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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도 다시 매니저!-141화 (141/200)

제141화. Dream fantasy (1)

“자, 시작하기 전에 역할 분담 다시 체크해보자.”

“네!”

김민성 아나운서의 말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애들이 힘차게 대답했다.

일전 미팅에서 유문상 PD와 이야기했던 대로 애들만 메인으로 프로그램 내보내기에는 위험성이 커, 중심을 잡아줄 인물을 섭외했다.

그리고 그 인물로는 애들의 데뷔 쇼케이스를 맡았던 김민성 아나운서가 하게 되었다.

애들과 케미가 좋아 보였다는 게 섭외의 이유였다.

확실히 그때 당시 애들과 케미가 괜찮긴 했다.

“일단 나를 도와서 빵이랑 커피를 만들어줄 사람은 나라랑 희진이.”

“네!”

“손님 응대와 서빙은 지영이와 미소, 린이 셋.”

“네!”

“커피를 담당하는 건 유코와 혜연이.”

“네!”

짝!

애들의 포지션을 다시 짚어준 김민성 아나운서가 손뼉을 가볍게 쳤다.

“좋아! 긴장하지 말고 잘해보자. 카페 운영, 뭐 별거 있겠어?”

“네!”

김민성 아나운서가 힘차게 말하자 애들도 의욕적으로 대답했다.

이 모습을 본 유문상 PD는 김민성 아나운서가 적절하게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는 계속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촬영을 시작한 지는 시간이 조금 흘렀었다.

오픈 전에 할 준비는 다 해놓은 상태였고 이제 카페를 열 차례였다.

여기까지 오는 것도 은근히 우여곡절이 많았다.

빵 굽다가 실수해서 다 폐기하기도 했고, 원두 분쇄기를 망가트리는 일도 있었다.

원두 분쇄기를 망가트렸을 때는 정말 아찔했는데.

“민성 삼촌! 저희 구호 같은 거 하나 정해서 해요.”

“구호?”

“네. 시작하면서 외치고, 클로즈 할 때 한번 외치면 뭔가 시작과 끝인 느낌이 확 날 것 같아서요.”

서지영의 말에 김민성 아나운서가 흥미로운 표정으로 애들을 바라봤다.

따로 큐시트에 나온 연출은 아니었다.

역시 예능감은 단연 서지영이다.

서지영의 진행에 감탄해 내가 엄지를 척하자 서지영이 그런 나를 카메라를 피해서 눈웃음을 보냈다.

“음, 그럴까? 괜찮네. 뭐로 할까?”

“카페 이름이 Dream fantasy니까….”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침묵을 깬 건 신희진이었다.

“오픈 전에는 오늘도 Dream fantasy라고 말하고 클로즈 때는 내일도 Dream fantasy 어때요?”

“나쁘지 않은 듯?”

“나도.”

신희진의 의견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애들도 동의하는 분이기가 보이자 김민성 아나운서가 애들을 불러모았다.

“그럼 그걸로 하자. 모여봐.”

“네!”

원 모양으로 모여 각자의 손을 포갰다.

“손 아래로 하면서 오늘도, 위로 올리면 Dream fantasy라고 말하는 거야.”

“네.”

김민성 아나운서의 말에 애들이 대답했다.

“오늘도.”

“Dream fantasy!”

마지막 구호와 함께 모두가 힘차게 손을 위로 올렸다.

“오픈!”

스타즈와 김민성 아나운서가 설레는 얼굴로 문으로 다가가 걸려있는 푯말을 Close에서 Open으로 바꾸었다.

이제 드디어 본편이 시작됐다.

* * *

“왜 파리만 날리는 걸까요.”

“홍보가 안 됐으니까 파리만 날리지.”

유미소가 카페 내부에 있던 파리를 내쫓으며 하는 말에 김민성 아나운서가 대답했다.

다른 애들도 유미소의 말에 기운 빠진 표정으로 늘어져 있었다.

“으….”

“SNS로 홍보할 걸 그랬나.”

어찌할 줄 모르는 린 옆에서 서지영이 말했다.

“그러면 너무 너희 팬들만 오잖아.”

김민성 아나운서가 피식 웃으며 서지영에게 말했다.

“음… 어쩌죠?”

그러자 당황스러운 얼굴의 이나라가 김민성 아나운서를 바라보고 물었다.

SNS나 공식 팬 카페에 애들이 이러한 카페를 운영하니 와주세요! 라고 한다면 엄청나게 올 거다.

그렇지만 그래선 방송 프로그램이 팬 미팅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녹화 전에 카페 홍보는 하지 않기로 유문상 PD와도 했던 이야기였다.

