳이 입 밖으로 내지 않았지만 쎄쎄는 내 표정으로 내 생각을 읽은듯하다.
“이도님이 보유하신 코인은 약 3억 4천만, 놀랍긴 한데... 아직 인간종의 극한까지 신체를 성장시키기에는 모자라요. 모든 능력치를 94까지 올리시면 3억 1천만코인이 필요하고, 그이후로 능력치 1개를 더 올리시는데 1억 코인이 필요하니까.
음... 어떻게 하시겠어요?”
격을 갖춘다.
이 말의 뜻은 인간이든 고블린이든, 오크든 드래곤이든 간에 제각기 종으로써 한계가 정해져있는 신체의 벽의 극한에 마주한다는 뜻이다.
전생에서 격을 갖췄던 시련자는 총 6명. 그중 형님을 제외하고는 에피소드 극 후반인 #90정도에 이르러서야 격을 갖췄고 형님은 #60쯤에 격을 갖췄다.
그리고 나는, #10에 이르러서야 그에 근접했고, 아마도 다음 에피소드에서 인간종 으로서의 한계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일단 능력치를 전부 94로 올려줘.”
쎄쎄가 고개를 끄덕이고, 내 보유 코인이 쭉 빠져나가는 그 순간.
찌릿-!
정신이 번쩍 든다.
우두둑-!
신체가 뒤틀리고, 사고가 빨라지며, 가슴이 뜨거워진다.
고통이 뇌리를 찌르고 그 고통이 쾌락으로 전환되는 그 짧은 순간.
파아아악-!
눈앞이 맑아진다.
허공에 떠오르는 기운, 전에는 정체를 알 수 없었던 이 대기실 내부의 기운이, 조금은 자세하게 느껴진다.
혈기를 끌어올리지 않았음에도 너무나도 선명하게 느껴지는 기의 흐름.
꽤나 신비롭다.
생각을 털어내고 보유 코인을 확인했다.
남은 코인은 약 3천 만.
일단 인벤토리에서 란지에를 꺼내들었다.
매끈한 검신이 밝게 빛나는 그 모습은, 솔직히 언제 봐도 아름답다.
한 가지 옥에티라면 역시 중간에 금이 가있는 것.
이게 너무 아쉽다.
“이거, 수리 할 수 있지?”
내 물음에 쎄쎄가 고개를 끄덕인다.
“가격은?”
“150만 코인이요. 참고로 변장의 가면이랑 슈타이어도 함께 수리하시려면 총 100만 코인이 더 필요해요. 합쳐서 할부 없이 250만. 어떻게? 수리 하실래요?”
"..."
성능을 생각하자면 비싼 것도 아니었다.
란지에와 슈타이어, 그리고 가면을 수리하고 품에서 쿤린이 사용하던 건틀렛을 꺼내들었다.
[테슬란 건틀렛 ][?]
-페넬리움 대륙에서만 발굴되는 광석 ‘테슬란 스톤’으로 만들어진 건틀렛.
-고블린 황제 쿤린의 집념과 잠시나마 머물렀던 신성의 힘이 깃들어있다.
-?
이게 끝이었다.
옵션이라기보다는 설명에 가까운 두 개의 문장과 마지막에는 물음표로 표시되어있었고 심지어 등급도 물음표다. 언제였더라.
나는 분명 이런 아이템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이 있었다.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엘프들이랑 싸웠을 때였나? 걔네들이 목숨처럼 여기던 세계수라는 나무의 정보를 열람 해본 적이 있었어, 그런데 그게 물음표로 표시되어있더라고. 마치 신화 아이템을 보는 것처럼.
이건 풍신 박유정이 해주었던 말이고.
-물음표 아이템은 일종의 유물 내지 성물이라고 생각하면 편해. 한 가지 확실한건 물음표 아이템은 일종의 복권 같은 거지.
이건 형님이 해준 이야기다.
복권 같은 아이템이라...
조금 기분이 묘해진다.
이 건틀렛은 전설급 효과를 가지고 있는 란지에를 압도했다.
그 성능은 이미 증명된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 지금 내 기분은.. 왠지 로또 1등에 당첨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다른 하나.
[고블린 황제의 증표] [전설傳說]
-페넬리움 대륙을 통일했던 고블린 황제 쿤린의 상징.
