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킹 슬레이어(3)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완전히 쑥대밭이 되어 먼지 구름이 피어오른다.
멀리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꽤나 빠른 속도로 가까워진다.
몸을 피해야한다.
하지만.
그전에 할 일이 있다.
혈신 상태를 거두지 않은 채로, 오슨의 시체에 손을 가져다댔다.
"...흡수吸收"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내 손에서 피어난 붉은 빛이 오슨의 몸을 감쌌다.
이어서 오슨의 몸이 쭈글쭈글해지더니, 그 시체가 완전히 가루가 되었다.
흡수吸收, 간단하다.
갑주의 옵션중 하나다.
상대의 기력과 생기를 흡수하면 할수록 혈신 상태였을 때 증가되는 힘의 상승폭이 커진다.
당연히 몸의 부담도 증가되고.
하나 더 가볍게 언급하면 일반 시민 1만 명을 흡수하는 것보다 오슨 같은 강자 한명을 흡수하는 게 효율이 좋다.
후우..
한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그 자리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호랑이는 뒤져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뒤져서 이름을 남긴다더니. 이놈은 아이템을 남겼다.
"고맙다 잘 쓸게."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쓸어 담고는 망설임 없이 귀환했다.
빛무리가 내 몸을 감싸던 그때.
"전하!! 대....!"
그 이상 듣지 못했다.
무언가 흡수되는 느낌을 받으며 조용히 웃었다.
*
”...와..우...“
대기실로 귀환한 나를 향해 쎄쎄가 보낸 첫마디였다.
붉은 눈에, 검은 갑주를 입은 내 모습은 확실히, 감탄을 이뤄낼 정도로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 분위기 때문일까.
쎄쎄의 눈이 희미하게 반달 모양으로 휘어진다.
매우 깊은 흥미를 담은 눈동자.
익숙하다.
처음 지구에서 형님에게 이 갑주를 받고 개방시켰을때, 주변에서 나를 바라보던 시선이 저것과 비슷했다.
누구는 내 갑주가 일종의 외부골격처럼 보인다고 했으며 어떤 얼빠진 놈은 한 23세기 정도쯤에 나올 미래형 전사들이 싸우게 될 외계 몬스터 같은 느낌이라고했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그리고 그 웃음이 한숨으로 바뀌는건 순식간이었다.
아직, 남은 절차가 있었으니까.
조용히 혈신 상태를 해제했다.
쿠궁-
빠르게 뛰던 심장이 제 속도를 되찾고, 붉어진 세상은 원래의 채색을 가진 세상으로 돌아왔으며, 묘하게 빛을 머금은 것 같던 갑주에는 빛이 사라졌다.
동시에.
"끄...으.."
이를 악문 내 입에서 신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젠장.
아프다.
온몸이 찌그러지는 기분이다.
바닥에 주저앉고는 머리를 땅에 박았다.
내 온몸을 하얀 빛이 감싸고 있었지만 내 고통을 완화 시키지는 못했다.
물론 오슨에게 잘린 옆구리는 순식간에 치료되었고 내 뼈와 신경을 강제로 잇고 있던 미스릴 가시도 원상 복구된 상태다.
지금 내가 느끼는 통증은 그런게 아니다.
선천지기.
광전사의 갑주는 그 원기를 강제적으로 증폭시켜주는 기물이기에, 당연히 그 상태를 해제한다면 반작용이 뒤따를수밖에없다.
그 반작용은 선천지기의 소실.
영혼이 찌그러지는 기분이라고하면... 조금 적당할까.
그래. 정말 현실감이 느껴진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고통이다.
시발.
"킥...킥.."
문득 웃음이 터져 나온다.
좋다.
지금 이 상황이, 나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지구에 있었을 때의 나는, 혈신 상태가 되는 것을 단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았다.
그리고 혈신 상태가 될 때마다 내 뼈는 삭았고 피부는 푸석해졌으며 나는 순식간에 늙어갔다.
지구가 멸망했을 때, 내 나이는 고작해야 30살이었지만 겉보이는 내 모습은 40살이 훌쩍 넘어보였었다.
말이 40대지, 내 신체 나이는 거의 50에서 60은 훌쩍 넘지 않았을까싶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원래는 이 고통이 하루 이상 지속되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느껴진다.
소실된 선천지기가, 조금씩 채워지는 그 느낌이.
이질감같았지만 분명, 선천지기는 회복되고있었다.
대신, 이상하게 고통은 더 증가된 것 같지만.
