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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해도 다시 매니저!-80화 (80/200)

제80화. 흔들리는 별빛 (1)

남진수와의 전화를 끊고 일단 인터넷을 들어가 봤다.

연예란 뉴스에는 없고… 커뮤니티인가?

[신희진 학교생활 ㅋㅋㅋ]

이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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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jpg]

[사진 3.jpg]

└희진이 봐 ㄷㄷ 톡도 달콤 살벌하네

└말투봨ㅋㅋ 깬닼ㅋㅋ

└쟤 싹수 보니 애들도 때리고 다녔을 듯

└진짜 그런 거 아님?

└뭔소리고 ㅡ.ㅡ 다들 재밌게 노는 채팅인데

└감이 없네. 보통 저런 애들이 주도하는데 ㅋ

└증거도 안 나온 걸로 열폭 ㄴ

└ㅋㅋ 그래, 그래.

대세들은 한 번씩 엮이는 전형적인 루머 스캔들이네.

조금 당황스럽다.

어떻게 해야 하지.

왜 자꾸 애들은 이런 거에 엮이는 걸까.

그나마 제일 위험한 학교 폭력으로 안 엮인 게 다행인 것 같다. 그걸로 엮이면 남자 아이돌이든 여자 아이돌이든 끔찍했다.

기획사도 저 건에 한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한다.

사실일 경우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긴 하겠지만.

보통 이런 루머의 경우 이미지를 나쁘게 하는 목적과 루머에 휩싸이는 아이돌의 멘탈을 깨는 게 주요 목적이다.

온갖 악의의 결정체니까.

희진이가 잘 넘겨야 할 텐데….

그래도 회사 차원에서는 혹시나 해서 크로스 체크 후 대응하려는 듯했다.

무엇보다도 본인에게 이야기를 듣고 대응 방식을 정하는 게 가장 좋다. 섣불리 대응했다가 역풍을 맞게 되면 답이 없어지니까.

조금 더 댓글을 읽어보니 단순 대화 내용에서 여러 가지의 루머로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원래 톡 보면 걔 평소 행실도 알 수 있음

└2222

└3333

└궁예세요? 얼굴 보지도 않았는데 그걸 어케 아냐

└다 알지 ㅋ

└여우같은 년

└얘 데뷔한 게 이상했는데… 뒷거래 있던 거 아냐? 혹시?

└삭제된 댓글입니다.

별의별 루머로 퍼지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안 좋았다.

게다가 어제는 신희진 생일이어서 그런지 더욱더 그랬다.

생일 선물 거하게 받는구나.

더 보다가는 나까지도 영향이 갈 것 같아 핸드폰을 던지고 씻으러 갔다.

그리고 급하게 씻은 뒤에 나갈 채비를 하고 집을 빠져나왔다.

* * *

“희진이 너 ‘너아누’ 할 때는 댓글 안 봤어?”

“그때는 별말 없기도 했구 댓글들 잘 안 봤어.”

이나라가 소파에 앉아 다리를 끌어안고 있는 신희진에게 물었다.

“그럼 악플 대거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겠네.”

“응….”

신희진이 이나라의 말에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게 왜?”

“희진아, 마음 굳게 먹어. 넌 데뷔하기 전에 이런 거 많이 안 당해서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잘못하면 정신병 걸리니까 보지 말구.”

“저거 다 질투심에 악플다는 거야.”

“응, 그래….”

손에 있는 핸드폰 액정을 보면서 눈동자가 떨리는 신희진을 보고 이나라가 격려를 했다.

그러나 신희진은 이나라의 말에도 별 소용없는 듯 눈동자가 맹탕이었다.

“언니! 진짜 마음 굳게 먹어야 해!”

“갑자기 열나는 것 같애.”

유미소도 신희진에게 다가와서 말을 건네 보았지만 별로 효과적이지는 않은 듯했다.

“근데 진짜 루머 퍼지는 속도 무섭다.”

인상을 찌푸리면서 본인의 핸드폰을 보며 말하는 서지영이었다.

“언니이….”

“내 푸딩 머글래?”

“아니, 유코야, 입맛이 없어.”

신희진의 힘없는 모습에 안쓰러웠는지 린이 다가와 신희진을 안았다.

