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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를 한다는 건-7화 (7/131)

7화. 이것 봐라?(1)

천천히 눈을 떴다.

보통 게임에서 튜토리얼이라 하면, 본 게임에 들어가기 전 단계를 말한다.

시련도 다를 바 없다.

즉, 지금부터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처음 대기실에 입장했을 때 조금 당황스럽더라.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동굴이었다.

사방이 꽉 막혀있는 동굴.

대충 50평정도 되는듯하다.

-그 동굴 안에 있을 건 다 있더라고.

정중앙에는 퀸 사이즈의 침대가 있었고 그 앞에는 책상이. 구석에는 현대식 화장실이 위치해있었다.

직접 눈으로 보니 더 신기하다.

저 화장실, 수도 연결은 제대로 되어 있는 건가.

그렇게 멍하니 서있을 때.

[축하드립니다. 시련자 여러분]

기이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리고 직감했다.

제대로 된 시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지금부터 여러분들은 힘을 얻기 위한 본격적인 시련을 겪게 되실 겁니다.]

침대로 걸음을 옮기면서, 목소리에 집중했다.

[이곳에는 총 100가지의 시련이 준비되어있습니다. 모든 시련은 Episode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며, 100가지의 모든 시련을 클리어하신다면 여러분은 인외寅畏의 존재가 되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을 얻게 됩니다. 물론 지구로도 돌아가실 수 있고요.]

실소를 내뱉고 말았다.

인간들 중 가장 강했으며 신들조차 괴물이라 부르던 그 ‘정지혁’조차 모든 시련을 클리어 하지 못했다.

자격이 불충분했냐고? 아니.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

[갑작스러워서 당황스러우실 테니, 조금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띠링!

알림음과 함께 눈앞에 거대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그 배경에는 ‘지구’가 있었다.

이윽고.

콰콰콰광!!

굉음과 함께 63빌딩이 무너진다.

그리고 63빌딩을 무너트린 존재.

하늘에, 거대한 용이 날고 있었다.

나는 저놈을 안다.

파룡破龍 바하무트.

놈이 가는 곳마다 반드시 최소 수십만에서 수백만 이상의 사상자가 났으며, 저놈에게 죽은 시련자들의 숫자만 무려 1200명이다.

물론, 2년 차 때 형님에게 목이 잘려 죽었다.

개새끼. 이렇게 다시보네.

끝이 아니었다.

대로변에는 초록색 피부의 ‘오크’들과, 방금 전까지 내가 죽였던 족장.

그 외에 수많은 ‘괴물’들이 즐비하다.

“으아아아악!!!”

“꺄아아악!!!”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그 비명을 듣고 몰려온 몬스터들에게 뜯어 먹힌다.

익숙해서 더 짜증이 난다.

산 채로 사지가 찢기고, 약간이나마 살아있던 그들은 자신들의 분리된 신체가 괴물들의 먹이가 된다는 사실까지 보고나서야 죽었다.

속이 울렁거린다.

구역질이 난다.

서울뿐만이 아니었다.

워싱턴 D.C, 베이징, 파리. 등등등.

지구 곳곳에서 괴물들이 튀어나오고, 그들에게 사람들이 유린당한다.

시간이 빠르게 가속화되었다.

군대가 출동하고 몬스터들과 전쟁을 한다.

하지만 그것도 일시적인 현상일 뿐.

머지않아 군대도 전멸하고 사람들은 몬스터들의 먹이가 되었으며, 노예가 되었다.

확실하다.

이 홀로그램은 ‘미래’에 벌어질 일이다.

그러니까.

시련자들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벌어질 미래.

이내. 홀로그램이 사라졌다.

[방금 전, 여러분들이 보신 영상은 ‘머지않아’ 지구에 벌어질 일입니다. 이런걸 종말이라고 하죠?]

목소리의 어조가 조금 묘했다.

비꼬는 걸까.

[거듭 말씀드렸지만 여러분들은 시련을 겪으시면서 강해지고, 또 강해지실 겁니다. 그 힘으로 무엇을 하든 그건 여러분들의 자유죠. 신격을 초월해 신이 되어 종말을 막으셔도 되고, 관조자觀照者처럼 그냥 지켜만 봐도 됩니다.]

내가 천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바보는 아니다.

