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츠 컨트롤》
집들이를 마치고 배리어 밖 거주지로 돌아온 것은 밤이 늦은 시간이 되어서였다. 열세 명이 지고 온 각종 짐들을 전부 날라야 했던 것이다.
“다음에는 사이보그들을 동원할 테니까 오늘만 수고해 주세요, 마스터.”
아즈만은 자신의 마스터가 직접 기계류를 비롯한 무거운 짐을 옮기는 것이 미안했지만 하룬은 오랜만의 노동에 기분이 좋았다. 직접 몸을 움직이며 땀을 흘리는 것은 성과가 보이는 수련을 하고 난 느낌이었다.
더구나 옮기는 거리도 얼마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자장 엘리베이터와 자장 슈퍼 카를 이용했던 것이다.
“이제 벨이 원하는 것들은 대충 구한 건가?”
“네. 벨이 가장 하고 싶었던 연구가 나노봇이나 각종 나노생체형 칩들인데 이번에 구한 각종 재료들과 여기 연구 시설들, 그리고 제가 가진 지식과 기술 수준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거예요.”
자신이야 잘 모르는 분야지만 아즈만이 가능하다면 가능할 것이다.
“아마 오래지 않아 저와 벨이 완벽한 생리 기능을 갖춘 인간체로 변한 것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기대할게. 벨이 정말 좋아하겠네.”
그러고 보니 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벌써 연구실로 간 모양이다. 같은 인공지능체라도 성격은 판이했다. 벨은 정말 아이처럼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참질 못하는 성격이고, 아즈만은 마치 교육을 잘 받은 숙녀처럼 행동이나 말이 고상하고 부드러우면서 배려가 깊었다.
“벨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우리가 좋은 마스터를 모시게 된 것이 행운이에요.”
부드러운 아즈만의 눈길에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그는 벨을 여동생으로 생각할 뿐 결코 부하 개념으로 여기지 않았다.
“난 비욘드에 접속할 테니 벨을 부탁해.”
“걱정 마세요. 둘이 잘 지내겠습니다. 자주 나와 주시면 더 좋고요.”
“알았어. 현실에서도 수련이 필요하니까 당분간은 몰라도 나중에는 자주 나오게 될 거야.”
“기지한 층을 비워 수련장을 만들어 놓겠습니다.”
아즈만은 이미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전용 수련장이라니 근사했다. 그의 생각보다 한발 앞서 준비하는 아즈만이 있어 정말 좋았다.
“아즈만이 있어서 정말 편하네. 앞으로 잘 부탁해.”
“저야말로 잘 부탁드려요.”
아즈만의 고혹적인 미소에 마음이 진탕된 하룬은 서둘러 비욘드로 향했다. 아무리 인간이 아니라도 미인과 함께 사는 것은 좋으면서도 불편하기도 했다.
티넌 호숫가에서 접속하고 보니 밤이었다. 마나 플로를 돌리며 밤을 지새우고 내일 합류할까도 싶었지만 일단 숙영지로 가기로 했다. 그래도 잠은 편안하게 자야 했다.
숙영지에 가지 늦은 시간임에도 모닥불 가에 티노와 도네이스가 나란히 앉아 시시덕대고 있었다. 뭔가 재미난 이야기라도 나누는 모양이었다.
“티노!”
“어! 대장, 빨리 돌아왔군요.”
티노와 도네이스는 기척도 없이 나타난 하룬을 보고 깜짝 놀라 일어났는데 표정이 이상했다.
“네. 일이 빨리 끝났습니다. 그런데 밤이 늦었는데 왜 안 자고……?”
“커험. 밤공기가 좋아서요.”
모닥불 때문인지 티노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 보인다. 그나저나 청춘도 아니고 밤공기가 좋다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슬쩍 보니 도네이스도 얼굴이 붉어진 것 같았다.
“막 자려던 참이었어요. 그럼 내일 봐요.”
그녀는 막 입을 열려는 하룬에게 어울리지 않는 인사까지 하고는 자신의 천막으로 황급히 움직였다.
“그것참, 모를 일이네. 도네이스가 저렇게 나긋나긋한 것은 처음 보네.”
이제까지 동행하며 많이 친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하룬을 무척 어려워해서 웬만하면 말도 잘 하지 않던 도네이스였다.
“천막부터 치겠습니다.”
티노는 하룬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황망한 표정으로 일어나 천막을 치기 시작했다.
“허, 참!”