그리고 유코도 다가와 신희진이 좋아하는 푸딩으로 유혹해 보았지만 먹히지 않았다.

“현진 오빠가 데리러 온다고 했지?”

“응.”

“희진아. 같이 가줄까?”

“아냐. 나 혼자 갈래.”

멤버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희진은 혼이 나간 것처럼 기운이 없었다.

그런 신희진을 이나라가 안절부절못하면서 챙겼다.

이나라의 행동의 근원에는 본인이 악플에 대인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괜찮겠어요?”

“괜찮아. 괜찮아.”

그래도 멤버들의 노력이 헛된 건 아닌지 평소의 신희진으로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

“나 잠시만. 엄마한테 전화 와서.”

“응. 받아. 받아.”

핸드폰을 들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신희진이었다.

“진짜 최악이다.”

“하필 생일 지나고 이런 일이 벌어지네. 진짜 악질이다.”

신희진이 떠나자 서지영과 박혜연이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런 상황 처음이면 멘탈 관리하기 진짜 힘든데….”

“언니는 어떠케 햇서?”

이나라의 말에 유코가 궁금한 듯 물었다.

“나? 나 밤마다 숨죽여 울었잖아. 너아누 할 때 연생들 사이에서 유명했는데. 울보로.”

“아 마따.”

“너 일부러 그런 거지?”

“아니야.”

유코에 말에 대답해 주면서도 눈을 신희진이 들어간 방으로 향하는 이나라였다.

“견디는 거. 밖에 없어?”

“응. 답이 없더라.”

린도 똑같이 신희진이 들어간 방을 보면서 이나라에게 물었다.

“걱정돼.”

“나도.”

유미소도 신희진이 들어간 방을 보면서 이야기하자 하나둘 똑같이 시선이 방을 향했다.

* * *

쿵.

문을 닫고 들어온 신희진은 떨리는 마음을 추스르고 통화를 시작했다.

“응, 엄마.”

- 잘 지내지?

“당연하지.”

- 근데 희진아, 너 혹시… 아니지?

“엄마, 대뜸 뭐가 아닌데?”

처음 들은 한마디에 떨리는 목소리가 차갑게 변한 신희진이었다.

- 혹시나 싶어서….

“엄마!”

신희진이 핸드폰 너머의 목소리에 소리를 높였다.

- 괜히 주책이었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가족이 그러면 안 되지. 어떻게 그래?”

- 아니… 정말 혹시나 싶어서 노파심에….

“몰라. 끊어. 나중에 전화할게.”

신희진은 전화를 끊고 벽에 기대어 있다가 주저앉았다.

“하…. 미치겠네. 이걸 견뎌야 하는 거지?”

신희진은 조용히 읊조리며 고개를 푹 숙였다.

띵동.

집을 울리는 초인종 소리와 함께 밖이 분주해지고 어수선한 소리가 들려왔다.

주저앉아 있던 신희진이 눈을 비비고 심호흡을 한 뒤 방을 나갔다.

* * *

“별일 아닐 거야. 걱정 마.”

“네.”

내가 알던 발랄한 신희진의 모습이 아니어서 그런지 분위기 자체가 너무 어색했다.

지금 모습을 보니 예전에 왕따설이 터졌을 때가 생각났다. 그때도 신희진은 엄청 힘들어 했다.

신희진은 이런 감정에 익숙지 않은 것 같았다.

애초에 인물이 매력적이라 주위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티가 났다.

그런 애니 악의를 견디기 어려운 게 이해됐다.

백미러로 본 신희진의 눈은 죽어 있었다.

회귀 전 애들의 눈이 딱 저랬다.

예전에도 이맘때 즈음이었을 거다.

어떻게 해야 할까.

신희진의 분위기에 쉽사리 말도 걸지 못하겠다.

숨 막히는 분위기로 운전을 하다 보니 어느덧 회사에 도착했다.

“먼저 올라갈래?”

“아뇨, 싫어요. 같이 가요.”

“응, 알았어.”

주차하고 가는 시간이 있어서 먼저 내려주고 올라가라고 했는데 완강히 거부하는 신희진이었다.

주차하고 신희진과 함께 회의실로 올라갔다.