인생을 험악하게 살면서 깨달은 진리는 하나다.

사람은 물론이고 벌레까지. 생명이 있는 존재는 무언가를 원하는 게 있다면 행동한다.

즉, 무슨 일을 벌인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이득’이 약속되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다?

어이가 없었고 나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이 시련은 수많은 신들의 협약으로 인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모두 지구인들이시니 간단하게 말하자면 ‘투자자’들이 있다는 뜻이죠. 투자자들은 여러분들을 지켜볼 겁니다. 자, 긴 말은 필요 없겠죠? 지금부터 시련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건투를 빌겠습니다.]

웃음이 싹 사라졌다.

드디어 등장했다.

투자자.

-투자자라 불리는 그 이면의 신들, 그 개새끼들 중 절반은 지구가 망하기를 바라더라고.

지혁이 형이 모든 시련을 클리어 하지 못한 이유는 하나다.

스스로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방해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게 저놈들이다.

그때였다.

띠링!

[만물을 사랑하는 자가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이름을 밝히기 싫어하는 어떤 존재가 잔뜩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혼란을 초래하는 거인이 흥미로운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그 외에, 수십 개의 메시지창이 떠오르고 있었다.

이들이다.

이들이 바로 투자자다.

저들 중 절반 이상은 신격을 초월하는 새로운 신의 탄생을 원하지 않는다.

뿐이랴, 그들은 코인으로 시련자들을 현혹하고, 방해한다.

머릿속에서 지혁이형이 처음으로, 힘들다는 표정을 짓던 그 순간이 떠오른다.

-그놈들한테 휘둘리지만 않았어도.. 많은 게 달라졌을 텐데.

내 적은 몬스터들뿐만이 아니다.

투자자, 이면세계의 신들 중 절반은 나의 적이다.

“안녕하세요?”

처음에는 환청인가 싶었다.

“..두 번 말씀하시게 하시네요. 안녕하세요?”

다시 들려오는 맑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있었다.

정확히 20대 초반이나 되었을 법한 여자가.

뭐야. 너 언제부터 거기 있었니.

“반가워요. 저는 안내자 쎄쎄라고해요.”

해맑게 웃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을 살짝 벌리고 말았다.

-안내자.. 걔네들의 정체는 솔직히,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형님의 말과 내 잡생각이 뒤엉킨다.

아름답다.

몸매는 물론이고 뚜렷한 이목구비와 깊고 투명한 눈동자는 나를 샅샅이 훑는 듯한 느낌이었으며 입고 있는 검은색 단색 원피스는 그녀의 몸매를 더욱 더 강조하고 있었다.

-확실한건 그들은 절대로 인간이 아니라는 거지. 가끔 시련에 대한 힌트도 주고, 나름 도움도 주곤 하는데.. 속을 알 수가 없어.

그녀의 존재감.

이 넓은 동굴에는 나와 그녀 말고는 없었지만 그녀 하나만으로도 이 동굴 전체가 꽉 찬 듯 한 느낌이 든다.

확실하다.

이 여자.

절대로 인간이 아니다.

“..뭡니까?”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묻자.

“여러 가지로 꽤나 인상적이시더라고요.”

뜬금없는 소리를 던진다.

인상적이라고?

“뭐가요”

“튜토리얼에서요. 그쪽은 절대로 그 두 명을 죽일 것 같지는 않았는데.. 신기하네요.”

피식 웃고 말았다.

“제가 병신은 아니라서요.”

안내자라더니.

뭐 이렇게 잡설이 많...

“그렇구나... 조금 답답하게 행동하시는걸 보고 혹시나 했죠.”

생각이 멈춰지고 슬며시 눈매가 좁혀진다.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지?”

바로 말을 놓은 내 태도에 그녀의 눈매가 보기 좋게 휘어진다.

“안타깝지만 이 말씀을 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안타까워? 뭐가?

“당신, 균형자와는 무슨 관계죠?”

뭐?

누구?

균형자?

의문 가득한 표정을 짓자 그녀가 고개를 갸웃한다.

“흐음.. 상태창 확인 안 해보셨나요? 뭔가 변화가 있을 텐데.”

스멀스멀, 불안감이 올라온다.

일단 상태창을 켜봤다.