뭔가 이상한 구석이 있긴 한데 알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엄청난 거구의 도네이스와 왜소한 체격의 티노가 연애를 할 리도 없는데 말이다.
아무튼 티노가 쳐 준 천막으로 들어가 잠을 청하는 하룬의 머릿속에는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는 삶에 대한 새로운 생각들이 흘러가고 있었다.
혼자만의 생활도 그리 나쁘진 않았지만 벨과 생활해 보니 고적하거나 외로움을 느끼지 못했다. 현실에서 사람들과 같이 식사하고 어울리는 것은 참 흐뭇하고 기분이 좋았다.
더 이상 자신이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제 그에게는 여동생이나 다름없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벨도 있고, 아직은 어떻게 대할지 정하지 못했지만 아즈만도 있었다. 비록 같은 인간은 아니지만 그런 사실을 평소에는 잊을 정도로 그들에게 친밀함과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진수 형도 빼놓을 수 없는 가까운 존재다.
‘난 더 이상 혼자가 아니구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자 더 이상 불행하지 않았다.
이곳 세상에 오면 언제나 한결같은 정을 주는 티노가 있고, 아직 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헤니도 있다. 아는 사람들도 많이 생겼고, 그들과 함께하는 여행도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동경하는 힘을 주는 비도지존이 존재했다.
하룬은 오랜만에 진한 행복감을 느끼며 잠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달디단 잠을 자고 나니 몸도 마음도 활력이 가득했다. 마나 플로를 수련한 직후에 비해서도 훨씬 더 상태가 좋았다. 좋은 잠보다 더한 보약이 없다더니 그 말이 맞나 보다.
“어제 늦게 왔나 보군. 일이 잘 풀렸소? 얼굴이 무척 좋아 보이오, 대장?”
눅눅한 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오른 호숫가를 산책하는 길에 만난 타니엘라의 말에 하룬이 싱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런 타니엘라의 옆에는 딜런이 함께하고 있었다.
“허허! 대장의 그런 미소는 아주 일품이네. 좀 자주 웃게.”
딜런의 말에 하룬의 미소가 더욱 진해졌다.
두 사람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숙영지로 돌아오니 티노와 도네이스가 아침 식사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기분 좋게 아침을 먹고 난 하룬은 고요의 평원으로 나갔다.
키 작은 풀들이 자란 고요의 평원은 푸름으로 가득했지만 몬스터들이나 심지어 새들도 없어 그 이름값을 했다.
타니엘라의 설명에 따르면 이 광대한 평원은 사실 평원이 아니라 지반이 갈라진 땅이 폭넓게 펼쳐진 곳이라고 했다. 그 위에 습기를 좋아하는 이끼류들이 수천 년이 넘게 자라 그 틈을 가려 마치 땅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말이다.
워낙 지반이 갈라진 곳이 많아 몬스터나 큰 동물들은 물론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표토층이 없어 이끼류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살 수 없는 곳이었다.
보기에는 초식동물들이 지천일 것 같지만 심지어 벌이나 나비들도 없는 침묵의 땅이었다.
하룬은 고요의 땅으로 올라가는 엄청난 놓이의 절벽가에 자리를 잡았다. 블리츠 대거에서 얻은 블리츠 컨트롤을 아직 쓸 수 없는 터라 이참에 수련하려는 것이다.
먼저 블리츠 대거를 손에 쥐고 정수리 부위에 있는 어퍼 마나 오션에 정신을 집중했다. 마나 오션에는 수없이 많은 뇌전들이 지지직거리며 서로 합해지고 나뉘었다.
‘음. 저 뇌전들을 끌어내야 한단 말이지.’
답이 보이질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감조차 오질 않았다.
‘좋아. 일단 의지를 부여해 보자.’
이전에 꿈쩍도 하지 않는 마나를 움직여 본 경험이 있어 의지를 심기로 했다. 하지만 몇 번을 시도해도 뇌전은 움직이지는 않았다. 마치 너는 내 주인이 아니라는 듯 말이다.
한참 동안 그 뇌전을 움직이려고 심력을 다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마나처럼 뭉쳐진 상태가 아니라 쉴 새 없이 서로 충돌하고 합해지며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뇌전이라 그런지 의지 자체를 심는 것이 불가능했다.
생각다 못해 블리츠 컨트롤 특유의 마나 플로를 머릿속에 떠올렸지만 그것도 소용이 없었다. 가끔 한 줄기 뇌전이 어퍼 마나 오션에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금방 제자리로 돌아가 버렸다.
“빌어먹을!”
