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0화.소집된 대원들 (161/278)

《소집된 대원들》

 정보 길드를 나온 하룬은 서둘러 여관으로 향했다. 의뢰로 인해 마음의 여유가 없어졌던 것이다. 당장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다.

 막 여관으로 들어서는 순간 익숙한 소리가 그를 기다렸다.

 “야! 왜 이제야 와!”

 해란이었다. 며칠 동안 얼굴을 볼 수 없었던 그녀가 웬일로 대낮부터 자신을 찾아온 것이다. 해란은 물 잔만 만지작거리며 한 탁자를 차지하고 있었다. 식당을 돌아보니 이른 저녁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몇 테이블은 이미 차 있었다.

 하룬은 해란을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가려다가 아카족 전사들을 떠올리고 생각을 바꾸었다. 해란에게 그들에 대해 구구절절하게 설명하기 귀찮았던 것이다. 하룬은 의자를 당겨 앉으며 물었다.

 “세란이는?”

 “오빠를 도와야 해서 못 들어왔어.”

 바란이 또 무슨 주문이라도 받은 모양이다. 일거리가 줄었다고 사람을 줄였기에 힘과 덩치가 좋은 세란이 바란을 보조하는 일을 맡은 것 같았다.

 “벌써 다 처리한 거야?”

 다 팔았냐고 물으려다가 식사를 하는 사람들을 의식하고 말을 돌렸다.

 “아니!”

 그럼 더욱더 이상한 일이다.

 “그래, 지금까지 판매한 돈은 얼마나 되니?”

 “한 7만 골드 정도야. 하지만 남은 것들은 등급이 높아 꽤 받을 수 있을 거야.”

 “얼마나 예상하는데?”

 “음, 한 30만 골드 정도? 어쩌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고.”

 꽤 큰돈이다. 애초 얼마쯤 될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던 하룬으로서는 기쁜 소식이었다. 하룬의 입매를 본 해란은 그가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피식 웃었다.

 “근데 무슨 일이야?”

 “너 다른 아이템들도 있잖아. 빨리 내놓으라고.”

 “무슨 아이템?”

 “아, 진짜! 너 이럴래? 돌풍 용병대에서 아이템 처리를 맡겼다며.”

 이제야 생각이 난다. 그때 죽음의 사신 역할을 하느라고 해란 자매와 헤어지면서 그런 핑계를 댄 적이 있었다.

 ‘제길! 남은 아이템들은 모두 팔 만한 것들이 아닌데.’

 당황한 나머지 뭐라 핑계를 댈 것이 없었다.

 “이 누나가 알아서 잘 팔아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내놔!”

 보아하니 거래를 많이 성사시켜 상인 레벨이 많이 오른 눈치다. 아마 욕심이 난 모양인데 어떻게 변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 여기서는 좀 곤란하겠다. 네 방으로 가자.”

 하룬은 해란의 우격다짐에 가까운 행동에 할 수 없이 방으로 향하고 말았다. 그나마 아카족 전사들은 숙소 뒤편에 있어 그들에게 여자에게 끌려가는 꼴사나운 장면을 보이지 않아 다행이었다.

 “빨리 내놔 봐. 어떤 아이템들인지 좀 보자.”

 해란은 마법 배낭까지 가지고 왔다. 단단히 작정을 한 모양이다.

 “휴우!”

 하룬은 한숨을 쉬며 할 수 없이 인벤토리 창을 열었다. 그나마 가장 수량이 넉넉한 포션이라도 내놓을 생각이었다.

 ‘어! 이게 웬 아이템이지?’

 하룬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인벤토리가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돈을 비롯해서 각종 도검류는 물론이고 금속 방어구까지, 자신은 처음 보는 아이템들이 풀로 채워져 있었다.

 ‘뭐야?’

 하룬은 믿을 수 없는 일에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이런 물건들을 구입한 적도 없거니와 누군가에게 받은 적도 없었다.

 ‘혹시?’

 죽음의 사자 역할을 했던 때가 기억났다. 예전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던 것이다.

 ‘그럼 그자들이 산적으로 분류되었나?’

 일단 현상금이 붙고 수배가 걸리면 그자를 잡는 즉시 가지고 있떤 아이템들은 물론이고 현상금까지 자동으로 인벤토리에 들어오게 된다. 예전에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흉악한 마적들의 경우가 그랬다. 물론 자신의 말을 잘못 알아들은 싸가지가 다 흡수해 버렸지만.

 ‘아공간은?’

 싸가지의 아공간을 가지게 되었을 때 인벤토리가 차면 자동적으로 아공간으로 이동하게 설정해 두었다.