[이름 : 이도]

[칭호 : 이레귤러]

[고유 권능 : 예지력豫知力]

[스킬 : X]

[능력치]

[힘 : LV 3]

[민첩 LV 4]

[지능 LV 3]

[체력 LV 3]

변했다.

칭호 칸에 있던 (?)가 이레귤러로 변화했으며 스킬에 있던 (?)가 X가 되었고 고유 권능이라는 새로운 칸이 오픈되었다.

아니. 말하고 보니 더 이상하네.

내가 들은 시련에 대한 이야기 중에 이런 건 없었는데..?

“표정을 보니 모르셨나보네요. 이거 참.”

그녀가 머리를 긁적인다.

귀엽긴 했지만 그건 별개로, 나는 조금 당황스럽다.

“이레귤러가.. 뭐지?”

“이레귤러... 꽤나 적절하네요. 혹시 칭호인가요?”

무심결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시발.

실수다.

“칭호라.. 표정을 보니까 당사자도 모르는 일이었나 보네요. 그럼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죠.”

..?

순간 영화를 보는 도중,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자 이쯤에서 광고한번 보고 가시겠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엉뚱한 영상이 튀어나오는 상황이 매치되는 것은 내 착각일까?

“말을 하려면 끝까지 해야지. 사람 감질나게 왜 말을 끊어?”

“어쩔 수 없어요. 이도님은 격을 갖추지 못하셨으니까.”

바로 입을 다물었다.

격.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총 5명의 시련자가 격을 초월했고 인간의 탈을 벗었다.

그들 정도는 되어야 ‘균형자’에 대해서 들을 수 있다는 거네?

“그래도 몇 가지 말씀드릴게요. 이도님에게는 ‘페널티’가 적용된 상태에요.”

“페널티?”

“애초에 이도님은 시련 후보자 자격이 없으셨거든요.”

다시금 내 궁금증이 고개를 치켜든다.

새삼스럽지만 ‘과거의 나'는 시련자가 아니었다.

그 사실이 날벼락이 되어 내 머리를 내리찍는 느낌이다.

“튜토리얼에서 다른 분들이 ‘스킬’을 사용하시는 거 보셨죠? 이도님은 획득하시지 못했고요. 앞으로 그런 일은 쭉 일어 날거에요. 이도님은 스킬을 획득하실 수 없어요.”

믿기지 않겠지만 나는 표정 관리를 잘한다.

무언가를 숨길 때와 숨기지 않아야할 때.

그 두 가지 상황에 대한 내 표정 대처 방법은 분명 수준급, 아니 그 이상이다.

그리고 지금은 표정 변화를 보여주면 안 되는 타이밍이다.

내가 ‘무표정’으로 보였던 건지. 쎄쎄가 말을 덧붙인다.

“별로 당황하시지 않네요? 하긴, 스킬은 없어도 능력치를 올릴 수는 있으니까요. 신체 능력만을 극대화시켜 격을 초월하는 분들도 한 백년에 한두 명 정도는 나오니까. 별로 신경 쓸 필요는 없어요. 균형자에 대한 건 뭐.. 나중에 천천히 알아가기로 하면 되겠죠?”

표정만 무표정이었지.

나는 지금 매우 당황한 상태였다.

스킬을 획득할 수 없기에?

아니다.

내가 지금 당황한 이유는 그게 아니다.

균형자.

지구에 있었을 때 나는 수많은 시련자들과 대화했었고, 그 시련자들중 가장 강했던 형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균형자’라는 단어를 언급한 시련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즉, 최초로 언급된 존재라는 뜻이다.

안내자는 나에게,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주었다.

무표정이던 내 입가에 실소가 물결치듯 번져나간다.

“...정말 신기하네요. 스킬을 획득할 수 없는데.. 불평 같은 것도 없으시네.”

내 실소가 짙어진다.

불평하고 싶냐고?

아니,

불만 있냐고?

아니.

나는 매우 만족했다.

페널티?

상관없다.

내가 상점창에서 사고자했던 스킬은 고작해야 두세 가지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스킬들이 필요했던 이유는 에피소드 초반 부분을 조금 편하게 진행하고 싶은 욕구의 결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이런 거다.

스킬 하나하나에는 그 극의가 있고, 제각각의 메커니즘이 있다.

상점에서 스킬을 산다거나, 특정 행동을 하면서 얻게 되는 스킬을 천천히 발전시켜서 극의를 깨우친다?