결국 얻은 것 없이 한나절을 보낸 하룬은 입맛이 썼다. 이제 스텟 창에 의지가 생길 정도로 의지력이 강해졌지만 뇌전의 형상을 가진 마나는 움직일 생각도 하질 않았다.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로 간단하게 생선구이를 해 먹은 하룬은 다시 절벽과 마주 섰다. 일단 마나를 움직이지는 못하더라도 블리츠 대거 본연의 위력을 시험해 볼 참이었다.
꼭 나뭇잎처럼 생긴 블리츠 대거를 손바닥에 놓고 엄지로 한 면을 누른 후 목표로 잡은 곳을 응시했다. 마치 옷걸이처럼 절벽에 튀어나온 머리통만 한 돌이 목표였다.
돌덩이를 응시하는 하룬의 눈빛이 점차 매서워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돌덩이가 크게 보였다. 목표물 이외에는 모든 의념을 버린 것이다. 돌덩이가 하르크로 변해 그의 눈을 가득 채운 순간 하룬의 어깨가 벼락처럼 움직였다.
파앗!
파공성과 함께 나뭇잎처럼 생긴 블리츠 대거가 돌덩이를 향해 날아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대거에서는 시퍼런 뇌전이 방사되고 있었다. 대거는 목표했던 돌덩이에 깊숙이 박혔다.
지지직!
돌덩이는 순식간에 뇌전에 휩싸였고 얼마 후 몇 조각으로 부서져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파바밧!
강력한 뇌전이 머리통보다 더 큰 돌덩이를 부숴 버린 것이다. 얼마나 예리했던지 대거는 나뭇잎처럼 생긴 몸통의 절반이 아직도 절벽에 박혀 있었다. 돌덩이를 부수고 들어간 것이다.
“멋지군!”
어떻게 성공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위력이 생각 이상이다. 이 정도라면 싸가지와 합체한 비수의 위력에도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순수한 위력에서는 블리츠 컨트롤이 한 수 위였다.
‘그런데 어떻게 된 거지?’
뇌전의 힘을 움직이겠다는 마음을 포기하고 단지 목표물을 맞히겠다는 생각에만 집중하니 오히려 뇌전의 힘을 쓸 수 있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몇 번을 생각해도 알 수가 없다.
하룬은 비수를 던진 그 자세로 서서 두 눈을 반개하고 의식을 어퍼 마나 오션에 집중시켰다. 뇌전이 비수를 통해 밖으로 나가서일까? 뇌전의 크기가 작아졌고, 바닥에 끈끈한 액체도 보였다. 그가 메신저 스킬을 익히며 얻은 마나는 마치 기체처럼 느껴졌지만 이 뇌전의 힘은 액체와 방사되는 뇌전으로 그에게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어퍼 마나 오션에서 이마와 혀뿌리를 거쳐 어깨와 손으로 이어지는 마나 로드가 심안을 통해 보였다. 마치 끊어지지 않는 물줄기처럼 보이는 뇌전의 힘은 손을 통해 멀리 50미터 밖의 블리츠 대거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신기하네.’
뇌전의 힘은 마나와 달리 일단 몸 밖으로 나갔지만 여전히 어퍼 마나 오션에 뿌리를 두고 길고 가늘지만 아주 강력하게 이어져 있었다.
‘회수!’
마음속으로 명령을 내렸지만 블리츠 대거는 절벽에 박힌 그대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후훗.’
하룬은 실소를 머금었다. 정령도 아닌 바에야 그의 의지에 반응할 리가 없었다. 하룬은 어떻게 해야 비수를 조종할 수 있을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 상태에서도 이어진 선을 통해 뇌전의 힘이 전달되어 블리츠 대거는 연방 시퍼런 뇌전을 토하고 있었다.
차츰 어퍼 마나 오션의 바닥이 비어 갔다. 뇌전의 힘이 대거를 통해 대기 중으로 발산되기 떄문이리라.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다. 어렵게 얻은 힘이라서가 아니라 그가 존경하는 비도지존이 남긴 힘이다. 이렇게 없앨 수 없었다.
‘이러다가 뇌전의 힘이 다 소진되면 어쩌지? 연결을 끊어버릴까? 뇌전의 힘아, 제발 돌아와라!’
그런 생각응ㄹ 하는 순간 갑자기 믿을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났다.
부르르! 지지지직!
절벽에 꽂힌 블리츠 대거가 몇 번 격렬하게 뇌전을 방사하며 떨더니 급기야는 천천히 절벽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래, 돌아와!’