-쿤린 제국의 권위를 상징하며 모든 고블린은 이 증표 보다 높게 고개를 들 수 없다.
조용히 목걸이를 매만졌다.
스킬 같은 능력을 가진 아이템은 아니었으나. 모든 고블린들이 이 증표아래 충성을 바친다는 뜻이라면, 충분히 전설이라는 등급이 매겨질만하다.
고블린 황제의 증표를 목에 걸었다.
오랜만에 상태 창을 열람했다.
띠링!
이름 : 이도
칭호 : [이레귤레, [유물 사냥꾼], [게으른 왕], [피로 물든 왕좌의 주인]
고유 권능 : 예지력豫知刀 스킬 : X
[능력치]
[힘 : LV94]
[민첩 : LV94]
[지능 : LV94]
[체력 : LV94]
[기력 : Lv94]
천천히 상태창을 옆으로 치우고, 고개를 들었다.
여전히 코인은 꽤나 많이 남은 상황.
그러고 보니 .
“순간이동 아이템이 하나 필요한데."
쎄쎄가 기다렸다는 듯 상점창을 들이 밀었다.
“요거 보이세요? [순간이동의 반지] 이거요.”
그녀의 손을 따라 아이템을 확인했다.
[순간이동의 반지(발바라 대륙 한정)][유니크]
-원하는 곳 그 어디든 이동할 수 있다.
-하루에 5번 제한이 있으며, 다음 날이 되면 횟수는 초기화된다.
가격은 무려 2500만 코인.
망설임 없이 구매했다.
손가락에 반지를 끼우고,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에피소드 진입까지 무려 23시간이 남은 상황.
순간, 잠기운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제대로 잠을 잔적이 있던가.
생각해보면 기절하고, 싸우고, 기절하고, 싸우고, 그 과정만 반복했지, 나는 제대로 잠을 잔적이 없었다.
잠깐의 휴식, 이 정도의 사치 정도는 누려도 되지 않을까.
자연스럽게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수마가 덮쳐온다.
나는, 그렇게 잠이 들었다.
***
“이도님, 일어나세요.”
먼 곳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쎄쎄의 말이 귓가에 울린다.
천천히 눈을 떴다.
대기실 천장이 보이고, 그 옆에 5분 뒤 에피소드에 진입한다는 메시지가 떠올라있었다.
고개를 털어냈다.
내 옆에서, 조금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쎄쎄가 보인다.
“뭐에요? 표정이 되게 이상하신데? 묘하네요. 전에도 이랬던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문득 쎄쎄의 말에 손으로 얼굴을 더듬었다.
눈가 쪽에서 물기가 묻어나온다.
...뭐지?
무슨, 꿈이라도 꾼 걸까?
이 이상한 괴리감은.. 혹시 개꿈인가?
기이한 기분을 느끼며, 나는 구석에 위치해 있는 화장실로 향했다.
동굴과 어울리지 않는 현대식 화장실에 위치한 세면대에 서서 물을 틀었다.
콸콸 쏟아져 나오는 물이 시야에 들어오고, 동시에 머릿속에 번개가 친다.
-이도야.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아늑한, 매우 먼 곳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분명 형님의 목소리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약간의 게으름 정도는 괜찮으니까. 조금만 천천히 와라. 그게 끝이었다.
지금 들은 목소리들이 아니다.
이건, 내 머릿속, 뇌리에 잠들어있던 잊고 있던 기억이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낸 것.
확실하다.
나는, 꿈을 꿨다.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꿈, 그 안에서 형님을 만났고, 형님에게 저 두 말을 들었다.
세면대에 차오르는 물을 바라보다. 그곳에 얼굴을 파묻었다.
차갑다.
동시에 또 생각 하나가 떠오른다.
형님은, 죽은 게 맞는 걸까?
내 직감이, 내 본능이 형님의 죽음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런 꿈을 꾸는 걸까?
세면대에서 얼굴을 떼어냈다.
신기하게도 물기가 순식간에 마른다.
모르겠다.
모르는걸 계속 생각하지는 말자.
지금은, 눈앞의 일에 집중하자.
띠링!
[Episode에 진입합니다.]
고개를 돌리자 화장실 밖에서 쎄쎄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것이 보이고, 그것을 마지막으로 시야가 변했다.
나는, 대기실이 아닌 광장에 와있었다.
그것도 발리스타 왕국 광장.