 “역시!”

 아공간을 확인한 하룬의 입이 쩍 벌어졌다. 종류를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아이템들이 가득 들어있었던 것이다. 하긴 적어도 수천 명은 처리했으니 그들의 아이템이 몽땅 그의 인벤토리로 들어온 것이다.

 “뭐야? 뜸 들이지 말고 빨리 보여줘.”

 하룬은 해란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되면 해란이 찾아온 것은 아주 시의 적절했던 것이다. 죽음의 사자 역할로 인해 아공간의 여유 공간이 별로 없을 정도로 많은 아이템을 얻었으니 처리를 해야 했다.

 “수량이 좀 많으니까 물건은 나중에 네가 확인해.”

 하룬은 인벤토리에서 아이템들을 꺼내 마법 배낭으로 바로 옮겼다. 해란은 하룬의 손에 들려 옮겨지는 아이템들 중에 괜찮은 것들이 보일 때마다 소리를 지르며 기뻐했지만 끝도 없이 나오는 아이템에 나중에는 질린 얼굴이 되었다.

 “좀 더 큰 걸로 사지 그랬냐?”

 해란이 가지고 있는 마법 배낭은 마차 반 대분의 공간을 가진 것으로 하룬이 얻은 아이템을 모두 넣기에는 너무 작았다.

 “세상에! 뭐가 이렇게 많아.”

 “응. 수량이 조금 많네. 나머지는 내 마법 배낭을 빌려줄 테니까 거기에 넣어서 가. 내 건 마차 한 대분짜리니까 가능할 거야. 그리고 어차피 아이템에 대한 목록은 돌풍 용병대가 알고 있으니 네가 알아서 처리하고 간단한 결과서와 돈만 넘겨 줘.”

 하룬은 메고 다니던 마법 배낭을 풀어 그 안에 아공간에 남은 아이템들을 쓸어 담았다. 그 숫자가 너무 많아 그중 포션류를 비롯해 괜찮은 것들을 빼는 순간 판단해서 남겨 두었지만, 그것만 해도 꽤 많은 수량이었다.

 그 작업이 다 끝나자 하룬은 홀가분한 마음이 되었다.

 “이 아이템들도 분류해서 수리를 맡기려면 바쁘겠다. 서둘러!”

 “아니, 잠시 나하고 이야기 좀 하자.”

 해란은 아이템으로 가득 찬 두 개의 마법 배낭을 양손에 쥔 채 바닥에 털썩 엉동이를 붙였다.

 “무슨 말인데? 혹시 나와 의논할 일이라도 있는 거야?”

 “어!”

 돈만 관련되면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나는 그녀의 눈빛이 무척 부담스럽다.

 “뭔데?”

 “너 말이야, 나랑 동업하지 않을래?”

 “그게 무슨 소리야?”

 뜬금없는 소리였다.

 “같이 자금을 모아 가게 하나 내자. 아니,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고 상단 하나 만들자고. 너 여기 세상에서 유명한 돌풍 용병대랑 친하잖아. 걔들이 동행하면 위험하지 않을 거 아니야. 어때, 내 생각이?”

 즉흥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 여실하게 느껴지는 허술한 그녀의 제안이다.

 “풋!”

 하룬은 해란의 말에 실소를 하고 말았다. 돈 냄새를 맡는 것과 거래에는 귀신같은 그녀가 때늦은 뒷북을 치는 것이 우스웠기 때문이다.

 “넌 이 세계를 잘 몰라서 그런데 이건 돈 냄새가 풀풀 나는 건이야.”

 “그러냐?”

 “그럼. 대박 사업이 될 거야!”

 “이미 추진하고 있다.”

 하룬은 굳이 그녀에게 이런 사실까지 알리고 싶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알면 기분 나빠할 것이 틀림없어 순순히 털어놓았다.

 “정말?”

 해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정도로 과도한 반응을 보였다.

 “응. 내 식구들 중에도 비욘드를 하는 사람들이 많거든. 그들로 하여금 작은 상단 하나를 만들게 할 생각이야.”

 “제기랄! 한발 늦었네.”

 해란은 분통을 터트렸다. 자기 딴에는 하룬을 확실하게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실망한 티가 역력했다.

 “언제 어디서 만들 건데?”

 “곧 여기로 헤니가 적당한 사람들을 데리고 올 거야.”

 하룬의 말에 해란이 잠시 인상을 긁더니 무슨 생각을 했는지 눈빛이 강해졌따.

 “하룬아, 그러지 말고 상단 건은 내게 맡겨. 네 식구들 월금은 내가 다 주고 3년 안에 투자금을 두 배로 불려줄 테니까.”

