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5화.현실로 (236/278)

현실로

하룬의 돌풍 용병대를 핵으로 한 산악 부족들은 다크니스가 대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기민하게 움직여 나머지 두 성을 공략했다,

이제는 거의 체계가 완성되고 있는 공명 마법과 갈수록 기량이 늘어나고 있는 전사들은 큰 희생을 치르지 않고 두 성을 뺏을수 있었다

 세산악 부족들은 수탕가 봉우리 인근에 흩어져 살고있는 일족들을 불러 모았다,

 안 그래도 불안한 삶을 살고 있던 산악 부족들은 안전한 거주지와 경작지가 있는 세 성으로의 이주를 열렬히 반겼다,

작전이 성공한 지 20일이 지났을 떄는 이미 세성의 상황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강인한 생존력과 적응력을 가지고 있는 산악 부족들은 부족한 주거 건물을 짓는 한편 경작지를 개간하고 외성을 쌓는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세 성으로 모여든 세 부족의 숫자는 물경 3만을 헤아렸고 다른 부족들도 1만 이상 합류를 했기에 식량을 비롯한 생필품이 부족했지만, 하룬이 츠루트 요새에서 가지고 온 물자로 인해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혼란은커녕 하룬이 제공한 생필품의 품질이나 수량이 넉넉해서 예전의 삶보다 훨씬 더 양질의 생활을 할수있게된 산악 부족들은 만족할 수 있었다.

더구나 외성이 제대로 축조되고 외성과 내성 사이의 경작지에서 농작물이 수확되기 시작하면, 이전처럼 위험한 사냥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에 그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

 하룬은 아공간들과 마법 배낭에 생필품 대신 마수 가죽들과 마정석 그리고 노지에서 발견한 마나석들로 가득 채울 수 있었다.

 좋은 일은 또있었다, 타니엘라와 미루스를 중심으로 한 마법사들과 포머칸들은, 지구라트 첨탑에 남아 있던 다크니스의 워프 마법진과 하룬이 구해다 준 고대 마법서를 참오한 끝에 새로운 워프 마법진 방식을 발견했던 것이다.

다크니스는 극세 마나석으로 마법진을 구동시켰지만, 두 사람이 발견한 마법진은 펠이 정제한 순정석으로 구동되기에, 그 효율과 안정성은 무척 높았다,

 다크니스의 그것에 비해 거의 시간차이가 없는 워프가 가능하고 마법진의 구동 전후에 배리어가 가동되는 새로운 워프 마법진의 출현은 데빌 산맥의 험준한 지형으로 인해 동족끼리도 제대로 교류하지 못했던 상황을 일시에 바꾸어 버렸다,

마법단 고문들이 애를 쓴 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산악 부족이 차지한 성에는 반영구 워프 마법진이 완성되었다,

이것은 한 성이 공격을 받을때 다른 성에서 신속하게 지원을 할수있다는 의미와 사람은 물론 물류의 이동이 활발해져 거리를 초월해서 세 부족의 성이 하나로 묶인다는 의미가 있었다,

 나중에 점령한 세 성이 안정을 찾게 되자 하룬은 회의를 소집했다.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돌풍 용병대는 이미 세 부족을 하나로 이어주는 구심점이 되었음은 물론 지도자 적인 위치에 올라 있었다,

"모두들 수고가 많았습니다. 적지 않은 희생자가 난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들의 헌신적인 희생이 있었기에, 가족들은 이전보다 더 안전하고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될것입니다. 사상자에 대한 부족 연합의 현명한 조치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회의를 주재한 하룬은 먼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전투와 안정화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했다. 또한 그 과정 중에서 생긴 희생자에 대해서도 추모하며 회의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정착에 관한 문제는 이미 세 부족의 수뇌부 회의에서 훌륭하게 처리하고 있으니 별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세 부족은 이미 돌풍 용병대를 중심으로 부족 연합을 이루어 마치 한부족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각 부족의 탄들과 칸들이 모여 구성한 부족 연합회는 갖가지 사안들에 대해 토론과 다수결 원칙에 의해 처리하고 있었고, 그런 일에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일족의 대전사들과 포머칸들이 용병대의 고문이니 그 영향력은 머나어마했다.