우리가 몰라서 안 쓴 방법이 아니었다.

“어쩌긴. 몸으로 때워야지.”

“네?”

“각 파트별로 한 명씩 남고 나머진 나와 거리로 나간다!”

“와!”

이런 상황도 마냥 재미있는지 애들이 소리를 질렀다.

다소 무거웠던 분위기가 상당히 가시었다.

김민성 아나운서가 나름의 어휘로 분위기를 적절히 풀어준 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작진과 나는 그렇게 당황하지 않았다. 지금 상황은 상정범위 안이었기 때문이었다.

유문상 PD와 이야기 나눌 때도 이러한 상황이 될 거로 예측했었다.

오히려 유문상 PD를 슬쩍 보니 작가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체크하고 있었다.

슬쩍 보니 플랜 C라고 적혀 있었다.

방송이 리얼리티를 표방한다 해도 방송은 기본적으로 짜인 각본이 있다.

웬만한 돌발 상황까지 다 플랜을 짜놓고 시작한다.

방송은 그 짜놓은 상황 안에서 출연진들의 역량으로 풀어나가는 거였다.

“누가 이겼어?”

“저요! 저랑 지영이 유코 이렇게 셋이에요.”

김민성 아나운서의 말에 신희진이 대표로 대답했다.

“오케이. 먹 자매들로 뽑혔네.”

“저는 빼주세요.”

“저두요.”

김명성 아나운서의 말에 서지영과 유코가 칼같이 대답했다.

바로 나온 대답에 김민성 아나운서가 황당해했다.

“너희 셋이 가장 많이 먹잖아. 아까 버리려는 빵도 다 너희 셋이 먹은 거 같은데.”

“무슨 소리세요! 먹는 거로는 희진 언니 따라갈 사람이 우리 중에 없는 데요?”

서지영이 신희진을 바라보며 말하자 신희진은 못 들은 척 딴짓을 했다.

그래도 아니라고 말은 안 하는 걸 보니 양심은 있네.

배고프다고 모양 안 나온 폐기 빵들을 무섭도록 먹었다.

반은 다 쟤 배 속에 있을 거다.

“자, 빨리 움직이자. 오늘 해 떨어지려면 시간 별로 안 남았어.”

“네!”

김민성 아나운서가 교통정리를 했다.

그러자 유문상 PD가 벌떡 일어나 외쳤다.

“컷! 잠깐 끊고 인원 배분하고 다시 가겠습니다!”

시작이 순탄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뭐 방송 프로그램은 이런 게 묘미지.

* * *

“안녕하세요! 카페 Dream fantasy입니다! 오셔서 커피 한잔하시고 기부도 같이하세요!”

신희진이 지나가던 남자를 붙잡고 말하자 남자는 어리바리하면서 위치를 물어봤다.

이렇게 한 명 또 낚았네.

벌써 홀린 듯 신희진의 말에 끄덕이면서 카페 방향으로 간 사람만 여섯이었다.

남진수와 나 둘 중의 한 명이 홍보팀에 붙어야 했는데 결국 내가 됐다.

남진수는 더워서 나가기 싫다나.

“잠깐의 여유를 즐기며 기부도 할 수 있습니다! 많이 오세요!”

반면 목청이 찢어지라 외치는 김민성 아나운서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스타즈 애들에게만 남녀노소 막론하고 다가올 뿐.

“이거 너무한 거 아냐?”

“힘내요.”

유코가 불쌍한 눈으로 김민성 아나운서에게 말했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더 서럽다 야….”

유코는 김민성 아나운서의 말을 이해 못 했는지 좌우로 고개를 흔들었다.

“아냐. 얘들아, 몇 명이나 영업했어?”

“저 여덟 명?”

“전 일곱 명이요.”

“여섯 명!”

김민성 아나운서의 말에 신희진 서지영 유코 순으로 차례대로 대답했다.

“다시 돌아가 볼까?”

“네!”

“근데, 삼촌은요?”

“엉?”

웃으며 말하는 김민성 아나운서에게 서지영이 재를 뿌렸다. 그리고 다시 쐐기를 박았다.

“몇 명…?”

“지영아, 그런 질문하는 거 아니야. 눈치껏 해야지.”

“어허!”

신희진의 말에 김민성 아나운서의 얼굴이 붉어졌다.

“내가 5살만 젊었어도.”

“50살 아니고요?”

김민성 아나운서의 투덜거림에 서지영이 말했다.

“50살은 나 태어나지도 않았어.”

“나이 문제가 아닌데….”