시간낭비다.

나는, 그렇게 빙빙 돌아갈 생각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킬을 ‘획득’ 할 수 없다고 했지, ‘만들 수’없다고는 하지 않았다.

정 필요한 스킬이 있게 된다면, 만들면 된다.

천천히 상황을 정리했다.

나는 고유 권능이 있지만 스킬을 획득하지 못하는 페널티가 적용된 상태다.

그런데, 애초에 나는 스킬에 목을 맬 생각이 없었으니.

이건... 마치 나에게, 너는 너만의 길을 개척해서 걸어가라 한눈팔지 말고.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이상하다.

왠지 이 페널티는, 균형자라는 존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다.

기분이 좋은 것과는 별개로 조금, 찝찝하다.

언제였더라.

형님과 지금 상황과 비슷한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스킬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싶더라고. 이도야, 너도 알다시피 스킬에만 목매던 놈들, 지금 죄다 죽었잖아?

-그렇긴 하죠.

-쯧.. 차라리 스킬에 목맬 시간에 무공 연마라도 하지. 그랬으면 적어도 격을 초월하는 놈들이 열 명 정도는 더 늘어났을 텐데..

균형자라는 존재가 뭐하는 놈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건 결국 나는, 한눈을 팔지 않게 되었다.

한 번 더 강조하자면, 지금 나는 기분이 매우 좋다.

지구에서 일반인이었던 나는, 최후의 최후까지 살아남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는 없던 ‘권능’이 있고, 코인으로 신체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웃는 얼굴로 쎄쎄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나를 보며 마주 웃는다.

그게 전부였다.

나는 그녀가 알지 못하는, 그러니까 내가 권능을 가지고 있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아니, 숨겼다.

형님의 말이 머릿속에 맴돈다.

-안내자들과 이면의 신들은 시련자의 상태창을 못 봐. 신들의 협약이라나 뭐라나. 그런데 그놈들 아주 개새끼들이야. 여러 가지로 수작질을 부려 놨더라고.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네.

그 수작질.

그중 하나는 이것이다.

안내자를 통한 정보의 유출.

그녀가 말을 잇는다.

“그래도 인상적이었다는 건 진심이에요. 튜토리얼#2에서 대기 시간을 무시하고 족장을 죽인 것, 그 덕분에 지금 이도님은 총 3001명의 시련자중에서 코인 획득 순위가 1위에요. 축하드려요.”

3001명이라..

역시, 미래는 달라졌다.

원래는 3000명이었지만 내가 들어감으로써 1명이 추가되었으니까.

“...그래.”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내 손을 확하고 붙잡는다.

물론 피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는 게 맞겠지.

“자 이리와 보세요.”

그녀가 나를 책상 쪽으로 이끌었다.

그리고는 반대쪽 손으로 책상에 올려져있는 노트를 가리킨다.

슬며시 한 장 넘겨보니 무언가 적혀있었다.

일단 읽었다.

1. 시련자의 자격 박탈과 추방은 죽음과 직결한다.

2. 시련은 현실이다.

3. 코인은 많을수록 좋다.

4. -

5. -

끝이었다.

마치 지침서 같은 느낌이라고나할까.

4번이랑 5번.. 아니, 보니까 99번까지 있는 거 같은데. 3번 까지의 항목을 제외하고는 전부 빈 공란이었다.

그때 쎄쎄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다른 건 이도님이 직접 시련을 겪으시면서 적어 가시면 돼요. 왜.. 지구에서는 그런 거 있잖아요. 이마에 띠 두르고 선수필승! 이라든지. 나는 할 수 있다! 뭐 그런 거, 사실 그게 꽤나 효과가 좋거든요.”

피식 웃고 말았다.

이상하네.

예뻐서 그런가,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귀에 쏙쏙 들어오네.

잠깐 어울려주지 뭐.

나는 옆에 있던 펜 하나를 집어 들고는 4번 항목에 무언가를 적어 내려갔다.

사각사각-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펜을 책상에 탁 하고 내려놓았다.

쎄쎄와 내 눈이, 같은 곳을 바라본다.

4. 누구도 믿지 말자. 설령 그게 안내자일지라도.

쎄쎄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웃지 않았다.

마치.

이것 봐라? 하는 듯 한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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