"앞으로 근처에 사는 각 부족들이 이곳으로 모여들텐데 연합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요?"

 하룬의 시선이 부족 연합의 수장이 된 파탄 피롯으로 향했다, 티파욤 마을의 탄으로 슬기롭게 마을사람들을 이끌어 왔던 피롯은 진작 대전사가 되어 에버그린으로 은거를 했어야했지만 시기를 못맞춘경우였다.

공정하고 지혜로운 피롯은 탄들의 추대를 받아'위대한 지도자' 라는 의미의 파탄이 되었다. 파탄이 된 피롯은 각 성의 성주와 행정조직을 만드는 등 부족 연합이 단기간에 안정 될 수 있도록 그 능력을 발휘했다.

"수탕가 지역은 물론 먼저 자리를 잡은 바알 지대에는 3만 정도에 달하는 우리 세 부족과 5만 정도의 타 부족들이 있습니다. 안전한 주거지를 건설했다는 소식을, 약초 채집을 나가는 예인족 전사들을 통해 사방으로 알리고 있으니, 오래지나지 않아 몰려들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별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있습니다, 바알 지대의 세 성은 이미 단단한 외성과 수비 체계를 갖추었고 이 지역도 곧 그렇게 될 것입니다, 내성과 외성 사이의 경작지는 기름진땅이라 인구가 지금의 두 배 정도가 되더라도 감당할 만큼 식량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다크니스가 건설한 성들은 공통적으로 한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각 성은 광산이나 농경지와 같은 장소를 끼고 있었던 것이다, 산악 부족들이 차지한 성들은 광산을 끼지않았지만 그 위치가 어떻는 인접한 곳에 경작지로 개간할 수있는 기름진 따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 다행입니다, 전 당분간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또 다른 공세는 지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연합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대장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지금은 확장이 아니라 얻은 것들을 우리 것으로 받아들이고 변화에 직면한 사람들을 안정 시켜야 할 때 입니다, 마을 단위로 흩어져 살다가 이렇게 모여 살게 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행정체계도 완성해야하고 치안이나 전투 조직도 개편을 해야합니다, 또 유사시에 대비한 준비도 갖추어야만 합니다,"

그렇게 대답을 하는 피롯은 물론이고 참석한 부족 연합의 수뇌부들은 모두 눈 밑에 시꺼먼 다크서클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고 있는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마법단 고문들께서는 새로운 마법 체계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격무에 시달리는 이분들을 위해 지혜를 빌려 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지금 부터라도 돌아가면서 돕겠습니다,"

타니엘라의 말에 부족 연합 인물들의 얼굴에 회색이 돌았다, 그들역시 경륜이 있었지만 자신이 감당하던 마을에 비해 적게는 20배 에서 많게는100배까지, 규모가 커진 성에서 파생되는 업무를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다,

마법단 고문들은 돌풍 마탑이라고 칭하는 새로운 마법 체계를 세우기 위해 밤낮없이 연구를 하며 힘을 모으고 있었다. 그동안 타니엘라와 미루스의 이름을 듣고 이미 수백 명이 넘는 자유 마법사들이 바알 지역으로 온 상태라 자원은 충분했다.

"전시단 고문들께서는 대원들은 몰론 전사들을 위해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비록 지금은 다크니스가 세곳에서 가해지는 공격에 밀리고 있지만 분명히 이대로 순순히 토벌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때를 위해서 전사들을 강하게 수련시켜 주십시오,"

"염려하지 마십시오 이미 전사장들을 대상으로 수련을 시키고 있는 마법단의 두움을 받아 세 부족의 문신 주술을 통합하는 등 그 체계를 새롭게 세우고 있습니다."

딜런이 전사단 고문들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전사장들은 지도를 받는 동시에 전사들을 지도하게 될 것 이다. 마나 오션의 마나를 사용하는 정통 검술과 문신 주술을 통한 변칙 검술을 하나로 만들게 되면 그들의 무력은 한 층 더 강해질 것이다.