변장의 가면을 차고 있지 않은 나는 당연히 내 본래 모습이다.
양 주먹에는 검회색으로 물들어있는 테슬란의 건틀렛을 착용한 것 빼고는 평소의 내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
주변을 둘러보자 가장 먼저 분위기가 느껴진다.
신기하게도 크게 달라진 게 없는 분위기였다.
전운이 여전히 감돌기는 했지만 이건 침식을 겪고 난 뒤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분위기.
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흐르자 내 주위로 한수아와 성미령, 그리고 나성진이 모여들었다.
그러다 문득, 한수아와눈이 마주쳤는데, 그녀가 황급히 시선을 피한다.
아마도 대기실로 귀환하기 전에 했던 그 말이 머릿속에 맴도는 거겠지.
실소를 터트리며 왕궁을 향해 걸음을 옮기자, 나를 따라 그 셋도 걸음을 옮긴다.
그때였다.
“전하!!”
멀리서 소천과 주체, 케인이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구원자를 만난 것 같은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나는 딱 한 가지 생각을 했다.
왜 저들이 살아 있는 걸까 하는 생각.
무책임하다고 볼 수겠지만 만약에 내가 율리우스라면 나한테 붙은 저 셋을 어떻게 해서든 처리했을 것이다.
무려 하루라는 준비 기간이 존재했으니까.
그때, 내게 다가온 소천이 괜찮냐는 안부를 시작으로 내가 시켰던 일들에 대한처리를 완료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다가, 최종적으로는 내 궁금증을 해소시켜주었다.
“율리우스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전하를 뵙자는 통신을 보내왔습니다.”
흐음. . .
“고블린들은?”
“발리스타 왕국과 근접한 도시 중에 ‘카툰 산맥’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 고대 마테리아 제국의 유적이었던 버려진 도시가 있는데, 그곳으로 이주시켜 놓았습니다.”
마테리아 제국.
너무 여러 번 언급되는 단어다.
살짝 미간을 찌푸리자.
“...식량도 충분히 보내주었습니다.”
소천이 뒤늦게 언급한다.
이거 참.
마치 아무런 일도 없던 것처럼 흘러가는 이 상황 자체가 조금씩 거슬린다.
그러고 보니.
“지그문트는?”
“...그게... 자살했습니다.”
뭐?
과장없이, 솔직히 매우 당황했다.
힐끗 고개를 돌려보니 나를 비롯한 한수아와 나성진도 나와 같은 표정이었다.
아니, 자살이라고?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
“그게 유서를 남기긴 했는데.. 직접 보시겠습니까?”
꽤나 조심스러워하는 표정을 보니, 왠지 내가 보면 거슬릴 내용이라도 있나보다.
소천이 품에서 종이 하나를 꺼내더니 내게 건넸다.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사족이 길고, 적혀있는 내용이 길긴 했지만, 깔끔하게 요약할 수 있었다.
-모시던 하늘이 있는데 잠시나마 현혹당해 그 하늘을 배신했으니 살아갈 자신이 없다.
유서를 한수아에게 건네주며 소천에게 물었다.
“시신은?”
“...백마탑으로 보내졌고 오전에 장례 절차가 끝났습니다.”
이쪽 세상에서는 이런 지그문트를 충신이라고 부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부르고자한다.
병신새끼라고.
모시던 하늘?
지랄도 이정도면 병이다.
침식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을 놈이 듣지 못했을 리 없고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파악 하지 못했을 리 없다.
그런데 자살을 해?
그 잠깐 동안 매혹에 걸려서?
이건 책임 회피다.
이런 새끼들은 죽어서도 편하게 죽지 못하게 해야 하는데.
“장례 절차가 끝났다고?”
“정확히는 화장을 했고 유골을 발터 강에 뿌려 주었다고 합니다.”
정말이지. 조금...
“아쉽네. 나였으면 시체를 성벽에 걸어놓고 구경거리로 만들었을 텐데.”
소천이 흠칫하고 주체와 케인도 놀란다.
그러고 보니.
“그때 깜빡하고 묻지 못했던 거 같은데, 지그문트한테 정보 캐내라고 한건?”
한수아가 내 물음에 천천히 조곤조곤 대답했다.
물론, 가지고 있던 유서는 구긴 뒤에 바닥에 버린 상태로.
한수아의 이야기를 짧지 않았다.
꽤나 긴 이야기.
