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77화.에필로그 (278/278)

에필로그

 크루크 제국은 테론 제국이 세 제국으로 분리되는 시점과 거의 동시에 8개의 왕국으로 갈라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비욘드를 찾는 이방인들에게도 개방이 되었다. 물론 아직도 스타트는 세 제국의 연내에서만 가능했기에 그 8개의 왕국으로 가려면 험준하기로 소문난 드래곤 산맥을 넘어야만 했다.

 어느 화창한 날의 오후

 구성원이 꽤 많아 보이는 한 무리의 여행자들이 새로 열린 세상으로 넘어가는 드래곤 산맥의 한가운데에서 야영을 하고 있었다.

 "야. 펠! 너 왜 가만히 서 있어? 고기가 다 타잖아!"

 "아, 알았어. 돌리면 되잖아."

 "이게 요새 연애 좀 한답시고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어. 똑바로 못 해!"

 눈을 부릅뜬 벨의 기세에 다시 꼬치 막대를 돌리던 펠이 입술을 삐죽 내밀고 항의를 했다.

 "누나, 너무한 거 아니야. 왜 만날 나만 시키느냐고? 얘들도 있잖아."

 "걔네들은 아직 어리잖아. 그리고 네가 요새 포니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는 것도 사실이고."

 벨의 눈이 향한 곳은 열 살 남짓의 고만고만한 네 아이가 있었다. 깜찍하고 귀여운 용모의 아이들은 익기 시작하는 고기가 뿜어내는 냄새에 코를 벌렁거리며 침을 흘리고 있었다.

 "어리긴 뭘 어려? 지구의 정령들과 융합하기 전에는 나보다 더 성숙한 외양이었다고."

 "쓰읍! 이게 끝까지……."

 "아, 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하면 되잖아."

 벨의 눈꼬리가 올라가자 펠은 짐짓 울상을 지으며 입을 다물었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펠이 달라진 포니와 재회한 후부터는 부쩍 신경질이 늘어난 벨이었따. 한번 화가 나면 무지막지하게 마법을 난사하는데, 그때는 정령왕에 근접한 자신의 능력으로도 못 말린다.

 "오빠, 내가 도울게."

 "헤헤헤! 그럴래, 포니?"

 펠은 벨에게 당한 것은 순식간에 잊어버리고 포니와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임무를 즐겁게 수행했다. 포니는 하룬의 배려로 순수석의 마나를 흡수한 후 인간체를 만들 정도로 크게 성장했지만 펠이 반한 소녀의 나이에 그쳤다.

 펠 덕분에 노릇노릇하게 익은 사슴 고기로 식사를 하는 가족들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그런데 오빠, 그날 어떻게 된 건지는 정말 알려주지 않을 거야?"

 "뭘?"

 "아마겟돈 작전의 마무리 말이야."

 "아, 그거? 별거 아니라니까."

 "도대체 뭔데 그래? 그 폭발 대문에 다들 우리가 죽은 줄 알잖아. 벙커는 물론 반경 10킬로미터는 완전히 폐허로 변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하룬의 의념을 전해 받은 벨과 아리는 마그네틱 카를 타고 탈출한 사람들과 함께 돌풍 기지로 귀환했다. 그리고 그 직후 위성이 보내온 결과를 보고 기함을 했었다. 데드 벙커가 있었던 곳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 그곳은 완전히 폐허가 되었고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데드 벙커가 사라진 직후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혁명은 성공했따. 일부 유니온의 경우 실패하기도 했지만 주민들의 재봉기와 이웃 유니온들의 도움으로 인해 마침내 모든 유니온들이 구노블들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룬 대장은 안타깝게도 데드 벙커와 함께 운명을 같이했다! 그 분은 마지막 순간까지 동료들을 먼저 챙겼으며 끝내 적과 함께 폭사(爆死)하고 말았다.

 혁명에 성공한 유니온들의 수뇌부들은 돌아온 대원들의 보고를 듣고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차렸다. 핵폭탄이 터진 곳에서 살아났을 리가 없는 것이다.

 -하룬 대장은 암흑 속에서 갈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수많은 휴먼들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했으며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곧 전 세계의 유니온들은 혁명에 있어 하룬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그리고 그의 위대한 최후를 주민들에게 알렸다.