이미 돌풍 용병대에 들어간 전사들이 몇차례에 걸친 다크니스와의 전투를 통해 거것을 증명했다, 몇개의 마나 오션을 가지고 있는 효과가 있기에 돌풍 대원들의 무력은 짧은 시간에 몇배는 더 강해졌던 것이다,

회의의 참석자들은 이제야 얼굴이 밝아졌다, 이렇게 모여 큰 틀이지만 현 상황을 정리하자 미래가 밝은 것 같아 안심이 되었고 비록 피곤하지만 책임감에서가 아니라 장차 일족의 미래를 위해 뭔가 큰일을 한다는 자긍심이 생겼던 모양이다.

그 분위기를 잠시 깬 것은 피롯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좀 있습니다,"

"뭡니까?"

문제라는 소리에 하룬이 긴장했다.

"전에는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았는데 대장님이 주신 생필품들의 품질이나 그 효용이 높다 보니 앞으로 지속적으로 지원되지 않는다면 불평불만이 많이 터져나올것 같습니다,"

피롯의 말에 참석자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다, 척박한 산중의 생활을 편리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릇이나 옷과 같은 기본적인 생필품은 몰론이고 약품이나 도구류에 있어서 현재와 과거는 비교 자체를 할 수 없을 정도의 간극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살다가 예전으로 돌아가라면 백이면 백 모두 거부할 것이다, 때문에 지속적인 생필품이 제공되지 않으면 애써 세우고 애써 세우고 있는 부족 연합은 크게 흔들리고 말것이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생필품의 경우 당분간은 돌풍 상단이 최소 3개월에 한번은 성마다 들를 테니까요 다만 그 대금은 마수 가죽과 마정석 약초 마나석이 될테니 지속적으로 준비만 해 주십시오" 

"그래만 주신다면 더 이상은 걱정은 없습니다,"

이미 몇 번이나 개인적으로 하룬에게 들었던 약속이지만 피롯을 비롯한 연합회 사람들은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서의 약속에 다시 한 번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럼 이 정도로 회의를 마치도록 하지요"

별다른 안건없이 회의를 파하자 연합쪽 인사들이 크게 아쉬워했다, 하룬이나 돌풍 용병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세 부족의 실질적 통합 문제나 신 행정체계 등 자신들이 고민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돌풍 용병대는 일찍부터 세 부족의 위에 서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연합 측은 대전사들과 포며칸들이 용병대의 고문들 이라는 사실을 들어 그들을 이끌어 주길 간청했지만 하룬을 비롯한 용병대는 수뇌부는 이전부터 생각해 온 대로 조력자 내지는 후원자로 존재하기로 결정했다, 무엇보다도 하룬이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나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해 거기에다가 할 일이 너무 많다.'

하룬은 아직도 스스로에 대해 자신이 없었다, 아니 그것보다 근본적으로 그는 자유로운 삶을 원할 뿐 숨낳은 이들을 책임지는 지도자의 삶을 원하지 않았다, 아무리 강력하고 달콤한 권력과 금력이라도 자유로운 삶보다 더 매력적이지 않았다,

"앞으로 당분간 특별한 도발이나 변화는 예상되지 않으니 저는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기위해 자리를 비울 겁니다,"

연합측 인사들은 하룬의말에 좀 놀랐지만 용병대 수뇌부는 이미 들었던 말이기에 큰 동요는 없었다, 간간이 하룬이 극비 정보를 수집하는 등 은밀한 목적을 위해 외유를 한다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었고, 지금은 하룬이 크게 필요한 시기가 아니다,

하룬은 회의를 마치고 바로 나와 대원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현실로 돌아갈 주비를 했다, 준비라고 해 봐야 미노와 수니에게 데빌 산맥에 대한 정밀한 재정찰을 부탁하는 것 과 펠을 소환해서 끊임없이 보충되는 마정석을 정제하며 그 힘을 키우고 있었다, 

- 형, 빨리 돌아와! 나도 가끔은 바깥바람을 쐬고 싶닺ㄴ 말이야. 형이 그쪽 세계로 가 버리면 나도 밖에 나올 수 없다고!

