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대원들》
시린느를 제외한 대원들이 전사의 전당에서 돌아온 것은 들어간 지 일주일이 지난 후였다.
저녁 늦게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온 대원들은 비록 엄청난 강도의 수련 때문에 많이 지쳐 보였지만 눈빛만은 형형하게 빛나는 것이 무척 보기 좋았다.
“고마워요, 대장. 덕분에 좋은 걸 배웠어요.”
사실 전투력이 약한 티노 때문에 걱정했는데 좋은 스킬을 배운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하하하! 대장, 난 이제 방패 하나만 있으면 모든 몬스터를 다 때려잡을 수 있게 됐어.”
떠버리 녀석의 말에 하룬은 픽 웃었지만 면박을 주지는 않았다. 겁이 많은 녀석이 자신감을 가진 것이 좋아 보였다.
“호호, 앞으로 몬스터들은 다 내 밥이야. 끝내주는 걸 배웠거든.”
제발 그래야 할 텐데 쓸데없이 도발 스킬만 올려 일행을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대장, 고마워.”
사흘 만에 한층 깊어진 눈을 가지게 된 필립이 가장 믿음직스러웠다.
잔뜩 풀이 죽은 채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는 시린느가 조금 안쓰러웠지만 다 자기 복이니 어쩔 것인가. 다른 대원들도 울상인 그녀 때문에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얼마나 변했을까? 일단 대원들의 상태 창이나 확인해 보자.’
하룬은 첫 번째 의뢰를 성공한 것도 있고 해서 기대하며 용병대의 상태 창을 열었다.
『이름: 돌풍 용병대
등급: D급 소형 용병대
특화 분야: 없음
구성원:필립, 지탄, 시린느, 라트리나, 티노
명성: 100』
비록 두 번의 의뢰를 성공했지만 용병 길드를 통해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별로 변화가 없었다. 하룬은 각 구성원의 상태 창을 차례로 눌렀다.
『이름: 필립
종족: 인간 NPC
직업: 검사
레벨: 40
칭호: 4급 용병
생명력: 1,400 마나: 1,100
힘: 44 체력: 48
지식: 25 지혜: 28
행운: 5 민첩: 19
집중: 6
[스킬]
스매싱 블로: 초급 Lv.5(96.25%)/Lv.5
멀티 블로: 중급 Lv.1(85.20%)/Lv.5』
여행하는 동안 레벨이 5나 오른 필립은 기사의 전당에서 새로운 중급 스킬을 익혔다. 이름으로 보아 기존의 스매싱 블로의 진화형으로 여겨지는 스킬이었다.
『이름: 지탄
종족: 인간 NPC
직업: 검사
레벨: 32
칭호: 5급 용병
생명력: 1,535 마나: 740
힘: 61 체력: 60
지식: 5 지혜: 7
행운: 5 민첩: 7
[스킬]
실드 어택: 초급 Lv.2(12%)/Lv.5
실드 크로싱: 초급Lv.1(88.50%)/Lv.5』
지탄은 레벨이 7단계나 올랐다. 스텟의 경우도 힘과 체력이 집중적으로 상승했다. 역시 힘을 빼놓으면 말이 안 되는 캐릭터였다. 덩치나 힘과는 어울리지 않게 겁이 많아 전투에서는 소극적이지만 이번에 전사의 전당에서는 생각지도 않게 방패를 이용하는 스킬을 두 개나 배워 왔다.
분명히 스킬 하나에 해당하는 돈만 지불했을 뿐인데 무슨 재주로 두 개나 배웠는지 모르겠다.
‘하긴 곰이 생긴 것은 아둔해도 실상은 무척 영리하다지?’
『이름: 시린느
종족: 인간 NPC
직업: 검사
레벨: 23
칭호: 5급 용병
생명력: 1,105 마나: 970
힘: 26 체력: 34
지식: 18 지혜: 25
행운: 7 민첩: 11
교태: 6
[스킬]
가사: 초급 Lv.1(82.36%)/Lv.5
도축: 초급 Lv.4(24.40%)/Lv.5』
여행하는 동안 제대로 된 전투도 한 번밖에 치르지 않았던 시린느는 퀘스트 보상으로 겨우 2레벨 올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하룬에게 구박받으며 온갖 궂은일을 하며 사용하지 않았던 힘을 써서 그런지 힘과 체력 스텟은 큰 폭으로 올랐고, 몬스터의 가죽을 도맡아 벗긴 덕분에 도축 스킬도 상당한 경지에 이르렀다.
단, 전투력이 너무 없는 것이 큰 걱정이었다. 교태 스텟의 경우 쓸 일이 없어서 그런지 전혀 오르지 않았다.
『이름: 라트리나
종족: 인간 NPC
직업: 검사
레벨: 28
칭호: 5급 용병
생명력: 1,070 마나: 830
힘: 34 체력: 34
지식: 16 지혜: 18
행운: 8 민첩: 26
[스킬]
스위프트: 초급 Lv.1(90.20%)/Lv.5
도발: 초급 Lv.3(24.40%)/Lv.5』
라트리나는 레벨이 4 올랐다. 전사의 전당에서 배운 스킬은 이름으로 보아 속도가 빠른 쾌검의 한 종류인 것 같았다. 특이한 것은 도발 스킬로 짧은 시간 동안 벌써 3레벨이나 되었다는 점이었다.