이를 악물다 입술을 짓뭉개고 말았다.
미친놈. 이제는 씹을게 없어서 내 입술을 씹어먹네.
실소가 터져 나오는 것과 동시에 문득 떠오른다.
-내 한 목숨, 제국과 인류를 위해 바치노라.
찌푸린 얼굴 사이로, 작은 미소가 피어오른다.
그렇게 나는 버텼다.
10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고통이 완전히 가라앉는다.
한숨을 내쉬며 땅을 짚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온몸의 이물질은 당연히 씻겨 나가있는 상태고, 오슨에게 찢겨졌던 갑옷도 원상 복구된 상태다.
"...이해 할 수가 없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쎄쎄가 말을 툭 내뱉는다.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자.
"왜 그렇게까지 하시는 거죠? 힘을 얻는 방법은 그것 말고도 많은데."
피식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것 말고 많다고?
"그렇게 말하라고 시키디?"
그녀의 눈매가 꿈틀한다.
"...글쎄요.. 무슨 말씀 하시는 건지 저는 잘..."
"그럼 말해봐. 안내자답게."
쎄쎄가 말을 잇지 못했다.
솔직히. 이미 예상했어.
"당연히 그냥은 말 해주지않겠지. 내가 누군지 혹은 내가 무슨 일을 하려는지. 그런걸 말해주면 알려주겠다... 뭐 이런 거 아니야? 수법이 너무 허접한데, 설마 네가 생각하고 말한 건 아니겠지? 멍청하잖아 도가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내 태도가 조금 당황스러운걸까. 쎄쎄가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그때 메시지창이 하나 갱신된다.
[만개의 언어를 깨우친 자가 당신을 죽일 듯이 노려봅니다.]
앞서 말했듯 만개의 언어를 깨우친 자, 탈레리안은 악신들 중에서도 꽤 높은 위치에 앉아있는 놈이다.
저놈이, 안내자인 쎄쎄에게 저렇게 말하라고 시켰나보다.
나만큼 예민하게 반응하는 저 꼴이 묘하게 우습다.
하여튼, 들은 대로 개수작 부리는 데에는 도가 튼 놈이다.
"저도 이러고 싶지 않아요."
쎄쎄의 갑작스러운 말에 나는 반문했다.
"뭔 소리야?"
"...그런데 어쩌겠어요. 그게 제 일인 것을."
정당성을 부여 하고 싶은 걸까.
그녀의 장단에 맞춰 줄 생각은 없었다.
일단 보유 코인을 확인했다.
[보유 코인 : 4,948,820]
어마어마하다.
Episode #2에서 얻었다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다.
내가 알기로 지금쯤 보통 시련자들은 1만에서 1.5만 코인 정도를 얻었을 것이다.
나는, 단언컨대 지금 누구보다 압도적이다.
바로 상점창을 켰다.
"모든 능력치를 Lv39까지 올리겠다."
"..."
[다수의 신들이 할 말을 잃습니다.]
무시하고 쎄쎄를 바라보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내 462만 코인이 사라지고, 내 몸에 빛이 깃들었다.
우두득 하는 소리와 함께 뼈가 움직이고, 근육이 뒤틀린다.
하지만 고통스럽다기보다는 상쾌했다.
다시 말하면 힘 스텟이 상승할때, 겉 보기에는 그다지 큰 변화는 없다.
외부적인 변화가 아닌 내부적인 변화였기에.
조금 더 나아가 '어느 정도' 상승했느냐를 설명하기에는 그 체계가 너무 복잡하다.
근육의 밀도와 유연성, 근섬유 하나하나의 변화를 어찌 설명한단말인가.
그래도 쉽게 말하자면, 힘 레벨 1당 5kg의 악력이 상승한다.
처음 이 시련을 시작했을때 내 힘 스텟은 2레벨.
이건 내가 10kg의 악력을 가졌다는 뜻이 아니다.
대한민국 성인 남성의 악력은 평균 약 45kg에서 50kg 사이.
하지만 시련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시스템은 시련자 한명의 힘 스텟을 산정할때 평균 60kg을 기준으로 잡았다.
조금 쉽게 말하자면 A시련자의 악력이 58KG든, B시련자의 악력이 54KG이든, 결국 60KG 이하이기 때문에 그들의 힘 스텟은 1레벨로 측정된다.
여기서 불공정하다는 이야기가 나올수도있지만, 만약 악력이 54KG이었던 B시련자가 힘 스텟을 레벨 2로 올린다면 그 시련자의 악력은 그 전의 수치를 무시하고 65kg으로 증가된다.