하룬은 펠의 안달 어린 인사를 받으며 오랜만에 현실로 귀환할 수 있었다.

오랜만의 귀환임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벨과 아리는 중앙 기지에는 없었다,

"뭐야?" 비욘드에 푹 빠져 사는 자신 때문에 밹허 어라거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지만 그래도 서운했다, 아니, 서운함을 넘어 화가 나려고 한다.

하룬은 그런 자신의 심경 변화에 놀랐다, 그녀들만큼은 언제나 늘 자신의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해왔던 것일까? 이런 종류의 감정은 너무나 오랜만에 느껴 보는 것 같아 신기하기까지 했다,

'내가 그동안 벨과 아리에게 너무 의지하고 살았자?'

하룬은 이정도로 벨과 아리를 생각하고 있는 자신에게 놀람과 동시에 이렇게 중요하다고 여기는 그녀들에게 별다르게 해 준 것이 없다는 사실에 미안함을 느꼇다. 벨이야 동생이니 그렇다지만 아리는 사랑을 고백한 연인 사이임에도 별다른 이벤트도 해 주지 못했고 심지어는 단둘만의 시간조차 거의 가지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잘해 줘야겠네,'

그렇게 마음을 먹은 순간 럼과 레이스의 결혼이 떠올랐다. 두 사람의 결심을 들은 순간에는 별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갑자기 아리와 결혼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결혼이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빼어난 미모는몰론 남들은 잘 모르지만 초인적인 능력을 겸비한 아리는 늘 하룬에게 헌신적이었고 조신하게 행동했다 그라 바라봐 줄 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자신을 위해 힘든 일들을 마다하지 않은 아리다. 하룬은 비욘드의 상황이 급박하지 않으니 좀 여유를 가지고 둘만의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했다,그래도 하룬이 먼저 뇌파 통신을 보낸 대상은 벨이었다.

-벨, 벨!

-어, 오빠? 지금 나온거야?

벨의 영상을 떠올리고 뇌파를 집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응답이 왔다.

-뭐하고 있어?

-내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지, 호호호! 오빠 뇌파가 불안정 한 것을 보니 뭔가 삐친 모양이네,

'아주 귀신이라니까,'

벨은 불안정한 파동을 통해 하룬의 마음을 쉬이 짐작했다.

-삐치긴, 나왔는데 없으니 불안하고 궁금해서 그런 거지.

-헤헤! 아닌 것 같은데, 아무튼 여기 일은 거의 끝났으니까 건너갈게,

하룬은 멜이 중앙 기지로 오는 동안 아리에게 뇌파 통신을 보냈다,

-아리, 어디에 있어?

-오빠 지금 나오신 거에요?

그녀의 대답에서 놀라고 기뻐하는 아리의 감정을 확인한 하룬의 입매가 슬며시 올라갔다. 하룬은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는지를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었다,

-응. 뭐해?

-기지 주변의 지하 도로를 조사하고 있어요.

그러고 보니 아리에게 부탁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녀가 이끄는 시크릿 대원들 중 절반은 드릴리언을 추가 제작하고 나머지 절반은 유니온이나 GG혹은HG 가 건설한 지하 도로를 조사하도록 했던 것이다,

-나 때문에 고생이네,.

다른 사람들은 그래도 기지 내에서 일하고 있지맘ㄴ 아리는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빛도 들어오지 않는 지하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가장 힘든 일을 시킨 것이 정말 미안했다,

-호호! 고생은요. 모두가 돌풍 기지의 미래를 위해서 하는 건데요. 오빠나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잖아요.

-그래도 보고싶은데 떨어져 있어서 그러지

-정말 절 보고 싶어요?

놀란 것 같으면서도 왠지 잔뜩 기대가 어린 아리의 물음에 하룬은 바로 고개를 끄덕었다.

-응, 아주 많이

-......저도 아주 많이 보고 싶어요.