 하룬은 새로 출범한 전 지구 유니온 회의의 명예 회장으로 임명했고 위대한 임무를 수행하다가 희생된 유니온들의 특수대와 구 언더 시티의 특작대의 위령비를 곳곳에 세웠던 것이다.

 그 일로 인해서 돌풍 시티에도 한동안 추모 행렬이 줄을 이었다. 이제진정한 자유를 맛보게 된 유니온의 주민들에게 있어 그 초석(礎石)을 세워 준 하룬이 직접 건설한 돌풍 시티는 일종의 성지처럼 여겨졌던 것이다.

 벨과 아리도 그 바람에 모습을 감추었다. 돌풍 시티 주민들은 약혼자와 친오빠를 잃은 슬픔에 그녀들이 은거를 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 슬픔을 이겨 내고 언젠가는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믿었다.

 그 덕분에 벨과 아리는 늘 노래를 불렀던 대로 이렇게 한가롭게 이계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진짜 별거 없다니까. 그때 말한 대로 핵폭탄이 터졌고 난 운 좋게도 살아남은 거지."

 "아, 진짜! 그러니까 자세하게 말해 보라고. 초인이 된 프로모터와 그 수하들과는 어떻게 싸웠으며, 어떻게 해치웠는지 말이야."

 벨이 안달을 했지만 그것만은 밝힐 수 없었다.

 '내가 프로모터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그 많은 사람들과 오르그들이 핵폭발로 죽지는 않았겠지.'

 비록 적이기는 해도 그 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생각은 그 당시의 자세한 상황을 벨에게까지도 말할수 없게 만들었다.(Nyd : 생령>>생명 오타.. ㅎ)

 그 죄책감이 결국 하룬이 죽었다는 추측을 사실로 만들었다.

 '그래. 현실에서 난 죽은 거야!'

 하룬은 자신의 결정 때문에 죽어 간 그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 일은 비밀에 부치기로 했다.

 세상은 자신이 없더라도 잘 돌아갈 것이다. 행여 또다시 악의 무리가 등장하고 아무도 그것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 때는 다른 모습으로 해결을 하면 될 것이다.

 '게다가 내가 죽음을 각오했다는 걸 안다면 벨과 아리가 날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자신으로서는 올바른 판단을 한 것이지만 벨과 아리 입장에서는 결코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

 '잘한 거야!'

 미안함은 있지만 후회는 없었다. 세 초월자등르 무너뜨리고 100년 이상 세상을 암중에 지배해 온 글로리 가이아와 휴먼 가드의 프로모터와 골든 퀸이 죽지 않으면 진정한 평화는 올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물론 자신의 죽음까지 포함해서.

 다만 마지막 순간 정령와엥 근접하는 능력을 가지게 된 펠이 자신의 위험을 알아채고 진짜로 차원 이동을 해 올 줄은 몰랐다.

 '이게 다 순수석 덕분이야!'

 펠이 순수석의 기운을 흡수해서 정령왕의 능력을 얻지 못했다면 자신은 정말 죽었을 것이다. 펠은 좌표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정화갛게 자신의 뇌파가 발생한 곳으로 이동했고 그것으로 인해 거의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서도 다시 한 번 공간 이동을 한 것이다.

 '언젠가는 블러드 에센스를 온전하게 쓰고 말겠어!'

 발몬이 넘겨준 힘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여전히 후회스럽다. 조금만 더 힘이 있었다면 훨씬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신성력을 흡수한 다크 프린스의 폭주로 인해 타르 분지에서도 무려 30만 명이 죽어 나갔다. 그중에는 돌풍 용병대원들도 있었고 산악 부족 전사들도 5만 명이나 죽었다.

 다크 프린스는 무려 하루 동안 마왕에 버금가는 능력을 펼쳤던 것이다.

 딜런과 마샤인을 비롯해서 소드 마스터 상급 이상의 검사 7명과 후버론을 비롯한 마탑의 탑주들이 합공하지 않았다면 그의 폭주를 누를 수 없었을 것이다.

 펠과 함께 중앙 기지로 복귀한 하룬은 아무 생각도 없이 캡슐이 없는 상태에서 비욘드로 차원 이동을 했고 그 결과 실체와 아바타가 융합을 해 버렸다. 그 덕분에 네 정령들까지 융합을 한 것이다.

 아쉽게도 양 세계에서 흡수한 블러드 에센스는 합해지지 않았다. 다만 많은 쪽으로 융합되었을 뿐이다.