튜토리얼을 시작할때 내 힘 스텟은 2레벨이었다.
거기서 1레벨이 올랐으니 그때의 내 악력은 70kg.
그리고 지금은 39레벨.
내 악력은 약 250kg이다.
쉽게 말하면 여유롭게 손가락으로 200kg이 넘는 압력을 가할수있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악력만 증가하는게 아니다.
드는 힘도 증가한다.
그저 쉽게 설명하느라 악력을 언급했을뿐.
그리고, 이게 50레벨부터는 달라진다.
악력의 수치는 10kg으로 늘어나며, 80레벨에 도달하는 순간부터 1레벨이 증가할때마다 악력의 수치는 50kg 증가된다.
그리고 스텟이 100레벨을 돌파하는 순간, 말 그대로 격을 갖추게 된다.
인간이라 부를 수 없으며, 그렇다고 괴물이라고 부르기에도 애매한 존재.
단순히 주먹을 휘두르는 것만으로 공기를 찢고, 초음속의 스피드를 낼수있으며 손쉽게 소닉붐 현상을 일으키는 존재.
그런 존재를 따로 부르는 말이 있다.
신격神格을 갖춘 존재.
그 경지에 이르러야 형님과 비슷해질 수 있다.
솔직히,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때, 아무 말 않고 있던 쎄쎄가 불쑥 말을 내뱉는다.
"...원기를 잃는다는 건 생명력을 잃는다는 뜻이에요. 아무리 대기실의 치료효과가 좋아도 그 끝에는 결국 ‘죽음’밖에 남지 않을 거예요."
걱정 해주는 걸까.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 갑주는 단순히 성장 기반 일 뿐이다.
혈기를 자극하는것도 마찬가지,
이 갑주를 성물로 빠르게 업그레이드 시킨 뒤, 알멩이만 쏙 빼서 취할 생각인 나에게, 저 걱정은 조금, 지나친 감이 없지 않을 정도다.
다시 고개를 돌려 보유 코인을 확인했다.
약 30만 코인.
쓰지 않고 일단은 킵했다.
그대로 천천히 천장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시작을 알린 아룡, 보고 계십니까."
천상의 학살자와 대화했을 때처럼, 쎄쎄가 경악한다.
발에도 힘이 빠진 걸까.
비틀거리기까지 한다.
[시작을 알린 아룡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번에는 웃지 않았다.
내가 이번에 사기 칠..아니, 후원을 요구하려는 상대는 확실히 위험한 존재니까.
가볍게 심호흡 했다.
"저한테 꾸준히 메시지를 보내시는 건, 저에게 꽤나 큰 관심이 있다는 걸로 판단되는데. 맞습니까?"
[시작을 알린 아룡이 한 번 더 고개를 끄덕입니다.]
잠깐 말을 멈췄다.
최대한 고민하는 듯 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저한테 후원 하나만 하시죠."
[만개의 언어를 깨우친 자가 발끈합니다.]
[만개의 언어를 깨우친 자가 적당히 하라며 소리 지릅니다.]
[혼란을 초래하는 거인이 감히 왕께서 말씀하시는데 끼어드는 거냐고 누군가에게 소리 지릅니다.]
잠깐의 침묵이 이어지고.
띠링!
[시작을 알린 아룡이 무엇을 원하냐고 묻습니다.]
"유물, ‘변장의 가면’이 필요합니다."
설마 하는 표정을 짓고 있던 쎄쎄가, 결국 침대에 털퍼덕 주저앉았다.
메시지창도 잠시간 조용했다.
마치,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분위기다.
일단 기다렸다.
내가 뭘 하려고 하냐고?
하나 밖에 없지 않은가.
오슨 발리스타는 Episode #39까지, 꽤나 중요한 인물로 나타난다.
그런 그가, 지금 죽었다.
그렇다면 그 빈자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
발리스타는 자식이 없고 아내도 없다.
아니. 있긴 있었지만 모두 죽었다.
그것도 에피소드가 시작되기 훨씬 전에.
천천히 기다리던 그때.
띠링!
[선善에서 군림하는 자가 당신에게 변장의 가면을 후원합니다.]
....뭐?
[시작을 알린 아룡이 이건 반칙이라며 누군가를 노려봅니다.]
[선善에서 군림하는 자가 당신을 흐뭇하게 바라봅니다.]
뭔가 꼬인 것 같다.
선에서 군림하는 자.