자신을 생각하는 그녀의 마음이 뇌파를 통해 생생하게 전해지자 서운했던 마음은 흔적 없이 녹아 버렸다,

-내가 그쪽으로 갈까?

-......

하른의 말이 뜻밖이었을까 아리가 잠시 말을 하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마은을 표현한 적이 없었던 탓에 당황한 모양이다,

-이미 온 거나 마찬가지에요.오빠, 조금만 더 참으세요 한 20일 정도만 더 작업하면 1차 목표는 달성할 수 있으니까요.그리워하다가 만나면 더욱 반가울 테니 우리 조금만 더 참아요

-그래, 알았어, 아쉽지만 조금 더 참기로 하지.

-호호호.조금만 참아요 .아.참! 오빠가 말했던 장소도 한참 만들고 있어요

-뭐?

생각이 나질 않는다. 자신이 아리에게 따로 부탁했던 장소라니

-에잇.참!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그걸 잊으면 어떡해요.럼과 레이스가 결혼하게 되면 기지와는 별도로 허니문을 보낵 수 있는 멋진 장소가 았었으면 좋겠다고 했잖아요.

이제야 생각이 난다, 확실히 지난번에 아리에게 따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기지를 벗어나 허니문이나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만들라고 한 적은 없는 거 같은데'

자신의 말이라면 끔찍하게 생각하는 아리가 오버해서 일을 벌인 모양이다, 아무튼 이것만 봐도 아리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정말 너무 사랑스러운 여자라니까,'

-그럼 완성 된거야?

-완성은 아니에요. 하지만 중앙기지에 남은 대원들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어서, 며칠 안에 끝날 거에요,

-어디에 만들었는데?

-호수 안에 만들었어요, 청일 박사님의 연구 일지를 바탕으로 쏘우 오빠와 공동으로 배리어 생성에 대해서 연구를 해왔는데, 다행히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어요, 그래서 호수 바닥에 배리어를 활용한 공간을 만들 수 있었어요. 1차로 건물을 짓고 주변 경관을 꾸미긴 했는데 손봐야 할 곳이 많을 거에요.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아리가 지휘를 해서 만들었으니, 그곳을 다녀간 사람들이 평생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할 곳 일 것이다.

-아무튼 고생했네, 역시 우리 아리밖에 없어.

-허니문 기간이 끝마녀 우리도 그곳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거죠?

-그야 당연하지, 우리도 그간에 너무 바쁘게 보냈으니 휴가를 가져보자.

-예! 신난다!

아리가 기뻐하는 것을 보니 왠지 미안해졌다, 정말 많이 도 부려 먹었던 거이다,

'이번에 정말 벨과 아리만을 위해서 시간을 가져보자!'

하룬은 굳게 결심했다.

-그럼 안전 조심하고 나중에 보자 , 사랑해!

-나도요 오빠!

그렇게 통신이 종료되고 잠시 하룬은 멍하니 서 있었다, 언제나 곁에 있었던 아리를 앞으로도 20일 이나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왠지 뭔가 빠진 것 같은 허탈함이 밀려왔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비욘드 떄문에 벨과 아리에게 너무 신경을 못 써 준 것 같았다,그런 상태는 벨의 도착으로 인해 깨졌다,

"오빠!"

하룬의 집무실과 참모실에 따로 설치되어 있는 엘리베이터와 지하 도로를 통해 중앙 기지로 온 벨이 하룬을 향해 달려왔다, 달려오는 벨을 두 팔을 벌려 안은 하룬의 눈이 조금 커졌다,

'허억! 이녀석 언제 또 이렇게 큰거야?'

묵직한 무게감과 함꼐 가슴에서 느껴지는 감촉과 충격량은 벨이 그사이 꽤 많이 성장했음을 알려 주고 있었다,

"헤헤! 보고 싶었다고!"