 하룬은 위기 상황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차원 이동을 감행한 펠은 정상으로 회복되기까지 꽤 오래 걸렸지만 일단 회복하자 능력이 더욱 올라가서 이제는 벨과 아리를 동행하고도 차원 이동을 할 수 있었다.

 '다들 어떻게 지내려나?'

 자신이 돌풍 용병대를 떠날 때가 떠올랐다.

 하룬은 아그레시아에게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서 편지를 남겼기에 돌풍 용병대를 찾이 않으려고 했찌만 헤르쉬 때문에 무산되고 말았다. 그녀의 포니는 펠의 기척을 감지할 정도로 능력이 높아졌던 것이다.

 하룬은 결국 후크란 산맥에 새로 둥지를 튼 용병대 본부를 방문해야만 했다.

 티노 부부는 물론이고 수많은 고문들과 대원들이 눈물로 그를 만류했다. 딜런은 끝까지 따라가겠따고 고집을 부리기도 했고 타니엘라와 미루스는 며칠 동안 화장실까지 따라다니며 그와는 떨어지지 않겠따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반드시 돌아올 겁니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안 돌아올 수가 없습니다."

 하룬은 자신에게 할 일이 있다는 것과 그 일을 위해서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야만 한다는 것을 수십 차례나 말하며 대원들을 설득해야만 했다.

 "반드시 돌아오셔야 합니다. 영원히 기다릴 겁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의 대부가 되셨으니 크는 것도 보시고 제대로 성장하도록 가끔 지도도 해 주셔야 합니다."

 티노는 눈물까지 흘리며 그를 배웅했다.

 하룬은 티노 부부를 봐서라도 반드시 돌아와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그 마음을 읽은 그들 부부는 웃으며 눈물을 흘리는 이상한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사실 하룬이 구 테론 제국령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결심한 이면에는 그가 찾고 있떤 비도지존의 마지막 유물과 라 제국의 유물인 지혜의 파편을 더 찾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이왕 손에 넣었으니 끝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마지막 의뢰의 대금과 함께 세 제국에 요구한 그 물건들은 받을 수 없었다. 대신 구 투르크 제국에서 그 물건을 봤다는 정보를 받았다.

 그래서 겸사겸사 여행을 떠난 것이다.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약속합니다!"

 하룬은 수많은 대원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약속을 하고서야 겨우 용병대를 떠날 수 있었다.

 '내가 떠났는데도 여전히 대장 자리는 공석으로 비워 놓겠따니 티노 부대장만 고생이지. 이제 곧 아이 아빠가 될 텐데 일에 치여 살다니.'

 고문단들은 만장일치로 하룬이 돌아올 때까지 현재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도네이스가 임신을 하는 바람에 더욱 바빠진 티노가 갑자기 불쌍하게 느껴졌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아!'

 생각해 보니 할 일이 더 있었다. 파이오니어 사도회와 한 약속이 떠올랐던 것이다.

 '뭐 생각이 있으면 자신들이 알아서 방법을 찾겠지.'

 이제 펠이 차원 이동을 할 능력을 가지게 되었지만 현실에서는 죽은 것으로 알려졌으니 굳이 찾아가 지킬 필요까지는 없었다.

 벨을 통해 알아본 바에 의하면 그들은 새로운 세상에서 중책을 맡아 열심히 살고 있다고 한다. 세 초월자의 서브체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했지만 그것까지 알 수는 없었다.

 이제는 산악 연합의 자치령 수도가 된 타르 분지에서 GPC측 길드들이 기후조절 마법서를 얻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은 없었다.

 하룬이 한동안 생각에 잠겨 있자 아리는 그게 신경이 쓰였나 보다.

 "자기, 괜찮아요? 벨의 말은 신경 쓰지 말아요. 벨이 워낙 호기심이 많아서 그래요. 언젠가 말할 기분이 들면 그때 말해 줘요."

 "고마워, 아리 내 맘을 알아주는 건 당신밖에 없네."

 하룬은 몇 사람 앞에서만 결혼 서약을 했지만 이제는 엄연히 자신의 아내가 된 아리의 고운 손을 힘주어 잡았다.

 아리는 가이아가 말한 대로 자신이 임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하룬이 다른 여자들과 결혼하는 것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난 아직 아리 이외의 여자를 더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없어.'

 어차피 세 초월자가 자신에게 남긴 궁극적인 임무는 새로운 인간의 유지 및 번성이었다.