일단 마탑의 구조나 마법사들의 세세한 직급이라던가, 그런 것들은 굳이 신경 쓸 일이 아니어서 그냥 넘어갔다.
가장 중요한건 하나였다.
지그문트가 기억하는 율리우스는 성군 그 자체였다는 거.
오슨을 비롯한 다른 왕들이 음지에서 병력을 끌어 모으고 제국의 귀족들에게도 접근하는 그 움직임을 알아채고 있었음에도 율리우스는 끊임없이 설득했었단다.
바로 귀족들을.
고작해야 수천정도에 이르긴 하지만 나름의 사병도 가지고 있었으며, 거대한 제국의 땅덩어리를 다스리는 귀족들은, 일종의 ‘성주’였다.
비록 가진 육체적인 힘은 없다시피 하지만 그들이 없으면 제국은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니, 황제는 물론 왕들까지도 그들을 포섭하는데 가장 큰 힘을 쏟았다.
정리하면 현재, 제국에는 세 가지 파벌이 존재했다.
하나는 율리우스를 따르는 쪽, 즉 친 황제파.
다른 하나는 대신관을 따르는 쪽, 반 황제파.
그리고 다른 하나는 중립파.
이 중립에 선 놈들은 마스터들이 황제가 되건, 대신관이 황제가 되건, 율리우스가 황제를 계속하건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냥 자기들이 다스리는 영지에 피해만 안가면 그 누가 되든 상관이 없다는 놈들.
그리고 이놈들이 생각 외로 꽤나 다수파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딴 건 됐고, 다른 거.”
“다른 거요?”
“그놈 처음 만났을 때, 왜 나한테 적의감을 보였던 건지. 그거.”
잠깐 고민하는 듯 한 표정의 한수아가 생각났다는 듯 말을 이었다.
황제는 지그문트에게 말했단다.
이도라는 사도를 매우 정중하게 대하라고.
하지만 지그문트는 그 말을 따르지 않았는데. 오히려 나를 떠보려는 듯 한 모습을 보였던 그 모습은, 순전히 지그문트 개인의 의지였다.
율리우스를 뼛속깊이 따르던 지그문트가, 개인의 일탈로 나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고자 했던 것.
그 이상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
율리우스가 적어도 전쟁을 막으려고 했다는 것과 지그문트가 마탑주로서 율리우스를 깊게 따르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하다.
머릿속으로 상황이 정리된다.
계산은 끝났다.
게이트를 타고 넘어갈까 아니면 상점에서 샀던 순간이동 반지를 사용할까.
고민은 짧았다.
순간이동 반지다.
“일단... 대기해.”
“대기라 하시면...”
“신호 보내 줄 테니까 모든 시련자들 모아놓고 교통정리라도 하던지.”
굳이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발바라 대륙 내의 모든 시련자들은 현재 ‘발리스타 왕국’ 소속의 시련자가 되었다.
당연히 내가 만든 **사단에 강제로 속해있는 상태였고.
그 인원은 확인해보니 총 580명이란다.
그러고 보니 이 말을 깜빡했다.
“사단 이름은 [에덴]이다. 규율이나 이런 건 말해 줄 필요 없고, 곧 황성으로 부를 건데 다른 시련자는 그대로 두고 너희만 와. 오케이?”
띠링하는 소리와 함께 **사단이 에덴으로 변경되었다는 알림음이 들려온다.
이어서.
“네!"
한수아의 씩씩한 대답까지.
나는 순간이동 반지를 작동시켰다.
눈앞에 뜬 홀로그램 창, 그 안에 꽤나 많은 목록이 존재했다.
제국 내에 존재하는 수백 개의 도시와 산맥들부터 시작해서 없는 게 없었다.
그중 두 곳이 눈에 걸린다.
판테온 제국 수도인 황성과, 카툰 산맥 .
그러다 문득 내 팔에 채워져 있는 테슬란 건틀렛의 옵션이 떠오른다.
형님이 복권이라고 했던 물음표 등급의 아이템.
이 아이템의 주인은 쿤린이었고, 쿤린은 고블린이었다.
그러면 혹시 고블린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이 옵션이 개방되지 않을까?
율리우스가 무엇을 준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가능하면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터 .
황성으로 가기 전, 카툰 산맥부터 들리자.
그렇게 카툰 산맥을 터치하자 내 몸이 빛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