샤워를 하고 나온 터라 특별한 체취도 느껴질리가 없는데도 두 다리로 하룬의 허리를 감고 팔로는 목을 감고선 그의 체취라도 맡는것 처럼 어깨와 가슴에 얼굴을 대고 숨을 들이 마시더니 스르르 표정이 풀린다

"이제 조금 있으면 사랑을 할 아가씨가 이럴때 보면 완전히 어린애라니까."

부모가 없어서인지 어떨때 보명 하룬에게 그 모습과 정을 찾는 것 같다. 뭐 자신 마찬가지지만,

"헤헤!"

벨은 하룬의 말에 수줍은 얼굴을 하고 감은 다리를 내리며 떨어진다. 하지만 완전히 떨어지기는 싫은지 매달리는 것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팔을 뗄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옷차림도 조금 변한 것 같다. 보통 기지에서 는 유니폼이라고 해서 통이 넓고 통풍이 잘되는 소재의 긴소매와 바지 차림의 옷을 입는것이 일반적인데, 지금 벨이 입은 것은 소매나 바지가 7부였고 전신에 딱 달라붙는 디자인의 유니폼이다, 수선을 한 유니폼을 입고있는 벨의 모습은 성숙한 여인의 몸매를 강조하고 있어서, 멋부리기 좋아하는 사춘기 소녀의 전형이었다, 그 모습을 본 하룬은 묘하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곧 벨이 자신의 품을 떠날 것 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잘 지냈지?"

"응. 아니 오빠 때문에 잘못 지냈어."

"그랬어?"

"만날 일만 시켜놓고 혼자 게임이나 즐기고, 나빳어, 정말!"

비록 몸은 아가씨 처럼 성숙해 졌지만 투정을 부리는 벨의 모습은 처음 만났던 그때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어쩌면 좋은 남자를 만나 시집을 가더라도 똑같지 않을까 하는생각이 들었다 그의 눈에는 언제까지나 남매로서의 정을 느낀 그시절의 벨로 보일지도 모른데,

"그래서 이렇게 나왔잖아, 이번에는 좀 오래 있을 수 있을거야,"

"정말?"

"응 너와 아리에게도 미안하고 황 박사님을 비롯한 다른 분들에게도 미안해서 처리할 일을 한꺼번에 하고 왔지,"

"진짜지? 아! 그런데......"

이번에는 좀 오래 같이 지낼 수 있다는 소리에 활짝 웃던 벨의 얼굴이 다시 시무룩 해진다,

"왜? 무슨 일이라도 있어?"

"그게...... 골치가 아픈일이 생겼어."

"무슨 일인데?"

하룬은 여전히 그녀의 허리를 안은채 카우치에 조심스럽게 앉았다,남들이 보면 오해를 할 수도 있겠지만 언제부터 인가 두사람이 가장 편안하게 생각하는 자세였다, 이 자세로 마주 보며 이야기를 하면 얼마나 상대가 나를 아끼고 있는지를 절절하게 느낄 수 있다,

"우리 기지로 이주를 하려고 집단으로 남하하던 약초마을 사람들이 도중에 오르그들을 만나 붙잡혔어, 안 그래도 그 일때문에 오빠에게 연락을 하려던 참이었어"

"약초마을 사람들이?"

척추 산맥 깊숙한 곳에 살던 한 약초마을 사람들까지 이주를 고려할 정도로 바깥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응. 그 마을의 촌장과 소장님이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어서 권요한 모양이야 최근 오르그들이 산맥 안으로 세력을 넓히면서 생존에 위협을 받게되자 어렵게 우리 기지로 이주를 결심한 모양이야, 그런데 소장님이 알려준 대로 산맥을 타고 남하해서 아리수 강을 따라 서진하는 길로 오고 있었는데 최근들어 강변까지 영역을 확장한 오르그들에게 잡힌거지 마을 사람들은 잡은 오르그들이 촌장을 포함한 일부를 풀어주고는 다른 사람들을 데려가고 싶으면 자신들이 원하는 물건들을 구해 오라고 했데"

그나마 다행이다 지금이야 오르그들 대다수가 휴면을 식량의 대상으로 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지만 벨을 만나지 않았을때는 놈들이 휴먼을 잡아먹는 줄 알았으니까.