 어쩌면 자신의 피를 이은 새로운 인간이 머나먼 훗날 지구의 주인이 될 수도 있을 테지만 많은 여자와 인연을 맺고 씨를 퍼트리는 것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얼마나 많은 인공수정체들이 각성을 할지 알 수 없는데 굳이 내가 그 일을 자청할 필요는 없지.'

 인간은 바퀴벌레만큼이나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존재이니 인공수정체들을 통해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화해서 자신과 같은 존재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룬은 여자로서 아니, 사람으로서 당연한 질투심도 거의 드러내지 않는 아리에게 무한한 애정을 담은 시선을 보냈고 그녀 역시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걸 보는 벨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칫! 눈꼴이 시어서 못 보겠네. 여기나 저기나 볼 수가 없어. 사람이나 동물이나……."

 그러는 벨의 시선은 멀리 있는 미노와 수니에게까지 닿아 있었다. 수니가 한창 임신 중이라 미노가 어린 사슴의 살을 발라 주고 있었다. 수니는 도도한 태도로 마지못해 먹는다는 듯 심드렁하게 그 살을 씹어 먹었다.

 "나도. 도대체 나에게는 언제 기회를 줄 거야. 이렇게 목을 매고 있는데 말이야."

 벨이 눈살을 찌푸리자 헤르쉬도 하룬 부부에게 눈을 흘기며 끼어들었다. 그러자 벨이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남편을 좋아한다고 노골적으로 들이대는 여자를 여행에 동행시킨 아리 언니도 대단하지만 헤르쉬 언니도 참 대단해. 언니는 도대체 오빠 어디가 좋아서 그 엄청난 재산과 지위를 다 버리고 이런 꼴이야?"

 "호호호. 너도 어른이 되어 봐. 사랑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고."

 헤르쉬도 하룬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자 그가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했다. 하룬이 사라진 후 개봉된 편지에는 티노에게 돌풍 용병대를 맡긴다는 그의 마지막 명령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하룬이 이방인이었다는 사실과 그가 휴먼들을 위해 비욘드와 현실을 오가며 암중의 세력을 상대하다가 결국 마지막 전투에서 당대와 동패구사 했다는 소식이 이방인들을 통해 알려지자 돌풍 용병대원들을 제외한 이들에게 그의 죽음은 당연시되었다.

 하지만 헤르쉬는 자신의 친구인 포니의 능력이 올라가면서 펠의 존재를 본능적으로 알게 되었고 결국 아바타와 융합해 비욘드로 넘어온 하룬을 찾아내고야 말았다. 이미 많은 것은 이룩한 헤르쉬는 아버지와 조직을 위해 포기했던 꿈을 다시 꾸기로 작정했고 그 결과가 이들과의 동행이었다.

 그녀의 꿈이란 하룬의 부인이 되는 것이었는데 아리가 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의지는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같이 여행을 한 지 벌써 두달. 하룬은 흔들리지 않았지만 아리는 이미 오래전에 헤르쉬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호호호. 내가 한번 결혼을 해 봐서 아는데 말이야. 오빠같은 남자가 넘어뜨리긴 힘들지만 한번 꽂히면 절대 배신하지 않는 최고의 남자라고. 벨이 몰라서 그렇지, 하룬이 살아 있는 것이 알려지면 이 언니처럼 목을 매는 여자들이 한두명이 아니거든. 자유도시 연합의 여왕인 아그레시아도 그 자리를 버리고 내 옆자리에 설걸."

 "칫!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어. 언니야 이혼녀니까 그렇다고 치지만 처녀인 슈람 언니는 도대체 왜 오빠에게 목을 매는 거야? 우리 오빠가 좀 능력이 있긴 하지만 굳이 유부남에게 매달리는 이유가 대체 뭐야?"

 "호호호. 오빠는 나와 내 선조들이 수천 년 동안 기다려온 남자거든. 난 오래전부터 오빠의 부인으로 예비된 거고."

 슈람이 슬며시 하룬의 옆으로 자리를 옮기며 대답했다.

 "정말 오빠가 멋지긴 한 건가? 지구에 있는 세류 언니도 그렇고 일레인 언니도 그렇고. 꼭 남편이 죽은 것처럼 대성통곡을 했거든. 에고! 어디 오빠 같은 남자 또 없나?"

 "하하하!"

 "호호호!"

---------- The end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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