“잠깐 기다리고 있을래? 실장님이랑 팀장님 불러올게.”

“네.”

신희진을 회의실에 놔두고 4팀 사무실로 돌아와 이진성 실장과 남진수를 찾았다.

“희진이 데리고 왔어요.”

“어, 왔어?”

“실장님. 그럼 전 기자들한테 마저 연락 좀 돌리겠습니다.”

“그래.”

들어가 보니 남진수는 누군가에게 계속 통화하고 있는 듯했고 이진성 실장도 똑같았다.

우리 팀도 대응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기사라도 떴나요? 제가 확인했을 때는 기사가 안 떴던 거 같은데.”

“아직 뜨기 전. 확정 난 게 아니니까. 회사 차원에서도 확인 전화 왔는데 확인하고 있고 루머라고 대응 중이야. 가자.”

“네.”

이진성 실장과 함께 신희진이 있는 회의실로 들어왔다.

“놀랐지?”

“아, 네.”

이진성 실장이 신희진의 맞은편에 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도 이진성 실장의 옆에 앉아 둘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다른 게 아니라 통화보다는 보고 이야기하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네.”

“일단 우리가 확인한 건 커뮤에서 퍼진 채팅 로그 내역이랑 댓글로 너랑 같이 학교 다녔다는 댓글 중에서 몇 개만 확인할게. 괜찮지?”

“네.”

“채팅 내역부터 하자.”

이진성 실장의 목소리가 오늘따라 더 사무적으로 들렸다.

이와 대조되게 신희진의 목소리는 한껏 더 떨리는 게 느껴졌다.

“너 내일 줘팬다. 이 말은?”

“그거 진짜 악의적인 거예요. 위에 채팅 내용이 그거예요. 데뷔하고 채팅방을 다 나가서 기억에만 의존하는 거지만… 신희진 머리 안 씻고 다님, 냄새남, 기름 떡칠, 뭐 이런 거였는데 그거에 답한 거예요….”

“이게 되게 조심스럽거든? 솔직히 말해줘야 해.”

“진짜예요! 전 진짜 아무것도 안 했어요. 그냥 평범하게 학교 생활했는데….”

이진성 실장이 신희진의 말을 듣고는 냉담하게 신희진의 말을 받아넘겨 재차 질문했다.

신희진은 이진성 실장의 모습에 당황한 듯했다.

내가 봐도 지금 분위기는 취조하는 모양새였다.

“장난으로 애들 때리고 그런 적은?”

“절대 없어요! 오히려 당하면 당했지 한 적은 없어요.”

“담배 피우거나 그런 적은 없고?”

“저 담배 연기 싫어하는 거 아시잖아요.”

오히려 사무적인 이진성 실장의 태도가 악이 받친 듯 신희진의 목소리에서 떨림이 잦아 들어가며 차분하게 대답하는 게 느껴졌다.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서… 멤버들이랑 사이 안 좋아?”

“사이좋아요. 그냥 장난친 거예요. 싸우지도 않고요. 싸운 적이 아예 없지는 않은데 꼭 풀었어요.”

신희진의 말에 생각에 잠기는 이진성 실장이었다.

숨 돌릴 새도 없이 빠르게 말하는 이진성 실장 때문에 소름이 쭈욱 돋았다.

“그래? 그럼 지금 퍼지는 루머는 다 강경하게 대응할게.”

“네.”

“근데 혹시라도 거짓말하면 서로 곤란해지는 거 알지?”

“…전 진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진성 실장의 날카로운 말에 차분했던 신희진이 당황했다. 게다가 조금 서러웠는지 눈에는 눈물이 맺혀가고 있었다.

그러나 꾹 참고 신희진이 말을 이어갔다.

“사람 일이라는 게 모르니까.”

“네, 네….”

이진성 실장의 혼잣말 같은 말에 신희진이 힘없이 대답했다.

“알았어. 힘들 텐데 미안하다. 확실히 해야 했거든. 그리고 현진아, 잠깐 나와 봐.”

“네.”

이진성 실장이 따로 부르길래 신희진을 회의실에 놔두고 바깥으로 나왔다.

나오기 전 잠깐 본 신희진의 모습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위험해 보였다.

조금 멀찍이 떨어지자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진성 실장이었다.