"어떤 물건들인데?"

"응 이것들이야,"

벨이 내민 종이에는 소형 발전기를 비롯해서 다양한 기계들과 소금 설탕과 같은 가곧ㅇ품들이 쓰여있었다, 현재 오르그들이 스스로 자급할 수 없는 물건들이었다, 좀 더 알아봐 야겠지만 대부분 기지에 충분한 재고가 있는 물건들이다,

"음."

하룬은 오르그들이 필요로 한다는 물건들을 살펴보면서 침음성을 흘렸다,

'북방에서 내려온 오르그들은 정말 상당한 수준의 문명을 가지고 있구나,'

맹수와 다름없었던 이전의 오르그들과는 달리 이번의 오르그들은 아우터들에 필적할 정도의 지능은 물론 상당한 수준의 문명을 이룬것으로 보였다, 어릴때무터 오르그는 지능이 떨어지는 괴물이라고 세뇌 교육을 받아온 하룬은 아직도 오르그 들이 발전기를 사용할 정동의 문명을 가진 것을 몇번이나 들었지만 쉬이 믿지 못하고 있었다, 세뇌는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그런데 왜 이곳으로 온거지?"

"우리 기지로 오던 약초 마을 사람들은 예전부터 영흥 마을 사람들과 무선 단파 통신으로 계속 연락을 주고 바아 왔었대 최근 들어 아우터들의 침략이 심해져 약초 채집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방해를 받자 견디지 못하고 우리 기지로 이주 하려다가 그런일을 당한거지,"

사정을 알 만했다, 하룬이 비욘드에 푹빠져 사는 사이 영흥마을 출신 식구들과 안면이 있고 연락을 지속하던 아우터들 중 상당수가 홀로 혹은 가족단위로 기지를 찾아왔다, 어젠가 그런 보고를 들언적이 있었지만 부족한 기지 식구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받아들이라고 지시한적이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돌풍 기지에 찾아온 아우터들은 꿈에 그리던 새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에게는 돌풍 기지가 전설로 전해지는 이상향이나 다름없었다, 풍족한 생필품과 원하는 일을 할 숭 있는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기지의 새로운 주민이 되어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던 생활을 하게 된그들은 그간 이런저런 연을 맺었던 아우터들을 기지로 끌어들이는 촉매제가 되었을것이고 이번 일도 그런 과정 중에서 발생한것이다,

"역류된 사람들이 얼마나 되지?"

"27가구96명이야"

"꽤 큰 규모네 어떻게든 구해야지! 우리 기지의 식구가 되기 위해 찾아오던 사람들인데,"

하룬은 고민하지 않고 결정을 내렸다 다른것도 아니고 돌풍 기지로 오던 사람들이다.

"잘 생각했어, 오바 아우터 출신들은 신체 능력이 이너 출신보다 월등하고 기지 생활에 잘 적응 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반드시 필요해 기지에 대한 충성심도 강하고 굉장히 적극 적이야"

왜 아니겠는가 극한에 가까운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온 이들이다 그저 먹고사는 것이 최우선일 정도로 생존에 매달리던 사람들에게 돌풍기지는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며 후대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지켜야할 소중한 집이었다, 당장 영홍마을 출신들만 해도 인공 수정체들이 대다수 인 이너 출신들에 비해 기지에 대한 애착이 광적일 정도로 강했다, 그들에게 돌풍 기지는 자신들과 몇 대에 걸친 조상들이 향유하지 못했던 수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해 준 소중한 장소인 것이다,

'차라리 잘됐다!'

어차피 데드 벙커를 제대로 공략하기 위해서 오르그들을 이용하려던 하룬이다 언젠가는 오르글들을 만날 생각을 하고있었는데 놈들이 먼저 기회를 만들어 준 것이다,

"놈들의 근거지는 어디야?"

"북동쪽으로 72킬로미터 떨어진 강가의 평야 지대에 있어 위성과 정찰 호크로 정찰한 자료에 따르면 인질을 억류하고있는 '우르슘' 부족의 총 인구는 2만 정도로 추정돼."