 “으음.”

 하지만 그건 안 될 말이다. 비록 하룬 역시 그녀의 능력을 인정하지만 이 상단 거의 경우 돌풍 용병대의 자금원이 될 중요한 것이니 대원이 아닌 그녀에게 맡길 수는 없었다. 해란의 집요한 성격을 떠올린 하룬은 단호하게 말했다.

 “미안해! 이미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어. 우리 식구들의 먹고사는 문제가 걸린 일이거든.”

 “에이, 그러지 말고. 우린 친구잖아, 친구! 날 그렇게 못 믿어?”

 미안하지만 단지 정이나 인간관계로 결정할 수 없는 일이다. 예전이라면 혹시 해란의 말에 넘어갔을지 모르지만 비욘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운 지금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

 “믿고 못 믿고는 문제가 아니야. 앞으로 우리 돌풍용병대의 자금원을 만드는 중요한 일이야.”

 “그러니까 나에게 맡기라고. 조건을 수정할게. 수익이 나든 나지 않든 내가 책임지고 매년 투자금의 30퍼센트를 수익금으로 지급할게. 이게 아니라도 너희 돌풍 용병대원들은 할 일이 많잖아. 상단에 대한 것은 나한테 맡기라고.”

 그 말에는 사실 조금 마음이 흔들렸다.

 ‘투자 원금이 100만 골드면 1년에 30만 골드라. 그거 괜찮은데.’

 30만 골드면 환시세로 치면 무려 24억이다. 만약 최대로 투자한다면 그 열 배까지는 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다. 투자 원금이 열 배라면 수익도 열 배이니 대원들의 능력이 일정 수준에 올라갈 때까지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기지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원래 상단을 만들려고 했던 목적인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다는 면을 생각하면 그녀의 제안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돌풍 용병대가 직접 상단을 운영하게 되면 신경 쓸 일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열심히 한다고 반드시 수익이 나리라는 보장도 없을 것이고 이런저런 이류로 수련이나 현실의 일에 매진해야 할 무력조의 대원들이 나서야 할 일도 많을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대로 글로리 가이아를 게임에서 상대하게 되면 한 명의 대원이라도 더 필요하다.

 원래 생각도 직접 상단을 운영하려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해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려는 것이니 해란의 말에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상단을 만드는 이유는 무력조나 연구조에 속하지 못하는 기지 주민의 일자리를 위하는 측면도 있어 반드시 이득만을 위한 일이 아니니 흔들릴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여러모로 생각을 좀 해보자. 벨과 아리를 비롯해 다른 대원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자신의 판단에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다 보면 좋은 의견이 개진되지 않더라도 의논을 하는 사이에 좋은 생각이 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해란에게 지속적으로 시달리지 않으려면 일단은 강하게 거절해야만 했다.

 “미안해. 일단 넌 내가 맡긴 아이템부터 처리해 줘.”

 “야, 하룬! 친구끼리 왜 그래. 나 못 믿어? 나 마법사에 상인이라고. 현실에서도 상인이고.”

 그 말에 조금 더 마음이 흔들렸지만 마음을 바꿀 정도로 우유부단한 하룬이 아니다.

 ‘하지만 헤니나 미드레는 내 사람이고 해란은 아니지.’

 친구라고 해서 무조건 정할 일이 아니다. 그리고 해란은 이제까지 그에게 철저하게 계산적이었던 점도 그의 마음에 차지 않았다. 그와 거래를 하면서 그녀가 손해를 보거나 자신의 수익을 포기한 적은 없었던 것이다.

 해란은 하룬의 태도가 강경하자 일단 한발 뒤로 물러났다.

 “아무튼 내 제의를 신중하게 생각해 봐. 어느 쪽이 더 나을지 말이야. 난 내가 상단을 맡아 운영하는 방식이 네게 더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니까 말이야.”

 상대가 단호하게 거절을 한다고 깨졌다고 포기하는 것은 해란의 방식이 아니다. 거래란 상대방의 빈틈을 노리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녀는 현실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하룬도 예전의 그 어리바리하고 금전 감각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순진하기만 한 하룬이 아니다. 나중에는 어떻게 되더라도 일단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더 생각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그 이야기는 이미 결정이 되었으니까.”

 “알았어. 알았다니까. 그러니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헤니에게도 이야기를 해 봐. 내 제안이 더 이득이 된다는 걸 그녀도 이해할 테니까. 아무튼 난 갈 테니까 며칠 후에 다시 보자.”