들어본 적은 많지만 이름은 나도 정확히 모른다.
그저, 저 자는 선신들의 왕이라는 점.
그리고 Episode #2에서 악신들이 10만 코인을 걸었을 때 단순히 살아남기만 하라는 퀘스트를 내려준 존재.
내가 말했던 ‘확실한 의사 결정권’을 가진 존재가 바로 저 자다.
그리고 그런 신이 지금 나한테 후원을 했다.
내가 필요하다고 말한 아이템을.
"...감사합니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천장에서 하얀색으로 물들어있는 가면 하나가 천천히 내려온다.
미치겠다.
무늬 하나 없이 눈 코입 부분만 뚫려있는 ‘평범한’ 가면.
이건 진짜다.
내가 언젠가 한번 본적 있던 그 변장의 가면이 확실하다.
그걸 잡아채는 순간.
띠링!
[시작을 알린 아룡이 따로 필요한 아이템은 없냐고 묻습니다.]
...이거, 뭔가 꼬인 게 아니라 제대로 풀린 건가?
일타쌍피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필요한 아이템..
머릿속에 수많은 아이템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아룡이라면 그 무엇이든 후원해줄 수 있다.
마침 선신들의 왕이 후원을 했으니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올라오는 메시지들로 미루어보아 생각보다 통도 클 것 같다.
그러면.. '그걸' 요구하자.
깊게 심호흡 하고는, 천천히 말했다.
"...드래곤 하트. 고룡급 이상의 드래곤 하트가 필요합니다."
어디선가 거대한 얼음 깨지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조용하다.
언급할 필요조차 없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았다.
시작을 알린 아룡은 용족이다.
용족들의 수장이자. 중립신들 모두가 충성을 바치는 괴물 중의 괴물.
나는 지금, 그에게 동족의 심장을 요구한 것이다.
이내.
[시작을 알린 아룡이 폭소를 터트립니다.]
[선善에서 군림하는 자가 미약하게 눈살을 찌푸립니다.]
폭소를 터트리더니.
띠링!
[시작을 알린 아룡이 당신에게 ‘프리드리히의 드래곤 하트’를 후원합니다.]
왔다.
진짜 왔다.
미치겠다.
하늘에서 두둥실 내려오는 드래곤 하트를 보자마자 내 눈빛이 풀렸다.
정말로,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너무나도 싱싱하고, 그 안에 담겨진 마나는 도저히 상상 조차할 수 없는 영약중의 영약.
아니, 저 드래곤 하트에 비하면 형님이 언급했던 천잠사의 영약이나, 쌍두의 영약이나. 공청석유나, 그딴 건 전부 불량식품 수준에 불과하다.
왼손에 있던 가면을 옆구리에 대충 끼우고는 양손으로 드래곤 하트를 공손하게 받았다.
띠링!
[칭호, '유물 사냥꾼'이 진화합니다.]
[시련에서 얻는 모든 코인이 40% 증가합니다.]
핏줄이 여전히 돋아있는 심장. 그런데 쿵덕거리며 뛰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먹음직스럽다.
당장이라도 입에 넣고 미친듯이 씹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과한 욕심은 과한 화를 부르는 법.
지금 내 몸은 드래곤 하트의 기운을 버티지 못한다.
아마 먹는 순간 몸이 터져버리겠지.
그대로 인벤토리에 조용히 집어넣었다.
솔직히, 진짜로 줄줄은 몰랐다.
이 드래곤 하트면 일단 광전사의 갑옷을 성물로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으며, 내 선천지기를 어마어마하게 증가 시킬 수 있다.
뿐이랴.
몸의 그릇을 강제로 넓히고 내 몸의 한계도 순식간에 뚫어버릴 수 있다.
그러니까.. 그냥... 나는 지금보다 더, 어마어마하게 강해질 수 있다.
누가 배신을 한다 해도 웃으면서 역으로 목을 딸 수 있을 정도로.
내가 보았던 예지속에서의 나는, 이 드래곤 하트를 취하지 못했던걸까.
이걸 취했다면 그렇게 죽지는 않았을텐데...
생각을 정리하고,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시작을 알린 아룡이 탭댄스를 추기 시작합니다.]
[선善에서 군림하는 자가 조용히 당신을 주시합니다.]
[악惡을 지배하는 자가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다 나왔다.
세 진영의 최고신들.
후우..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는 옆구리에 끼고 있던 가면을 집어 들었다.
[변장의 가면(유물遺物)]
-기억속 인물의 얼굴, 목소리, 외형을 복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