인구가 2만이면 상당한 규모다,

'도대체 오르그들은 어떻게 그 인구를 감당하는거지?'

그러고 보니 2년 여전 부터 북방에서 내려오기 시작한 오르그들의 숫자가 이제 100만이 훌쩍 넘을정도라고 했다, 수렵과 농경 생활을 병행한다고 알고있는 오르그들이 어떻게 그 숫자를 유지하는지 궁금했다, 그런 하룬의 의문을 예상했는지,벨의 말이 이어졌다,

"억류되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 따르면 오르그들은 다양한 구근 작물들을 재배한데 샤냥도 하는데 주식은 여러가지 뿌리 작물을 찌거나 구운건가봐 아마 얌과 같은 작물들일거야."

하긴 구근 작물이 아니라면 한낮에는 40도가 훨씬 넘어가는 강렬한 햇볕에 다 타버릴 것이다, 줄기를 잘라 꽂기만 해만 그 어떤 악조건 에서도 잘 자라는 얌과 같은 구근 작물들은 척추 산맥이나 다른곳에 거주하는 아우터들에게도 고마운 존재들이다,

"현재 기지상황은 어때?"

"얼마 후면 1만명을 넘길 것 같아."

"호오 ! 정말 빠르게 늘고 있구나."

자신이 비욘드에 빠져 있는 동안 기지는 빠르게 팽창하고 있었다, 인공수정체 출신들과 영흥ㅁ을 사람들이 이너들과 아우터들을 알음알음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돌풍 기지의 생활은 이제까지 살아온 삶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질이 높고 살맛이 나기에 추천하는 것이리라,하지만 그 덕분에 기지는 포화 상태가 되거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확장한 시설로는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어 생필품이나 식량도 빠듯하고 아무래도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아,"

시설확충은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들긴 하지만 어려울것은 없다, 이미 지하 100층까지는 기본 시설들이 갖추어진 것이다,

"문제는 식량을 포함한 생필품들이군,,,"

지속적인 교류를 통한 작물 수확만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이참에 직접  밖으로 나가 조사를 해보는 건 어떨까? 아즈만 언니의 추측에 의하면 오염된 환경에 적응한 동실물들은 오염물질에 대한 특별한 내성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하는데, 확인해 보는게 좋을 거 같아, 그래서 결과가 좋다면 기지 근처의 땅을 활용해서 작물을 재배할 수도 있을 거 같고"

"그게 가능해?"

"일단 실행하기 전에 샘플부터 수집하려고."

방사능으로 오염된 땅에서 자라는 작물을 섭취하는것은 결국 방사성 물질을 섭취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체내에 축적되는 방사능은 방사선을 방출하여 각종 암을 유발시키고 세포를 파괴한다, 또한 살아남더라도 심한 유전병을 유발한다,

"종말 시대의 기록을 보면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역이라도 수십년에 걸쳐 방사성물질에 내성이 강한 식물을 심고 뽑기를 반복하면 토양을 원상태로 돌릴 수 있다고 나와있대"

'흠 그럼 충분히 가능하겠군, 방사성 물질이 제거된땅에서 재배하는 얌과 같은 구근류라면 충분히 재배가 가능하고 우리에게도 훌륭한 식량이 되어 줄거야,'

종말 전쟁이 끝난 후 이미 수백년이 흘렀다, 물론 경쟁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한 터라 오염의 정도는 극심했지만, 폭발이 일어난 지역이 아니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오염이 제거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상행도 해야할거같아 용광로 마을과 사이언스 마을을 비롯한 규모가 큰 마을들에서 거래를 요청해왔어."

"하긴 그럴 때가 되었지,"

아직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무력조는 이제 상단 호위 임무에 투입될 정도로 충분히 수련을 한 상태다

"좋아 그럼 바로 회의를 소집해!"

"이미 소집해놨어!"

역시 벨이다 벨은 돌풍기지로 가면서 하룬이 반드시 알아야하는 사항들에 대해서 짧게 정리해서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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