“내가 그 정도는 아니거든? 왕년에 내가 얼마나….”

김민성 아나운서가 억울하다는 듯이 길길이 날뛰었다.

쇼 케이스 때도 느꼈지만 저 사람은 아나운서보다는 개그맨 체질이다.

“네, 네. 가요.”

신희진이 영혼 없는 말투로 김민성 아나운서를 조금씩 밀며 말했다.

유쾌한 꽁트를 찍으며 촬영하는 애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나도 애들이 이렇게 고군분투하면서 촬영하는 걸 바라만 본 건 아니었다.

일찌감치 이렇게 홍보할 거라는 생각에 제작진과 애들 모르게 지원군을 불렀었다.

아마 지금쯤이면 와 있지 않을까?

* * *

카페로 돌아오니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김민성 아나운서 없이 남은 넷이서 어떻게든 카페를 끌고 가다가, 우리가 돌아오자 다행이라는 표정을 짓던 이나라가 너무 웃겼다.

그만큼 사람이 꽤 보였다. 애들이 영업한 사람들도 보이기도 했고 팬으로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팬들은 어떤 루트인지 몰라도, 어디선가 소문을 듣고 온 모양이다.

이렇게 빠르게 팬들이 찾아왔다는 건, 누군가 내부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게 누굴까?

사실 스타즈가 꽤 잘나가는 만큼, 팬들의 유입이 있을 거라고 분명 이미 예상했었다.

그래서 팬들이 유입되면 카페 회전율이 너무 떨어질 테니 입장과 동시에 30분 시간제한을 두었다.

이렇게 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안 나갈 수도 있으므로 정한 거였다.

그리고 방송에 방해될 정도로 애들에게 시선을 주면 바로 퇴장한다는 방침도.

“저기요.”

“네?”

“너무 노골적으로 애들만 바라보시면 안 됩니다. 안내받으셨지요?”

“아… 알겠습니다.”

스태프가 조용히 다가와 주의를 시키고 사라졌다.

주의를 받은 남자는 이내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조용히 분위기를 음미했다.

“어떤 거로 드릴까요?”

“저는 꿀잼 토스트랑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너는 뭐 먹을래?”

“나는 라떼.”

그리고 그 옆 테이블에서 유미소가 커플에게서 주문을 받고 있었다.

“꿀잼 토스트 하나랑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라떼 한 잔 맞으시죠?”

“네.”

유미소가 주문을 종이에 적어 확인을 받았다.

“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저 예전에 미소 씨 투표했어요! 팬이에요!”

“핫. 감사합니다.”

남성의 말에 유미소가 환한 웃음으로 보답하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앞에 있던 여성의 주변 공기가 서늘해진 듯한 착각이 들었다.

여성이 이내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남성에게 말했다.

“실물 보니 다 대박이다. 그치 자기야?”

“그러게. 완전 이쁘네.”

홀린 듯 유미소가 가는 방향을 쳐다보던 남성이 감탄하며 말했다.

남성은 여성의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남성의 말에 여성의 목소리가 바뀌었다.

“너 언제 투표했어?”

“어? 그냥 보다가 잠깐….”

“나야? 쟤야?”

“어….”

“나가자.”

“당연히 너지.”

남성의 말에 여성이 찌릿하고 쳐다봤다.

여성의 분위기와 표정에서 냉랭함이, 그리고 그 앞에 있는 남성의 당황과 곤혹스러움이 한눈에 보였다.

커플 지옥, 솔로 천국 만세다.

즐거운 마음으로 냉랭함이 머무는 커플들의 테이블에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4번 테이블. 꿀잼 토스트 두 개. 아이스티 두 잔. 아메리카노 한 잔요.”

“잠깐만.”

“삼촌! 꿀잼 토스트 하나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잠깐잠깐. 린이부터 다시. 지영이는 기다려.”

주방은 한눈에 봐도 몹시도 바빠 보였다.

그래도 촬영은 그럭저럭 잘 굴러가고 있는 것 같았다.

핸드폰을 꺼내 내게 온 연락이 없는지, 그리고 시간을 확인했다.

내가 연락했던 지원군의 연락은 없었고, 시간은 17:24인 게 보였다.

카페 마감이 18:00인데 온다는 사람이 아직도 안 오고 있었다.

전화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와중에 익숙한 목소리가 입구에서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놀러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디서 들어 본 듯한 목소리에 하던 일을 멈추고 얼굴을 확인한 애들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안녕~ 회사에서 종종 보기만 했었지?”

개성 넘치는 옷을 입고 들어온 남자.

홍승기였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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