잔뜩 늘인 고무줄이 떠올랐다. 마나 오션 전체를 장악한 그의 의식이 강하게 그 줄을 끌어당겼다. 이제 돌아올 시간이다. 하룬은 간절하게 블리츠 대거가 그에게 돌아오는 그림을 그렸다.
파앗! 파공성과 함께 블리츠 대거가 빛살 같은 속도로 그에게 돌아왔다.
“후웁.”
무심코 대거를 받아 쥔 하룬은 방사되는 뇌전에 간담이 다 서늘했지만 정수리 부위에서 의식을 다 풀지는 않았다.
어느새 뇌전의 힘은 어퍼 마나 오션으로 귀환해 있었다. 눈에 띄게 그 활성이 떨어지고 힘도 약해지긴 했지만 다시 돌아온 것이다.
블리츠 대거를 받아 든 손을 본 하룬은 건틀릿의 손바닥 부위에 새겨진 비수 형태의 검붉은 흔적을 볼 수 있었다. 극히 짧은 시간이지만 뇌전에 휩싸인 탓에 생겨난 자국이었다.
화상을 입었는지 손바닥이 화끈거리고 있었다.
‘휴우.’
돌덩이를 꿰뚫고 들어가 결국 부숴버리기까지 한 뇌전의 힘에 그대로 노출되었다면 아마 몸 전체가 심한 화상을 입었거나 바위처럼 박살났을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다룰 수 없다면 정말 위험한 힘이었다. 하지만 그 위력만은 최고였다. 생생한 뇌전의 흔적이 새겨진 손바닥 부위를 쳐다본 하룬은 대거가 박혀 있던 절벽으로 시선을 돌렸다.
“후우, 대단한걸.”
비수가 박혀 있던 절벽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검게 타 있었고, 깊은 구멍이 나 있었다.
멋진 놈이다. 하룬은 화상을 입은 것도 잊고 사랑스러운 손길로 블리츠 대거를 매만졌다.
‘제기랄. 최고의 스킬이긴 한데 현실에서 쓸 수 없다는 게 너무 억울하고 서운하군.’
다른 스킬들이야 현실에서 죽도록 수련하면 쓸 수 있을 거 같은데 이 블리츠 컨트롤은 번개의 힘을 몸 안에 받아들여야만 쓸 수 있는 스킬이다. 그렇다고 비 오는 날 번개를 맞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 마치 정령의 존재처럼 안타까웠다.
그렇게 사흘 동안 일념으로 스킬을 수련한 하룬은 드디어 스킬 레벨을 2로 올릴 수 있었다. 2레벨의 효과는 벼락에 이은 폭발이었다. 그동안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블리츠 컨트롤 특유의 마나 플로를 그리고 수없이 수련한 결과였다.
슈욱!
파공성과 함께 쏘아지는 블리츠 대거가 갑자기 목표물 앞에서 급하게 멈추었다. 마치 뭔가 뒤에서 강하게 끌어당긴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더니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목표물에 꽂히며 벼락을 방사했다.
지지직!
꽈앙!
절벽의 튀어나온 바위 하나가 시퍼런 뇌전에 휩싸이기 무섭게 산산조각이 났다. 뇌전의 힘이 극에 이르며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아마 살아 있는 생물이 블리츠 대거에 맞는다면 감전되어 죽겠지만 버틴다고 하더라도 결국 이렇게 폭발하고 말 것이다.
어퍼 마나 오션과 이어진 뇌전의 끈을 강한 집중력으로 당기자 블리츠 대거가 날아갔던 속도로 그에게 돌아왔다. 아직 회수할 때마다 대거에 깃든 뇌전 때문에 적지 않은 고통을 느끼기는 하지만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
다른 사람들도 놀고 있지만은 않았다. 하룬의 끊임없는 수련에 고무된 타니엘라와 딜런도 나름대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타니엘라는 아직 미진한 공격 마법을 수련하고 있었다. 비록 마음대로 다닐 수는 없지만 드넓은 고요의 평원은 마법을 수련하기에는 적당했다. 마법진에 특화된 마탑 출신이라 그동안은 등한시했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라 미리 수련을 하는 것이다.
딜런은 티노와 도네이스를 상대로 검술을 점검하고 있었다. 마치 이동 마법을 연상하게 만드는 티노의 놀라운 움직임과 검술 그리고 마나가 실린 도네이스의 화살을 상대로 실전을 방불케 하는 수련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