“잠깐 있다가 들어가. 혼자 생각 정리할 시간은 있어야지.”

“네, 알겠습니다.”

“애 멘탈 관리 좀 하고 숙소에 데려다주고.”

“네.”

“희진이는 다른 애들과 다르길 바래야지.”

자조적으로 말하는 이진성 실장의 모습에서 씁쓸함이 물씬 느껴졌다.

“다른 애들이요?”

“루머가 맞는 경우도 종종 있거든.”

“아….”

“일단은 우리 소속이니 맞춰서 대응해야지. 먼저 간다. 좀 있다가 들어가.”

“네.”

이진성 실장이 떠나고 회의실 문까지 가서 안을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회의실 안에 혼자 남아 있는 신희진의 모습은 처량했다.

억지로 울음을 참는 듯 자꾸 손으로 눈을 비비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비비는 것과 별개로 손을 타고 눈물이 흐르는 게 보였다.

조금 기다려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문을 열고 들어갔다.

“뭐예요. 기다려 주는 거… 아니었어요?”

“진정 못 하는 거 같아서 들어왔어.”

“삼촌도 못 믿는 거예요?”

“아니 난 전적으로 널 믿지.”

톡 쏘듯 불신에 가득 찬 신희진의 모습에 아찔함을 느꼈다.

“거짓말.”

“진짜야.”

“거짓말.”

“진짜래도?”

“다 똑같애. 왜 나만 미워해?”

어린애처럼 구는 신희진의 모습에 앙상한 나무처럼 내 마음이 쓸쓸해졌다.

“그게…. 참 힘든 문제더라고.”

“겪어보지도 못했으면서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왜 못 겪어봐? 나도 방송 타고 얼마나 많이 욕먹었는데.”

“욕을 먹어요?”

“응. 나도 많이 먹었어. 관심을 받으면 관심을 받은 만큼 욕도 먹더라고. 난 웃어넘겼지만.”

내가 멋쩍게 말하자 신희진이 호기심이 동한 듯 조금이나마 관심을 보였다.

“이걸 어떻게 웃어넘겨요?”

“웃어넘겨지더라. 관심과 격려에 사랑을 주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했으니까.”

“아….”

“일단 너를 전적으로 지지해주는 사람 한 명 여기 있잖아? 차근차근 출발하자. 멤버들도 있고, 팬들도 있고, 가족들도 있으니까.”

내 말이 끝나자 갑자기 서러운 듯 더 우는 신희진이었다.

“어…. 왜 그래.”

“그냥… 그냥 누구랑 통화한 게 생각나서요.”

통화했다고 하면 가족밖에 더 없을 텐데.

아무래도 가족 중에서 실수했던 듯싶었다.

내가 아무 말 없이 시간을 주면서 가만히 있자 알아서 진정하는 신희진이었다.

“됐어요.”

“뭐가 돼?”

“저 뭐 또 남았어요?”

“아니. 그런 건 아닌데.”

“그럼 가요.”

신희진이 억지로 낭랑하게 말하는 모습에 가슴이 더 시려왔다.

* * *

신희진을 달랜 뒤 숙소로 데려다주고 회사로 다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가는 내내 신희진은 창밖을 바라보며 밀랍 인형처럼 멍하니 있었다.

이진성 실장과 남진수는 신희진의 이야기를 듣고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사실이 아니었음을 확인했으니까.

회사는 급박했던 분위기에서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달랐다.

악의를 맞으면서 견디는 것만이 답일까?

“실장님.”

“어, 왜?”

“저…. 연차 하루만 쓰겠습니다.”

“뭐야? 뭐 잘못 먹었어? 미쳤냐? 네가 연차가 어디 있어. 또 뭐야?”

내가 이진성 실장에게 다가가 말하자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냐는 듯 어이없는 표정으로 물어보는 이진성 실장이었다.

“이대로 유야무야 넘어가면 희진이만 상처받고 곪을 거 같아서요.”

“그거야 어쩔 수 없는 문제고. 연예인이면 걔가 감당해야지. 뭐라도 해줄 수 있어?”

“네,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이고… 갑자기 머리가 지끈지끈하네.”

이진성 실장은 내 말에 머리가 아프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머리카락을 쥐어짰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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