 더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가는 상대방의 오기를 자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아는 해란은 물 한 모금을 삼키고 후딱 자리를 떴다. 지금 그녀의 입장으로서는 하룬이 다시 생각할 여지만 남겨두면 되는 것이다.

 “친구! 믿고 있을게.”

 마지막까지 관계를 강조하는 해란이다.

 “큰 건이 들어왔습니다. 모두 다 힘을 합쳐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통신을 통해 대원들을 불렀다.

 -대장, 꼭 해야 하는 일이오? 우리는 빼주면 안 되겠소?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하는 일입니다.”

 타니엘라와 미루스는 마법서 해석 때문에 오기 싫은 눈치였지만 어쩔 수가 없다. 혼자서는 도저히 갈 수가 없는 곳이다.

 -걱정하지 마시오, 대장. 내가 씻지도 않고 두더지가 되어 버린 이 두 늙은이들의 지저분한 머리채를 잡아서라도 끌고 갈 테니까.

 역시 든든한 딜런 경이다. 통신기를 통해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가 밝은 것을 보니 이제 완전히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제기랄, 한 달 정도면 다 끝낼 수 있는데. 대장, 좌표나 불러주시오.

 투덜거리기는 했지만 타니엘라와 미루스도 자신들이 돌풍 용병대원이라는 사실과 하룬이 별일도 아닌데 부를 리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룬은 헤르쉬의 도움을 받아 시티 성 밖의 좌표를 불러주었다. 이렇게 되면 거처를 옮겨야 할 것 같았다. 남들의 눈을 피할 필요가 있었다.

 그나저나 이럴 때를 생각하면 고위 서클 마법사들을 잘 영입한 것 같다. 보통 사람들이 한 달은 걸어야 도착할 곳을 눈 깜짝할 사이에 올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대원들이 바로 올 수는 없었다. 본부의 건물들을 위해 몇 가지 방어 마법도 설치해야 했고, 헤니와 마리가 접속할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용병대 본부와 통신을 마친 하룬은 겨루와 통신을 시도했다.

 -대장!

 겨루는 하룬의 목소리가 들리자 반색을 했다.

 “그래 나야. 수고가 많네.”

 -수고는요. 개인적인 일로 누를 끼쳐 미안합니다.

 “거기 일은 어떻게 되어 가나?”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왜요? 무슨 일 있습니까?

 “의뢰가 들어왔거든. 꽤 위험하고 큰 건이라 대원들의 의견도 모아야 결정하고 만약 한다면 모두 같이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이런! 큰일이네. 발트랑이 펄쩍 뛸 텐데.

 -어차피 기한을 넘겼잖아. 우리가 한가한 사람들도 아니고 대장의 소환인데 가야지.

 마침 옆에 있었는지 방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우렁찬 목소리를 들으니 무척 반가웠다.

 -할 수 없지. 여기야 그래도 사람이 많지만 우리 용병대야 열 명도 안 되니 빠져선 안 되지.

 -그러자. 난 짜증나서 더 이상 못 해 먹겠다.

 -그건 나도 그래, 자식아! 그래, 차라리 잘됐다. 더 이상 눈치 봐가면서는 못 해 먹겠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그쪽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거기가 어디야?”

 -마츠 평원 외곽입니다.

 “마……츠 평원? 그럼 데빌 산맥?”

 -어? 어떻게 아십니까?

 “설마 다크니스를 쫓는 거야?”

 -네? 그, 그걸 대장이 어떻게……?

 발트랑 일행이 가이아 팔로워를 쫓고 있다는 것은 의외였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럼 잘됐네. 그냥 거기에 있어. 우리도 그쪽으로 이동할 거니까 다시 통화해서 중간에서 만나자. 자세한 것은 다음에 이야기하고.”

 -알겠습니다. 우리 용병대가 받은 의뢰가 데빌 산맥이나 다크니스에 관련된 것인가 보네요?

 “맞아. 일단 발트랑에게 용병대의 의뢰 때문에 조만간 빠져야겠다고 운이나 띄워 놔. 우리 행적에 대해선 함구하고.”

 -당연히 그렇게 하겠습니다.

 통신을 끊고 난 하룬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된 거지? 발트랑은 분명히 마법서를 찾고 있을 텐데. 그럼 다크니스가 그 마법서와 관계가 있단 말인데.’

 뭔가 느낌이 온다.

 ‘어쩌면 다크니스는 대공의 저택을 털 때 대공이 검증의 관에서 얻은 마법서를 훔쳤는지 모르겠군. 그 마법서의 내용은 데빌 산맥의 모처와 관련이 있고.’

 비록 추측이긴 하지만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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