『이름: 티노
종족: 인간 NPC
직업: 검사
레벨: 49
칭호: 3급 용병
생명력: 1,500 마나: 1,350
힘: 34 체력: 50
지식: 38 지혜: 40
행운: 8 민첩: 36
집중: 11 심안: 4
관찰: 12 예지: 10
[스킬]
지형 정찰: 중급 Lv.4(82.00%)/Lv.5
응급 치료: 고급 Lv.1(96.50%).Lv.5
약초 채취: 중급 Lv.3(21.20%)/Lv.5
치료약 조제: 중급 Lv.2(40.13%)/Lv.5
메신저 무빙: 초급 Lv.5(100%)/Lv.5
지도 제작: 중급 Lv.3(64.54%)/Lv.5
디펜스 소드: 초급 Lv.1(90.20%)/Lv.5』
‘대박이잖아!’
티노의 능력은 놀라웠다. 레벨이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용병 등급도 무려 3급이었다. 더구나 추가 스텟 항목이 네 개나 되는 것은 다채로운 스킬 창을 보면 정말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전투 능력은 레벨에 비해서 좀 떨어지지만 이런 인물을 대원으로 영입한 것은 한마디로 행운이었다.
‘이거 우리 용병대의 대장으로 티노를 시켜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 의심이 들 정도였다. 어쨌든 필립을 빼고는 고만고만한 능력을 가진 대원들밖에 없었는데 티노가 들어오니 마음이 다 든든해졌다.
‘내 것도 확인해야지.’
비욘드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유저들과 파티 플레이를 했다는 것을 기억한 하룬이 자신의 상태 창을 확인했다.
『이름: 하룬
종족: 인간
직업: 검사
레벨: 22
칭호: 용병대장(외 5개)
생명력: 1,235
마나: 1,265
정령력: 450
힘: 46(+15) 체력: 37
지식: 21 지혜: 39
행운: 31 민첩: 34(+12)
지구력: 16 심안: 12
집중: 22 S.P.: 93
명성: 1190 통솔력: 465
화염 저항력: +10%
마법 저항력: +10%
보너스 스텟: 24』
‘완전 광렙을 했구나!’
부활하고 단 며칠 사이에 12단계나 레벨 업을 한 유저는 아마 하룬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을 것이다. 비록 그 가운데 7업은 보상에 따른 것이긴 했지만 자긍심까지 느끼게 만드는 쾌거였다. 살아오면서 자신이 이렇게 괜찮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하룬이었다.
명성도 크게 올랐고, 대원들을 생돈 써 가며 전사의 전당에 넣은 덕분에 통솔력도 올랐다. 한 자리 숫자였던 소울 포인트도 이제 초급 스킬 세 개는 익힐 수 있는 정도로 엄청나게 쌓였다. 다만 광렙에도 조금밖에 늘지 않은 생명력과 마나 수치가 안타까웠다.
하룬은 레벨 업에 따른 보너스 스텟을 여섯 개의 기본 스텟에 골고루 4씩 분배했다. 그러고 나니 사망에 따른 페널티는 모두 복구되었다.
수치들이 바뀐 상태 창을 바라보는 하룬의 눈이 흐뭇했다.
『이름: 하룬
종족: 인간
직업: 검사
레벨: 22
칭호: 용병대장(외 5개)
생명력: 1,315
마나: 1,365
정령력: 450
힘: 50(+15) 체력: 41
지식: 25 지혜: 43
행운: 35 민첩: 38(+12)
지구력: 16 심안: 12
집중: 22 S.P.: 93
명성: 1290 통솔력: 465
화염 저항력: +10%
마법 저항력: +10%』
‘아! 홉고블린을 죽이고 얻은 아이템이 있었지.’
하룬은 서둘러 인벤토리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찾았다. 새로 얻은 아이템은 작은 구슬이었다.
‘뭐야? 또 이상한 아이템인가?’
퀘스트 보상으로 이상한 구슬을 받은 터라 무척 실망스러웠지만 일단 정보를 확인했다.
『포이즌 비드
종류: 마법 재료, 치료 약재
내용: 홉고블린의 독맥이 오랜 시간에 걸쳐 응고되어 만들어진 구슬이다. 강력하고 순수한 독액은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포이즌 계열의 마법 실험에 재료로 쓰이거나, 해독약을 조제하는 데도 쓰인다. 또한 지니고 있으면 약한 독은 자동으로 흡수하는 효능도 가지고 있다. 마나를 사용할 수 있는 자라면 구슬을 통해 독을 안개처럼 분사할 수도 있다.』
내심 기대했는데 실망이 컸다. 고블린이 무슨 좋은 아이템을 줄까 싶긴 했지만 그래도 등급이 없는 아이템이라니. 독과 관련된 아이템이라 싸가지의 독을 제어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내용을 살펴보니 크게 해당 사항이 없었다.
물론 독을 쓰는 유저라면 그 효용가치가 엄청난 아이템일 수도 있지만 그에게는 큰 가지가 없다고 판단되었다. 자신도 싸가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독을 쓰긴 하지만 본신의 능력은 독과 관련이 없었다.
‘뭐, 어떻게든 쓸 데가 있겠지.’
하룬은 포이즌 비드를 인벤토리에 잘 넣어 두고는 대원들에게 관심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